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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반지는 도움이 안된다
작성일 : 17-07-31 10:37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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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이 끝난지 오래인데도 불구하고 연금술사들이 화약과 폭탄에 계속해서 밀려드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일레인이 살고 있는 이 제국의 황제가 대륙 통일의 야욕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일레인이 수도의 암시장에 폭탄을 흘려넣었기 때문에 갖게 되면서 자신감까지 얻은 듯 했다. 본디 콩 심은 곳에서 콩 난다고 믿는 일레인이었기에 황태자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그거야 모르지. 그래서 좀 알아볼까 하는데. 우리 아가가 수고 좀 해줬으면 좋겠다.”

 “……그게 대가예요?”

 “음, 그렇단다.”

 

 

 헬라가 은근하게 속삭였다. 마치 유혹이라도 하듯이 나긋한 목소리였다. 대륙의 패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손에 넣고 싶어하는 연금술사의 존재를 비밀로 부쳐주는 대가로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일레인은 자신이 태어나고 지금까지 살아온 제국 콤피루스터의 정복욕에 반감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 저보고 네~ 저를 잡아드세요! 하며 황성에 들어가서 황태자의 심중이 어떤지 캐내오라는 말씀이세요?”

 “음……. 100% 일치하진 않는다만 그래도 비슷하긴 하구나, 일단 명목적으로는 뛰어난 연금술사인 너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기 위해서- 라고는 하는데. 목적은 듣지 않아도 알겠지?”

 “제가 만드는 폭탄이겠지요.”

 

 

 헬라는 부인하지 않았다.

  일레인이 시니컬하게 얼굴을 굳히고 앉아 팔짱을 꼈다. 쭉 내리뻗은 다리가 건방져보였지만, 헬라는 지적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 정도는 해줘야하지 않겠니? 네 정체를 숨겨주는 일인데.”

 “정확히 어떤 정보를 원하는 건데요. 아줌마는?”

 “얘는, 아직 결혼도 안한 처녀에게 아줌마가 뭐니 아줌마가.”

 “이름을 부르면 더 짜증내실 거잖아요.”

 “어디 가서 정보길드 수장의 정체를 아줌마를 부르듯 부르지 말라는 거지. 이런 자리에서는 불러도 좋단다.”

 

 

 일레인이 한숨을 삼켰다. 본점이 되어야할 곳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대화였다.

 헬라야 익숙한 화법이겠지만 자신은 이런 대화법은 딱 질색이었다. 스승님은 용케 헬라를 상대로 허허 웃으며 원하는 것을 다 얻어냈다지만, 자신은 스승님이 써먹은 미남계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헬라의 화법을 버티고 버텨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에는 인내심이 짧았다.

 

 

 “정확히 원하는 게 뭔지 말해요. 헬라.”

 “얘는……. 그러질 말라니까. 네가 먼저 다급하다는 걸 들어내면 남들에게 빌미만 주게 된다고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니.”

 

 

 묻지 않아도 반지 하나만 보고 유진에 대한 정보를 줄줄 쏟아내준 헬라였다. 그 덕에 정보길드를 방문한 목적의 반은 채워진 셈이나 다름없었다. 일레인의 목적을 알고 말해준 것인지, 모르고 말해준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쨌든 횡재는 횡재였다. 아무리 친분이 있다고 해도 헬라는 유능한 장사꾼이었으니까…….

 

 

 “스승님이랑 저는 다르잖아요. 전 그렇게는 못해요.”

 “내가 너한테 그런 걸 바라니? 바랄 걸 바래야지. 우리 그이 같은 사람은 또 없을거다.”

 

 

 어련히 그러시겠죠. 일레인이 시큰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황태자의 심중을 정확히 알아야겠어. 황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거야. 그 망할 놈의 전쟁만 준비한다고 쌓아놓은 군수품만 변방에 갖다놓아도 천리장성을 쌓을 기세이니 다음 대가 걱정이지.”

