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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드래곤의 성자님
작가 : 펌킨파이
작품등록일 : 2017.7.23

"우린 심장을 공유한 사이잖아요."

"뭐래, 네 멋대로 가져가 놓고선."

레어 안에서 생활하던 히키코모리 드래곤 렌. 어느 날, 웬 인간 새끼에게 드래곤 하트를 빼앗기다? 심장을 두고 벌어지는 달콤살벌한 로맨스 판타지.

 
20화.
작성일 : 17-07-31 01:50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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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생난리를 피울 줄 알았던 곤은 결계석만 주고 그대로 가버렸다.

 

 '내가 마법을 못 쓴다는 걸 눈치챘나?'

 

 곤에게는 아직 말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확인할 게 있었으니까.

 

 “감초야.”

 

 “네?”

 

 “....아니다. 그 책 재밌냐?”

 

 반짝거리는 눈으로 읽던 책에서 렌의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차마 쓴 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음, 배울 게 많은 책인 거 같아요."

 

 <간단하고 단순하게 정리한 종교의 역사와 배경>

 

 간단하고 단순하게 정리했다는 거에 비해 책 두께가 어마무시한 거 같은데. 어림 잡아도 책의 두께가 손가락 한 마디 정도는 되었다. 아, 참고로 폴리모프하기 전의 모습을 기준으로 했을 때이다.

 

 "너보다 커보이는데..."

 

 바닥에 앉아있는 감초는 제 앉은 키보다 높은 책을 열심히 넘기고 있었다. 아니, 애초에 어떻게 출력을 한 책인지. 글씨도 깨알같이 빼곡한 책을 감초는 눈이 빠져라 읽었다. 중간에 고개도 끄덕이고 탄식도 하는 걸 보니 내용 이해가 되긴 되나보다. 신기한 놈. 감초가 어느 대목에서 멈칫하더니 렌에게 물었다.

 

 "...누나, 지금 사용인들은 누나가 뽑은 사람들이에요?"

 

 "아니, 아마 전 사용인들이 뽑았겠지."

 

 "그렇구나...?어쩐지 젊더라."

 

 감초는 의문이 해소된 듯 웃더니 마저 책을 팔랑거렸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책 속에 빠질 것만 같다. 이 나이 때는 뛰어노는 게 최고랬는데, 좋은 현상인 건지...요리나 빨래한다고 설치다가 집을 부수는 것보다는 낫다만. 아, 그나저나 저 선인장. 누가 관리하는 건지 애가 말라비틀어질라 하고 있었다. 왜 이 선인장만 이렇게 물을 안 준 거지. 고민한 것도 찰나, 서재는 10년 전부터 렌이 잠구어 놓았었다. 렌은 꽤나 책을 소중히 다뤘었다.

 

 "식물 갈아야겠다."

 

 멍하니 한 마디를 내뱉은 뒤 렌은 책 하나를 대충 염력으로 꺼내들었다. 오, 저 <서열 1위 대마법사는 나를 사랑해!>, 재밌어 보이는데? 감초는 다른 서적도 뒤적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나, 선인장에 물 주면 살아나요?"

 

 으음? 아마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반짝거리는 눈빛에 대고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냥 물 줄 때 내가 몰래 마법으로 바꿔버려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렌은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당연하지."

 

 "그럼, 저 물 가지고 올게요! 헤헤."

 

 "그래."

 

 계속 앉아있는 것보다야 움직이는 게 낫겠지. 잠시 책에 눈길을 준 감초가 서재에서 나갔다.

 

 ***

 

 렌은 오랜만에 서점으로 떠나기로 했다. 감초가 저리 책을 좋아하니 안 사 줄 수가 없었다. 렌은 비장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마력석을 꺼내들었다. 오랜만에 마력낭비 좀 해볼까. 보랏빛이 몸 전체에 휘 감돌았다. 가볍게 몸이 붕뜨는 느낌과 동시에 폴리모프한 신체가 이동했다.

 

 “다행히 이 서점은 아직 안 없어졌군.”

 

 지도를 새로 파야 하나 고민했는데.

