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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스타가 사랑한 파파라치
작가 : 몽지나11
작품등록일 : 2017.7.31

6세기 대가야 왕녀 연과 신라 진흥왕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이들의 사랑은 결국 결실을 맺지 못한채 비극으로 끝나고...21세기 한류스타 양욱과 시골처녀 귀은으로 다시 태어난 두 사람. 의문의 죽음을 당한 귀은은 동생을 구하기 위해 파파라치 기자 진마리의 몸을 빌어 양욱과 의도치 않은 동거를 시작한다. 전생에서 이루지 못한 두 사람의 로맨스가 대가야 2왕녀 수가 깨어나는 것을 막으려는 삼진그룹의 음모 속에서 다시금 애틋하게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17. 대가야의 아름다운 왕 '금’
작성일 : 17-07-31 04:40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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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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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얗고 고운 아미, 붓으로 그린 듯 우아하게 노니는 눈썹산, 눈덮힌 들판처럼 하얀 얼굴 가운데 오뚝하게 솟은 콧날, 칠흑처럼 검은 머리칼을 질끈 동여맨 소년이 손을 내민다. 열여덟 정도 되었을까. 비단 두루마기를 걸치고 손목엔 금으로 만든 팔찌를 둘렀다. 그 무엇보다 숨을 막히게 하는 것은 세상 모든 것들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아름다운 미소. 맑은 우물을 모아놓은 것 같은 눈동자다.

 

  “곧 만월이 뜰 것이다. 어서 가거라.”

 

 소년의 단정하고 고운 목소리. 양욱은 이 장면을 수백 번도 넘게 보아왔다. 꿈이란 것을 알고 있다. 어릴적부터 그를 괴롭히던 숨막히는 꿈이 최근 또다시 도졌다. 꿈속에서 그는 자신에게 깊게 베인 피비린내가 그 청아한 소년에게 옮길까봐 몸을 움츠렸다.

 

 꿈속의 양욱은 이를 질끈 물고 울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자신은 복면을 쓰고 커다란 검을 지닌채 소년을 향해 살금살금 걸어가고 있었다. 아마 전생에 자객이었던 모양이다.

 

  “달이 곧 뜨기전에...가거라.”

 

 소년은 우아하게 일어서더니 칼집이 놓여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를 먼저 베어야 하는데 꿈속의 자신의 몸은 얼어붙은 듯 꿈쩍도 할수 없었다. 꿈속에서도 양욱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이제 죽음인건가? 소년은 칼집 대신 그 옆에 놓여있던 가야금집을 집어 들었다. 가야의 악기, 사람의 구곡간장을 헤집는다는 가야의 명기 가야금을 꺼냈다.

 

  “얼마나 많은 피를 밟으며 이곳을 찾아왔을지 짐작한다. 그대의 왕은 무엇이 그리 허한 것인가. 무엇이 그리 허해서 이리 숱한 백성들의 피를 원하는 것인가.”

 

 소년은 단정하게 앉아 현을 고르기 시작했다. 곱고 긴 손가락이 가야금 현위에서 마치 학처럼 노닐었다. 양욱은 그처럼 아름다운 연주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칠흑같은 머리칼이 비단처럼 바람에 건 듯 휘날렸다.

 

 양욱은 소년의 음성을 들으며 괴로움에 떨었다. 소년의 것인지 소녀의 것인지 가늠할수없이 낮고 청아하게 울리는 목소리. 그리고 인간의 심연을 꿰뚫어보는 듯한 소년의 눈동자가 양욱의 심장을 한없이 뛰게 만들었다.

 

  ‘죽여야 한다.’

 

 양욱은 꿈속에서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왕의 호위병들은 보이지 않았다. 소년의 표정에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양욱이 몸을 날려 칼을 빼들었다. 살았다. 이제 살 수 있다. 검날에 달과 별이 새겨진 화려한 단도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화려한 신라 왕실의 단도였다.

 

  "미안하오. 그대는 내 칼에 죽어줘야겠소. 대가야의 왕 금이시여.“

 

 양욱은 제 입에서 나오는 소리임에도 가슴이 쿵닥쿵닥 뛰었다. 자신은 대가야 왕을 암살하러 간 자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날이 바짝 선 칼을 목에 가져다댔음에도 소년왕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연주를 멈추고 창문밖에 뜬 달빛을 잡으려는 듯 손가락을 가져다댔다.

