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반지는 구박당한다
작성일 : 17-07-31 10:26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426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에라 모르겠다. 만약 너무 비싸다 싶으면 보석 하나 팔아치우지. 뭐. 일레인은 간단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들릴 데가 있으니 전동차는 한시간 뒤에 연금술 협회 앞으로 보내줘요.”

 “예약성함은 뭐라 말씀 드릴까요?”

 “……유진. 유진이요.”

 「이봐 너…….」

 

 

 유진이 뭐라 하기도 전에 일레인이 씩 웃으며 그의 등을 떠밀었다. 반지에서 사시는 분은 모르겠지만, 일린이나 일레인의 신분을 하나라도 노출해서 엮이는 일은 질색이었다. 엉겁결에 이름이 팔린 유진이 얼굴을 잔뜩 구겼지만 그것도 그 때뿐이었다.

 

 

 “타세요.”

 「이걸 타라고?」

 “빨리요. 다른 사람들 기다리잖아요.”

 

 

 일레인이 제 후드를 잡아당겨 머리에 눌러썼다. 까치발을 해서 유진의 로브까지 깔끔하게 씌워주고나서야 일레인이 안심하며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길 한가운데를 지나치는 붉은 전차가 멈추어섰다. 하얀 증기를 쉼없이 뿜어내는 작은 전차였다. 일레인이 유진의 등을 떠밀었다. 뭐가 그리 불안한 지 영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유진이 발걸음을 떼지 않자 일레인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먼저 발판에 발을 올렸다.

 

 

 “잡아요.”

 

 

 중심을 잡기 위해 다른 손은 제 허리께를 잡고, 일레인이 허리를 굽혀 유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부드러운 동작이었다. 가느다란 손이었다. 유진이 망설이다 제 손을 얹었다. 제 손 안에 온전히 들어오는 작은 손이다. 에스코트를 한 적은 종종 있었다. 황실의 초대를 받기도 했고, 저에게 제 딸을 주기 위해 안달하는 귀족들도 많았으니까. 하지만, 유진이 에스코트를 받은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레인과 유진이 전차에 오르자, 증기를 몇 번 뿜어내던 전차가 문을 닫았다. 전차가 출발하면서 위 아래로 규칙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본래 이런 것이냐?」

 “말을 타는 것보단 승차감이 좋죠. 아직 앉지는 마세요. 곧 내려야하니까.”

 「벌써?」

 

 

 유진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전차 내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딱딱해보이지만 가죽으로 만들어진 듯한 긴 의자 두 개가 마주보고 있는 구조에, 여기저기 손잡이가 달려있었다. 이용자는 그리 많지 않은 듯 했다. 일레인이 제 주머니에서 은화 한닢을 꺼내들었다. 문 앞에 달려있는 종을 흔들자 전차가 천천히 멈추어섰다.

 

 

 「신기한 구조군.」

 “자아, 내리세요.”

 

 

 전차에서 폴짝 뛰어내린 일레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내밀었다. 자존심이 상한 유진이 얼굴을 구겼다. 저가 허리가 한줌도 안되는 귀족영애도 아니고, 계단 한칸이나 될 높이를 내려가는 데 에스코트라니.

 

 

 「됐다.」

 “내민 손 무안하게.”

 

 

 일레인이 입술을 삐죽이곤 성큼성큼 앞서나갔다. 저 여자는 뭐가 저리 바쁜 것인지. 쉴새도 없이 정신없이 도시를 쏘다니고 있었다. 붉은 벽돌건물이 사방에 가득한 거리였다. 유진은 느긋하게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일레인이 반지를 끼고 있는 이상 길을 잃어버리거나 한참을 멀어지면 반지 안으로 소환되기 때문이었다.

 

 

 “빨리 좀 와요 아저씨!”

 「간다…….」

 

 

 계속 뒤를 돌아보며 신경쓰는 일레인만 아니었다면 느긋하게 도시구경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유진이 머뭇거리다 일레인의 재촉에 발걸음을 빨리했다. 저리 패악 맞아서야 어디 시집이나 제대로 가겠나. 유진이 불만스럽게 꿍얼거렸다.

 

 붉은 벽돌이 가득 쌓인 길이었다. 아무런 표식도 없는데 일레인은 용케 골목골목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유진이 미심쩍은 시선으로 일레인의 등을 바라보았다.

