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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두 명의 이야기를 하죠.
작가 : 윤명주
작품등록일 : 2017.7.31

특이하신 분이시네요. 이야기를 들으러 굳이 여기까지 찾아오시고. 뭐 괜찮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청중이 있으면, 이야기꾼인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음료수도 하나 시키고요. 됐나요? 그럼 얘기해보죠.
아, 먼저 무슨 이야기인지 말해야 겠군요. 별 거 아닙니다. 그냥 여자와 남자 두 명이 만나서 모험을 해 나가는 평범한 이야기이죠. 이야기에 철학을 넣기에는 제가 힘들어서 말이죠.
그럼 시작 해볼까요? 두 명의 이야기를 말이죠.

 
1-12
작성일 : 17-07-31 12:34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6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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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르덴이 마리아의 옆에 다가갔다.

 “그거 정말이야?”

 “뭐가요?”

 “눈물 점이 아줌마한테 말한 거. 그 뭐냐…당신이 밀가루라면 난 베이킹파우더였나?”

 “반대에요.”

 “뭐든 간에. 그거 진짜로 눈물 점이 아줌마한테 말했어?”

 “예.”

 “와, 그 양반 센스 존나 없네.”

 “글리치씨는 나름대로 멋있게 준비한 멘트일 거예요.”

 “아무리 그래도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 가게 이름만큼이나 시시하다고.”

 “그 말을 직접 들은 글리치의 표정이 궁금하네요.”

 카운터 뒤편의 문이 열렸다. 글리치가 걸어 나왔다. 전신에 피가 묻어있었다. 붉은색의 너클을 오른손에 뺐다. 카운터 위에 올려놓았다.

 “…워르덴씨.”

 “왜?”

 “저 너클, 무슨 색이었죠?”

 “뭐든 간에 붉은색은 아니었어.”

 “그럼 저건….”

 “끌려 들어간 녀석의 피겠지.”

 글리치는 카운터에서 수건을 꺼냈다. 마리아가 옆에 다가왔다.

 “내가 닦아줄게.”

 “고마워, 마리아. 워르덴양, 베라군?”

 “왜?”

 “왜 부르시죠?”

 “자네들, 아리트메틱이라는 오크를 알고 있나?”

 “아, 그 녀석?”

 “알고 있나 보군?”

 “알다마다. 얘 남자친구야.”

 워르덴이 베라의 오른쪽 어깨에 왼손을 올렸다. 글리치가 베라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걸 믿으시는 건 아니시죠?”

 “난 종족과 성별을 뛰어넘는 사랑을 반대할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네.”

 “남자친구가 아니라 그냥 절 쫓아다니는 오크대장입니다.”

 “그 녀석한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얘기하면 깁니다.”

 워르덴이 피식 웃었다. 베라와 글리치가 워르덴을 바라봤다. 워르덴이 고개를 오른쪽으로 살짝 돌렸다. 글리치가 워르덴에게서 시선을 뗐다.

 “아무튼 그 아리트메틱이라는 오크대장 놈이 괴한들을 고용했다고 하더군.”

 “무슨 목적으로요?”

 글리치가 검지로 워르덴과 베라를 가리켰다.

 “자네들을 잡아오라고. 무조건 생포하라고 하더군.”

 “그래서, 우릴 팔아 넘길 거냐?”

 “팔아? 넘겨? 농담 한번 잘하는 군, 워르덴양.”

 마리아가 글리치의 얼굴을 다 닦은 뒤 수건을 거뒀다. 글리치가 카운터에서 나왔다. 마리아가 그 뒤를 따랐다.

 “내 가게에서 난장판을 피운 놈들을 내가 호구같이 가만히 내버려 둘 줄 아나?”

 글리치가 워르덴과 베라 사이를 지나쳤다.

