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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드래곤의 성자님
작가 : 펌킨파이
작품등록일 : 2017.7.23

"우린 심장을 공유한 사이잖아요."

"뭐래, 네 멋대로 가져가 놓고선."

레어 안에서 생활하던 히키코모리 드래곤 렌. 어느 날, 웬 인간 새끼에게 드래곤 하트를 빼앗기다? 심장을 두고 벌어지는 달콤살벌한 로맨스 판타지.

 
15화.
작성일 : 17-07-31 01:42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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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따위는 거저 줘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싶었지만, 금세 날아든 위협에 그마저도 할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베겠다."

 

 렌은 그 움직임에 성대의 움직임도 포함이 되는 건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목이 베인다고 죽진 않겠지만, 유쾌한 경험은 아닐 것이다.

 

 "즉결 처분할까요?”

 

 교황 옆에는, 역시나 늘 경비병이라는 게 있었다. 그 경비병은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었다.

 

 렌의 목에 칼을 겨눈 성기사가 총 열댓 명 정도 됐다. 교황 앞에 나타난 거 치고는 소박한 숫자일지도 몰랐다. 렌은

  신의 은총을 받고 신탁을 듣는다는 놈들이 렌이 나타날 것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 웃겼다.

 

 "됐어, 놓아줘. 너네 다 죽는다. 저거 '그 평민 출신 공작'이거든."

 

 교황은 체면도 잊은 채 배를 잡고 웃었다. 렌은 너무 귀족적인 태도를 싫어했지만 또 경박한 걸 좋아하진 않았다.뒷말의 뉘앙스가 깎아내린다는 느낌이 다분해 렌은 약간의 짜증과 불만을 담아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서, 설마...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라면 전설의 그?”

 

 별 거 없는 자연스러운 동작일 뿐이었는데?! 경비병 하나는 외양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을만한 하이톤을 뿜어내더니, 거품을 물고 실신해버렸다.

 

 "...이게 무슨 일이래."

 

 "여전히 인기 좋네, 엘라."

 

 "멋대로 줄여부르지 마시죠."

 

 렌이 존칭을 쓴 건 존중의 의미가 아니라 사무적인 태도를 고수하기 위함이었다. 그녀는 교황을 째려봤지만 그는 그런 건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이렇게 절차 싹 무시하고 온 걸까."

 

 "급한 환자가 있습니다만, 주교 하나만 넘겨주시죠."

 

 환자라는 소리에 교황이 눈을 빛냈다. 대체 누가 엘라를 움직였을까, 그 인간은, 빌미 삼을 수 있을까?

 

 "...하지만, 주교라는 자리는 그렇게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자리인데."

 

 "원하는 건 맞춰 드리죠."

 

 교황은 백금으로 만들어진 화려한 의자 팔걸이에 팔을 올리고, 턱을 괴었다. 참으로 거만하고 삐딱한 자태군. 렌은 교황의 머리를 메테오로 날려버리는 상상을 했다. 그런 렌의 상상이 반영됐는지, 그녀의 썩어가는 표정을 교황이

  확인하고는 오히려 쿡 웃었다. 으, 소름 돋아. 렌은 팔을 벅벅 긁었따.

 

 "그럼, 거래하자."

 

 ***

 

 렌 저택의 사용인들은 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교황청에서 고위 성직자라는 사람이 왔으니까. 그것도 주교급.

 

 쉽사리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애초에 성직자는 다소 폐쇄적인 집단이기도 했다. 그들은 다시금 공작에 대해 놀라며 수근댔다. 역시 우리 공작님. 그들은 감탄스러운 감정만을 표할 뿐이었지만, 감초는 의심했다.

 

 '왜 여기까지 온 거지?'

 

 놀란 건 사용인들 뿐만이 아니었다. 주교라는 그 역시 감초를 보고 놀랐다. 어마어마한 성력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그는 빠르게 진찰한 루이르크 가의 성직자와 달리 오히려 더 오래 감초를 지켜봤다.

 

 "...왜 그러세요?"

 

 "으음, 아니요. 익숙한 성력이 느껴져서. 그래서 그랬습니다. 아마 전대 성자님이 이런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대단하시군요."

 

 그는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혹시, 성직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으십니까?"

 

 일순간 감초의 표정이 서늘하게 굳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감초는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살짝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저, 저는...그런 건 생각도 해본 적이 없어요. 빨리 낫고. 누나랑 같이 돌아가고 싶어요."

 

 "이런 재능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주교는 확신하듯 말했다. 감초는 그저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겁 먹은 아이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회유하기 쉽지 않겠는데.'

 

 렌은 치료는 안 하고 이상한 소리나 하는 성직자를 매섭게 보며 말했다. 쓰라린 대가를 치루고 데려온 놈인데, 제대로 치료조차 못한다면 속이 쓰릴 터였다.

 

 "치료부터 하시죠."

 

 "아, 예. 당연한 말씀을..."

 

 주교는 감초의 이마와 심장 부근에 각각 한 손씩을 얹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 자세를 유지하기만 했다.

 

 "...지금 되고 있는 거에요?"

 

 "예, 비록 빛은 안 보이지만요. 빛 효과를 내려면 더 많은 성력을 써야 하기에, 지금은 그저 전달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렌은 당황했다. 그럼 지금까지 사제들이 치료할 때 빛 효과를 낸 건 그냥 장식이었단 말이야?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그저 손만 댄 채로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닐까, 렌은 유심히 관찰했다.

