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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반지는 진짜 저주받았다
작성일 : 17-07-31 10:30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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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질질 끌려가 바닥에 내팽겨칠 줄 알았는데 2층 테라스까지 끌어다놓더니 폭신한 의자까지 대령해주었다. 일레인이 얼떨떨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도망칠 곳이 없었다. 마당은 넓고 평야처럼 광대해보였으며,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여도 저 아래서 얼마나 많은 길드원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을지 일레인은 확실할 수 없었다. 아, 이대로 어느 나라 국왕에게 팔려나가는 것은 아니겠지. 여태까지 도망쳐 다녔던 세월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이 가련한 일생이여……. 일레인이 탄식했다.

 

 

 「그래서 여기가 어디지?」

 “……”

 

 

 일레인이 울컥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느긋하게 다른 사내의 안내를 받아 들어온 유진이 유리창 바깥으로 난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물었기 때문이었다. 저 인간은 대체 뭘 믿고 저렇게 여유로워?

 

 

 「왜 그렇게 보지? 네가 와보면 안다 하지 않았잖냐.」

 “그거야 그랬지만……. 지금 분위기 파악이 안 돼요? 지금 제가 죽나 사나의 갈림길에 서있는데.”

 「네가?」

 

 

 유진은 명백히 의심스럽다는 시선으로 일레인을 내려다보았다. 족쇄에 몸이 묶인 것도 아니고, 가지고 있던 것들을 모두 빼앗긴 것도 아니고……. 어딜 다친 것도 아니었다. 편안해 보이는 의자에 조금 불편하게 앉아있다는 것뿐이지.

 

 

 「의자에서 떨어져서 죽는 걸 걱정하는 거라면 의미가 없는 짓이라 말해주고 싶구나.」

 

 

 일레인이 소리 없이 가슴을 쳤다. 뭔가 계속 핀트가 어긋나는 느낌이었다. 유진의 딴에는 친절하게 현실을 짚어준다고 짚어준 것인데 일레인의 표정이 와그작 구겨졌다.

 

 

 “지금,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어머, 아가야. 잘생긴 사내를 데리고 왔구나?”

 

 

 일레인이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처럼 날카롭게 반응했다. 나긋나긋한 어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듯이 의자의 바닥 부분을 꽉 쥐어잡았다. 반쯤 열린 유리문 사이를 밀고 들어오는 보랏빛의 긴 튜닉과 부드러운 걸음걸이.

 

 

 “왜 아줌마가 여기에 있어요?!”

 “아줌마라니. 얘도 참. 이쪽으로 앉아요. 그래, 이쪽 분은 성함이 어찌되시는 지?”

 「유진이다.」

 “어머, 이름도 잘생기셨고……. 애들아 차 좀 내어드리지 않고 뭘 하고 있니? 일레인은 냉차를 좋아하니 얼음을 듬뿍 넣어주거라.”

 

 

 여자의 손짓에 눈가에 흉터가 있는 사내가 자리를 떴다. 차를 준비하러 가는 모양이었다. 일레인이 바락바락 대들거나 말거나, 그녀의 시선은 유진에게 못박혀있었다. 저 아줌마 얼굴 보는 건 여전했다.

 

 

 “왜 아줌마가 여기 있냐구요! 이런 데 있을 사람이 아니잖아요. 혹시, 밀려났어요?”

 “어머, 얘도 참. 내가 밀려나길 왜 밀려나니? 그래, 하녀 생활은 할만했고?”

 “아줌마!”

 “얘가 얘가, 꼭 이런다니까 결혼도 안한 처녀한테 아줌마라니. 헬라라고 부르렴.”

 

 

 일레인이 소스라치게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대체 어디서부터 따라붙은 건지. 그녀의 하녀생활까지 알고 있었다면, 그 전의 일도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 스승님이 돌아가신 이후로 정보길드 근처에도 간 적이 없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감시를 당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유르겐이야 스승님의 인맥이니 순진하게 몇 번 써먹었겠지. 보통의 연금술사가 정보길드와 깊이 연관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있어봤자 희귀한 재료를 구하는 정도였다.

 

 

 “대체 제가 하녀생활을 한 건 어떻게 알았는데요?”

 “네가 뛰어봤자 벼룩이지. 어머, 걸레질을 많이 하더니 엉덩이가 좀 탄탄해진 것 같구나?”

 “어딜, 어딜만져요!”

