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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우연히 살아나다
작가 : 글쓰고싶다
작품등록일 : 2017.7.30

[현대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희생했고 자신보다 그들을 아꼈지만 결국 버려진 진우연.

삶에 의미를 잃고 죽음을 택하지만 정체 모를 마신이 우연을 깨운다.

"최고의 자리로 만들어주지."

죽음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정신, 잠들어 있던 본능이 깨어났다.

우연은 다시 살아났다.


 
18
작성일 : 17-07-31 06:02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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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은 정확히 30분 만에 게이트에서 나왔다. 우연의 뒤에 게이트가 닫히고 있었지만 진우연 말고 다른 사람은 없었다. 우연의 손에는 캐논이 들려있었다. E급 캐논. 보스를 잡았다는 뜻이다. 그것도 혼자서.

 현정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데 근처에 차 한 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우연 일행의 차였다.

 

 "오빠, 다음 게이트 잡아놨어. 타."

 

 임수빈은 운전석에 앉아 선글라스를 끼며 되도 않는 터프함을 발산하고 있었다. 박현정이 황당한 표정으로 태현을 바라보았다. 얼른 아무 말이라도 해주길 바랐다.

 

 "하하, 당황하실 수 있는데. 음, 말하자면 저희가 팀원을 구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에요."

 

 태현은 야무지게 검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

 

 "시간 단축, 우연이는 30분보다 더 빠르게 돌고 싶어 하거든요."

 

 *

 

 팟- 파팟.

 

 우연의 발치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거침없이 달리는 우연의 시야로 세 마리의 트롤이 포착됐다.

 

 우웅 -

 

 우연은 달리는 와중에 어깨 위로 순식간에 구체 3개를 생성했다. 크기가 크지는 않았지만 매우 안정적이었다. 구체는 생성되자마자 지체 없이 트롤의 이마로 날아들었고 두개골이 깨질 듯한 소리가 동굴을 울렸다.

 

 빠악-

 

 "끼르르르윽"

 "뀌릭끼리극!"

 

 한 대씩 사이좋게 얻어맞은 트롤들이 발악하며 우연을 쫓았다. 괴성을 지르는 트롤의 눈에는 분노가 한껏 서려있었다. 트롤들은 뒤뚱거리는 하체로 온 힘을 다해 쫓아보았지만 우연의 속도를 따라잡기엔 너무 벅찼다.

 

 "끼르륵... 끼륵"

 

 멀어져가는 우연의 뒷모습을 보며 의기소침한 트롤의 어깨가 축 쳐졌다. 그때 뒤에서 땅을 울리는 진동이 다가왔다.

 

 "끼륵?"

 

 트롤이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서 트롤들이 몽둥이를 들며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거의 열 마리가 넘어 보이는 트롤들! 다들 분노한 미간을 숨기지 않은 채 열심히 달려오고 있었다. 우연에게 한대씩 맞은 모양인지 이마에는 그을린 자국이 가득했다.

 

 "그라라라락!!"

 

 의기소침해있던 트롤은 뒤의 동료를 보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 동료들과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으리라! 트롤은 몽둥이를 곧추세우고 포효했다.

 

 "꾸라아아악!"

 

 저 놈을 반드시 잡으리라!

 

 *

 

 그 시각 하급 게이트의 내부. 현정은 입구에서 캐논 하나만을 손에 꼭 쥔 채, 잘 보이지도 않는 통로의 끝을 주시하고 있었다. 손의 떨림은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여기서 이거 잡고 기다리고 있어요."

 

 우연이 캐논을 쥐여주며 한 말이었다. 우연은 말을 끝으로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고 현정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기다려야만 했다.

 

 "개..새끼."

 

 게이트의 입구라 괴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혼자 있다는 건 상당히 두려웠다. 더군다나 캐논이 아니면 앞이 보이지도 않을 어둠 속이었다. 

 제발 빨리 돌아오기만을 기도하며 바라고 있는데 멀리서 우연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현정은 너무 반가운 나머지 손에 쥔 캐논을 흔들어 보이며 인사했지만 표정이 굳어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끼르르르르륵!"

 "끄라악!"

 "끼리끼리끼리리릭!"

 

 우연의 뒤로 쫒아오는 수많은 트롤들! 우연을 바라보는 표정엔 반드시 죽이겠다는 분노가 한껏 실려있었다. 족해도 30마리는 되어보였다.