 “누구의 의뢰인데요?”

 “제법인데? 내가 타국에 이런 정보를 팔아치울까 걱정이라도 되었니?”

 “아뇨. 그런 건 상관없고, 괜히 다른 나라랑 엮여서 역모 죄로 처형당하는 건 딱 질색이라서요.”

 “걱정하지 말렴. 의뢰하는 건, 정보길드장인 나 헬라니까.”

 

 

 헬라가 보라색의 얇은 숄을 우아하게 들어올려 제 어깨를 덮었다. 유창한 언변으로 남을 착각하게 하고, 속이는 데에는 타인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능을 가졌지만 그녀가 대륙 전체에 정보길드를 확장시킬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거짓을 말하지 않는 것. 조금 돌려 말하거나, 또 다른 정보들과 섞긴 했어도 정보길드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일레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이름을 건 의뢰였다.

 

 

 “이미, 화약을 만드는 연금술사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황태자는 빵점이에요. 보나마나 지 애비를 닮아서 싹바가지가 없겠지.”

 “어허, 싹바가지라니. 입을 조심해야지. 1년간의 하녀생활에서 느낀 점이 없어?”

 “여기서 조심해야할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러세요?”

 

 

 삐딱한 일레인의 대꾸에 헬라가 눈짓으로 유진을 가리켰다. 이 상황에서 뭐가 그리 느긋한 것인지 마당을 내려다보며 따뜻한 차 한잔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아니꼬웠다. 일레인이 눈을 부릅떴다.

 

 

 “아, 저 아저씨.”

 “아저씨?”

 

 

 헬라의 눈이 동그랗게 떠지더니 이내 웃음을 감추었다. 장래를 약속한 사이도 아니고 아저씨? 곱상한 얼굴을 지녔길래 일레인이 졸졸 쫓아다녔나 했더니 저리 날카로운 반응이라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

 

 

 서로 약점 한 가닥씩은 잡고 있는 인생이었다. 일레인은 손가락을 저당 잡힌 셈이고, 유진은 저 자신의 운신을 저당 잡혀있지 않는가. 어디 한번 입을 털어보시지. 죽을 때까지 소원가지고 밀고 당기기 한번 해보자는 거였다.

 

 

 “그래? 네가 그러면 그런 거겠지.”

 “헬라가 말 안 해도 수도로 가려고 하긴 했어요. 유르겐이 거기에 있으니 주변으로 해서 실험실을 알아보려고 했거든요.”

 “흐음……. 아직 모르는구나? 연금술사가 도시에 실험실을 얻으려면 협회의 승인을 받고, 관청이나 황실에 등록을 거쳐야해.”

 “……에?”

 

 

 처음 듣는 소리였다. 아니 어떤 미친 놈이 연금술사의 연성과 실험의 자유를 빼앗으려고 했던가! 얼떨떨하게 되물었지만, 헬라는 대답하지 않았고 일레인은 어렵지 않게 그 원흉을 떠올렸다.

 

 

 “그 위대하신 황제폐하의 짓이군요?”

 “네가 그렇게 잠수를 타 버렸으니 안달이 나셨겠지.”

 “그 전쟁광 진짜…….”

 “그러게 암시장에 물건 좀 더 흘려주지 그랬어. 적당히 간격을 두면서 흘려주면, 그 욕심 많은 황제가 저리 안달은 안 했을텐데.”

 

 

 헬라가 나긋하게 대꾸했다. 일레인의 목소리처럼 심각함은 하나도 없는 여유로운 목소리였다. 마치, 닭 쫓던 개를 바라보듯 무심한 느낌이었다.

 

 

 “그럴 생각이었는데, 턱 밑까지 쫓아오는 데 어떡해요. 당장 내던지고 도망가야지. 그럴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구요…….”

 “하긴, 유르겐도 내팽겨치고 떠났지?”