 

 오래 전, 그러니까 한 15년 전까지 무척이나 들락날락했던 서점, 알롸뒨이다. 렌도 본 적 없는 중고 서적이 많이 있어 흥미를 가지게 된 곳이었다.

 

 “주인장, 여기 양육에 관한 저서가 있나?”

 

 렌은 자기가 감초를 바른 길로 인도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책은 그저 그걸 재확인하는 것 뿐이었다.

 

 “아, 많이 있죠. 저쪽 A-5칸으로 가보세요.”

 

 목소리가 많이 젊어졌는데. 주인이 바뀌었나? 어쨌건 신경 쓸 일은 아니리라. 주인장의 말대로 A-5에는 양육에 관한 저서가 많았다.

 

 <자유로운 아이, 행복한 아이> <간섭이 아닌 조언이다>

 

 그 와중에 눈을 사로잡은 제목이 두 개가 있었다. 둘 다 그럴 듯 해보여 난 두 권의 책을 들고 망설였다.

 

 “......둘 다 사지, 뭐.”

 

 마지막으로 <~ 잘하는 우리 아기>, <아기는 ~를 좋아해>등등 시리즈를 통째로 들고 오자 주인장이 기겁했다.

 

 “손님, 그걸 다 들고 가시게요? 택배 서비스라도 이용하시는 게...”

 

 “아니, 괜찮아. 여기 돈.”

 

 주머니에서 금화를 한 움큼 집어 우수수 쏟아 내렸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걱정되긴 하는데, 이 정도로 괜찮나?

 

 “으음?! 너무 많-”

 

 충분한가 보네.

 

 “잘 있으시게.”

 

 렌은 주인장에게 인사를 하며 문을 나선 뒤, 순간이동 마법을 썼다.

 

 ***

 

 아고니아, 그 이름을 부여받기 전이었다.

 

 에덴의 동산. 신전처럼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꾸며놓은 이 곳의 이름이었다. 낙원.

 

 숱한 미인들이 기쁘게 해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는 면에서 걸맞은 이름이기도 했다. 동시에 역겨웠다. 겉으로는 고상한 척, 화려한 척을 해도 결국은 홍등가 중 하나에 불과했으니까.

 

 그렇지만 나의 감정과는 상반되게, 이 곳은 날이 갈수록 방문객이 늘어 결국 제국 최고 홍등가의 위치에 올라섰다. 마담은 몹시 기뻐했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설거지를 하고 요리를 하는 여인조차 절세미인인 이곳에서 남자는 나뿐이었다.

 

 딸랑, 문가의 종이 울렸다.

 

 거창한 수의 경비병들과 화려한 금박 장식의 마차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왜 하필, 오늘은 곤란한데. 나는 불쾌한 기색을 감추고 싱긋 웃었다.

 

 “이번 전쟁에서 승전보를 올리고 돌아오신 제국의 자랑스러운 기사이자, 열 세 번째 달의 영광스러운 후예, 위대하신 필리오스 솜니움 아우구스투스 3세에게 예의를 갖춥니다.”

 

 최대한 머리를 발끝에 닿기 직전까지 숙이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언제쯤 일으켜 세울까 슬쩍 눈치를 보자 조금 뒤에 그는 말을 꺼냈다.

 

 “이런, 과도한 환영은 부담스러운데. 하하. 고개를 드시지요.”

 

 “감사합니다. 또 방문해주시다니, 황송하기 그지없지만 저번의 의식이 효과가 없으셨는지, 미천한 몸이 염려가 되는 바입니다.”“하하, 과연 기적을 일으키는 천사라더니 저번에 들리고 나서 몸이 그야말로 씻은 듯이 낫더군요. 또 들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귀하의 호의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오늘은 세르의 상태가 살짝 안 좋은지라...”“이런, 천사가 편찮으시다니...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바쁜 시간 내어 왔는데 아쉬울 따름이네요.”

 

 “가히 천사만이 에덴의 자랑이라고 할 수는 없죠. 저희 에덴의 동산에는 감히 경국지색이라고 말씀드릴 인물들이 많이 있으니, 다른 분을 찾아주시면 안 될까요?”

