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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물 : 너에게 나를 바친다 (가제)
작가 : 조은산
작품등록일 : 2017.7.26

어린 시절 무당 할아버지에게 애기 무당 일을 강요 당하며 학대 받아온 소녀, 연지. 어느 날 연지앞에 나타난 서위.
서위는 연지의 지긋지긋한 세상을 깨부수어 주었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연지는 서위와 자신 앞에 나타난 이상한 차림의 남자를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다시 자기의 세계에서 서위를 데려갈 것이라 예감한다.

"나의 빛. 나의 선. 나를 구하러 이 추잡한 세계 밖에서 온 나의 서위. 너는 나의 추잡한 세계를 부숴주었고, 그토록 바랐던 평범한 일상을 선사해 주었어. 서위, 나는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로맨스 판타지, 현대 판타지(1부), 차원이동물, 미스터리 로맨스

 
12. 해멸단 (1)
작성일 : 17-07-31 08:27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4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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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해멸단 (1)

 

 

 

 

 

 

 해멸단은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집단이다. 처음엔 도적 출신인 야도가 자신이 있던 도적단을 나와 산적 질을 하며 만들었다는데, 어쩌다보니 부락을 이룰 정도 규모가 꽤 되는 집단이 된 것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해멸단은 이방인에게 적대적이지 않다. 서위에게 대하는 것만 봐도 그랬다.

 

 때문에 해멸단에 태양족 출신의 사람들이 몇몇 섞여 있는 일이 그리 놀랍지도 않은 일이란다. 사명감이 투철한 태양족 사람들이 자신의 종족을 버리고 다른 집단과 융화되어 살아가고 있는 일이 꽤 특이한 일이지만, 해멸단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해멸단에는 아보 또래의 아이들, 아니 그보다 어린 아이들도 많았다. 아예 해멸단 부락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꽤 있단다.

 

 여자도 많았다. 산적 단이라는 정체성이 있는데도, 사람들이 하는 일은 다양했다. 여성 남성 상관없이 자신이 제일 잘 하는 일로 밥벌이를 한다는 것이 이 집단의 모토라면 모토라고 했다.

 

 때문에 바깥세상에서는 여성의 일이라고 치부하는 장식이나 악서사리를 만드는 일을 주업으로 하는 젊은 남자도 있었고, 사냥이나 권문세족 가문들의 집을 터는 일을 주로 하는 여성들도 드물지만 종종 볼 수 있었다.

 

 또 그렇게 해서 번 것은 부락민들끼리 물물교환을 해서 필요한 것을 취한다고 했다. 노동을 할 수 없는 약자들을 위해 사람들이 기부하는 방식으로 식량이나 생필품을 모아 나눈다고도 했다.

 

 소규모라서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서위는 언젠가 교과서에서 읽어본 유토피아 같다고 생각했다.

 

 “제가 단장이 된다면! 태양족이 매일 아침마다 지내는 제사를 모두에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 겁니다!”

 

 부락 아이들이 모여 놀고 있었다. 높다란 바위 위에 올라선 아보가 자신의 허리춤에 양손을 대고 마치 웅변하듯 소리쳤다. 마치 선거 유세를 하는 정치인 같다는 생각에 서위는 피식 웃었다.

 

 “아, 뭐야. 누가 그런 걸 좋아할 줄 알고?”

 

 아보의 힘찬 연설에 아이들은 불평하듯 말했다.

 

 “내려와! 내 차례야!”

 

 그에 아보는 할 말이 더 남았다는 듯 보였지만, 아이들의 성화에 이끌려 바위 위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이 작은 부락에서 각자의 전통이 지켜져 오고 있다는 것은 놀라웠다. 비록 그것이 서로에게 큰 영향은 주지 않지만, 그래도 상호간에 강요도 없었고 무시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

 

 “제사가 뭐 어때서! 얼마나 멋진 일인데!”

 

 이렇게 아보처럼 설레발만 치지 않는다면.

 

 “아, 짜증나! 그만 내려오라고!”

 

 이곳 아이들이 노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자꾸 웃음이 났다. 아이들이 이토록 천진난만할 수 있다는 것은 이 곳 사회가 평화롭다는 것이겠지.

