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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드래곤의 성자님
작가 : 펌킨파이
작품등록일 : 2017.7.23

"우린 심장을 공유한 사이잖아요."

"뭐래, 네 멋대로 가져가 놓고선."

레어 안에서 생활하던 히키코모리 드래곤 렌. 어느 날, 웬 인간 새끼에게 드래곤 하트를 빼앗기다? 심장을 두고 벌어지는 달콤살벌한 로맨스 판타지.

 
17화.
작성일 : 17-07-31 01:47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4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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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감초, 그래서 주교를 이렇게 묶어온 거니?"

 

 주교는 눈과 코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칭칭 감싸져 있었다. 렌은 진중한 목소리로 물었고, 감초는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하아..."

 

 렌은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꼴랑 6살이, 아무리 도촬에 소아 성애자에다가 성직자로써 범죄행위를 저지른 최악의 인간이라지만, 노끈으로 꼼꼼히 묶어오기까지 하다니.

 

 렌의 손이 감초를 향해 쫘악 뻗었다. 감초는 제 앞으로 다가오는 손에 움찔 떨었고, 렌은 팔을 그대로 휘둘렀다.

 

 쫘악-!

 

 둘의 손이 맞닿으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잘했다, 감초야! 이런 인간은 묶여야 마땅하지!"

 

 "...그, 그렇죠!"

 

 감초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금방 신나서 방방 뛰었다. 그 사이에 깨어버린 주교는 읍읍, 노끈 사이로 신음소리를 흘릴 뿐이었다.

 

 "교주님, 성욕을 참지 못하고 저희 아들의 방을 몰래 촬영하다니...각오는 되셨죠?"

 

 주교는 고개를 빛의 속도로 저었다.

 

 "읍읍읍읍으ㅡ으으브!!!!"

 

 "할 말이 있으면 변명을 해, 왜 변명도 못 해?"

 

 "우어오오워아으어아!!"

 

 주교는 '묶어놓고 뭐라는 거야?'라고 묻고 싶었지만, 노끈 탓에 그리 답할 수 없었다. 렌은 한두 차례 더 왜 말을 못하냐고?!! 퍼레이드를 벌였고, 주교는 식은 땀을 뻘뻘 흘렸다.

 

 "뭐, 그래도 높은 위치시니 내가 함부로 처벌할 순 없겠지."

 

 렌은 주교 앞에서 큰 소리로 말했다. 휴, 속으로라도 한숨을 내쉰 주교는 살짝 마음을 놓은 듯 보였다.

 

 '흑마법 따위에 당할까보냐.'

 

 주교는 어쨌건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었다. 예전부터 그는 이 추앙받는 공작이 마법을 쓴다는 사실이 못 견디게 싫었다. 렌은 흐음, 소리를 내다가 영상석을 꺼내들었다.

 

 "일단...몇 명을 찍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교님의 소중한 보물부터 부숴볼까."

 

 렌은 앞에서 영상석을 든 채로 마력을 불어넣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력석이 마력을 못 이기고 부서져버렸다. 교주는 경악했다.

 

 "읍읍으브으읍으으ㅡㅇㅇ!!!"

 

 그는 손가락의 떨림으로 영상석의 가격을 묘사하려고 노력했지만, 렌은 그저 변태니까 이런 가보다 넘길 뿐이었다.

 

 이대로면 추궁할 것도 못 추궁하고, 슬슬 말을 못 들으니까 답답한데. 렌이 손가락을 튕겼고, 방 전체에 반투명한 막이 펼쳐졌다.

 

 "감초야, 방음 마법 걸었으니까 노끈 풀어주렴."

 

 "네."

 

 "우, 우욱...! 후우, 후우...저게 얼마짜리인데!"

 

 감정을 못 이기고 말을 내뱉어버린 교주는 렌의 표정을 보자마자 유연한 혀놀림을 멈췄다. 그 역시 교주인지라 숱한 난민, 그 대단하다는 교황, 황제와 귀족들까지 다 만나본 터였다. 어떤 추궁을 당해도 버틸 자신이 있었는데, 저런 눈은 여태껏 경험한 적이 없었다.

 

 '뱀도 아니고, 사람이 어떻게 동공이 저렇게 찢어지지?'

 

 그는 어찌나 놀랐는지 갑자기 딸꾹질을 시작했다. 감초는 그 모습이 예전에 갖고 놀던 인형이랑 비슷하게 우스꽝스럽다 여겼다.

 

 "히끅, 히끅...히끅..."

 

  콕콕, 감초가 손가락으로 찌르는데도 주교는 반응이 없었다.

 

 "어라, 반응이 없네...."

 

 감초는 순수하게 웃으며 말했고, 교주는 감초가 그나마 만만했는지 감초만 보고 말했다.

 

 "히끅, 너...히끅, 어떻게, 히끅..그리 태연하게 히끅, 연기를...."

 

 귀찮다. 렌은 교주의 이마에 손가락을 가져다대고 외쳤다.

 

 "구르는 번개."

 

 "으아아아악!"

 

 물론 실제 있는 주문은 아니었다. 렌은 주문을 외우지 않고도 대부분의 마법을 쓸 수 있었으니, 보통 안내 명목으로

  기술명을 지어 불러주곤 했다.

 

 머릿속에서 전류가 흐르는 고통을 맛 본 교주가 참지 못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눈동자를 까뒤집고 거품을 물고 있는 모습이 죽은 개구리를 연상시켰다.

 

 이 정도면 싸지. 렌은 여기서 끝낼 작정은 아니지만, 털 것은 털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자백할 때까지 몇 번 마법을 써줄까. 너가 골라봐."

 

 "크윽, 입을 열까 보..."