 “마리아를 안전한 곳에 피신시킨 다음에 그 녀석들을 묻어버릴 거다.”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글리치가 걸어가다가 멈췄다. 뒤를 돌아봤다. 마리아의 양 어깨를 잡았다. 고개를 내려 마리아의 시선과 자신의 시선을 맞췄다.

 “마리아. 당신마저 잃어버릴 순 없어.”

 마리아는 글리치의 얼굴을 바라봤다. 고개를 끄덕였다. 글리치가 고개를 들어 워르덴과 베라를 바라봤다.

 “자네들도 따라오게.”

 “저희요?”

 “괜찮겠어? 저 녀석들, 우릴 쫓고 있다면서?”

 “그러니깐 더더욱 너희를 데리고 가야지. 아까 녀석을 심문하다가 모르고 본거지에 대한 질문을 안 해버렸거든.”

 “다시 들어가서 물으면 되는 거 아냐?”

 “저놈 발목을 날려버렸더니 기절해버렸어.”

 글리치는 뒤로 돌아 가게입구를 통해 가게 밖으로 나갔다. 마리아, 워르덴, 베라가 뒤를 따랐다.

 “그래서, 어디로 갈 거야?”

 “이 도시에서 제일 안전한 곳.”

 “안전한 곳?”

 “최근에 수호기사인가 뭔가 하는 놈이 와서 본거지로 삼은 곳이 있지. 거기로 간다.”

 

 “마차하고 말들의 상태가 꽤 좋군.”

 글리치가 마차의 말들을 바라보며 마부에게 다가갔다.

 “그렇죠?”

 “마음에 드는 군. 저 말들과 이 마차를 사고 싶네. 얼만가?”

 “예?”

 마부는 놀란 얼굴로 오른손을 들어 손사래를 쳤다.

 “아뇨 아뇨, 전 이게 없으면 생업을 이어 나갈 수 없습니다.”

 “얼마인가?”

 “팔 생각 없습니다.”

 “자네의 생각은 물어보지 않았네.”

 글리치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밀었다. 돈주머니였다.

 “이건?”

 글리치는 마부의 오른손에 돈주머니를 억지로 쥐어 주었다.

 “5천 디나르.”

 “예?”

 “돈 받았지?”

 “예?”

 “그럼 꺼지게!”

 “예!?”

 글리치는 마차에 왼발을 올리고 오른발을 들어올렸다. 마부를 오른발로 밀었다. 마부는 길바닥에 나뒹굴었다. 글리치는 마부가 앉아있던 자리에 엉덩이를 붙었다. 휘파람을 불었다. 워르덴과 베라, 마리아가 마차의 문을 열고 탑승했다.

 마부가 바닥에서 일어나 글리치에게 다가갔다.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자네가 알 건 없네.”

 글리치의 뒤쪽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마차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글리치는 말들에게 연결되어 있는 줄을 휘둘렀다. 말들과 마차가 앞으로 전진 했다.

 “임마! 내 마차 돌려줘!”

 마부의 말을 뒤로하고 마차는 세거리를 지나쳤다. 글리치 뒤쪽에 있던 작은 창문이 열렸다. 워르덴이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녀석들이 습격해오지 않을까?”

 “여기서? 설마! 주위를 둘러보라고.”

 워르덴이 고개를 안으로 집어넣었다. 마차의 창문을 통해 길거리를 바라보았다. 경비대들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네.”

 “뭐가요?”

 “내가 도시를 떠나기 전에는 거리엔 경비병들이 하나도 없었거든.”

 “수호기사인가 뭔가 하는 놈이 경비병들을 갈군 모양이야. 그 양반이 오고 나서 경비대들의 기합이 바짝 들어갔더군. 그 녀석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경비병들을 자극할 일은 저지르지 않겠지.”

 워르덴이 길거리를 바라보던 중 베라의 뒤에 있던 창문을 바라보았다. 베라를 제치고 창문으로 다가갔다.

 “어이! 눈물 점!”

 “눈물 점이 아니라 글리치다!”

