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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동유기
작가 : 홍련
작품등록일 : 2017.7.3

동생이 납치되고,동생을 되찾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게 된 언니의 이야기.

 
三章.사라지는 마을(3)
작성일 : 17-07-31 02:31     조회 : 351     추천 : 0     분량 : 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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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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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은 결계를 벗어나 울창한 산림으로 들어갔다.말라 비틀어진 고목들이 보였고,산 새 우는 소리는 깊숙히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들리지 않았다.

 

 “산짐승이 없네요.”

 “산군님이 안계시니 위험을 느끼고 다들 도망친거야.”

 

 미묘한 긴장감 속에서 선두로 가고 있던 촌장이 멈춰섰다.입에 손가락을 대는 시늉을 하였다.일행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있었다.비명같기도,울음 같기도 한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소리가 멎어들고,촌장이 손을 내리자,청하가 입을 열었다.

 

 “놈들이 본거지로 삼을만한 곳이 어딘지 알아?”

 “여기서 왼쪽으로 얼마 안가서 동굴이 하나 있지요.심마니 중에 젊은 녀석 둘이 정찰을 돌고 왔는데 마교의 녀석들이 본거지로 삼은 것 같았고.한 곳은 산 정상에 조금 못 미쳐서 위치한 산신각 인데 산군께서 잡히신 곳 근처라,그리고 두 녀석중 한명이 부상을 당해서 들어왔는데 아까 마을에서의 그 녀석 입니다.”

 “그 곳이 유력하네.”

 

 가만히 있던 문도령이 거들었다.

 

 “내 식신도 그쪽에 있고.”

 “어떻게 할까?올라가서 산군을 구한뒤 내려오면서 전투를 하느냐,아니면 지금 치고 들어가면서 올라가느냐.”

 “누님,저들의 정확한 인원을 모르니 섣불리 정하기는 힘들어.”

 

 일행은 고민에 잠겼다.그때,동령이 모습을 바꾸어 호랑이로 둔갑하였다.

 

 “둘로 나누어서 들어가요.스승님,저는 위로 올라가겠습니다.”

 “저는 찬성입니다.”

 “저는 반대입니다.인외의 존재를 상대하는데 뭉쳐있는게 나을 듯 싶습니다만.”

 “동굴 근처에는 교대로 돌아가면서 지키고 서있습니다.그렇게 많은 인원은 아니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둘이 가도 충분할 것 같은데.”

 “네?”

 

 청하는 문도령과 청하를 함께 묶어 보내려 했다.정화의 머릿속에서 문도령이 요괴에게 씌인 사내에게 손쉽게 날아간 것이 생각이 났다.정화의 불안을 눈치챘는지,문도령이 당황하며 얘기했다.

 

 “아까는,제가 방심해서 날아간 겁니다!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오해하시는 겁니다 정화소저!”

 “아,네 그러시군요.”

 “정말입니다!믿어주세요!”

 “이녀석 말은 못 믿어도 실력은 믿어도 돼.”

 “…청하님 말도 그렇게 신뢰는 없어라.일단은 가는디 못 올라와도 이해는 해주쇼.”

 ”올라는 올 걸?멀쩡하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정말 촌장의 말대로 얼마 안가서 나타난 눈 앞의 동굴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입은 네 명의 사내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저 인원이 전부는 아닐겁니다.”

 “한 명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다른 한명이 들어가기로 해요.”

 “왜 어투가 다르죠?”

 “제가 낯을 좀 가리거든요.그런 의미에서 도련님이 먼저 가세요.“

 “네-?”

 

 문도령의 팔을 잡고 동굴 쪽으로 밀어버렸다.문도령을 발견한 그들은 피리를 불었고,문도령은 손으로 수인을 맺고 주문을 외우며 전속력으로 동굴과 반대방향으로 뛰었다.정화는 그 틈을 타 동굴로 달려갔다.한명만이 지키고 있어서 승산은 있었다.칼을 빼들은 사내의 공격을 검집째로 막으며 흘려버리고 순식간에 그의 뒤로 돌아가 검집으로 뒷 목을 내리쳤다.그리고 휘청거리는 사내의 명치를 검집으로 찔렀다.거품물고 기절한 것을 확인하고 동굴 안으로 유유히 들어갔다.동굴 안으로 들어가니 요괴 수십마리가 있었다.그들의 뒤에 철문이 있었는데,그 틈 사이로 사람의 눈동자와 손이 보였다.

 

 “구해주세요!”

 

 요괴들이 서서히 간격을 좁혀왔다.정화는 잠시 생각하다 검을 빼들었다.

 

 ‘안 그래도 심심하던 찰나였어!’

 “삐친겨 설마?”

 ‘나를 그런 하수로 보지말아 줄래?아,온다!’

 

 요괴들이 일제히 정화를 향해 달려들었다.어느정도 피했지만,사방에서 공격하는 통에 자잘한 상처들이 있었다.요괴를 베면 뒤에서 또다른 요괴가 나와서 끝이 없었다.동굴 안에 있는 좁은 통로로 조금씩 요괴들을 유인했다.한마리씩 차근차근 베어나갔다.

 

 ‘뒤에!’

 

 뒤로 칼날을 찔러넣어 해치웠지만,앞에 커다란 철퇴가 날아왔다.미처 피할 새도 없어서 눈을 감았는데 충격이나 아픔이 느껴지지 않아 살며시 눈을 떴다.눈 앞에 넓은 등이 있었다.그리고 하얀 머리가 눈에 들어왔다.문도령이었다.그가 자신을 감쌌다는 생각과 동시에,그의 얼굴이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으십니까?”

