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태양이 뜨기 전에
작가 : 목목목
작품등록일 : 2017.7.28

여성 파이터 한보름.
거칠고 강한 그녀에게도, 소녀가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월드스타 오태양을 맞이할 때!

그러나 의문의 무대 사고로 태양은 생을 마감해버리고...
보름은 과거로 회귀하여 16살 소녀가 되어버린다.

혼란도 잠시, 이건 기회다!

지금이라면 태양이 뜨기는커녕, 데뷔도 못 한 상태!!

운명으로부터 태양을 구하고, 겸사겸사 태양을 품어보자꾸나.

태양이 뜨기 전에!

 
데이트 준비
작성일 : 17-07-31 02:50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495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일단 저에게 불덩이를 던지고 싸대기를 때렸던, 붉은 머리 소녀의 사과부터 듣고 생각해볼게요."

 

 보름이 조건을 제시하자, 새벽이 발끈하며 말한다.

 

 "너 마법전수가 마법사가 어떤 의미인지, 감히 니 입장에서 얼마나 영광된..."

 "그만하라고 했다."

 

 반휼이 다시 한번 새벽을 저지한다.

 그러나 이번엔 새벽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는다.

 

 "아버지! 도대체 이렇게까지 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전 얘를 그저 '재능의 방패'로..."

 

 새벽의 몸이 튀어 올라, 집무실 벽에 부딪힌다.

 무표정하던 휼의 얼굴이 구겨져 있었다.

 

 "나가서 세라를 대려 오거라."

 

 꼬리를 내리고 방을 나서는 새벽.

 보름은 휼이 왜 이리 분노하는 지, 새벽이 언급한 '재능의 방패'라는 게 뭔지, 지금 자신은 어떤 자세로 있어야 하는 지 몰랐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뻔했다.

 더군다나 그 싸움의 원인을 새우가 제공하다니.

 보름은 좌불안석이었다.

 

 반휼은 새벽의 행태에 분노가 풀리지 않는지, 심호흡을 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넓은 공간에 침묵과 분노만이 가득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똑 똑 똑

 

 어색함을 노크 소리가 환기한다.

 큰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더니, 검은 안대를 한 붉은 머리 소녀가 빼꼼히 고개를 밀어 넣었다. 단정한 레드계열 새미정장차림이지만, 아직 나이가 어려 교복같이 느껴진다. 마치 교무실에 불려온 학생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부르... 셨나요?"

 

 오토바이를 타며 화염구를 날릴 땐, 폭주족을 연상케 할 만큼 강렬한 인상이었던 세라였다. 지금은 동일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태도가 정반대다.

 

 "세라 양. 보름 양에게 행했던 무례를 사과하세요."

 "하지만..."

 "이세라."

 

 반휼이 조용히 세라를 부르는 것만으로, 세라의 어깨가 위축된다. 새벽처럼 일반인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한 세라는, 보름에게 사과하는 것이 상당히 굴욕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그 굴욕이 반휼에대한 공포만큼 강한 것은 아니었다.

 

 "미안..."

 

 기어들어가는듯한 목소리는, 그녀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그러나 보름은 애초에 사과 따위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뚫어져라 세라의 이목구비를 살피던 보름은, 세라에게 묻는다.

 

 "혹시 쌍둥이?"

 "...아니?"

 "형제 관계는?"

 "외동..."

 

 세라는 보름의 호탕한 기세에 난데없이 호구조사를 당해버렸다.

 

 두 소녀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쳐다봤다.

 보름은 세라가 불타는 여자가 아니라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보면 볼수록 똑같단 말이야? 수상하군... 구린내가 나.'

 

 세라는 보름이 모자란 애라고 생각했다. 회중시계의 다섯 번째 사용자? 의미를 알 수 없는 외침을 당당히 지르질

  않나. 뜬금없이 호구조사를 시작하질 않나.

 

 '으휴. 모지리. 생긴 건 멀쩡하게 생겨선...'

 

 둘이 서로를 바라보며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반휼이 조용히 입을 연다.

 

 "보름 양. 사과는 충분한가요?"

 "예... 뭐... 살짝 기분이 구리긴 하다만..."

 

 어차피 사과에 안중이 없던 보름은, 계속 세라의 얼굴을 살폈다. 세라는 보름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대로 시선에 유린당할 수밖에 없었다. 반휼이 정중히 대하고 있는 보름을 함부로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마법을 배워보시겠습니까? 기본적인 이론과 기초마법은 세라 양이 알려줄 겁니다."

 

 불편한 눈싸움을 이어가던 두 소녀는, 반휼의 충격 선언에 고개를 휙돌려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이 모지리를요?"

 "이 구린 애한테요?"

 

 그렇게 동시에 입을 연 소녀들은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 여자와는 절대 친해질 수 없다!

 

 

 

 ***

 

 

 

 집으로 돌아온 보름은 몸을 침대에 깊게 묻었다. 육체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많은 충격이 있었던 하루였다. 이럴 때면 보름은 본능적으로 손전등을 찾는다. 침대 옆 탁상, 티슈보다 손이 잘 닿는 곳에 손전등이 있다.