 

 “서위. 이곳에 있었나. 단장이 찾는다.”

 

 단장이라면, 야도일 것이다. 대장, 단장, 그의 본명 야도. 부락민들은 자기 편한대로 야도를 호칭했다.

 

 이곳의 지도자이기도 하지만 젊기에 대부분 사람들은 야도의 이름을 불렀다. 그런데도 꼬박꼬박 단장이나 대장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것은 아이들이나 또 이사람, 아합이었다.

 

 아보의 친형, 아합.

 

 아합을 처음 만난 날, 아합이 사냥을 마치고 온 때가 어두워진 시각이었기에 처음엔 잘 못 알아보았다. 또 어쩌면, 가슴과 복근 진 배에 난 커다란 화상 흉터가 인상 깊었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합이 서위를 별이라고 칭했을 때에 분명 서위는 알 수 있었다. 아합은 정호 오빠와 몹시도 닮아 있었다. 연령도 달라 보이고 체격도 딴판이었지만, 아합은 이 세계의 정호 오빠일 것이다.

 

 

 **

 

 

 “너무한 소리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너는 결정을 해야 해. 우리는 일손이 급하거든.”

 

 아합을 따라온 곳은 서위가 누워 있던 움집이었다. 뒤늦게 알았지만 그 곳은 단장의 방이라고 했다.

 

 “…….”

 

 서위가 일어난 지 벌써 수일이 지나 있었다. 서위의 회복이 남들보다 훨씬 빨랐기도 하고, 아니 회복이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로 서위의 상태는 처음부터 좋았다. 어쨌든 야도가 이런 말을 지금에서야 꺼낸 것은 그 나마의 배려였다.

 

 “우리는 귀족 취급이 없거든. 사지 멀쩡한데도 일을 하지 않는 인력은 필요 없어.”

 

 야도는 그렇게 말하며, 세탁해 개켜놓은 서위의 교복을 꺼내 내밀었다. 서위의 차림은 이미 부락 사람들과 다를 게 없었다.

 

 “동료에게로 돌아갈래, 아니면 여기 있을래. 거듭 말하는 거지만 여기 남으려면 일을 해야 해.”

 

 야도는 그리 말하며, 서위에게 선택을 요구했다. 문득 서위는 면목 없다고 느꼈다.

 

 해멸단 사람들은 근본이 산적 단이다. 이렇게 거대수로 둘러싸인 곳에 사는 까닭도 남들 눈을 피해 숨어 지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모든 사람들이 생사와 이어지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생활을 하려면 식량이 필요했고, 그것이 자급자족 되더라도 역시 더 필요한 것이 생겨나기에 돈이 필요했다. 장식품이나 천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는 턱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산적 일과 약탈을 일삼는 것이겠지.

 

 물론, 귀족이나 특정 권문세족 가문을 노린다고 했다. 처음엔 그저 ‘의적’이라고 자신들의 집단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줄로 알았다. 하지만 ‘해멸단’의 정체성은 ‘해가’라는 가문을 멸하게 할 것이라는 큰 포부가 담긴 뜻이라고 들었다.

 

 야도, 본인 입을 통해서 말이다.

 

 “아마, 돌아갈 곳은 없을 걸?”

 

 서위가 주춤거리는 사이, 한 쪽 벽에 팔짱을 끼고 기대 서 있던 아합이 야도의 말에 대신 대답했다.

 

 “태양족의 새로운 족장이 널 데려왔을 테니 말이야.”

 

 아합은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정호 오빠와 똑같이 생긴 얼굴로 저럴 때 마다 서위는 위화감 비슷한 것을 느꼈다. 서위에게 다정하지 않은 정호 오빠라니.

 

 “…뭐, 별이고 뭐고. 태양족이 숭배하는 신에게서 선사 받은 존재라지? 그 쪽으로 가면 여기보단 대우 받고 살지도 모르겠군.”

 

 아합에게서 대충이나마 ‘별’이란 존재에 대해서 들은 모양이었다. 그러나 확실히 알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저런 말을 할 정도라면.

 

 어쨌든 그런 말을 하면서 야도는 어쩐지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연히 서위가 뱀 한 마리를 잡은 것을 본 적이 있다.