 “뒤 한번 보는 게 어때?”

 글리치가 고개를 뒤로 돌렸다. 뒤에서 말을 탄 사람이 두 명 있었다. 가게를 습격한 자들과 복장이 똑같은 자들이었다. 그들은 마차 옆으로 갔다. 곤봉으로 마차의 창문을 내리쳤다. 창문이 깨졌다.

 “저 병신들이 진짜!”

 글리치가 채찍을 휘둘렀다. 말들이 소리를 냈다. 마차의 속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마차의 왼쪽에 있던 괴한이 마차를 향해 말에서 뛰어내렸다. 양손으로 창문을 간신히 붙잡았다. 팔을 굽혀 얼굴을 창문 안으로 들이밀었다. 마리아가 있었다.

 마리아의 오른손이 괴한의 왼쪽 뺨을 후려갈겼다. 마리아는 왼손으로 괴한의 오른손을 풀었다. 괴한의 양 발이 땅바닥에 끌렸다. 마리아는 오른손을 쥐었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엄지 끝자락이 튀어나온 주먹이었다. 괴한의 왼쪽 눈가를 가격했다. 엄지로 괴한의 왼 눈을 파고들었다. 괴한이 오른손으로 왼 눈을 감쌌다. 마리아는 왼손으로 괴한의 왼손을 풀었다. 괴한은 비명을 내질렀다. 마차에서 떨어져 바닥을 뒹굴었다.

 “와우….”

 워르덴은 마리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두 번 당한 일이 아니라서요.”

 “워르덴씨!”

 베라가 문을 열었다.

 “절 마차위로 올려주세요!”

 베라가 마차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살짝 점프했다. 마차의 지붕난간을 잡았다. 워르덴이 베라에게 다가갔다. 오른손으로 베라의 양 발을 밀어 올렸다. 베라가 마차 위로 올라갔다. 베라의 왼 손등의 문양이 빛났다. 푸른색 활이 나타났다. 오른손으로 시위를 당겼다. 푸른색의 기둥이 걸쳐졌다.

 “워르덴씨! 마차 안을 부탁합니다!”

 워르덴이 열려진 마차 문을 닫았다.

 “마차 밖으로 떨어지지나 마라!”

 베라가 시위를 놓았다. 시위에 걸쳐져 있던 기둥이 날아갔다. 말을 타고 마차를 쫓아오던 괴한의 가슴에 박혔다. 괴한은 말에서 떨어졌다. 베라는 시위를 당겼다. 괴한들을 조준했다. 마차가 눈에 들어왔다. 시위를 거뒀다. 괴한이 마차를 조종하고 있었다.

 “글리치씨! 마차가 쫓아옵니다!”

 베라가 시위를 당겼다. 목표는 쫓아오던 마차의 마부였다. 오른쪽에서 마차를 따라가고 있던 괴한이 곤봉을 베라에게 던졌다. 곤봉은 베라의 왼손에 적중했다. 베라가 왼손을 감싸 안았다. 괴한의 마차는 글리치가 조종하던 마차의 바로 왼쪽까지 다가왔다.

 괴한의 마차 지붕 위에 있던 괴한 두 명이 글리치의 마차 지붕으로 건너뛰었다. 베라가 건너 뛰어오는 괴한을 향해 조준했다. 괴한 한 명이 마차지붕에 안착했다. 시위를 놓았다. 기둥은 건너오던 괴한의 가슴에 박혔다. 괴한은 공중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베라는 안착한 괴한을 향해 양손을 뻗었다. 기둥들과 활이 사라졌다. 각각의 문양에서 푸른색의 줄이 나왔다. 줄들은 괴한의 양 어깨를 묶었다. 베라는 양손을 뒤로 당겼다. 괴한의 몸이 베라쪽으로 끌려왔다. 베라가 제자리에서 점프했다. 양 발을 들었다. 괴한의 가슴부근을 찼다. 괴한이 나가떨어졌다. 베라가 마차 지붕에 등으로 떨어졌다.

