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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드래곤의 성자님
작가 : 펌킨파이
작품등록일 : 2017.7.23

"우린 심장을 공유한 사이잖아요."

"뭐래, 네 멋대로 가져가 놓고선."

레어 안에서 생활하던 히키코모리 드래곤 렌. 어느 날, 웬 인간 새끼에게 드래곤 하트를 빼앗기다? 심장을 두고 벌어지는 달콤살벌한 로맨스 판타지.

 
12화.
작성일 : 17-07-31 01:16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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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장 안에서의 편안한 생활을 돕겠습니다."

 

 하녀들이 별장 안에서 인사했다. 밖은 이미 새까만 어둠이었다. 렌은 꾸벅꾸벅 졸고 있는 감초를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그 옆에 자신이 누웠다.

 

 "고생이 많네..."

 

 여전히 창백한 감초의 볼을 쿡 찔러본 렌은 눈을 감았다. . 숨소리가 새근새근, 일정해질 무렵.

 

 감초가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며 일어났다. 렌 눈 앞에 손을 흔들며 의식을 확인한 감초는 렌의 로브를 몰래 가져갔다. 렌의 로브는 존재감을 흐리고 기척을 숨겨주는 유용한 능력이 있었다. 나름 따뜻하기도 하고.

 

 그 후, 조심스레 방을 나가며 감초가 중얼댔다.

 

 "..이것도 직업병이야."

 

 한숨을 내쉰 감초는 복도의 촛불 하나를 들었다. 경비병은 몇 명 없었다. 감초가 손님일지라도 고작 6살 어린애니 내보내 주지는 않을 터였다. 감초는 발 걸음을 조심했다.

 

 슬쩍, 문을 연 감초가 향한 곳은 마차에서 내렸을 때의 빈민가였다. 노숙자들은 여전히 얼빠진 표정으로 누워 자고 있었다. 몇몇은 감초가 오자 발걸음 소리에 눈을 떴다. 별 신경은 쓰지 않았다. 로브 덕이었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다가가자 한 사내가 말을 걸었다.

 

 "뭐냐, 꼬맹이."

 

 가장 젊어보이는 사내였다. 감초는 그가 한 쪽 눈이 다친 것을 확인했다.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댄 감초가 말했다.

 

 "쉬잇."

 

 "무슨-"

 

 <슬립.>

 

  덕분에 광범위한 영역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잠들었다. 감초는 머리가 핑 도는 걸 느꼈지만 가까스로 버텼다.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어디가 가장 증상이 심한가요?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달아오르는 증상은 없나요?"

 

 영락없이 잠에 빠져든 행색이었다. 하지만 감초는 그 중 다리가 없는 자에게 말을 걸었다. 마치 잠꼬대를 하듯 그가 대답했다. 감초의 능력 중 하나였다.

 

 마법이라는 건 확실히 유용하네. 이렇게 섞어쓰면 편리하기 그지 없는데. 감초는 다시금 보수적인 성직자들을 떠올렸다.

 

 "작업 중에....

 

 "귀족들이 세금을 쓸데없이 걷지만 않았어도..."

 

 감초는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어딜 가서 치료를 하건 불행의 형태는 늘 달랐지만, 어째 그 원인은 늘 비슷했다. 귀족 때문에, 성직자 때문에, 기사 때문에... 윗사람의 횡포가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여기 말고 다른 곳에도 환자 분이 계신가요?"

 

 감초는 이번에는 주위 모두에게 말했다. 그러자 하나 둘씩 말을 꺼냈다. 기다렸던 것처럼 다급히 말하는 그들의 태도에 감초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닉네 집 딸이 전염병에..."

 

 "저 쪽 빈민가에서 탄광에서 다리가 깔려 자른 사람이 있어...이젠 일을 할 수도 없는데..."

 

 "탐욕스러운 귀족 놈들..."

 

 잠에 빠져들자 모두가 지나치게 솔직한 태도였다. 깬 상태에서는 함부로 할 수 없는 발언들이었다. 이 곳도 심각하구나.

 

 감초는 점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아무래도 어린 몸 상태에서는 이 이상 무리할 수가 없었다.

 

 예전이었더라면, 한 번에 치료할 수 있었을 텐데. 감초는 고개를 절레 저었다. 과거 생각은 해봤자 의미가 없었다.