 

 "롤링 썬-"

 

 구르는 번개 발전 버전을 외치려던 순간 주교가 다급히 외쳤다.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주교가 갑자기 비굴하게 변했다. 진작 그럴 것이지, 괜히 튕기고 난리래. 렌은 교단의 충성심을 잘 알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렌이 빙긋 미소 지었다.

 

 ***

 

 그 후 주교의 입에서 물 흐르듯 쏟아져 나온 말의 영양가는 꽤 떨어졌다. 반이 자기 변호와 감정 호소랄까. 요지는

 

 "제가 자상하신 아버지와 엄격하신 어머니 밑에서 외동으로 커 조실부모하고 아픈 동생을 돌보며 살았는데......"

 

 저게 말이야 뭐야. 렌은 한 번 더 전류를 쏠까 고민했지만 애써 회유한 거, 좋게좋게 가기로 했다. 그런 아무 말 대잔치가 한동안 벌여졌고, 요지는 막판에 나왔다. 한 줄로도 줄일 수 있는 이 말은 결국 지금까지 렌이 들으려고 했던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포함하고 있었다.

 

 "교황님이 시켜써여...."

 

 어쩐지 그 속내가 시꺼먼 양반이 부탁한다고 들어줄 인간이 아닌데. 주교는 애처롭게 렌을 바라봤고 주교는 미남이 아니었기에 렌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러게 누가 시키는 대로 하래. 쓰읍, 손 올려."

 

 "예!"

 

 교주는 두 손을 풀어주는 대신 하늘 높이 뻗고 있었다. 속으로는 치욕스러움에 분노하고 있을지라도 겉모습은 충신의 모습 그 자체였다. 전까지의 숭고해보이던 신앙심은 어디 가고.

 

 감초는 어느새 과자까지 가져와 와작와작 씹고 있었다. 렌도 하나 가져다 먹었다. 물론 교주 껀 없었다.

 

 "그래서, 이거 뒤처리를 어쩔까."

 

 렌은 교주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사냥감을 보는 듯한 노골적인 시선에 교주가 한 번 몸을 부르르 떨었다. 렌은 손가락으로 교주의 이마를 툭툭 쳤다. 교주는 침을 한 번 삼켰다. 사실 두 번 삼켰다.

 

 "백치로 만들어버릴까,"

 

  렌은 교주의 턱 아래 손을 넣어 턱을 치켜올렸다. 치켜뜨면 험악한 인상을 자아내는 눈은 렌 자신은 모르는 본인의 섬뜩한 특기였다.

 

 "아니면 목 아래로..."

 

 깔끔하게 잘라서 위만 교황한테 보내고 아래는 케르베로스 밥으로 던져줄까. 렌은 구태여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지만 주교는 생략된 내용을 알아들었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사람은 이런 인간을 말하는 거겠지?

 

 "이중 스파이 하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왕년에 교황이 하던 짓 흉내만 낸 건데, 잘 먹히네.

 

 "이중 스파이?"

 

 "네! 완벽하게 해낼 자신 있습니다!"

 

 "그래, 그거 좋지...근데. 내가 주교님을 어떻게 믿어?

 

 렌은 주교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리고 온갖 기술명을 외쳤다. 외침에 따라 마법진들이 허공에 나타났다 부서졌고, 어깻죽지가 조금 쑤셨는데 마법 탓인지 무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주교는 불안에 떨었다.

 

 "녹음, 녹취, 위치추적, 마법탐지, 자폭. 이게 내가 주교님한테 건 마법들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한 것보다 공작이 한 짓이 더 심한 거 같은데. 물론 주교는 제 목숨이 아까워 입으로 내뱉진 않았다.

 

 "교황한테 돌아갈 생각 말아. 앞으로 간간이 일 시킬 거야. 그 때 일 못하면..."

 

 렌이 목이랑 머리 사이에 손날을 스윽 그었다.

 

 "그리고 펑."

 

 렌은 특유의 긴 손가락으로 폭탄이 터졌을 때 산산조각 나 흩어질 주교의 내장을 완벽하게 묘사했다. 주교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감초는 그 모습을 보며 조소했다. 작은 몸 안에 성력을 우겨놓고, 기어이 나를 이꼴로 만든 교단의, 주교가. 고작 이 정도 그릇이라니.

 

 레어 앞에 버려지고 내쳐졌을 때, 그는 깨달았다. 어린아이의 몸은 이렇게나 무력하구나. 꼼짝없이 죽는다는 걸 아는 상황에서도 도망칠 수 없을만큼.

 

 눈송이가 무거웠다. 하나하나 내려앉을 때마다 이미 감각마저 상실했다 느낀 몸이 다시금 반응했다. 차가운 걸 넘어 아팠고, 아픈 걸 넘어 뜨거웠다. 그렇지만 그 고통마저도 지금은 감사할 때였다. 긴 일정으로 고단해진 몸은 솔직했고 눈꺼풀은 다시 열릴 줄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잠에 드는 순간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정신이 아득해질 때마다 스스로의 혀를 깨물어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다. 입 안에서 쇠맛과 고통이 느껴졌다. 차가운 공기에 둘러싸인 가운데에서 뜨거운 작열감이 몸을 에워쌌다. 그러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었다.

 

 그 작은 혀와 나지 않은 이빨로 말은 할 수 없었다. 떨리는 손과 불안정한 팔로 글씨를 새길 수도 없었다. 그는 마음속으로라도 한 문장을 새기고 또 새겼다.

 

 복수해줄게.

 

 그는 이제 그 다짐을 이룰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망설임은 없었다, 그저 가장 최적의 시간과, 최적의 상황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 렌을 위해서.

 

 저 인간은, 그를 위한 좋은 도구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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