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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실연 다이어트
작가 : 도진
작품등록일 : 2017.7.27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살을 빼기 위해 거짓 이별을 하는 한 남자 이야기

 
13. 실연 다이어트
작성일 : 17-07-31 02:26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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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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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훌라후프를 돌렸다.

 

 이제부터 다이어트 시작이다.

 

 얼마나 뺄지 모르겠지만 그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했다.

 

 힘들때 마다 그 여시 같은 채린을 떠올리며 이를 악 물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부엌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겨온다.

 

 고문이 따로 없었다.

 

 은하도 냄새에 이끌려 비몽사몽으로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게 무슨 냄새야?”

 

 미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은화와 함께 부엌으로 향했다.

 

 엄마가 큰 솥에 갈비찜을 조리고 있었다.

 

 거기다 골뱅이 무침, 잡채, 장어 구이, 등등 아침부터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음식을 만들고 계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가 복권에 당첨 된 게 틀림없다.

 

 그게 아니라면 무슨 돈으로 이 많은 음식을 만든다 말인가?

 

 은하는 이미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다. 반면에 나는 침만 꼴깍 삼키며 눈으로 먹고 있었다.

 

 “너 안 먹어?”

 

 은화가 갈비찜을 뜯으며 물었다.

 

 “나 다이어트 해야 돼”

 

 “아침을 많이 먹어도 괜찮아 그러다가 저녁에 왕창 먹으며 그게 더 살쪄"

 

 일리가 있는 은화의 말에 나는 결국 식탁에 앉아 어느새 갈비를 뜯고 있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무끄럼히 쳐다 보신다.

 

 “엄마! 나 괜찮으니깐 이제 그만해 그리고 이렇게 계속 상 차려도 생활비 안 모자라”

 

 “너한테 손 안 벌릴 테니깐 걱정마”

 

 요즘 갱년기가? 엄마의 기분이 요즘 기복이 너무 심하다.

 

 나 몰래 알바라도 뛰나?

 

 미나는 궁금중이 중폭된 가운데 여전히 갈비를 뜯으며 엄마를 유심히 쳐다 본다.

 

 결국 갈비찜 한 솥을 다 비웠다. 얼마나 맛있는지 손에 묻은 양념도 아까워 입으로 쪽쪽 빨아 먹었다.

 

 머릿속으로 또 살찌겠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은하는 요가 트레이너답게 수건으로 벌써부터 운동을 하고 있었다.

 

 아~참 오늘도 사장님이 밑에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베란다를 내려 다 보니 다행히 그는 없었다.

 

 있는 옷 중에 최대한 예쁜 옷을 골라 입고 화장도 평소답지 않게 공들여서 하자 옆에 있던 두 여자가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 본다.

 

 미나는 그러든지 말든지 인사를 하고는 재빨리 밖으로 나갔다.

 

 내려 가는 동안 엘리베이터에서 거울을 보며 이상한 데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 하는데 벌써 1층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 우영이 검은색 정장을 깔끔하게 입고 서 있었다.

 

 분명히 차가 없었는데....... 혹시.... 순간이동이라도 했나? 마치 유령을 보 듯 가만히 서 있자 우영이 피씩 웃었다.

 

 “사장님 언제 왔어요?”

 

 “방금”

 

 “차는 분명히 없었는데....“

 

 “너 나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아니거든요!”

 

 “강한부정은 강한 긍정이지”

 

 미나가 부끄럽다는 듯이 먼저 걸어가자 우영이 뒤 따르며 미나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오늘은 차 안 들고 왔어 이렇게 너하고 나란히 걸어 가려고”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우리는 만원 버스를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꽉꽉 막혔다.

 

 다행히 똑같은 버스가 연달아 오는 바람에 만원버스를 굳이 탈 필요가 없었다.

 

 미나가 뒤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우영이 그녀의 손을 잡고 만원인 버스에 재빨리 올라 탄다.

 

 미쳤냐는 듯이 내가 쳐다 보자 우영이 베시시 웃는다.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 숨막히는 만원 버스가 뭐가 그리 좋은지 아까부터 계속 웃고 있다.

 

 우영은 미나를 보호 하듯 그녀의 어깨를 살포시 잡고 서 있었다.

 

 그녀가 넘어지려고 하면 잡아 주고 공간이 없으면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우영이 미나에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이런 거 꼭 해 보고 싶었거든”

 

 여자들의 부러운 시선이 나에게 고정 되었다. 아마도 잘생기고 멋진 우영이 내 옆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만원버스가 숨 막히지 않았다. 어느새 카페에 도착하자 우리는 직원과 사장으로 돌아왔다.

 

 수호는 커피를 정리하고 커피잔을 반질반질하게 닦고 있었다. 찬희 역시 유리창을 입김을 불어가며 얼룩 하나 없이 닦고 있었다.

 

 “사장님 오셨어요! 누나도 같이 왔네요!”

 

 일단 우리는 얼른 유니폼을 갈아 입고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역시나 여자 손님들이 많았다.

 

 그런데 여자 손님마다 각자 자기 손에 상자가 하나씩 들려져 있었다. 커피를 받으며 우영에게 주기도 하고, 수호에게도 주고, 찬희에게도 주기도 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미나는 테이블을 닦다 말고 휴대폰을 꺼내 오늘 날짜를 확인한다.

 

 오늘은 발렌타이데이였다. 큰일났다. 나는 아무것도 준비를 못했는데......

 

 주방 한켠에는 우영과 수호 그리고 찬희가 받은 초콜렛들이 수북하게 쌓여가고 있었다. 그때 뚱뚱한 여자가 내 손을 잡았다.

 

 “뭐 필요한 것 있으세요?”

 

 “이거 저 오빠한테 좀 전해 줄래요?”

