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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우연히 살아나다
작가 : 글쓰고싶다
작품등록일 : 2017.7.30

[현대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희생했고 자신보다 그들을 아꼈지만 결국 버려진 진우연.

삶에 의미를 잃고 죽음을 택하지만 정체 모를 마신이 우연을 깨운다.

"최고의 자리로 만들어주지."

죽음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정신, 잠들어 있던 본능이 깨어났다.

우연은 다시 살아났다.


 
17
작성일 : 17-07-31 02:22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5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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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하게는 이 정도?"

 

 포크와 창문 사이에 생겨난 차가운 얼음, 단단한 얼음판이 포크를 가로막고 있었다. 얼음판은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은 채 공중에 둥실둥실 떠있었다.

 

 '호오....'

 

 지금까지는 별 반응 없이 있었던 우연의 눈에도 관심이 일기 시작했다. 자신이 찾아봐달라 했던 능력자. 괴수를 둔화시키거나 동작을 제어할 수 있는 그런 헌터. 태현이 우연의 부탁을 아주 잘 들어준 것 같았다. 얼음이라는 건 의외였지만.

 우연은 현정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졌다.

 

 "혹시 둔화시킬 수도 있나요?"

 

 그동안 우연이 말없이 있었던 탓인지 갑작스러운 우연의 돌발 질문에 의아한 현정이었지만, 금세 화사한 미소로 우연에게 악수를 청했다. 우연은 주저하지 않고 현정의 손을 잡았다. 무척이나 따듯하고 가벼운 느낌이었지만, 차갑고 무거워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가볍게 손을 흔들던 현정의 손에서 한기가 일더니 우연의 손을 얼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얼어붙은 우연의 손은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어-."

 

 순식간에 팔이 얼어버렸다. 마력을 써서 풀라면 할 수야 있었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 정확히 우연이 원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괴수를 상대로는 완전히 얼릴 수 없어요. 그저 느려지게 할 수 있는 정도?"

 

 박현정도 헌터였기에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를 보이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우연 일행도 현정의 능력이 괴수를 대상으로 어디까지 통할 수 있는지가 궁금했던 것. 박현정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는지 묻지도 않은 것에 미리 대답을 했다.

 

 "다만 피해를 입힐 순 없어요, 누군가를 치료할 수도 없구요. 제 서포터로서의 능력은 이게 전부에요."

 

 그렇다. 박현정은 서포터였다. 날아드는 물체로부터 아군을 보호해주거나 적 대상을 느려지게 방해할 수 있는 서포터.

 

 "생각하신 것과 많이 다를 수 있어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만나기 꺼렸거든요. 더는 헌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요."

 

 늘 밝을 줄만 알았던 현정의 표정이 조금은 굳어진 것을 느꼈다. 확실히 서포터 계열 중에서 독특한 능력인 것은 맞았다.

 게이트 내에선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고 잠깐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상이라도 입는다면 헌터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는데 보통은 그 부분을 서포터가 담당했다. 그리고 헌터들은 그런 계열의 서포터만이 팀에 도움 된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이었다.

 

 "태현씨가 말한 팀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10명 밖에 들어갈 수 없는 게이트에 제 자리를 만들기란 쉽지 않을 거에요. 치유 능력이 없는 서포터는 환영받을 수 없으니까요."

 

 박현정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자신의 독특한 능력으로 인해 여러 헌터팀에서 상처를 받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우연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거 몇 마리나 할 수 있는 거죠?"

 "네?"

 

 박현정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걸 알긴 하는지, 우연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니까, 동시에 최대 몇 마리까지 둔화시킬 수 있는 건가요?"

 "글쎄요... 구간별로 나오는 괴수가 많아봐야 다섯 마리라... 그 이상은 안 해봤는데 한다면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힘들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박현정의 말대로 괴수는 헌터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떼로 달려드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경험했던 한계의 수치만을 말했다.

 

 "헌터 등급이 어떻게 되신다고 하셨죠?"

 "B급 헌터입니다."

 

 박현정은 자신이 B급이지만 초급이나 하급 게이트 외에는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저 헌터협회에서 심사 받은 급수가 B급일 뿐, 중급 게이트를 클리어하는 헌터팀에서 받아줄 능력이 아니었던 것.

