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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드래곤의 성자님
작가 : 펌킨파이
작품등록일 : 2017.7.23

"우린 심장을 공유한 사이잖아요."

"뭐래, 네 멋대로 가져가 놓고선."

레어 안에서 생활하던 히키코모리 드래곤 렌. 어느 날, 웬 인간 새끼에게 드래곤 하트를 빼앗기다? 심장을 두고 벌어지는 달콤살벌한 로맨스 판타지.

 
19화.
작성일 : 17-07-31 01:49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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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 줘."

 

 감초는 다행히 렌에게 쟁반을 선뜻 넘겼다. 먹음직스러운 팬케잌의 냄새가 훅 풍겼다. 이것이 진정 갓 태어난 생명체의 솜씨란 말인가? 렌은 웬만한 건 다 할 줄 알았지만 요리만은 못했다. 맛있는 걸 먹는 건 좋아해도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만큼 감초의 요리에 감탄했다.

 

 "근데 사용인들은 어쩌고 네가 밥을 했어?"

 

 "아... 내가 누나 아침 해주고 싶어서 한번 준비해봤어요."

 

 감초는 부끄러운 듯 볼을 붉힌 채 웃음을 흘렸다.

 

 "저게 살아있는 생명일 리 없어..."

 

 "...예?"

 

 내 드래곤 하트에 진짜 이상이 생긴 건가. 아니면 시신경의 착시 현상인가. 인형이 살아 움직여요! 렌은 소리치고 싶은 마음을 접은 채 짐짓 분위기를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고생이 많았겠네. 잘 먹으마."

 

 "네!"

 

 그러면서 감초는 렌의 옆을 벗어나지 않고 렌을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저런 국가에서 위험 대상으로 지정해야 할 것 같은 미모로 뚫어져라 쳐다보다니. 일반 사람이었으면 3초만에 메말라버렸을 것이다. 다행히 오랫동안 키워왔던 지라 렌은 갑자기 홀쭉 마르지는 않았다.

 

 "......."

 

 뻔뻔함 빼면 시체인 드래곤. 렌은 속으로 스스로를 그렇게 지칭하곤 했다. 부담스러운 눈빛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먹지 않고 감초의 고개를 돌려 버린 뒤 첫 입을 먹었다.

 

 "음......?!"

 

 렌은 포크를 내려놨다. 미간이 찌푸려지는 맛이었다.

 

 "감초야."

 

 "네."

 

 "솔직하게 말해봐. 엄마한텐 안 이를게. 이거 하인들 시켰지?"

 

 렌은 담배를 피다 걸린 학생을 회유하듯 감초의 두 손을 잡고 말했다. 감초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말했다.

 

 "아니요?"

 

 "맛이 똑같은데? 이건 초심자의 솜씨가 아냐."

 

 "우웅... 진짠데... 주방에서 일하는 아저씨가 낸 맛 그대로 내려고 엄청 엄청 노력했는데..."

 

 그게 노력으로 되는 것이었나, 요리를 해 본 적이 없으니 알 턱이 없었다. 렌은 다시 내 새끼가 천재인 건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부모들의 흔한 착각에서 허우적거리던 렌은 팬케익을 마저 먹었다.

 

 포슬포슬한 식감에 부드러운 버터향, 적당히 단 맛까지.

 

 그래, 누가 만들었으면 어떤가. 이걸 어린애 혼자서 가져오고 내 잠을 음식으로 깨우려고 했다는 사실이 바람직하지. 렌은 목에서 팬케익을 넘길 때조차 음미하기 위해 노력했다.

 

 똑똑, 누가 방문을 두드리기 전까지.

 

 "들어와."

 

 "공작님, 손님이 방문했습니다."

 

 "누구?"

 

 "사촌인 곤님이십니다."

 

 "...꺼지라고 해."

 

 ***

 

 드래곤.

 악어의 발, 뱀의 몸, 박쥐의 날개를 가진 전설 속 괴물.

 성격은 조악하고 지능은 낮지만, 입에서 불을 뿜거나 독자적인 마법 체계를 갖춘 등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비늘은 칼로 찔러도 흠집 하나 나지 않으며, 그 피를 뒤집어쓰거나 고기를 먹으면 불사신이 되거나 예지 능력이 생기는 등의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드래곤이 발견된 것은 수천 년 전의 일로, 드래곤들은 지속적으로 인간의 마을을 침범하고 장난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등 악질적인 행위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설의 영웅, 카모스가 드래곤 무리의 머리를 바위로 깨부수어서 몽땅 처단하기 전까지 그 일은 반복되었다고 한다.