 괴한의 마차의 문이 열렸다. 괴한 한 명이 글리치의 마차의 창문에 달라붙었다. 워르덴이 오른발을 들어올렸다. 오른발에 붉은빛이 모여들었다. 문을 걷어찼다. 괴한이 마차의 문과 같이 마차에서 떨어졌다.

 두 명의 괴한이 괴한의 마차에서 글리치의 마차 쪽으로 도약했다. 한 명은 창문에, 나머지 한 명은 문이 있었던 자리에 안착했다. 워르덴이 마차 안쪽에 안착한 괴한을 향해 오른 주먹을 내질렀다. 괴한은 곤봉을 꺼내 들다가 마차 밖으로 날아갔다.

 창문에 있던 괴한이 마차 밖으로 나온 워르덴의 오른쪽 팔을 붙잡았다.

 “이 망할 새…”

 워르덴은 오른팔을 마차 안쪽으로 당겼다. 괴한이 온몸으로 워르덴의 오른팔을 잡아당겼다. 워르덴의 몸이 마차 밖으로 끌려 나왔다. 워르덴과 괴한은 마차에서 떨어졌다. 지면을 굴렀다.

 괴한의 마차 지붕에서 괴한 한 명이 건너왔다.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로 앉아있던 베라가 괴한을 향해 왼손을 내밀었다. 왼손엔 푸른색의 활이 있었다. 괴한이 오른발로 베라의 왼손을 찼다. 베라의 왼손이 위로 올라갔다. 괴한이 오른손으로 곤봉을 꺼내 들었다.

 “좋아! 한번 해보자고, 이 개 자식들아!”

 글리치가 채찍을 오른쪽으로 당겼다. 글리치의 마차가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왼쪽으로 세게 당겼다. 글리치의 마차가 왼쪽으로 움직였다. 글리치의 마차와 괴한의 마차가 충돌했다.

 글리치의 마차 지붕 위에 있던 베라와 괴한이 균형을 잃었다. 베라가 왼손으로 마차의 지붕을 짚었다. 괴한이 지붕 위에 드러누웠다. 베라의 오른손에 푸른색의 기둥이 생겼다. 베라가 푸른색의 기둥을 역수로 쥐었다. 괴한에게 다가갔다. 괴한의 명치를 향해 기둥을 내리꽂았다.

 글리치의 마차가 길가에 튀어나온 돌을 밞았다. 마차가 덜커덩거렸다. 베라가 중심을 잃고 괴한의 위로 쓰러졌다. 괴한이 왼쪽으로 굴렸다. 베라가 지붕 위에 정면으로 쓰러졌다.

 괴한이 몸을 일으켰다. 베라가 몸을 뒤로 돌렸다. 괴한이 베라 위에 올라갔다. 곤봉을 가로로 눕혔다. 베라의 목을 곤봉으로 누르려고 했다. 베라가 양손을 들어 곤봉을 제지했다. 괴한이 곤봉을 힘껏 눌렀다. 곤봉이 베라의 목에 닿았다.

 괴한의 마차가 글리치의 마차 쪽으로 움직였다. 두 개의 마차가 서로 충돌했다. 괴한이 오른쪽 방향으로 나가떨어졌다. 베라는 콜록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괴한이 몸을 일으켰다. 베라가 몸을 숙였다. 괴한에게 돌진했다. 몸을 날렸다. 괴한의 복부와 베라의 몸이 부딪혔다. 괴한과 베라가 마차에서 떨어졌다.

 베라의 왼 손등에서 푸른색의 줄이 나왔다. 푸른색의 줄은 마차의 지붕난간을 묶었다. 베라는 양손으로 푸른색의 줄을 잡았다. 괴한이 베라의 허리를 안았다. 베라의 손이 줄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베라가 이를 악물었다.

 “글리치씨!”

 “나 지금 바빠!”