 

 서위가 아이들이 놀던 것을 구경하고 있던 때였다. 아이들이 큰 뱀을 발견하고 소동을 벌였고, 서위는 재빠르게 움직여 돌을 던져 잼을 죽였다.

 

 그때에 서위는 단 한 번의 돌팔매로 너무도 쉽게 커다란 뱀을 죽였다. 게다가 서위가 던진 돌은 한 치정도 자갈쯤 되는 아주 작은 크기였다.

 

 야도가 죽은 뱀을 살펴보았더니, 뱀의 머리는 돌에 으스러진 것이 아니었다. 뱀의 머리엔 돌 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서위가 던진 돌에 머리가 관통된 것이었다.

 

 아무런 기구도 없이 그저 팔매질만으로 그런 위력을 내는 것을 처음 보았다. 서위가 돌아간다면 야도 입장에선 인재를 잃는 아쉬운 일이었다.

 

 그래도 강요할 순 없는 일이었다. 이곳은 자유의 땅이 아니던가. 비록 바깥세상은 그러지 못 하지만, 적어도 해멸단의 부락은 그런 곳이었다.

 

 “…지난번에 내가 말을 다 못 했나 보군, 단장.”

 

 아합이 보기 드물게 민망한 기색을 내비추었다.

 

 “별이 태양족에게 있어, 신의 사자 같은 존재이긴 하지. 그렇지만 결국엔 다시 신에게 제물로 받쳐질 존재야.”

 “…뭐?”

 

 야도는 질린 표정으로 아합과 서위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무표정한 아합은 그렇다 치고, 자신의 비참한 운명을 타인의 무기질한 목소리로 듣는 서위의 얼굴색은 전혀 바뀐 것이 없었다. 아무리 봐도 열여섯 혹은 열일곱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지을만한 표정은 아니었다.

 

 “…그럼, 뭐 말은 다 했네. 그곳엔 돌아가지 않는 것이 좋겠군.”

 

 야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리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서위의 표정을 살폈다. 아무래도 이 곳에 남아 있고 싶진 않은 기색인 것 같았다.

 

 “그럼 어디로 돌아갈 거지?”

 

 야도의 말에 서위는 자신의 교복을 집어 들었다. 깨끗이 세탁된 교복을 멍하니 내려다보며, 서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야도는 갑갑해졌다. 이런 적막을 어떻게 깨고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하는 생각을 하다 갑자기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사실, 기념 삼아 슬쩍 해두려는 것이었다. 서위의 교복에서 찾은 동전이었다. 은화도 아닌 것이 쇠붙이가 번쩍거리고 꽤나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 같아서 퍽 마음에 들었는데……. 하는 수 없었다.

 

 “자, 이거 챙겨.”

 

 야도가 건네 준 것을 받아든 서위는 뚫어져라 그것을 바라보았다. 이내 눈물이 핑 돌았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 이런 혼란은 여기 온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래, 연지, 연지가 떠올랐다.

 

 그때엔 알아채지 못 했지만 이것은 연지의 마지막 선물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호 오빠와 통화를 했을 때, 연지는 투신을 했다고 들었다.

 

 종종 연지가 꿈이란 것에 대해 말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귀담아 듣지 않았지만, 꿈은 그 꿈을 꾼 당사자의 미래를 예기한다고 했다.

 

 그런 것이 모두 운명이고 미래라면, 달라 질 수는 없는 거네. 우스갯소리로 했던 서위의 말에 연지는 진지하게 대답한 적이 있었다. 그런 방법이라면 하나 있다고.

 

 ‘그 꿈을 남이 사 버리면 되지.’

 

 어쩜, 태양족 부락이 아니라 이곳 해멸단에 자신이 떨어진 것은 모두 연지의 덕일지도 몰랐다.

 

 “…가능하다면 가고 싶은 곳이 있어요.”

 “…그래? 그게 어딘데?”

 

 서위의 말을 되묻는 야도의 목소리에선 여전히 아쉬움이 묻어났다.

 

 “저쪽 세계요. 만나고 싶은 그런 사람이 있어요.”

 

 서위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그러나 서위의 눈에서는 자꾸만 눈물이 솟구쳐 나왔다. 그런 서위의 얼굴을 보고 야도와 아합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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