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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드래곤의 성자님
작가 : 펌킨파이
작품등록일 : 2017.7.23

"우린 심장을 공유한 사이잖아요."

"뭐래, 네 멋대로 가져가 놓고선."

레어 안에서 생활하던 히키코모리 드래곤 렌. 어느 날, 웬 인간 새끼에게 드래곤 하트를 빼앗기다? 심장을 두고 벌어지는 달콤살벌한 로맨스 판타지.

 
11화.
작성일 : 17-07-31 00:14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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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델리아의 마차는 몹시 컸다. 칸이 구별되어 있을 정도로. 그중 편안하고 넓은 쪽에 감초를 눕혔다.

 

 "...많이 아픈 거예요?"

 

 "치료를 위해 영지로 왔지만, 아주 아픈 건 아니에요. 조금 있으면 깨어날 거에요."

 

 렌은 감초를 토닥였다. 한 마디로, 조금 있다고 깬 척 하라는 뜻이었다.

 

 "후, 저의 영지는 너무 멀어서...마차로도 너무 오래 걸릴텐데, 이렇게 호의를 베풀어주다니 몹시 감사합니다."

 

 "아, 아니에요. 먼저 구해주셨는 걸요. 헤헤."

 

 메델리아는 바보 같은 웃음을 흘렸다. 렌은 슬쩍 떠보았다.

 

 "별장에서 치료를 받으면 민폐가 될 거 같은데. 근처에 치료할 수 있는 곳은."

 

 "워낙에 촌인지라..저희 별장밖에 없을 거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물론 옆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별장 쪽으로 가지. 메델리아는 갑자기 어린아이 특유의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렌을 쳐다봤다. 손을 입에다가 가져다 대면서 메델리아는 말했다.

 

 "이거 완전 특급 비밀인데, 좋은 거 알려드릴까요?"

 

 "..뭔데요?"

 

 렌이 호응해주며 귀를 가져다대자 메델리아가 속삭거렸다.

 

 "사실요, 조금 있으면 이 지역에 성녀님이 오신대요! 그 때 치료 받는 게 어때요?"

 

 "그런 류의 병이 아니라서 도움이 될 지 안 될 지 모르겠지만, 좋은 정보 고마워요."

 

 "아, 그렇군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잠시 침울해하던 메델리아는 금방 기운을 차리고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공작님, 너무 예뻐요.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저는 로즈마리 티가 좋은데, 공작님은 뭐가 좋아요?"

 

 "공작님, 영식은 몇 살이에요?"

 

 렌은 적당히 답변해주는 것에 갈 수록 지치기 시작했다. 이제는 아예 단답으로 얘기하는데도 메델리아는 기죽은 기색이 없었다.

 

 "공작님은요, 머리 뭘로 감아요오?"

 

 "딱히 특별한 건-"

 

 "거짓말! 저도 맨날맨날 장미 향료에 머릿 기름에 머리에 쏟아붇는 시간이 세 시간은 되는데, 공작님만 못하다고요."

 

 "...창포물?"

 

 더 이상 질문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메델리아가 알아들었을지는 의문이었다.

 

 머리를 안 감는다 그러면 안 믿겠네, 렌은 생각했다. 드래곤은 마법이 있으니 굳이 씻을 필요는 없었다. 물을 좋아하는 녀석들은 많았지만. 물론 과거형이다.

 

 메델리아는 쪼그마한 체구 어디에서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는지, 아까부터 시시콜콜한 얘기로 렌을 못 살게 굴고 있었다.

 

 "창포가 찰랑이는 머릿결의 비결이군요!"

 

 "그런 걸로 하죠..."

 

 렌은 눈을 비비적거리다가 감초를 봤다. 감초는 슬쩍 눈치를 보고 있었다. 렌은 감초의 상태를 보는 척 귀에 입을 대고 소근댔다.

 

 '이제 일어나도 돼, 수고했어.'

 

 부스럭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감초는 사정을 아는 사람이 봐도 아파보였다. 덕분에 렌은 조바심이 났다.

 

 부모로써 가만히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생각에 렌은 화두를 감초에게로 바꿨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영애가 질문했다.

 

 "괜찮아요? 많이 아파요?"

 

 "...아니, 그냥 좀 머리가 아파서..."

 

 "아~까부터 물어보고 싶었는데!! 나이가 몇이애요?"

 

 "전... 10살입니다."

 

 "앗, 저도 10살."

 

 10살들끼리 존댓말을 쓰니 서로가 낯이 간지러웠다. 메델리아가 슬쩍 반말을 썼다.

 

 "있잖아, 내가 별로 친구가 없거든. 친구 안 할래?"