 

 "아..."

 

 현정은 울먹이는 표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어디에라도 숨고 싶었지만 손에 쥔 캐논은 자신의 위치를 훤히 광고해주고 있었다. 

 

 "얼려요!"

 

 선두에서 달려오던 우연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동시에, 우연은 멈춰 서서 자신의 오른손 손목을 잡더니 머리 위로 올렸다. 한 눈에 봐도 그가 오른손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뭐해요! 얼려요, 어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현정의 귓전을 다시 때렸다. 우연이 뭘 하려는지 알 수는 없었다. 다만 그가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작게 속삭이는 현정의 입을 통해 주문이 시전됐다. 현정의 주문은 트롤들의 다리에서 시작됐고 순식간에 만들어진 얼음 파편이 트롤들의 다리에 달라붙었다. 우연을 쫒던 트롤들의 속도가 현저히 줄기 시작했다. 

 

 "끼륵? 끼르르륵!"

 "끄아악!"

 

 트롤들은 발목에 생기는 얼음 파편이 행동을 방해하자 괴성을 질렀다. 아프거나 고통스러워서가 아니었다. 짜증이 가득 담긴 괴성이었다! 

 아직 우연이 서있는 자리는 트롤들과 꽤 거리가 있었고 우연은 아직도 힘을 모으지 못했는지 오른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오른손 위에는 검은 에너지가 가득 담긴 구체가 출렁거리고 있었다. 

 현정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힘겹게 뛰어온 트롤들은 금세 우연의 앞에 도달했다. 현정이 아니었다면 훨씬 전에 따라잡혔을 일. 현정의 얼음 파편 덕분에 시간을 많이 벌 수 있었던 것이다.

 트롤이 근처에 다가오자 우연이 오른손을 비틀었다. 그러자 구체에 변화가 일어났다. 농구공 만했던 검은색 구체는 순식간에 가늘어지더니 끝이 뾰족한 막대 모양으로 변했다. 우연은 왼손으로 전방을 겨누고 조준하더니 가득 모았던 에너지를 발사했다.

 

 슈우웅 - 파아아아아아아앙-

 

 마치 하나의 거대한 창처럼 생긴 그것은 공기를 찢으며 우연이 조준한 방향으로 정확히 쏘아졌다.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는 그것은 그 일대의 트롤들을 모두 집어삼켰다.

 

 "아-.."

 

 아까와는 다른 의미였다. 현정은 믿기지 않는 광경에 털썩 주저앉았다. 간신히 버티고 있던 다리 힘이 모두 빠진 것이다.

 우연도 많이 지쳤는지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그러기를 잠시 전방으로 손을 쭉 뻗더니 트롤들의 시체에서 올라오는 검은 기운을 흡수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박현정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갑시다, 보스방으로."

 

 *

 

 

 게이트를 클리어하는데 걸린 시간 19분. 우연과 현정이 클리어한 기록이었다. 확실히 우연이 상상했던 대로 현정의 능력은 도움이 됐다. 괴수를 한 곳에 모두 모아놓고 한 번에 폭발시켜 모두 쓸어버리는 것. 이것이 우연이 생각했던 그림이었다. 현정의 능력은 우연에게 딱 맞았다. 우연이 힘을 모으는 동안 괴수를 묶어둘 능력이 필요했고 현정의 얼음 파편은 시간을 벌기에 충분했다.

 

 "수고했어요."

 

 태연하게 손을 내미는 우연의 모습에 현정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목숨이 걸린 게이트에서 이렇게 무식하고 단순하게 클리어하는 헌터는 처음 본 것이다. 물론 효과는 누구보다 뛰어났다. 남들은 4~5시간에 걸쳐 클리어하는 하급 게이트를 눈앞의 남자는 단 19분만에 클리어해낸 것이다.

 

 "아... 네."

 

 현정은 게이트에서 뭘 수고했는지 느낄 수도 없었다. 그냥 기다렸다가 한 번 트롤들을 얼렸을 뿐이었다. 비록 그렇게 많은 숫자는 처음이었기에 정신이 조금 혼미했지만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보스방에서도 한 게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아니, 우연은 보스방을 혼자 들어갔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또 기다리라는 우연의 말에 의심했지만 정말 잠깐이었다. 우연은 1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캐논을 들고 나왔다. 환하게 웃으면서.