 

  “가만,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대가야의 왕이시여. 부디 나를 용서하시오.”

 

  “...냄새가 난다.”

 

  “...무슨 말이오.”

 

  “너의 몸에서...짙은 눈물의 냄새가 난다. 이름이 무어냐. ”

 

  “피비린내일 뿐이오. 내 몸은 내 칼에 살육당한 망자들의 피로 휘갑칠했소...지금 뿌려진 피는 신라의 거름이 될 것이오. 망자들의 통한의 외침은 신라를 위한 값진 희생이오. 그러니 내 칼에 죽어도 너무 억울치는 마시오.”

 

  양욱이 칼을 내려치려는 찰나, 대가야 왕이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그를 향해 물었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나는, 이제 너에게 이름을 세 번 물었다.”

 

 도대체 이름은 왜 궁금해 하는 건가. 그는 눈을 깜박거렸다. 그순간 별안간 금연주가 뚝 끊겼다. 만월이 창문을 넘어 궁궐의 뒤뜰 밖에서 덩그러니 자태를 드러냈다.

 

 만월의 빛을 맞은 금이 자신의 목을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의 사지가 뒤틀리고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고통으로 목울대가 심하게 꿀럭거렸다. 발작이다!

 

  “이름을 말해라. 아니면 눈알을 빼고 사지를 찢어 까마귀들의 배를 불리고 내장들을 모두 헤집어내어 젓갈을 담가 신라의 너의 가족들에게 보낼 것이다. 네 이름을 어서 말해!”

 

 소년의 목소리가 소름끼치게 바뀌었다. 아까와는 다른 이상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심연처럼 고요하게 침잠해있던 눈동자가 어느덧 붉은 색깔로 바뀌어 있었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그 아름답던 얼굴에 기묘한 광기가 번득였다.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그 아리따웠던 손은 간곳없고 괴물같이 육중한 손에 갈고리처럼 길게 뻗은 손톱이 달려있었다. 괴물이다. 괴물이 아니고서야 이럴 리가 없다.

 

  대가야의 왕 금, 아무도 그를 죽이는데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가 이거였던가. 수없이 보내진 많은 자객들이 개처럼 찢긴 시신으로 돌아온 이유가 이것이었나.

 

  “그토록 강한 물의 기운을 가진 인간은 본적이 없다. 너는 누구냐.”

 

 금이 양욱의 목에 손톱을 박아 넣었다.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 전신을 관통했다.

 

  “살고 싶으면 네 이름을 대거라. 가여운 신라의 첩자여.”

 

 양욱은 꿈속에서도 고통으로 고꾸라졌다. 온몸의 살과 피가 편편히 흩어지는듯한 극한의 고통이 전신을 감쌌다. 금의 손톱이 내장을 뚫고 들어와 피와 살을 헤집는가. 짙은 피비린내가 날때였다.

 

  잠자리처럼 살포시 누군가 금의 침소에 들었다. 하르르 떠는 옥 머리꼭지가 긴머리 위에서 나부꼈다. 침울한 낯빛을 한 아름다운 소녀 하나가 두려움도 없이 들어와 야차 같은 금의 머리를 매만졌다. 신라에서도 보기 힘든 빼어난 미모의 소녀였다. 옥으로 깎아놓은 것 같은 얼굴에 보드라운 긴 머리칼, 깊고 그윽한 속눈썹이 금을 향할 때만 파르르 떨렸다.

 

  “전하, 괜찮습니다. 이젠 다 괜찮습니다. 소녀가 왔으니까요.”

 

 양욱의 몸에 손톱을 박고 있던 금은 그녀를 보더니 입에 잔거품을 물고 그 자리에서 픽 쓰러졌다. 소녀는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자객 따위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소녀는 마치 어린아기를 어르는 엄마처럼 쓰러진 금을 다독였다.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 다시 깨어난 금은 슬픔에 찬 눈빛으로 돌아갔다. 다 죽어가는 개처럼 그는 바닥에 실신한 듯 누워있었다.

 

  “미안하구나. 네가 와주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 날뻔 했구나.”

 

  “...이 놈은 누구입니까?”

 

 그제야 소녀가 양욱에게 차가운 눈길을 보냈다.