 

 앗. 감초의 귀가 살짝 꿈틀했다. 렌은 걱정스러웠다. 보통 사람이야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저건 감초 나름대로의 '기분 나쁘다'는 어필이었다. 아무래도 실수했나 싶어, 만류하려는데 감초가 의외로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래주면 나야 고맙죠, 영애. 저도 말을 놓아도 될까요?"

 

 "...응! 완전 좋아!"

 

 '감초 자식, 그냥 친구하자 하면 될 것이지. 동갑내기라고 폼 잡긴.'

 

 메델리아는 꺄, 꺄, 거리면서 얼굴까지 붉히고 있었다. 둘은 그것을 시작으로 정상적인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취미라던가, 좋아하는 음식 같은 것. 감초가 이런 대화를 나누는 걸 처음 본 렌은 친구가 생긴 거 같아 기뻤다. 처음으로 다른 개와 어울리는 애완견을 보는 기분이랄까.

 

 "오우거 육회는 정말 맛있어~!. 그치?!"

 

 "피가 뚝뚝 흐르도록 덜 익힌 게 압권이지, 나도 최고의 음식이라고 생각해."

 

 역시 귀족은 귀족이라 그런지, 입맛이 참 고급스럽다니까. 철저히 렌 관점의 생각이었다. 메델리아는 만면에 웃음을 띄고, 몸을 배배 꼬면서 희곡에나 나올 거 같은 어조로 말했다. 너무 극적이라 렌이 몰래 굽혀진 손을 펴야 했을 정도였다.

 

 "아, 진짜 우리 뭔가 통하는 거 같아. '드래곤을 무찌른 기사님까지 읽었다니!"

 

 "하하, 나도 그런 거 같아."

 

 고급스럽다는 거 취소. 렌은 메델리아에 대한 호감도가 30%정도 떨어진 걸 느꼈다. 그 망언으로 모자랐는지, 메델리아는 해서는 안 될 질문을 했다.

 

 "내 생애 첫 친구의 이름을 모르는 채로 있을 순 없지! 너, 이름이 뭐야?"

 

 "..때로는 이름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우정의 지속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왜?"

 

 아, 감초야. 아무리 저 여자애가 멍청하다고 해도 저런 말에 넘어가겠니.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이를테면 우리는 지속적인 만남이 보장되지 않은 관계잖아?"

 

 "어...그렇지..."

 

 "그러면, 다음 만남. 다음 만남에 이름을 알려줄게. 그 때까지 너가 나를 친구로 생각한다면. 어때?"

 

 "좋..좋아! 왠지 멋지다!"

 

 렌은 모든 광경을 봤음에도 모르는 척했다. 그, 그렇게까지 이름을 알려주기 싫었니. 어쩐지 양심이 찔리는 거 같았다. 렌은 딴청을 피우며 기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경, 앞으로 영지까지는 어느 정도죠?"

 

 "한 30분 가량 남은 것 같습니다."

 

 "음, 좋은 마차긴 하군요. 예전에는 좀 더 오래 걸렸던 거 같은데."

 

 척 봐도 재료도 튼튼해보이고.

 

 "하하, 이리 보여도 교황님이 특별히 공수해주신 마차입니다."

 

 "교황님께서요?"

 

 아, 그것 참 대단해라. 분명히 폼 잡고 생색 잔뜩 부리면서 줬을 거야, 그 새기.

 

 "특별히 주신 임무를 완수하라며, 저에게 맡기신 거거든요."

 

 그제야 기사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머리가 없나.

 

 "그 특별 임무가 뭐죠?"

 

 그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말을 이었다.

 

 "사실, 조금 있으면 알게 되시겠지만...공작님의 영지가 옛날과 다릅니다."

 

 "그게 무슨 의미죠?"

 

 "국경지역에 인급한 터라, 외척들이 날마다 들끓을 뿐더러 공작님의..사망설이 기정사실화되어, 위신이 떨어져 도적들 역시 날뛰고 있습니다. 아까 보셨던 도적도, 아마 공작님의 영지에서 온 것일 겁니다."

 

 "아까 도적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음에도 안 한 이유가 그 탓입니까? 제 영지에서 온 놈이라?"

 

 그 말을 하자 기사는 손사래를 치며 부정했다.

 

 "그럴리가요. 다만, 저희 아가씨의 취향이 유별나, 부끄럽지만 호위 기사 중에도 변변찮은 놈이 없고... 얼굴만 반반한 게 대부분인지라, 혼을 좀 내주려고 했을 뿐입니다.

 

 하하, 저 기사들, 내가 안 왔으면 죽었을 지도 모르는데...강하게 키우는 구나. 그래, 그게 무슨 상관이랴. 나는 재차 질문했다.