 

 다행히 감초의 안색은 점차 편해지고 있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효과가 있는 거 같기는 했다. 렌은 나가도 된다는 사제의 말을 무시하고 치료를 받고 있는 감초를 끝까지 지켜보았다.

 

 '교주 놈이 무슨 짓을 할 지 알고.'

 

 렌의 교단에 대한 신뢰도는 0에 수렴했다. 신을 믿는다고 하면서 인간을 아끼지는 않고, 모두를 위한다고 하면서 본인들부터 챙기는 건 교단이었다.

 

 음, 그러고보니 신을 믿는다는 부분만 제외하면 나랑 똑같잖아? 렌은 본인이 누굴 욕할 처지가 못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허억, 허억..."

 

 교주라는 작자는 대고 있는 손을 떼지는 않았다. 그 상태에서 갈수록 흘리는 땀방울인 늘어갔다. 그런 렌조차도 약간은 동정심을 품게 할 만한 꼴이었다.

 

 "헥, 헥...이래서, 나가라고, 헉...말씀...드렸던 건데..."

 

 "..치료 과정이 많이 힘든가 보죠?"

 

 "당연하죠. 제 성력을 넘기는 건 제 기력을 넘기는 것과 마찬가지인 걸요. 이걸로 영식의 고비는 넘겼습니다."

 

 렌은 과연 그 말이 사실일까 고민했다. 어쨌건 감초는 상태가 훨씬 나아보였고, 이교주가 돌팔이가 아니라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다. 조금 쓰라린 대가를 치뤄야 했지만 감초를 돌려받을 수 있다면야.

 

 "다음 날에도 부탁드립니다."

 

 "다, 다음 날에도 해야 하는..."

 

 이번 주교는 주교 자리를 맡은지 얼마 안 된 듯 했다. 젊어보이니까 유능한 건 사실이겠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경험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는 직업을 맡은 초기부터 빡센 게 걸렸다 생각하는지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렌은 감초를 위해서라면 가차 없었다.

 

 ***

 

 주교의 치료는 며칠을 넘게 끈임없이 반복됐다. 덕분에 감초는 훨씬 호전된 상태였다.

 

 "허억, 허억, 허억..."

 

 주교는 조금 있으면 해골로 변할 거 같이 안쓰러운 몰골이었다. 어째 감초의 혈색이 돌아오면 돌아올 수록 주교의 혈색이 안 좋아졌다.

 

 "조금 있으면, 레어로 돌아가도 될 거 같아요."

 

 감초는 약간 신이 난 거 같았다. 렌은 그 모습이 반가우면서도 인간계에 별로 정을 못 붙인 거 같아 씁쓸한,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뭐 나으면 된 거려나.

 

 점점 나아지는 감초에 비해 오히려 렌은 사실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감초에게 성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아마 지금까지 렌이 제대로 수면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은 감초가 성력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한 덕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렌은 감초가 같이 자자고 칭얼대도 같이 자지 않았다.

 

 "누나, 진짜 괜찮다니까요. 같이 자요."

 

 "감초야."

 

 "네?"

 

 "되도 않는 소리 말고 자라."

 

 덕분에 렌은 피로가 아주 쌓이다 못해 썩어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다른 성직자에게 마왕에게 저주를 받았다는 사실을 들키면 곤란해지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나을 때까지만 어떻게 버텨야..."

 

 뚝뚝 감기는 눈을 겨우 떴다. 렌은 감초의 옆방에서 머물렀는데, 가끔 새근새근 자는 소리가 들리면 대리만족하곤 했다.

 

 책, 책이라도 읽자. 렌은 서재에서 아무 책이나 꺼내들어 소리내어 읽었다. 어차피 졸려봤자 잠에 들 수도 없으니 더

  괴로울 뿐이었다.

 

 "...목 아파."

 

 새벽 쯤이나 됐을까, 잠깐 쉬고 있는 렌의 귀에 들려선 안 될 소리가 들렸다.

 

 "흑, 으흑...흑..."

 

 감초의 방에서 나는 소리였다. 아무리 들어도 울음소리인데, 렌은 벽에 귀를 댔다. 다른 사람이 들어가서 울고 있을 가능성을 따져봤는데, 너무 어이가 없는 추측이었다.

 

 렌은 망설임없이 감초의 방을 열고 들어왔다. 역시나 감초는 뚝뚝 눈물을 흘리는 중이었다. 어찌나 많이 울었는지 눈이 새빨갛고, 호흡도 가빠진 상태였다. 이런, 어떻게 달래줘야 할까. 천천히 이유부터 물어볼 작정이었는데 렌의 몸이 움찔, 굳었다.

 

 오랜 세월을 살았다. 웬만한 광경을 보고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다만, 이번 건 조금 예상치 못했다.

 

 "누나....."

 

 "...너 그 모습 뭐야?"

 

 렌은 이런 경우를 처음 봤다. 아무리 인간이 빨리 큰다고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성인 모습으로 변할 수는 없는 거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6살 정도였던 감초는, 아무리 봐도 15살 이하로는 보이지 않았다.

 

 "몰라요, 갑자기 커버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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