 우연은 생각에 잠겼다. B급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자신이 상상했던 구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계산해보았다.

 

 "혹시 30마리까지 할 수 있겠어요?"

 "네? 30마리요?"

 

 순간 현정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착각했다. 30마리, 어디 가서도 들어본 적 없었다. 가끔 최상급 게이트에서 그런 일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 사실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 생각했다. 10명의 인원이 30명을 동시에 쓰러뜨리는 게 가당키나 한가. 

 

 "힘들진 않겠는데 30마리가 왜 나오는 거죠?"

 

 자신이 최상급 게이트를 갈 능력이 안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30마리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힘들 진 않다고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박현정의 능력은 둔화시키는 일. 5마리도 가볍게 했는데 그 이상이라고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다.

 

 "오호, 그래요?"

 

 우연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들었다. 힘들지 않겠다는 긍정의 대답. 자신이 상상했던 그림의 밑 작업이 점점 완성돼가고 있음을 느꼈다.

 

 "도대체 어떻게 30마리가 나오는 거죠? 아니, 그것보다 이젠 저도 그쪽 팀에 대해서 알고 싶네요. 누가 있는지 어떤 포지션이 있는지, 저에게도 알려줘야 하지 않겠어요?"

 

 현정도 엄연히 헌터였다. 게이트에 위험이 있는 것을 알았고 그 위험을 팀이 좌지우지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능력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것이 싫어서 때려치웠지만 팀에 영입되면 수당은 넉넉하게 챙겨준다고 확신하는 태현 때문에 속는 셈치고 나왔다. 물론 자신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 팀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기도 했다. 그전에 자신의 안전이 확보된다면 말이다.

 

 "게이트는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나 다름없잖아요, 아무리 저를 필요로 한다 하더라도 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박현정은 말을 하면서도 속으로 계산했다. 현정의 앞에 앉아있는 이들의 포지션이 무엇일까 그려보았다. 팀의 주도권을 갖고 있어 보이는 태현은 탱커가 아닐까 싶었고 수빈은 서포터? 정도. 우연은 그냥 딜러 정도 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때 태현이 머뭇거리다가 대화에 참여했다.

 

 "음, 그게 사실은 말씀드리지 않은 게 있는데요."

 

 머리를 한 손으로 긁으며 멋쩍게 웃은 태현은 우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게이트는 둘이서만 들어가시게 될 겁니다. 하하"

 "네?"

 

 *

 

 밝은 햇살이 창가로 비추는 조용한 방. 햇살은 창가 옆 침대로 따스하게 내리쬐고 있었고 박현정은 햇살을 등지고 앉아서 따듯함을 즐기고 있었다.

 현정은 손 위에 작은 얼음조각이 만들어냈다. 얼음조각은 빙글빌글 돌며 자신을 깎아가더니 어느새 한 송이의 꽃이 되어 있었다. 생화보다 섬세한 꽃잎에 바람이라도 불면 흔들리지 않을까 싶은 자연스러움이었다. 현정이 생각에 잠기면 늘 하던 습관이었다.

 

 "정말 혼자 한다고?"

 

 현정은 오전의 일을 떠올렸다. 김태현. 분명 자신을 불러낸 것은 김태현이었다. 당연히 그가 헌터팀의 리더인 줄 알았다. 스카우트 제의를 할 땐 보통 리더나 탱커가 직접 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니까. 생긴 것도 말끔하니 현정의 취향에도 맞았고 말솜씨도 유창해서 그 사람이 운영하는 팀이라면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그런데 웬걸?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이상한 남자와 팀이라니, 그것도 단 둘이.

 

 "말이 되냐고, 게이트를 어떻게 혼자 돌아."

 

 게이트를 혼자서 돌 수 있다는 건 더더욱 이해되지 않았다. 들어본 적도 없거니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혹시나 해서 컴퓨터를 켜고 사이트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지만 그런 해괴한 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진우연. 헌터인 그 사람을 제외하면 둘 다 매니저라고 했다. 김태현은 원래부터 매니저였지만 임수빈은 헌터로 생활하다가 매니저로 전향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 자리에 헌터는 정말 진우연밖에 없었다.