 

 찬희를 말하는 것이었다. 찬희를 보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았다.

 

 “직접 주지 그래요 그럼 더 좋아 할 것 같은데요”

 

 “저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여자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유리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마치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다가가고 싶어도 내 모습을 보고 실망 할까봐 멀리서만 바라보는 것이다.

 

 찬희 주변에는 이미 쭉쭉 빵빵 여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경쟁자가 많아도 너무 많다. 씁쓸한 미소를 뒤로 한 채 찬희에게 다가가 하트 포장지에 쌓인 상자를 내밀었다.

 

 순간 찬희의 동공이 커졌다. 우영 역시 커피를 만들다 말고 인상을 찌푸리며 이 상황을 지켜 보고 있었다. 수호도 마찬가지였다.

 

 설마..... 내가 찬희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어의가 없다.

 

 “이거 어떤 여자가 너한테 주래”

 

 이 말이 끝나자 세 사람은 한숨을 내쉬었다.

 

 웃긴다. 왕자병도 병이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사랑의 메신저가 되어 있었다.

 

 뚱뚱하거나 못생긴 여자들은 나로 통해서 우영이랑 수호랑 찬희에게 고백을 했다.

 

 내가 무슨 사랑의 징검다리도 아니고 택배도 아니고 약간 화가 나기도 했지만 사랑 한다고 고백 하고 싶어도 고백 할 수가 없는 그녀들의 심정을 알기에 기꺼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미나는 우영을 뒤로 한 채 잠시 외출을 했다.

 

 여자친구데 그냥 넘어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남들처럼 똑같은 선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뭐 특별한 게 없을까? 고민 하다가 미나는 서점으로 들어갔다.

 

 평소 책을 좋아하는 그녀는 자신이 읽고 감동적인 책을 골라 포장을 했다.

 

 우영은 점심을 먹는 내내 미나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 미칠지경이었다.

 

 오늘은 간단하게 매장에 있는 음식들로 점심을 떼웠다.

 

 점심시간 끝나기 10분 전에 그녀가 들어 왔다. 뒤에 무언가를 숨기는게 수상하다.

 

 우영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 보자 미나가 베시시 웃으며 탈의실로 쏟살같이 뛰어 간다.

 

 “누나 남자 만나러 갔다 왔나?”

 

 수호의 그 말에 우영이 수호의 머리에 꿀밤을 먹인다.

 

 “이상한 말 하지 말고 가서 커피나 정리해”

 

 우영은 괜히 가만히 있는 수호한테 화풀이를 했다.

 

 미나는 계속 우영을 피하고 있었다.

 

 우영이 무슨 말을 꺼내려고 하면 일이 있다며 저리 피하고 이리 피하고 도망 갈 궁리만 하고 있었다.

 

 마감 시간이 끝나고 우영이 오늘 매출을 확인한다. 300만원이 조금 넘었다.

 

 수호와 찬희의 손에는 초콜렛이 가득 든 종이백이 들려져 있었다.

 

 미나 역시 유니폼을 갈아입고 퇴근 할 준비를 했다.

 

 “그럼 사장님 수고 하셨구요 내일 뵙깨요”

 

 우영은 그녀에게 종이백을 내밀었다.

 

 “나 초콜렛 안 좋아 하거든 집에 가서 먹어”

 

 가만히 있던 수호와 찬희도 나에게 종이백을 내밀었다.

 

 “저희들도 단 걸 별로 안 좋아해서요 이거 누나 다 먹어요”

 

 미나는 웬 횡재냐며 눈이 저절로 반달이 되었다.

 

 기쁜 마음으로 양손에 종이백을 들고 나간다.

 

 우영은 수호와 미나가 다정하게 얘기하면서 나가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들었다. 투덜거리며 주방 한쪽에 앞치마를 던져 놓고 사장실로 향했다.

 

 미나는 우영이 자신의 선물을 받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찬희와 수호는 일이 있다며 먼저 가 버렸고 미나는 버스를 기다리며 벤츠에 앉아 있었다.

 

 그때 그녀의 눈에 나이 든 할머니가 늦은 시간까지 야채를 팔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미나는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그냥 지나칠 그녀가 아니었다.

 

 “거기 있는 야채 다 주세요”

 

 할머니는 검은 봉지에 야채를 모조리 다 담았다. 돈을 지불하고 돌아가는 길에 종이백에 든 초콜렛을 한가득 꺼내 할머니에게 드렸다.

 

 “손주들 주세요”

 

 때마침 버스가 오고 있었다.

 

 버스 아저씨는 피곤하신지 하품을 연달아 하고 계셨다.

 

 초콜렛 하나를 아저씨께 드리고 비어있는 좌석에 몸을 실었다.

 

 미나도 초콜렛 하나를 까서 입에 넣는데 앞에 있는 아이가 먹고 싶은지 계속 쳐다본다.

 

 결국 하나를 아이 입에 넣어준다. 맛있는지 입을 오물오물 거린다. 초콜렛 하나로 행복해 지는 순간이었다.

 

 

 

 사장실에 들어서자 테이블 위에 웬 낮선 포장지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풀어보니 책 한 권과 카드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사장님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어요 고민 고민하다가 제가 감동 있게 읽은 책을 선물로 드립니다. 사장님도 저처럼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그녀로부터-

 

 우영은 소파에 자리를 잡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미 밤 12시가 훌쩍 넘었지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는 계속 책을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뒷내용이 궁금해서 접을 수가 없었다. 결국 끝까지 다 읽어 버렸다.

 

 밤을 샜더니 몸이 찌뿌둥하고 나른했다. 그녀를 데리러 가야 하는데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 졌다.

 

 결국 졸음에 못 이긴 우영은 소파에서 잠이 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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