 “……뭐, 그건 의도한 거였죠.”

 

 

 헬라가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럴 줄 알았다며 제 등을 팡팡 때리며 웃는 데 몸이 흔들릴 지경이었다. 일레인이 입을 삐죽였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수도에서 여기까지 쫓아온 끈질긴 분들이 있는데, 황태자의 명령을 받고 폭격탄을 만드는 연금술사를 찾는다더구나.”

 “제가 바로 그 연금술사입니다. 짜잔하고 나타날 수도 없고, 그럼 뭘 어떻게 할까요?”

 “네 마음대로 하렴. 그 분 밑에서 가르침을 받았다거나……. 우연히 비슷한 기술을 전수받았다거나. 그런거 잘 하잖니?”

 “그러기엔 적당한 신분이 없어서요.”

 “왜 없니?”

 

 

 헬라가 눈을 찡긋했다. 설마……. 일레인이 주체 없이 일그러지는 얼굴근육을 붙들었다.

 

 

 “일린을 쓰라구요? 귀족 살해범으로 끌려갈 일 있어요?”

 “그런 약점을 쥐어주면, 그만큼 널 믿을 게 아니니?”

 “믿는 게 아니라, 우습게 보겠죠.”

 “고작 수습연금술사 일린을 높이 봐줘야할 이유는 있고?”

 

 

 

 구구절절 맞는 소리였다. 일레인이 한숨을 푹 내쉬곤 수긍했다. 그러던 와중에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사실이 있었다.

 

 “아, 저는 수긍을 했는데…….”

 “그런데?”

 “저건 어쩌죠.”

 

 

 일레인의 손가락이 가리킨 곳에는 유진이 멀뚱히 앉아있었다. 헬라가 의아한 눈으로 일레인을 돌아보았다.

 

 

 “문제가 있니? 혹시 일생을 약속하기라도…….”

 “그런거 아니거든요! 그냥, 뭐, 저주를 받아서 뭐……. 한동안 붙어있어야할 판국이라 그래요.”

 

 

 저 남자가 순순히 반지 속에서만 지내줄 것 같지도 않구요. 일레인이 뒷말을 삼켰다. 그럼에도 헬라는 의문 가득한 표정이었다.

 

  “어머, 저주라니 애도 참. 로맨틱하다. 요즘 애들은 사랑에 빠지는 걸 저주라고 하니? 서로에게 거는 저주? 하긴 나도 그이를 사랑할땐 마녀의 저주에라도 걸린것처럼 벗어날 수 없었지.”

 “……어…….”

 

 

 일레인이 고심했다. 저렇게 착각하게 둬야할까. 바로 잡아줘야하는 걸까. 다행히 유진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다. 알아들었으면 저렇게 얌전히 있을 리가 없지. 그 오만한 성격에 길길이 날뛰었을 게 분명했다.

 

 

 “아, 그 황태자가 전쟁을 일으킬지 일으키지 않을지가 알고 싶은 거세요?”

 “역시 똑똑하구나. 일레인. 그렇단다. 뭐 그렇다고 굳이 전쟁을 일으키겠다면 말릴 생각은 없어.”

 “왜요?”

 “전쟁에서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이니? 네가 만드는 병기? 폭탄? 아니면 기사들의 경지? 병사들의 수?”

 “정보지요.”

 “그렇단다. 황제가 왜 우리 길드의 확장을 막지 않았겠니. 자기 딴에 큰 그림을 그린거지.”

 

 

 그림만 그리다 죽게 생겼지만 말이야. 헬라가 덧붙이며 마녀같이 깔깔 소리를 내며 웃었다. 꽤나 기꺼운 모양이었다. 그녀 특유의 붉은 머리에 이제는 하얀 백발이 두피에서 솟아나고 있었다. 이제 헬라도 저 나이가 되었구나……. 새삼드는 생각에 일레인이 입매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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