 

 감초는 가장 증상이 심각한 자부터 치료했다. 몸 중 한 부분이 없는 사람들부터 기관을 회복시켰다. 그 뒤로는 피부병이나 비교적 약한 전염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을 치료했다. 심한 병 없이, 그저 기력이 떨어진 사람의 주머니에는 몰래 돈을 넣어두었다.

 

 "으, 으음..."

 

 이런, 벌써 효과가 떨어지나. 잠에서 깨고 나면 그들의 지금의 솔직함이나 순종적인 태도는 없어질 게 뻔했다. 감초는 마법의 효과가 완전히 없어지기 전에 고민했다. 이를 어찌해야,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다.

 

 본인이 이런 짓을 했다는 걸 들켜서 좋을 건 없었다. 이대로 한여름밤의 기적으로 만들어두어도 나쁘진 않겠지만, 기왕이면 은혜를 갚는 쪽이 나으리라. 감초는 모두에게 선언했다.

 

 "여러분이 나은 이유는, 검은 머리와 호박색 눈의 공작님 덕분입니다. 기억해두세요."

 

 집단 선언은 역시 힘들구나. 아까보다도 더욱 몸 상태가 안 좋아졌다. 감초는 이제 돌아가야 할 때라는 걸 직시했다. 그런데 지나치게 빨리 효과가 떨어진 탓일까.

 

 그들 중 한 명이 감초의 다리를 잡았다. 아직 잠에서 깬 건 아니었다. 다만 본능에 따라 움직일 뿐. 이런 경우는 드물지만 아주 없지는 않았다. 감초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저, 저...제 딸을 치료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치료요?"

 

 "제 딸이 병에 걸렸습니다...제발, 제발..."

 

 "치료는 못 하나요?"

 

 심한 병이 아니라면, 이제 다리가 나은 그가 일을 해서 치료할 수 있을 터였다. 더 이상 밖에 나가는 건 위험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감초에게 고개를 더욱 숙이며 그가 말했다.

 

 "도시에 가서 약을 구해보려 해도 값이 너무 비싸 구할 수가 없고, 의원을 구하려 해도 평민은 상대도 해주지 않아요...

 

 그러자 그에 따라 사람들이 하나 둘 앞다투어 얘기하기 시작했다.

 

 "저희 아들도...!"

 

 "제 아내도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난감하다. 부탁을 들어주자니, 너무 위험했다. 어차피 이 모든 건 한여름밤의 꿈 정도로 생각할테지만. 감초는 대답하지 않았다. 원래 이런 경우에는 몸을 아끼지 않고 달려들곤 했다. 하지만, 이젠...

 

 렌이 있으니까.

 

 미안하지만 지금 당장은 안 돼요. 감초는 아침 노을이 밝아오기 직전, 재빨리 움직였다. 별장에 들어가는 걸 렌한테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별장 바로 앞에서 현기증이 느껴졌다. 아, 진짜 죽겠다. 지나치게 성력 소비가 컸다.

 

 "쿨럭, 쿨럭!"

 

 감초의 입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감초는 대충 손으로 피를 닦았다. 혈향이 남는 건 걱정됐지만, 개울까지 가서 씻으려면 2시간이 넘게 걸릴 터였다. 밖에서 밤을 새는 건 무리였다.

 

 이렇게 부실한 몸으로는 경비병에게 마법을 쓸 수도 없을 터였다. 어쩔 수 없이 대충 둘러대자 마음 먹은 감초가 똑똑, 문을 두드렸다. 바로 옆에서 졸던 경비병이 잠에서 깼다. 그는 감초를 잠시 쳐다보더니 어벙하게 물었다.

 

 "도련님?"

 

 "아, 너무 잠이 안 와서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경비병분들을 차마 깨울 수 없어서..다시 들여보내주시겠어요?"

 

 싱긋, 웃는 미소에 경비병들은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문이 벌컥 열리며 감초가 다시 들어갔다. 멍청해서 다행이지.

 

 계단을 올라가며 가장 주의한 건 소리를 내지 않도록 한 것이었다. 감초는 방으로 돌아간 후, 렌이 잠들어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누나, 미안해요."

 

 오늘 하나 더 비밀이 생겼네요.

 

 "으음..."