 

 

 망설임 없는 손길에 일레인이 화들짝 놀라 테라스 구석으로 달려나갔다. 나이를 먹어도 변한 게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다. 일레인이 질색팔색을 하며 뛰쳐나가자 헬라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더 짙어졌다. 예의 요요한 보라색 눈빛을 반짝이며 짙은 색 쇼파에 몸을 기댔다.

 

 

 “누누히 말하지만, 너는 네 외모가 주는 이점을 반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단다.”

 “활용할 생각 같은 거 없다니까요!”

 “지금 당장 활용하지 않아도 가꾸어는 놓아야지. 그래야 쓸데가 있을 때 잘 써먹을 수 있는거야.”

 “연금술을 외모로 하는 게 아니거든요!”

 

 

 파드득 파드득 떨며, 대꾸하는 일레인이 귀여워 죽겠다는 듯 헬라가 쿡쿡 웃었다. 소리없이 돌아온 사내가 테이블에 차를 내려놓았다. 일레인의 자리에는 투박한 유리컵에 얼음이 가득했다.

 

 

 “어디 연금술로만 먹고 살 수 있니? 사람이 사회생활도 할 줄 알고 그래야지. 네 스승님을 봐라. 그렇게 외모를 써먹을 줄 모르니 그리 고생만 했지.”

 “스승님은 실력이 뛰어나신거고요! 그리고 고생 안하셨거든요?”

 “어머 얘는. 그거야 당연히 내가 있으니 고생을 안하지. 정보길드의 수장께서 친히 뒤를 봐주시는데 네 스승님이 불편할 것이 무엇이 있었겠니?”

 

 

 일레인이 입을 꾹 다물자 헬라가 우아하게 손짓했다. 와서 차라도 한잔 하라는 의미였다.

 경계하는 고양이처럼 두걸음 다가오고 주변을 살피고, 한걸음 다가오고 헬라의 반응을 살펴보는 일레인이 귀여워 헬라가 빙그레 웃었다. 제 스승의 손을 붙잡고 왔던 여덟살에서 하나도 변하지 않은 반응이었다. 처음에는 어디서 애라도 낳아온 줄 알았지. 그녀가 찻주전자를 들어 그녀의 얼음잔에 가득 부어주었다.

 

 

 “이제 얼음 그렇게 좋아하지 않거든요.”

 “싫어하는 건 아니잖니?”

 

 

 부루퉁하게 볼을 부풀린 일레인의 연분홍 꽃같은 머리칼을 내려다보며 헬라가 미소지었다. 생긴 것은 예쁘장하게 생긴 주제에 하는 짓은 늘상 거칠기 그지없어 걱정을 했었는데, 그가 죽고나서 가장 먼저 적응했던 이가 일레인이었다. 의외였다.

 

 

 “왜 여기 계세요? 항상 수도에만 계셨잖아요.”

 “늙은이는 뒷방으로 좀 물러나 있어야 젊은이들이 기 좀 펴고 사는거란다.”

 “하필 왜 여긴데요? 저 때문에 여기 와있는 건 아니세요?”

 “어머어머, 얘 보게. 너무 자만심에 가득찬 거 아니니? 네가 무어라고 내가 네 뒤를 졸졸 따라다닌데니?”

 “수배자죠.”

 

 

 본인의 위치를 설명하는 데 이것보다 더 분명한 단어는 없었다. 냉차를 몇모금 마시곤 일레인이 신랄하게 자신의 상태를 읊조렸다. 정보길드에게 수많은 의뢰가 쏟아질 테지만 그중에 가장 높은 금액을 걸어놓은 것은 폭탄을 만드는 연금술사에 대한 정보였다. 연녹색의 폭탄을 만드는 연금술사. 화약 연성의 신이라고 불리는 그 연금술사에 대한 정보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그래서 이야기 했잖니? 잡혀가고 싶다면 언제든지 이야기 하라고. 가장 대우를 잘 해줄 곳으로 비싸게 팔아넘겨줄 생각이 있단다.”

 “대가는요?”

 “호오?”

 

 

 헬라가 흥미롭다는 얼굴로 눈매를 휘었다. 덜 자란 어린아이인 줄 알았는데, 사람 의심하는 법은 제대로 배웠구나. 헬라가 뒤에 선 사내에게 손짓했다. 그녀의 신호에 두 사내가 문을 굳건히 닫고 테라스 밖으로 나가서 섰다.

 

 

 “여기서 이야기 해도 되겠니? 이 분이 들으셔도 되겠어?”

 “뭐……제가 나가란다고 해도 나갈 사람이 아니라서요.”