  - 보일드 펌킨의 '신화 속 괴물들에 대한 간단한 고찰' 중

 

 

 그러니까 그건 우리 동족들이 몰살당하기 전, 곤과 내가 꼬맹이였을 시절이다. 몇 안 되는 드래곤 2세대이자 외동이었던 우리는 고양이와 쥐만큼이나 상당히 친한 사이였다.

 

 특히 곤은 몇 년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유세를 부리며 나의 오빠를 자청했었다. 회상하기 싫은 시기 중 짧은 시간이나마 내가 오빠라 불렀던 적도 있었다.

 

 그러고보니 언제부터 내가 마음 속으로 곤을 오빠가 아니라 개새끼로 지칭하게 되었더라. 아마 나한테 장난이랍시고 여러 번 생사의 기로를 걷게 만들어줬을 때부터였던 거 같은데. 아, 혹시 그땐가.

 

 “렌, 신기한 거 보여줄게! 이리 와봐.”

 

 “뭔데?”

 

 “내 입안 봐봐.”

 

 “목젖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화르르륵.

 

 아 씨댕. 또 당했다. 곤의 목구멍에서 튀어나온 브레스는 스쳐지나갔지만 몹시 인상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꼬치에 구워지는 고기랑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내 머리카락, 이라기보다 갈기는, 이리저리 헝클어져 철수세미보다 엉켜있었다. 타닥타닥 머리에 튀는 전류를 보고 곤이 웃어젖혔다.

 

 “브레스!!! 캬하하학! 신기하지?”

 

 그 때 뒤에 드리우는 큰 그림자를 보고 곤이 딸꾹질만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곤이 몇 안 남은 드래곤 중 하나가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내가 죽였을 테니까.

 

 “...곤, 내 딸한테 뭐하는 짓이니.”

 

 “...하,하하..어머님, 말을 조금만 들어주시고-”

 

 “무슨 말을 듣긴 들어! 브레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부모님한테 듣지도 못했니?”

 

 우리 렌이 천재만 아니었으면 지금쯤, 중얼중얼- 엄마는 그날 딱 내가 당한 두 배만큼 곤을 팼다. 물론 곤의 부모님에게 이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합의하에 팼다.

 

 곤이 부모님에게 혼나는 꼴을 보지 않은 건 절반은 다행이었다. 곤이 맞아 유혈이 낭자한 꼴을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니까. 아쉽긴 하지만, 마음놓고 옆에서 오도독오도독 팝콘을 씹었다.

 

 덕분에 지금 이 목소리가 누군지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름 부르는데 마력까지 쓰는 멍청한 놈은 이 세상에 한 놈 뿐이었으니까

 

 “렌! 레에엔! 레에에엔?!”

 

 이 자식. 대체 왜 온 거지.

 

 “이건 그냥 멍청한 뱀새끼 하나가 울부짖는 소리야. 신경 쓰지 마라.”

 

 나는 즉각 감초를 껴안은 채 용언을 써 곤의 머리에 직접 음성을 전달해주었다.

 

 <곤...xx, 닥쳐.>

 

 “렌!”

 

 분명히 닥치라고 한 거 같은데. 저놈은 드래곤인데 용언을 못 알아듣나보다. 내 말을 귓구멍이 아니라 콧구멍으로 듣나. 그럼 귀가 필요 없을테니 뽑아 버려도 되겠지.

 

 벌로 약 3시간 정도는 무시할까 했지만 곤이 밖에서 문을 긁어대며 소리 지를 걸 생각하니 귀찮아져 열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열자마자 총총, 곤이 뛰어왔다.

 

 “레엔-오빠가 왔-”

 

 화르르륵.

 

 아, 쉴드냐. 짜증나게 막고 난리야.

 

 “오, 오자마자 브레스라니...여기 인간계라는 거 잊은 거 아니지?”

 

 문 닫은 지 얼마나 됐다고. 곤은 울적한 표정이었다.

 

 “꺼져. 오지 마. 사라져.”

 

 “너무해애! 내가 기껏... 잠깐, 저거 뭐야?”