 

 

 “……제대로 가고 있거든요?”

 「별말 하지 않았다만.」

 

 

 뒷통수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일레인이 항복하고 말았다. 길은 잃은 것이 아니라고 제대로 항변도 해보기 전에, 오만한 시선과 마주치고 말았다. 기분이 팍 상했다. 일레인이 또 다시 몸을 홱 돌려 발걸음을 재촉했다.

 

 

 “내가 전생에 대역죄를 지었던 게 분명해.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큰 짐덩이를 안았을 리가 없어.

 대체 저렇게 눈에 띄는 걸 어떻게 붙이고 다니라는 말이야? 설마, 위대한 연금술사가 되는 길에 있는 가장 큰 고난이라던가…….”

 「다 들린다.」

 “들리라고 하는 거거든요?”

 

 

 저런 다람쥐 같은 여자와 말싸움을 한다고 해서 좋을게 뭐가 있으리. 유진이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괜히 계약 운운하면서 입장 난처하게 만들기 전에 입을 닥치고 있는 게 좋은 일이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한참을 불평불만을 쏟아내던 일레인이 걸음을 멈춰섰다. 막다른 길이었다.

 

 

 「거 보아라. 고집을 세워서…….」

 

 

 유진이 한마디 타박을 꺼내들려던 순간이었다. 노란 모래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일레인이 가장 밑바닥에 있는 붉은 벽돌을 너무나 손쉽게 빼내었다. 빠진 벽돌 사이로 손하나가 불쑥 들어왔다.

 

 

 “기다려봐요.”

 

 

 손의 주인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일레인은 제 품안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일레인이 가지고 있는 주머니가 대체 몇 개인지 궁금할 정도로 일레인은 품안에서 쉼없이 주머니들을 파헤치고 있었다. 그러다 팔 안쪽의 주머니에서 노란 열쇠하나를 꺼내들었다.

 

 

 「그게 무엇이냐.」

 

 

 깔끔하게 유진의 질문은 씹어드시면서, 일레인이 허리를 굽혀 손바닥에 열쇠를 떨어뜨렸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서 이게 무슨 짓인지. 유진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오른쪽 골목의 문을 열어두겠소. 하얀 우체통이 있는 집이오.”

 

 

 묵직한 사내의 목소리였다. 원했던 것을 얻었다는 듯 일레인이 가볍고 경쾌한 손길로 빼두었던 붉은 벽돌을 제 자리에 밀어넣고는 주변에 흙을 발로 흩어 흑적을 지웠다.

 

 

 “이제 갈까요?”

 「대체 어딜 가려고 하는 거지?」

 “말로 하긴 좀 그렇고……. 가보시면 알아요!”

 

 

 일레인의 목소리가 상쾌했다. 유진이 들어본 목소리 중에 가장 기분이 좋아보이는 목소리였다. 갑자기 왜? 그저, 열쇠를 건넸던 것 뿐이지 않는가. 골목을 돌아 우체통이 하얀 집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종이 걸려있는 대신, 대문 앞에 네모난 책 같은 것이 붙어있었다. 일레인이 그 네모난 것을 꾹 누르자 종소리가 울렸다.

 유진이 화들짝 놀라 두걸음 물러섰다. 아무리 봐도 종은 보이질 않는데, 어디서 울리는 거지? 고개를 홱홱 돌리며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에 일레인이 웃음을 삼켰다.

 

 

 “집 안으로 연결되는 거에요. 여기서 이걸 누르면, 집안에서 종이 울리죠.”

 「여기서 저기까지? 종치는 줄을 길게도 걸어놨군.」

 

 

 복잡한 기계설계와 연금술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믿진 않겠다 싶었다. 조금의 오해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전차도 제대로 받아드리지 못하시는 영감님이었다. 초인종따위로 기함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 일레인이 어깨를 으쓱하곤 천천히 열리는 문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평범한 가정집처럼 보이는 2층의 저택이었다.

 마당을 반쯤 걸어 가로지르자, 두 명의 사내가 저택의 양쪽에서 걸어오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눈 밑에 긴 흉터가 있었고, 다른 한사람은 입술 근처에 커다란 상흔이 있었다. 다른 사람을 압도할 만한 덩치에 흉악한 인상이었다.