 

 다급한 손길로 그것을 쥐고는, 창가로 향하는 보름.

 

 "후우..."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창문을 연다. 태양을 부르려는 것이다. 보름과 태양은 서로에게 할 말이 있으면, 상대의 창문에 손전등을 깜빡이며 신호를 보냈다.

 

 2002년만 해도 휴대전환 요금이 만만찮던 시절이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건 사치다. 물론 보름이 이렇게 하려는 데에는 사치를 싫어하는 마음보다, 태양의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악!"

 

 창문을 열고 빛을 쏘려던 보름은, 역으로 빛을 맞고 신음성을 냈다.

 눈이 시리다.

 

 "누나! 죄송해요!"

 

 태양과 보름은 동시에 창문을 열었으나, 손전등을 켠 것은 태양이 근소하게 빨랐다. 눈이 시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와중에도, 태양의 목소리를 듣고는 최대한 침착히 대답한다. '내 얼굴에 빛을 쏘고서, 얼마나 놀랐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아냐. 괜찮아."

 

 거짓말이다. 괜찮지 않다. 어두운 방에 누워 홍채를 한껏 열어 재낀 탓에, 고스란히 빛의 폭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눈의 시림에도 보름은 기뻤다.

 태양이 날 찾아줬다는 것, 그것도 내가 태양을 찾으려는 순간에.

 그 사실에 희열이 느껴진다.

 

 "왜? 무슨 일이야?"

 "...할 말이 있어서요."

 "어?"

 

 예상치 못했던, 설렘폭발 멘트에 보름은 눈을 부릅떴다. 여전히 눈을 시렸지만, 필사적으로 회복한다.

 '니가 지금 눈이나 부시고 있을 때냐!'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말이다.

 그게 조금 효과가 있었는지, 시력이 돌아온다.

 

 박시한 주황색 티를 입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태양.

 그가 입고 있는 옷은, 보름이 입던 홈웨어였다. 급하게 집을 나온 태양을 위해 바친 누추한 공물이었지만, 태양은 찬란히 소화해낸다.

 

 그야말로 비주얼 쇼크.

 덕분에 보름은 시각을 되찾자마자, 다시 한번 큰 타격을 입어야 했다.

 

 "할 말이 뭔데...?"

 "......"

 

 보름이 재촉하자 태양은 뜸을 들이며, 손가락으로 창틀을 만지작거렸다.

 한 아름에 달려가 그의 볼을 꼬집고 싶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태양보다 보름이 더 긴장하고 있었다. 보름이 긴장하는 이유는 '기대감' 때문이었지만, 태양의 대답은 보름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저 내일 집에 돌아가요. 밤에 아버지가 데리러 오신대요."

 

 기대감에 비례하여 서운함이 느껴진다.

 

 그간 태양은 가출 중이었으나, 학교도 꾸준히 다녔고 아버지 오현택과는 연락이 닿았다. 현택은 보름의 부모님과도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

 

 자신의 아내가 심적으로 불안한 상태라 아들과 같이 둘 수가 없으니, 잠시만 아들이 신세 좀 지겠다고 정중히 양해를 구했었다.

 

 '별로 친해지지도 못했는데...'

 

 그러니 보름도 머지않아 이런 상황이 생길 것은 예견하고 있었으나, 막상 닥치니 아쉽고 섭섭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그를 잡을 명분은 없다. 아무리 보내기 싫어도 보내야 한다.

 

 잘 가라고 인사를 건네고 싶은데, 도저히 그 말이 입에서 나오질 않는다. 창문과 창문 사이에 적막이 흐른다.

 

 "그래서 말인데..."

 

 태양이 입을 열어 적막을 삼켰다. 이어 수줍은 듯, 볼을 붉히며 말했다.

 

 "내일 하루... 저랑 같이 있어 줄래요?"

 

 

 

 

 ***

 

 

 

 

 똑똑

 

 보름이 조심스럽게 노크하고는 태양의 방에 들어왔다. 붉은 악마 티셔츠와 데님 핫팬츠 차림이었다. 난생 처음 입어 보는 핫팬츠가 부끄러운지, 다리가 비비 꼬인다.

 

 "괜찮아요?"

 "어! 괜찮, 멋진데? 하하하..."

 

 태양의 물음이 자신의 다리를 향한 것인 줄 알고 깜짝 놀라 대답했다. 그러나 태양이 자신의 티를 가리키고 있는 걸 발견하고는, 너스레를 떨며 웃어버린다.

 

 그는 자신이 입은 붉은 악마 티셔츠가 괜찮은지 물어본 것이었다.

 그녀는 무안함을 덜기 위해, 손에 싸 들고 온 짐은 풀기 시작했다.

 

 "그게 뭐예요?"

 "물감!"

 "물감?"

 "응, 얼굴에 그리는 물감."

 

 2002년 6월 22일.

 

 한국과 스페인이 월드컵 8강전을 치르는 날이고, 대한민국이 4강 신화를 이룩하는 날이며, 그보다 중요한 건 토요일이라는 것이다.