 자신이 의심했던 것이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저 11분이라는 시간이 단축됐다는 것에 기뻐하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허탈해서 절로 웃음이 났다. 

 

 "갑시다, 다음 게이트로."

 "네?"

 "또 구하러 가야죠 캐논."

 

 그날, 현정은 우연의 일행에게 하루 종일 끌려다녔다.

 

 *

 

 "흐음... 문제는 상급 게이트인데..."

 

 집으로 돌아온 우연은 테이블 위에 시계를 풀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이태리에서 특별 주문으로 공수해온 물침대는 몸이 구름 위에 있는 건지 침대에 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푹신했다.

 

 "시간 단축도 좋지만 슬슬 상급 게이트도 도전해야 할 텐데..."

 

 상급 게이트. C급 이상의 헌터들이 갈 수 있는 게이트였다. 하지만 C급으로만 이루어진 팀이 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경험 많은 B급 두세 명이 팀의 리더를 맡고 C급 헌터들을 통솔해서 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상급 게이트의 난이도는 어려운 편에 속했다.

 우연은 지난날 상급 게이트에 들어갔던 경험을 떠올렸다. 체력 회복을 위해 미리 준비해둔 여분의 마정석이 없었다면, 아마 살아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겨우겨우 클리어하긴 했지만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우연이었다. 죽음에 두려움은 없지만 아직은 상급 게이트를 수월하게 하기엔 권능이 많이 부족했다. 상급 게이트를 클리어하는 시간에 중급 게이트를 네 번 도는 게 더 빠르고 합리적이었던 것이다.

 

 하아-

 

 나직하게 한숨을 쉰 우연은 핸드폰을 꺼냈다. 실행시킨 어플엔 우연이 정리해놓은 노트와 표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기존엔 없었던 어플이지만 우연의 필요로 인해 개발된 어플이었다. 물론 개발비를 제공한다는 조건하에.

 우연이 어플의 하단에 있는 '상태' 버튼을 누르자 작은 도표가 화면에 올라왔다.

 

 X: 0    S: 0    A: 0    B: 0

 C: 3    D: 21  E: 31   F: 36

 

 우연이 흡수했던 마정석의 수를 뜻하는 도표였다.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태현을 데리고 하급과 중급 게이트를 쓸고 다녔고 D급과 E급 마정석을 많이 흡수할 수 있었다. 물론 얻은 마정석을 모두 흡수한 것은 아니었다. 암시장을 통해 많은 돈을 벌었고 확실히 삶의 질이 달라질 정도로 생활이 바뀌긴 했다.

 

 -이야, 그래도 꽤 많이 먹었네.-

 

 듀켈도 어플을 보고 있었는지 툭 튀어나오며 말했다.

 

 "그러게, C급은 3개밖에 못 먹었지만."

 

 C급은 상급 게이트에서 나오는 마정석이었다. 두 개는 중급 게이트에서 운 좋게 나와주었고 하나는 상급 게이트에 직접 가서 구해온 것이었다.

 듀켈이 마정석을 흡수하는 방식은 굉장히 독특했다. 높은 등급의 마정석을 먹는 게 가장 이상적이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가장 낮은 단계부터 필요 수치까지 채워야 했다. 덕분에 가지도 않는 초급 게이트의 F급 마정석은 직접 구매해야 했다. 초급을 가는 것보다는 하급을 가는 게 더 합리적이었으니까.

 우연은 핸드폰을 침대 위로 던졌다. 분명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이룬 것이 많았다. 없던 집도 생겼고 인생이 바뀌었다. 돈은 많이 쓰지도 않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많았다. 하지만 우연이 바라는 것은 다른 것이었다. 강해지는 것.

 게이트를 클리어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줄었고 마정석도 많이 흡수해, 권능도 강해졌다. 하지만 요즘 들어 강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가 없었다. 두 달만의 성장은 충분히 대단한 것이었지만 강해지고자 하는 그의 욕망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 상급게이트를 가야 해. 혼자로 안되면 팀을 만들면 돼."

 

 혼자에 익숙해진 우연은 몰랐다. 게이트를 10명이서 클리어하는 헌터에 비해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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