 

 그 말에 망설이는 그의 표정이 보였다. 여기서 조금만 더 혀를 놀려주면 넘어올 게 뻔했다. 그러면 적어도 오늘의 세르는 쉬게 해줄 수 있었다. 문제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높고 앙칼진 목소리였다.

 

 “그게 무슨 말이니, 루안? 오늘의 세르는 ‘완벽해.’ 기껏 귀한 분을 모셔왔는데 실수를 해서 되겠어?”

 

 안면 근육을 찡그린 듯 만들어낸 미소는 영업용으로는 완벽했지만 내 눈에는 안쓰럽기 그지 없었다. 그녀는 내 귀에 입술을 가져다댔고 나는 짙게 바른 붉은 립스틱이 내 귀에 묻을까 겁이 났다.

 

 ‘괜히 수 쓸 생각하지 말고, 제대로 준비해 놔.’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을 했나보군요. 물러가겠습니다.”

 

 내 어깨를 꽉 붙든 마담의 긴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갔다. 신음소리를 참으며 나는 조심히 물러갔다.

 

 입술은 유난히 붉었고 옥 같은 피부는 어루만져보면 어떤 흠도 없어 오싹할 정도로 매끈했다.

 이목구비는 누가 새겨놓은 듯 완벽했고 몸은 사슴같이 가늘고 길었다. 하지만 그 미의 절정은 단연 달빛을 닮은 은발과 사파이어를 박은 거 같은 눈동자에 있었다.

 

 그녀는 예쁘다는 말보다도 잘 만들어졌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문제는 육체에 있는 게 아니었지만.

 

 세르의 방은 이 시내에서 가장 화려한 이 건물에서 두 번째로 화려한 방이었다. 첫 번째는 마담의 방이었지만.

 

 지독한 냄새. 굳이 향수 따위를 뿌리지 않아도 됐을 텐데. 뒤처리는 늘 내 몫이었기에 나는 젖은 물수건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흐읍, 끅..흐읍!”

 

 “...몸 닦아 줄 테니까 잠시만 참-”

 

 살짝 옷깃에 손을 가져다댄 순간 세르가 내 팔을 내리쳤다. 그건 언제나의 일이라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내리친 건 손이 아니었다. 언제 들고 간 건지 모를 깨진 유리컵 조각이었다.

 

 “으, 으아..아아악! 저리 가!”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손에서 유리 조각들을 모조리 뺏었다.

 

 “또 어디서 이런 걸...”

 

 “나가! 나가라고!”

 

 그동안의 발작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손에 꼽힐 정도로 가끔 일어나던 발작은 달에 한 번, 주에 한 번, 3일에 한 번. 갈수록 빈도는 물론이고 강도도 심해졌다.

 

 이런 날에까지 시킬 필요는 없잖아. 안 그래도 충분히 써 먹고 있는 주제에.

 

 나는 입술을 한 번 깨물고, 울고 있는 여인을 한 번 부른 뒤 금기어를 꺼냈다.

 

 “보름달이 예쁘게 떴어.”

 

 “보..름달? 그 이가 왔어?”

 

 “예쁘게 보여야지.”

 

 자연스럽게 빗을 들고 다가간 뒤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었다. 저건 어떻게 처리하나. 세르의 손이 유리조각에 긁혀 엉망이 되어 있었다.

 

 “정말로? 정말로 그야?”

 

 “......”

 

 “아..안 온 거야? 거짓말이야? 또? 또 나를 속인 거야?! 온다고 해놓고!!”

 

 “아냐, 세르. 눈앞을 봐. 내가 있잖아?”

 

 이 사람은 본인이 부모라는 자각이 있는 걸까. 울컥하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상처가 난 팔을 감추고 애써 입꼬리를 늘였다. 허리를 굽히고 다정하게 웃으면, 그녀는 분명 내가 누구인지 구분하지 못할 터였다.

 

 “...아니, 아니잖아. 너가 왜 그의 흉내를 내고 있어?”

 

 뭐라고 반응을 할 수가 없었다. 이런 경우는 없었다. 어디를 향하는지 모를 흐릿하던 동공이 아닌, 어렸을 때 잠깐 보여주었던 선명한 눈이 저를 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나를 이렇게 진정시켰니?”

 

 “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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