 

 "제 영지에 가는 이유는 뭡니까."

 

 "저는, 교황명을 받들어 도적들을 처리하라는 명을 받았을 뿐입니다. "

 

 렌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것뿐일 리 없는데. 렌의 공작으로써의 신분은 사실 사망설 때문에 기실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 일을 해결하면 렌의 영지를 루이르크 가에 양도한다, 뭐 이런 조건이 걸려있을지 누가 아는가. 하지만 렌은 티내지 않고 웃었다.

 

 "하하, 제가 이상한 시기에 영지로 돌아온 듯 합니다. 죄송할 따름이군요. 제 영지에 신경써주신 교,황,님,께. 친히 보답하기 위해, 책임지고, 제가. 영지는 회복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예, 이견 있겠습니까. 아마 교황성하도 예측하지 못하시고 내리신 명일 겁니다. 정식으로 보고하여 철회하겠습니다."

 

 ...사실 렌의 불편한 심기는 다 티가 났다. 다행히 기사는 말이 통하는 자였다.

 

 "응! 맞아, 아빠는 출장을 많이 가시거든?"

 

 "공작님이라 부르셔야 합니다. 아가씨."

 

 "..공작 각하는 돌아오시는 길에 선물을 가득 사다주신답니다...이걸로 만족해, 삼촌? 이렇게 또래랑 얘기하는 자리까지 예의를 차려야 겠어?"

 

 메델리아는 앙칼지게 답했다.

 

 '역시 마냥 해맑지만은 않군, 하긴 누구 딸인데.'

 

 감초의 냉소적인 생각이었다. 기사는 그런 태도에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이야기 이으시지요."

 

 "자상하시구나, 좋겠네. 어렸을 때도 같은 태도였어?"

 

 렌은 그 여상한 미소에도 어쩐지 감초의 얼굴에 분노가 어려 있다고 생각했다. 메델리아는 음, 손가락을 입에 대고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늘 자상하셨어."

 

 "10년 전에도?"

 

 "...그럼!"

 

 "공작님, 도착했습니다."

 

 "...여긴 제 영지일텐데요. 비록 끝자락일지라도."

 

 "도적 토벌을 위해 잠시 교황님께서 별장을 빌려 주셨습니다. 노여워 마십시오, 공작님."

 

 "으음, 내 작위가 아직은 멀쩡한가 보죠? 작위도 회수하라고 하진 않았나보네."

 

 기사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무튼, 장난 좀 친 거 가지고. 렌은 눈알을 굴렸다.

 

 렌은 감초를 데리고 마차를 나왔다. 마차밖엔 코를 찌르는 악취가 가득했다. 다리 한 쪽이 없는 자, 눈알이 없는 자, 계속해서 같은 말만 중얼대고 있는 정신 이상자까지.

 "제발, 돈 좀 주세요...."

 

 "아가씨....아가씨....아가씨...."

 

 국경지역의 상태가 안 좋다는 건 사실이었나보다. 렌은 잠시 그들에게 눈길을 주다 말았다. 감초의 시선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

 

 “성녀님! 성녀님!”

 

 여관 안에는 아무 사람도 없었다. 대조적이게 밖에는 시끄러운 함성소리가 가득했다.

 

 “별장 관리자도 없는데?”

 

 굳이 찾을 생각은 없었지만, 이건 좀 너무한 게 아닌가. 렌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성녀가 뭐라고 저렇게까지 따르는 거지? 아픈 적이 없는 자의 생각다웠다.

 

 밖에는 끝을 알아볼 수 없는 길이의 행렬이 이어져 있었다.

 

 다리를 절고 있는 자, 눈을 붕대로 칭칭 감은 자, 겨우 옆 사람의 몸에 기대어 서 있는 자, 호기심에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는 자.

 

 온갖 병자들을 비롯해 평범한 사람들까지 죄다 모여 있었다.

 

 평소 때라면 기겁하고 피했을 문둥이에 화상을 입은 사람들까지 아무렇지 않게 어울렸다.

 

 그 무리의 중심에는 고급스러운 마차가 수 대 있었다. 마차에는 왕가의 문양과 더불어 신을 숭배한다는 의미의 종교적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성녀님! 제발 저희 아이를 살려주세요!”

 

 “제발 저에게 은총을...”

 

 “제 남편은 온 몸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한 번만, 한 번만..”

 

 “성녀님!”“성녀님!”

 

 이곳저곳이랄 것도 없이 소리가 울려퍼졌다.

 언어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 맞을까 의심될 정도로 많은 음성이 겹쳐 뭉개진 것 마냥 들렸다.