 

 

 “의뢰할 게 있는데요.”

 “신분이 확실하지 않은 자의 의뢰는 받지 않습니다. 잘 아실텐데요.”

 “그래서 내 열쇠를 건네주었잖아요.”

 “조회해본 결과 거래에 있어 신중을 기하라는 길드장님의 명령이 있더군요.”

 

 

 망할……. 일레인이 욕설을 삼켰다. 대륙 전체의 국가들에서 숨을 수는 있어도 정보길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긴 어려웠다. 역시 스승님이 돌아가신 탓인가. 반지에 대한 정보를 의뢰하기 전에 정보길드의 협조를 얻어내는 것이 시급했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쪽에서 생긴 문제라 일레인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럼 어쩔 수 없죠. 그럼 제 열쇠는 돌려주시고…….”

 “아니요.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기다리시는 분이 있습니다.”

 “……아뇨. 오늘은 그냥 돌아가고…….”

 

 

 일레인이 슬그머니 등을 돌렸다. 다급하게 유진에게 눈짓을 보내는 데 유진은 뚱한 얼굴로 서 있을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꾸는 물론 움직이지도 않는 터라 일레인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아니, 이렇게 자신이 난처해보이면 구해주던가 아니면 그 텔레포트라도 해줘야하는 거 아냐? 속으로 울상을 지어봤자 소용은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이런말을 꺼내면 저 남자는 분명, 소원을 빌라고 할 테니까.

 

 

 “들어가셔야 합니다. 꽤 오래 기다리고 계시거든요.”

 “그러니까 누가요!”

 “들어가 보시면 아십니다.”

 

 

 로브의 뒷덜미를 붙잡힌채 일레인이 몸부림쳤다. 혹시 황제의 끄나풀이 돈을 왕창 내고 정보길드를 산 건가. 그 마녀라면 충분히 팔아치울 수도 있었다. 스승님의 뒤를 캐려고 확장했던 정보길드가 아니던가. 스승님이 돌아가신 이상 팔아치워도 되었다 싶었겠지! 일레인이 울상이 되어 질질 끌려갔다.

 

 

 “들어가시죠.”

 「그럴 생각이었다.」

 

 

 반항하던 일레인이 질질 끌려가는 것과 달리 유진은 정중한 안내를 받아 제 발로 천천히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아니 저 인간은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저렇게 태연해? 뻑하면, 반지로 튀면 된다 이거지? 일레인이 뾰족하게 눈을 부라렸다. 이 덩치 큰 사내들에게는 쨉도 안될 것이 분명하니 괜히 만만한 유진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그 반지는 불친절하다 (1) 2017 / 7 / 31 320 1 4667   
19 그 반지는 적인지 아군인지 알수가 없다 2017 / 7 / 31 268 0 5390   
18 그 반지는 눈치가 없다 2017 / 7 / 31 281 0 5344   
17 그 반지는 도움이 정말 안된다 2017 / 7 / 31 274 0 4524   
16 그 반지는 도움이 안된다 2017 / 7 / 31 264 0 4323   
15 그 반지는 진짜 저주받았다 2017 / 7 / 31 284 0 4909   
14 그 반지는 구박당한다 2017 / 7 / 31 289 0 4267   
13 그 반지는 의외로 소박했다 2017 / 7 / 30 320 0 4284   
12 그 반지는 대식가 2017 / 7 / 30 305 0 4179   
11 그 반지는 고집쟁이 2017 / 7 / 30 303 0 5496   
10 그 반지는 호기심이 많다 2017 / 7 / 30 293 0 4318   
9 그 반지는 지맘대로 2017 / 7 / 30 290 0 4688   
8 그 반지는 조금 오래 살았다 2017 / 7 / 30 269 0 6791   
7 그 반지는 조금 이상해 2017 / 7 / 30 292 0 5304   
6 푸른 그 반지 2017 / 7 / 30 284 0 5116   
5 소원을 말해봐! 라는 반지 2017 / 7 / 30 280 0 6744   
4 협박은 반지를 부르고 2017 / 7 / 29 293 0 5926   
3 영지탈출 대반지쑈! 2017 / 7 / 29 264 1 6094   
2 일레인과 반지 (2) 2017 / 7 / 28 280 1 4644   
1 일레인과 반지 2017 / 7 / 27 502 0 574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