 “하마터면 정화소저 얼굴을 못 볼뻔 했군요.”

 

 싱긋 웃으며 뒤를 돌아본 그의 얼굴은 멀쩡했다.의아해서 그의 어께 너머를 보니,노란 자국과 요괴들이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옷자락만이 남아있었다.

 

 “아니…어떻게.”

 “그건 제가 잘났기 때문이죠.잠깐,그런 표정은 실례아닙니까?”

 “뒤에 있는 사람들 부터 구하죠.”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문이 조잡했다.정화는 검으로 몇번 문고리를 내려쳐서 문을 발로 차서 열었다.그 안에 있던 것은 수십의 여자아이들이었다.아이들은 밥을 잘 못먹었는지 비쩍 골아있었고 비틀거리는 아이들은 서로서로 부축해서 나오기도 하였다.정화는 개중에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아이에게 다가갔다.

 

 “괜찮니?”

 “네.”

 “동굴 밖으로 나가서 왼쪽으로 나가다 보면 닦여진 산길이 나올거야.그리로 내려가면,사람이 사는 조그만 마을이 나와.꼭 왼쪽으로 가?”

 “알겠서라.”

 

 아이들은 삼삼오오 줄을 만들어 동굴을 나와 내려갔다.그중 한 소녀가 정화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옷에 뭐가 묻었나 싶어서

 

 “어디 아파?”

 “그 팔찌…봤는디.”

 “정말이야?어디서?”

 “지보다 한 두살 많은 여자애가 차고 있었는데…같이 오진 않아서 이름은 모르겠는디…옥아!이리로 와봐!”

 “응?”

 “잘 봐봐.이 팔찌,너랑 같이 온 애가 차고있었지?”

 “아,도화꺼랑 똑같네잉.”

 “어,내가 그 애 언니야.어디있어?”

 “걔가 언니자랑은 하도 해싸서 어떤분인지 궁금했어라.근디…그러니까...”

 

 드디어 찾았구나 싶어서,돌아갈 수 있겠구나 싶어서 정화의 심장이 뛰고 설레었다.도화를 찾으려고 아이들을 살펴보고 있는데,눈 앞에 있는 옥 이라는 소녀는 우물쭈물거렸다.

 

 “아파가지고…중간에 끌려갔어라.”

 “어?그게 무슨…”

 “그…아프면 아저씨들이 끌고나가거든요.근데 그렇게 끌려나가면 돌아온 적이 없어서…”

 “잠깐…그게 무슨 말이야..?그럼…말도 안돼.”

 

 땅이 아득히 꺼지는 느낌이 들면서 정화는 자리에 주저 앉았다.

 

 “정화소저,괜찮으십니까?”

 “아니…그러니까.”

 “동생분의 생사는 상아,아니 청하누님한테 물어보시는게 더 정확할 겁니다.그 보패의 사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만약….정말로 죽었으면요?다른 사람이 팔찌를 빼돌렸다면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그 보패는 공격을 방어하는데 중점을 둔 물건이니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그리고,살겠다는 의지가 강한 인간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고,저승사자가 그러더군요.”

 “지금 그걸 농담이라고 하시는거에요?”

 “실례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괜히 상관없는 이에게 짜증을 낸 것 같아 정화의 마음이 무거워졌다.일단은,위에 올라가는 것이 급선무였다.

 

 “아니에요.이제 올라가죠.다들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힘들면 아이들과 함께 가셔도…”

 “괜찮아요.”

 

 정화는 동굴 옆으로 난 길로 걸어갔다.문도령은 짧은 한숨을 쉬고는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산세가험한 것은 둘째치고,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잡초로 인해 올라가는 길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왼쪽으로 가세요.”

 

 수풀을 칼로 베어내면서 가다보니 먼저 간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길이 보였다.그 길로 올라가보니 간간히 한 두명의 기절한 사람들이 보였다.다시 깨어나려고 해서 기절시키면서 올라갔다.그리고 숨어있던 촌장님을 발견했다.겁에 잔뜩 질린 그는 두 사람을 보고 냉큼 문도령의 옷자락을 잡았다.

 

 “아가씨는 위험합니다.문도령이 올라가시죠.”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것이…”

 

 청하 일행이 올라가고 있던 중에 갑자기 산짐승 우는 소리가 나서 그 쪽으로 달려갔다고 한다.얘기를 듣고 있던중 문도령이 은근히 정화의 팔을 붙잡고 뒤로 숨겼다.

 

 “정화소저,촌장님이 아닙니다.제가 보냈던 식신이 붙어있어요.전의 그 요괴입니다.”

 “내 꼬리에 귀찮은게 달라붙어 있었군.”

 

 검은 연기가 요괴의 본래 형상으로 바뀌었다.요괴는 입맛을 다시며 꼬리에 붙은 식신을 붙태웠다.

 

 “위에 올라간 녀석들 보다는 약해보여서 겸사겸사 잡아먹으려고 했는데.뭐 선인을 먹으면 더 강해진다고 하니까.”

 “약하다는건 부딫혀봐야 알지!그리고 니 뜻 대로 하게 둘 것 같아?”

 

 요괴의 한쪽 팔이 부풀어 오르며 거대해졌다.요괴는 정화만을 집요하게 공격했는데,문도령의 공격은 아슬아슬하게 피해갔다.지지부진한 공격이 계속되었다.정화는 요괴의 공격을 피하며 점차 지쳐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아 왔군.”

 

 흑의를 입은 자객들이 정화와 문도령을 둘러쌌다.그리고 암수를 빼들고 일제히 공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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