 

 "그래, 일단 확인해보는 거야. 아닌 것 같으면 안 하면 되지. 확인만 해보는 거야, 확인만.."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현정은 쉽게 놓을 수 없었다. 진우연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행동도 이상하고 패션도 이상했지만, 자신이 필요하다는 그 말. 그게 박현정의 마음을 흔들었다.

 지금까지 어느 헌터팀에 가더라도 그런 말은 들어본 적 없었다. 핀잔을 주지 않으면 다행이었고 눈치 보는 건 일상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우연은 꼭 필요하다며 반짝이는 눈으로 다가왔다.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확인해보고 싶었다. 정말 누군가에게 자신이 필요한 존재인지를.

 

 *

 

 다음 날, 현정은 약속 장소로 향했다. 태현이 태우러 온다고 했지만 제의를 거절했을 때를 생각해서 미리 부담 갖고 싶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온거지만 조금이라도 아닌 것 같다 느끼면 바로 거절할 생각이었다. 약속 장소는 하급 게이트가 있는 곳이었다.

 도착한 장소엔 어제처럼 우연의 일행이 먼저 와있었다. 달라진 건 우연의 옷차림이었다. 정체 모를 그 화이트 슈트는 없었고, 대신에 깔끔한 네이비 계열의 체크무늬슈트와 라인이 살아있는 롱코트는 어제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물론 태현의 작품인 건 몰랐다.

 

 "오셨네요. 오는 데 불편한 건 없으셨나요?"

 

 태현이 다가오며 환한 웃음과 함께 인사를 건넸다. 언제 봐도 좋은 인상이었다. 박현정과 일행이 모두 인사를 나누었고 분위기가 마무리되자 우연이 먼저 게이트에 다가섰다. 그리고 현정보고 오라는 눈짓을 했지만 현정은 움직이지 않았다.

 

 "일단 시작하기에 앞서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요."

 

 현정의 돌발적인 행동이 모두를 주목시켰다.

 

 "혼자 돌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먼저 확인시켜주세요. 제가 같이 들어갈 필요 없이 혼자 들어가서 클리어하는 걸 보여주세요."

 

 태현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뜻을 이해했다. 현정의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게이트는 위험한 곳. 열 명이 들어가도 위험한 곳에 혼자 들어가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부분이었을 것이다.

 우연도 말뜻을 이해했는지 알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우연은 망설임 없이 들어가려다가 잠깐 멈칫하더니 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수빈아, 다음 게이트도 잡아놔."

 

 수빈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잽싸게 어디론가 사라졌다. 우연은 그 말을 뒤로하고 게이트로 들어갔고 게이트 앞에는 태현과 현정만 뻘쭘하게 남아있었다.

 

 *

 

 한 20분쯤 지났을까, 묵묵히 앉아서 핸드폰을 확인하던 태현이 현정에게 말을 걸어왔다. 혼자 들어간 우연이 정말 걱정도 안 되는지 아주 태연한 모습이었다.

 

 "하하, 많이 지루하시죠? 다음 게이트 잡아놓느라 잠깐 바빠서 얘기도 못했네요."

 

 정말 아무렇지 않은 태현의 모습에 박현정은 기가 막혔다.

 

 '정말 혼자서 할 수 있는 건가?'

 

 의심으로 가득했지만 이쯤 되니 박현정도 조금씩 믿을 수밖에 없었다. 우연이 들어가기 전 게이트의 트라이앵글이 빛나는 것을 확인했고, 우연이 들어가고 나서 트라이앵글이 꺼지는 것도 분명히 확인했다. 우연이 혼자 들어갔다는 걸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괜찮아요, 날도 추운데 어디 들어가 있을까요? 근처 카페라도 가죠."

 

 일단 혼자 들어갔다는 걸 확인했으니 그 이상 여기서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트라이앵글의 불이 꺼지면 아무도 들어갈 수도 없으니까.

 보통의 경우 하급 게이트 클리어 시간이  4~5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굳이 여기서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더군다나 혼자니까 더 오래 걸릴 게 분명했다.

 

 "네? 아니에요. 이제 곧 나올 거에요."

 "네? 누가요?"

 "우연이요. 하급은 30분이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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