 

 

 대충 알고 있기도 하고. 일레인이 뒷말을 삼켰다. 반지안에서 봤다고 해서 확실하진 않지만, 폭탄을 제조하는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었다. 뒤늦게 변명해봐야 먹힐리도 없었고, 유진이 순순히 자리를 피해줄 것 같지도 않았다.

 

 

 “어라? 애야. 손에 낀 것은 뭐니?”

 “아, 이거요? 그냥…….”

 

 

 투박한 유리잔을 감싸쥔 일레인의 손에서 반짝이는 푸른 빛이 있었다. 연성하는 데 불편하다며 악세서리 하나 하지 않는 아이인데 혹시 약혼반지인가 싶어 눈을 반짝였던 헬라가 놀라움에 눈을 커다랗게 떴다.

 

 

 “어머, 저주받은 반지네? 쥬피테의 반지잖아? 아가야 너 이게 뭔지는 알고 낀 거니?”

 “소원을 이루어주는 저주받은 반지죠.”

 “잘 아는데 왜 낀거니? 이제는 네 목숨으로 실험하는 거니? 소원을 이루어주는 대신 네 목숨을 갖다 바치려고?”

 “목숨까지 뺏어가요?”

 “몰랐니?

 

 

 동그랗게 뜬 눈으로 헬라가 반지와 일레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일레인이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뭔가 억울함 가득해보이는 유진을 노려보았다.

 

 

 「아니, 아니다! 그런게 아니야!」

 “뭐니 아가? 혹시 저 남자가 저 반지를 주면서 청혼을 하던?”

 “미쳤어요? 그런 게 아니라…….”

 

 

 우득, 일레인이 이를 갈았다. 대가가 없긴 개뿔. 어쩐지 대가가 없다는 소리는 끝까지 안하더니. 이런 꿈꿍이 속이였구나. 일레인은 마법사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 속이 음흉하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어디 멀쩡한 연금술사의 목숨을 탐내?

 

 

 「목숨을 빼앗아가는 반지라니! 그렇지 않다!」

 “쥬피테의 반지지. 운허 왕국이 항복할 때 함께 사라진 줄 알았는데 역시 그렇진 않았구나. 내가 알기론 운허의 왕이 마지막 주인이라 하던데, 어느날 반지가 왕의 손가락에서 사라지더니 그 다음날 운허가 제국에 정복되어 식민지 협약을 맺었지? 왕은 사치와 향락에 젖어 왕국신민들을 핍박한 죄로 교수형에 처해졌지.

 그게 쥬피테의 활약중엔 가장 크고 유명한 이야기지. 그리고 다음엔 뮌히하우젠백작의 처가 소유했다가 마녀로 오해받아 처형당했고, 반지는 그여자의 딸에게 전해졌다가 딸은 행방불명이고, 어느날 갑자기 마켓에 나타난 반지를…….”

 「그,그만!」

 “어머, 알려주면 안되는 거였나? 이력이 너무 화려한 반지라 우리한테도 제법 유명한 반지지. 실물은 처음보네.”

 「……」

 

 

 나른한 목소리였지만, 어디 이상한 구성이 하나도 없는 언변이었다. 유진이 입을 다뭄과 동시에 일레인의 시선이 더더욱 날카로워졌다. 둘의 기묘한 분위기에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우아하게 차를 마시던, 헬라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일레인을 응시했다.

 

 

 “안 그래도 네게 부탁할 일이 있었단다.”

 “……네? 뭘요?”

 

 

 방금까지 아드득 이를 갈았던 여자로 보기엔 너무나 멀쩡한 대답이었다. 아닌척해도 식은땀을 삐질 흘렸던 유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칠칠치 못한 왕이 소원도 제대로 못 빌고 자기를 잃어버렸던 걸 어떻게 하나. 반지 하나 간수를 못하고, 제가 키우던 강아지 한 마리 간수를 못한 왕의 죄였다. 속 모르는 사람들이야 저렇게 이야기할 수는 있었다만……. 저런 악명으로 소문이 나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쩐지, 그 뒤로 계약자마다 소원을 비는 데 한참을 망설이던데 저런 소문이 한몫 했던 모양이었다.

 

 

 “황태자 전하께서 화약을 만드는 연금술사를 찾으신단다.”

 “화약을 만드는 연금술사야 쌔고 쌨는데 왜요. 다 모아다가 화약 공장이라도 차릴 셈이래요?”

 

 

 일레인이 삐딱하게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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