 

 쳇. 단감초를 발견했군. 렌은 성가시게 됐다고 생각했다. 가뜩이나 인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곤이었다.

 

 “내가 키우는 거.”

 

 “인간을 키워?”

 

 왜? 왜 하필 인간을? 의문이 가득해 보이는 표정에 렌은 간단히 대답했다.

 

 “내 맘.”

 

 “그건 그렇네.”

 

 “그렇지?”

 

 하하하, 너털웃음을 터트리던 도중 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설마 잡아먹으려고-”

 

 “내 입맛이 그렇게 쓰레기로 보이나?”

 

 이놈이나 저놈이나, 내가 배고프면 똥오줌 안 가리고 먹는 줄 아나. 다음에는 반응 좀 보게, 돌멩이라도 들고 와봐야겠다. 그 때도 헛소리를 하면 먹여줄 생각이었다.

 

 “진짜? 5백 년 전에는 아무거나 다 주워 먹었던 거 같은데? ”

 

 이젠 편식도 할 줄 알고. 호호. 뒤에 덧붙이는 말에 렌은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은 아냐, 드래곤은 아직 먹지만.”

 

 사색이 된 곤은 어떻게 동족을 먹을 수 있냐며 우는 체를 했다.

 

 연기가 가증스러웠던 내가 작작하라며 소리치자 흠뻑 눈물로 적시던 옷을 집어넣고 곤이 말했다.

 

 “근데 이렇게 네가 키웠다가 지가 드래곤인 줄 알고 크면 어쩌려고 그래?”

 

 “드래곤인 줄 알고 크면 어때? 어차피 내 부한데.”

 

 어차피 나도 드래곤, 얘도 드래곤, 쟤도 드래...아니, 걔네는 고블린이었던가? 아무튼 인간이 주위에 한 명도 없는데 무슨 문제가 된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자 곤이 으레 짓는 ‘그래, 넌 아직 뭘 모르지. 허허.’ 하는 표정으로 렌을 바라봤다.

 

 “...불쾌하니까 그 뭐든지 알고 있다는 얼굴 집어치워.”

 

 “하하, 렌은 늘 애정표현이 과하다니까.”

 

 아아, 회로가 고장난 놈이다. 아픈 사람 건드리는 거 아니라지만 이 정도면 때려도 되지 않을까.

 

 "아무튼, 무슨 일로 온 건데? 3초 내로 대답해."

 

 "그건 말이지, 크흠! 바로바로-"

 

 "셋, 둘-"

 

 "아아, 기다려! 내 원대한 발명품을 선물해주려고 온 거야."

 

 "그 발명품이라는 걸 꺼내는 순간 전쟁이다."

 

 말을 못 해요, 말을. 곤이 툴툴거리더니 애교를 부렸다. 우웩.

 

 "이번엔 이상한 거 아냐. 그냥 평범한 인형이라고."

 

 "평범한 이인~형?"

 

 퍽이나 그러겠다. 불신에 가득찬 눈에 곤이 고개를 절레 저었다.

 

 "이 인형으로 말하자면 렌을 본따서 만든 인형으로, 감시 기능 외에는 정말 아무..."

 

 파스스.

 한 마디 이상 들을 가치도 없었다. 내 뇌격 마법에 삽시간에 인형이 불타올라 재로 변했다. 그 잔해에는 작고 빛나는 보석이 한가운데 떨어져 있었다.

 

 설마 진짜 감시용 마법석이라도 넣어둔 거야? 극히 혐오한다는 표정을 곤이 알아본 듯 해명하듯 손을 내저었다.

 

 "...농담이야, 농담! 저거 결계석이라고, 결계석!"

 

 그리고 저 결계석을 만드는데 든 시간의 세 배 이상을 인형 천을 꿰매는데 썼는데...

 

 "최근 렌이 폴리모프도 하고, 인간계에도 나가고, 활동이라는 걸 하는 거 같아서 기쁜 마음에 만들었지."

 

 "퍽이나."

 

 타박하듯 말했지만 속으로는 약간 미안했었을까. 곤은 씨익 웃더니 보석을 바닥에서 주웠다.

 

 "사실 이럴 줄 알고 목걸이용도 준비해뒀지!"

 

 ...방금 한 말 취소. 진짜 치밀한 또라이다. 그냥 말하고 주면 될 걸 저렇게 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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