 

  “신라에서 보낸 첩자인 모양이다. 상처가 심하니 가서 치료를 해 주거라. 목숨에 지장이 없으면 좋으련만...”

 

  “...전하”

 

  “더 이상 피를 보기는 싫구나.”

 

  “안됩니다. 이 놈이 전하의 모습을 불지도 모릅니다. 그럼 그 교활한 지소태후가 또 어떤 음모를 꾸밀지 모른다구요.”

 

  양욱은 소름끼치게 아름다운 소녀를 보면서 감탄 보다는 섬뜩함을 느꼈다. 시퍼런 단도를 수십개 품고 있는 듯한 원한의 정수. 그녀를 보면 그런 섬뜩한 생각이 절로 들었다.

 

  “죽여야 해요. 그것도 개처럼 갈기갈기 찢어서. 지소태후에게 본떼를 보여줘야 해요.”

 

 소녀의 입에선 섬뜩한 말이 계속 흘러나왔다.

 

 “안돼. 제발 그러지 마라.”

 

 소녀가 장도를 들고 양욱에게 다가왔다. 자비라고는 없는 차가운 얼굴. 소녀는 한점 주저도 없이 칼끝을 양욱의 심장으로 향했다. 이젠 죽었다. 눈을 질끈 감은 순간...소년의 분노어린 외침이 이어졌다.

 

 금이 양욱앞을 가로막고는 준엄하게 꾸짖었다.

 

  “대가야 왕의 명령이다. 이 자를 죽이지 말라. 명을 어기면 아무리 왕녀라도 용서치 않을 것이다.”

 

 소녀가 장도를 떨어뜨리고는 분노와 질투어린 시선으로 양욱을 쏘아보았다.

 

  “전하. 이 자는 살아서는 안됩니다. 지소태후가 한 짓의 백배로, 아니 천배의 피로 갚아주어야지요. 저는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이 자는 전하를 봤단 말이에요.”

 

 소녀는 대가야 왕 금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외쳤다.

 

  “...수야!”

 

 대가야 왕이 깊은 심연의 눈으로 소녀를 애잔하게 바라보았다.

 

  “더 이상, 더 이상은 네 손에 피를 묻히지 말거라. 나를 위해서 더는 살육을 하지 말거라.”

 

 수는 금의 눈을 보다가 싸늘한 시선으로 양욱을 보았다. 양욱은 꿈속임에도 그녀의 시선에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만월의 밤, 자정에 자객을 보냈다는 것은 신라가 오라버니의 병에 대해 눈치 챘단 것이에요. 흑주술을 잘 아는 지소태후가 아니면 하필 대낮같이 밝은 밤에, 자객을 보내진 않겠지요.”

 

  “...난 이제 괜찮다. 그리고 이 자는 살려다오.”

 

  “정 그렇다면 베지는 않겟습니다. 대신 혀를 자르고 사지를 찢어 돼지우리에 집어넣지요. 그가 보고 들은 것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하도록.”

 

  “수야...그런 무서운 말 하지 말거라. 그리고 지금은 신라를 자극하면 안된다. 그들의 군사력을 아직 우리는 감당할 능력이 없어.”

 

  “...왕의 목숨을 노린 자, 능지처참이 당연합니다.”

 

  “수야....그의 이름을 알고 싶구나.”

 

 금은 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수가 놀란 눈으로 금을 바라보았다. 대가야 왕이 왜 신라 자객 따위의 이름을 궁금해하는가. 그제야 수는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있는 양욱을 노려보았다.

 

  “수야. 네가 나를 처음 보았을 때 했던 말 기억나느냐?"

 

  “전하...설마...”

 

  “그래. 저 자에게서 눈물의 냄새가 났단다...나처럼...물의 기운을 가지고 태어난 자다.”

 

  “말도 안돼요. 어떻게 그런...”

 

 수가 충격에 휩싸인 표정으로 허겁지겁 양욱의 복면을 벗겼다. 드디어 드러나는 민낯에 수도 금도 순간 숨을 멈췄다. 얼굴에 서린 비범한 기운만으로도 그들은 자객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대가야 금과 쌍둥이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신라의 신성. 자객의 이름, 아니 꿈속에서 알게 된 양욱의 이름은 삼맥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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