 

 태양과 함께하는 날에 학교가 일찍 끝나서, 보름은 얼마나 다행인 줄 몰랐다. 보름과 태양이 입고 있는 티셔츠를 포함하여, 지금 풀어놓는 보따리는 보름이 하굣길에 부랴부랴 사 온 것들이었다.

 

 "어, 얼굴에 그림까지 그려야 하나요?"

 "그럼! 거리응원가려면 이 정도는 필수야."

 

 보름이 설레는 표정으로 화장 붓을 빼내 들자, 태양이 살짝 주춤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런 태양이 귀여워서, 보름이 더욱 음흉하게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태양이 착하지? 이리 온."

 

 페이스 페인팅 물감에 화장 붓을 적시고, 태양의 얼굴에 태극기를 그려 넣는다. 이 귀하디귀한 도화지에 오점을 남길 수 없기에, 정신을 집중하여 신중히 그림을 그린다. 다행히 태극기가 예쁘게 완성되자, 보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 됐... 다."

 

 보름이 내쉰 안도의 한숨으로, 태양의 앞머리가 흔들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막상 그림을 그릴 땐 몰랐는데, 둘은 지금 서로의 숨이 닿는 거리까지 얼굴을 밀착하고 있었다.

 

 "다 됐어요?"

 "어? ...어."

 

 태양이 묻자 본능적으로 그의 눈을 바라본 보름은 숨을 한 번 집어삼켰다.

 

 언제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아름다운 태양이라 방심했다. 이보다 아름다울 순 없다고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보름의 착각이었다.

 

 중요한 건, 각도가 아니라 거리였다.

 숨이 닿는 거리에서의 태양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히 보름의 마음을 헤집었다.

 

 "누나도 그려줄게요."

 

 보름은 이미 넋을 잃은지라, 대답할 겨를이 없었다. 그것을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인 태양은, 보름의 손에서 붓을 뺏어 들었다.

 

 "어?"

 

 그제야 정신을 차린 보름이 깜짝 놀라 몸을 튕겼다.

 

 "움직이지 마요."

 

 태양이 보름의 볼에 한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의 손길에 보름은 다시 한번 얼어버렸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태양은 입을 살짝 벌리는 버릇이 있었다. 지금이 그랬다. 보름의 얼어붙은 시선이 벌어진 태양의 입 사이로 고정됐다. 그의 유려한 콧날에서 미끄러져 나오는 달콤한 숨결을 느끼며, 보름은 시야가 하얘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태양을 오래 바라봐, 눈이 멀어버린 사람처럼.

 

 "됐다!"

 

 태양이 손뼉을 치며, 미술 활동의 종료를 선언했음에도, 보름은 환상 속에서 빠져나오질 못했다. 얼굴을 붉힌 채 해롱거리는 보름에게, 휘적휘적 태양이 손을 내젓는다.

 

 "누나. 누나? 누나!"

 

 보름의 상태가 이상하자 잠시 당황하던 태양은, 이내 두 손으로 보름의 볼을 꼬집으며 외쳤다.

 

 "한보름!"

 "네!?"

 

 보름이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태양이 배시시 웃으며 사과를 했고, 보름은 머쓱하게 웃었다. 태양과의 데이트는 그렇게, 환상처럼 눈부시게 시작되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3 박경섭의 마수 2017 / 7 / 31 298 0 4058   
22 태양의 작업실 2017 / 7 / 31 294 0 4032   
21 상상 속의 태양 2017 / 7 / 31 292 0 5033   
20 태양의 뮤즈 2017 / 7 / 31 322 0 4151   
19 2년 후의 태양 2017 / 7 / 31 278 0 5118   
18 이카로스 2017 / 7 / 31 279 0 5320   
17 데이트 준비 2017 / 7 / 31 283 0 4955   
16 마법을 배워보시겠습니까? 2017 / 7 / 29 295 0 5027   
15 불타는 여자와의 조우? 2017 / 7 / 29 285 0 4273   
14 태양과의 거리 2017 / 7 / 29 285 0 4232   
13 반새벽 2017 / 7 / 29 286 0 4090   
12 태양, 가출하다 2017 / 7 / 29 282 0 4361   
11 야반도주 2017 / 7 / 29 273 0 4587   
10 방해받은 행복 2017 / 7 / 29 284 0 4447   
9 보름에게도 봄날이 2017 / 7 / 29 260 0 4022   
8 모든 걸 가진 여자 2017 / 7 / 29 280 0 4098   
7 파이터가 된 이유 2017 / 7 / 29 281 0 4545   
6 덕밍아웃 2017 / 7 / 29 287 0 4355   
5 사랑은 파닭파닭 2017 / 7 / 29 291 0 4168   
4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는 방법 2017 / 7 / 28 301 0 4414   
3 태양을 찾아서 2017 / 7 / 28 292 0 4463   
2 악몽 중에도 태양이라면!! 2017 / 7 / 28 293 1 6103   
1 프롤로그 - 태양이 지다 2017 / 7 / 28 459 2 87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목숨 걸고 에카
목목목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