 

 “어이, 비켜! 이 쪽은 사흘 밤낮을 달려왔다고.”

 

 험상궃게 생긴 남자가 앞에 있는 사람을 밀쳐냈다.

 

  “난 일주일을 말을 타고 왔어!”

 

 억울한 항변에 남자는 답했다.

 

 “말? 돈이 많으면 나중에 직접 성으로 오던가!”

 

 “부자는 뒤로 가!”

 

 “맞아, 뒤로 가!

 

 “정말... 아수라장도 이런 아수라장이 따로 없겠어.”

 

 조용히 읇조린 말이었지만 따라서 말이 들려왔다.

 

 “그러게요.”

 

 감초는 어깨를 으쓱했다. 저런 건 기적이 아니야, 사기지.

 

 마음속으로 들리지 않을 고민을 한 30번 쯤 했을까.

 

 마차가 지나가지도 못하게 빙 에워싸고 있던 사람들이 주춤,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발꿈치를 들고 상황을 파악하자 성녀의 마차를 수호하는 기사들이 마차를 둘러싸고 진을 펼치고 있었다. 완벽한 경계 태세였다.

 

 “뭐야?”

 

 덜컥-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남과 동시에 이 일대에서 일절 말이 들려오지 않았다.

 코끼리가 지나가도 이 정도는 아니겠다 싶을 만큼 소란스러웠는데, 지금은 쥐새끼 한 마리 지나가도 눈치 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드르륵-

 

 마차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호위 기사가 나왔다.

 손을 기사의 어깨에 얹은 채 조심스레 걸어 나온 건 한 여자였다.

 햇살처럼 닿으면 녹아버릴 것 같은 따스한 금색의 머리카락. 바다처럼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파란 눈.

 

 ‘...하빈.’

 

 잠행인 건가? 신분을 밝히지 않는 거 보니. 그 뒤를 따라서 기다란 은발에 파란 눈을 지닌 유약해보이는 여자가 걸어나왔다. 모두가 홀린 것처럼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정적을 깬 건 누군가가 내뱉은 한 마디였다.

 

 “....성녀님이다.”

 

 “성녀님!”

 

 “성녀님이 나오셨다!”

 

 “성녀님이야!”

 

 차례대로 감탄사가 터져 나오며 아까의 적막이 흐르는 상황 같은 건 상상도 못하게 되었다. 허나 달라진 건 좌절과 절규, 절망의 단어들이 희망적인 환성으로 바뀌었다는 점이었다.

 

 쿵-!

 

 “모두 조용! 나라의 존엄한 성녀님, 유스티아 슈헨 레그나토르 님께 예의를 갖추어라!”

 

 기사가 창을 내리치며 말하자 모두가 웅성거렸다.

 

 “뭐, 뭐지?”

 

 “어떻게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거야?”

 

 “절을 올려야 하나?”

 

 마지막 여자의 말에 모두가 슬금슬금 무릎을 꿇었다. 둘은 눈을 마주치고 눈치를 보다 내키지 않았지만 같이 무릎을 꿇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납작하게 바닥과 붙게 되자 호위기사는 다시 말을 이었다.

 

 “성녀님은 지나치게 긴 여정으로 몹시 피로한 상태다! 물러나라!”

 

 “자, 잠깐!”

 

 “성녀님만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이럴 수는 없어!”

 

 “맞아! 기적을 보여주세요!”

 

 “축복을 내려주세요!"

 

 “성녀님!”

 

 “시끄럽다! 이 이상 소란을 일으키는 자에게는 왕의 이름으로 무력을 행사하겠다!”

 

 모든 기사들이 전부 창을 사람들을 향해 겨누었다.

 망설임 없이 창을 들고 길을 뚫어나가는 기사들의 모습에 사람들이 조금씩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성녀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사정 상 기적을 내리지 못하는 점, 이해해주세요.”

 

 다그닥-

 

 그 뒤 성녀는 마차에 올라탔고, 마차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가버렸어.”

 

 마차가 떠나고 남은 사람들에게는 이 상황이 힘겨워보였다.

 아예 목 놓고 우는 자도 있었고 바닥에 주저앉은 채 넋을 놓은 자도 있었다.

 

 “어떻게 한 명에게도 기적을 내려주시지 않을 수가..”

 

 렌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면에 감초는 표정은 변함 없었음에도 몹시 냉소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완전 보여주기 식이네요."

 

 "저건 보여주기도 아니지, 시비를 걸 작정인 건가?"

 

 하빈이라면 저렇게 끔찍한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을 터였다. 성녀가 행차하기로 한 지역에서 성력을 발휘하지 않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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