 

 렌이 몸을 뒤척였다. 저주 때문에 다시 잠을 못 자는 건가? 감초는 렌의 왼팔에 손을 댔다. 몸에 무리가 가더라도 치료를 할 작정이었다. 희푸른 빛이 팔을 감돌며, 문양이 옅어졌다. 덕분에 렌이 다시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지만, 나중엔 꼭...

 

 ***

 

 아침 해가 밝아오며 빈민가의 사람들이 하나 둘 깨어났다. 대부분은 깨어남과 동시에 비명을 참을 수 없었다. 그 중에서도 중상이었던 사람들은 더욱 그랬다.

 

 "아아아악!"

 

 피부병으로 몸이 곰보가 된 여자가 소리쳤다. 매끈한 피부를 보고 너무 놀란 탓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눈물을 주륵주륵 흘렸다. 그렇게 된 자는 그들뿐이 아니었다.

 

 "안 보이던 눈이 보여..."

 

 다리가 나은 사람은 어버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더니, 살짝 앉아보고, 걷고 나서야 다리의 존재를 실감했다.

 

 "이, 이게 어찌된 일이람..."

 

 "정말 나은 거야? 완전히? 나도 어제보다 몸이 개운하던데..."

 

 "그..그런 거 같아."

 

 사람들은 당혹스러웠다. 갑자기 주어진 행운에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어안이 벙벙한 채 다들 다시 찾은 건강에 당황할 뿐이었다.

 

 그러다 한 사람의 외침에 다 같이 한 가지 주제로 대화하게 되었다.

 

 "우리가, 갑자기 왜 나은 거지?"

 

 "천사님인가?"

 

 "바보 같긴, 천사가 어딨어."

 

 천사가 있었다면, 애초에 이런 상황에도 처하지 않았을 것을.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 역시 놀라워 하늘만 쳐다볼 뿐이었다.

 

 "..아, 나 이유 없이 어떤 사람이 떠올랐어."

 

 "검은색 머리에 호박색 눈동자를 가진...공작?"

 

 "너도야?"

 

 "나돈데."

 

 "저도에요, 아줌마."

 

 "...그런데, 나도 그 생각이 들었어. 뭐지?"

 

 대체 그 사람이 왜, 갑자기 떠오른 거지?

 

 ***

 

 렌은 눈부신 햇살에 눈을 떴다. 옆에서 감초 역시 동시에 깬 모양이었다.

 

 "우웅..누나, 잘 잤어요?"

 

 이불에 몸을 말아 웅크리는 게, 아직 잠이 부족한 모양이었다. 렌은 일어난 뒤 다시 이불을 덮어줬다. 마침 문에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녀 릴리가 알려줬다.

 

 "사제님이 오셨습니다."

 

 "들어오시죠."

 

 성직자가 달뜬 숨을 내뱉으며 들어왔다. 이 외지까지 무척이나 서두른 모양이었다. 공작가 둘이 붙어 있으니 빨리 올 법도 했다.

 

 그는 렌을 보고 한 번 놀라고, 감초를 보며 다시 놀랐다.

 

 "신의 충실한 종, 제국의 달 엘레오노라 단 공작님을 뵙습니다."

 

 "일어서세요."

 

 "사정은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영식을 봬도 될까요?"

 

 렌은 고개를 끄덕였고 사제는 신중하게 다가갔다. 그는 감초의 손을 한 번 잡고, 숨결을 한 번 확인했다. 사제는 눈살을 찌푸렸고,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했다.

 

 "전염병...같은 건가?"

 

 렌의 눈초리가 매서웠다. 사제는 고개를 절레 저으면서 알아듣기 힘든 말을 했다.

 

 "병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 보면 좋은 거기도 하고요. 하지만...이런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렌은 이렇게 빙빙 돌리는 발언을 혐오했다. 시원하게 한 번에 말하면 될 것을, 성직자란 놈들도 귀족이란 비슷한 습성을 가지고 있었다.

 

 "본론을 말해."

 

 "..죄송합니다. 너무 믿을 수 없는 일이라. 공작님, 영식께서는 신의 은총을 받으신 채 타고 나셨습니다."

 

 메델리아와 기사 역시 당황한 건 마찬가지였다. 렌 혼자서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게 지금 아픈 거랑 무슨 상관인데?

 

 "단 공작의 영식이, 설마 성력이 있다는 의미이십니까?"

 

 기사가 뱉은 뒷말은 훨씬 명료하고 이해하기 쉬웠다. 더 충격적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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