 마리아가 마차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뒤를 돌아봤다. 괴한과 베라가 마차에 매달려 있었다. 마리아가 오른팔을 내밀었다. 괴한의 왼팔을 잡아당겼다. 괴한의 왼팔이 베라에게서 떨어졌다.

 “하지 마, 이 쌍년아!”

 마리아가 괴한의 얼굴을 오른 주먹으로 때렸다. 베라가 곁눈질로 뒤를 바라봤다. 괴한의 얼굴 일부가 보였다. 오른 팔꿈치를 뒤로 힘껏 당겼다. 팔꿈치가 괴한의 얼굴을 가격했다. 베라의 허리에서 괴한의 오른손이 떨어졌다. 괴한이 마차에서 지면으로 추락했다. 떨어진 괴한은 뒤따라오던 괴한들이 탄 말들에게 치였다.

 베라가 마리아를 바라보았다.

 “감사인사는 됐어.”

 베라는 고개를 끄덕인 뒤 푸른색의 줄을 잡고 오르기 시작했다.

 

 워르덴이 길가에 널브러진 괴한의 몸 위에 올라타 있었다.

 “임마, 정신차려.”

 워르덴이 괴한의 멱살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괴한은 머리가 격렬하게 움직이는 걸 빼면 반응이 없었다.

 “얌마!”

 워르덴이 오른손으로 괴한의 왼뺨을 쳤다. 괴한의 몸은 미동도 없었다.

 “썅, 기절했나. 쫓아가야 하는데….”

 워르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를 돌아봤다. 경비병 두 명이 서 있었다. 한 명은 워르덴에게 도끼 창을 다른 한 명은 검을 겨누고 있었다.

 “꼼짝 마라, 범죄자.”

 워르덴이 뒤를 돌아봤다. 괴한이 널브러져 있는 것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나?’라는 표정을 짓고 오른 검지로 자신을 가리켰다.

 “그럼 너 말고 누가 있냐!?”

 “잔말 말고 양손 들어!”

 “야, 이것 참 곤란한데….”

 워르덴이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난 지금 누굴 쫓아야 되거든? 벌이라면 그 후에 받을 테니깐 지금 당장은 좀 봐줘? 알았지? 그럼….”

 워르덴이 두 명의 경비병 사이로 지나가려고 했다. 검을 들고 있던 경비병이 오른팔로 워르덴을 제지했다.

 “어딜 도망가?”

 워르덴을 제지한 경비병이 왼팔을 들었다. 밧줄이 있었다.

 “창 잘 겨누고 있어. 허튼 짓 못하게.”

 “야! 잠깐만! 난 녀석들이 공격하길래 그걸 받아 친 것뿐이야! 정당방위! 그래, 정당방위라고!”

 “정당방위든 뭐든 간에, 도시 안에서 소란 피우면 일단 감방이라고!”

 “아니면 뭐야? 대들겠다는 거야? 우리한테?”

 오른쪽이 있던 경비병이 도끼 창을 워르덴의 목에 가까이 접근시켰다. 워르덴이 오른쪽 눈을 찡그렸다. 워르덴이 한숨을 내쉬었다. 양손을 자신의 허리에 대었다.

 “양손 들라고 했잖아! 이 망할 놈아!”

 “이 망할 놈들아. 난 놈이 아니라, 년이거든? 말 좀 가려서 해라.”

 “놈이든 년이든 네가 감방에 가야 한다는 건 변함없어!”

 “와나 진짜….”

 워르덴이 양손을 붙여 경비병들에게 내밀었다. 밧줄을 들고 있던 경비병이 워르덴에게 다가갔다. 실없이 웃기 시작했다.

 “뭐, 애초에 여자라고 부를 몸매조차 되지도 못하지만 말이야.”

 워르덴의 얼굴이 구겨졌다.

 “…너 지금 뭐라 씨 부렸냐?”

 워르덴의 전신에 붉은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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