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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놈의 웬수들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한국 전통 퓨전 판타지 소설!
신령, 악령, 도깨비,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영과 함께 살아가는 소년소녀들의 모험 이야기.

 
밤의 호원고 5
작성일 : 17-07-30 22:21     조회 : 290     추천 : 0     분량 : 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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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신우는 방화 셔터가 내려져 있는 2층 층계참까지 뛴다. 그리고 아무도 뒤쫓지 않음을 깨닫고 셔터에 등을 기대고 주저앉는다.

  “하아... 미치겠네.”

  신우도 이 잠시의 도망이 아무 문제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건 안다. 유림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단이 없어 도주를 하긴 했지만 다시 돌아가야 한다. 경아를 패배시키고 유림을 구해내야 한다.

  물론 혼자서 도망칠 수도 있다. 창문을 타던 벽을 타던 빠져나갈 길은 분명 있다. 하지만 그 선택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기사도냐고? 여자아이를 어찌 버려두겠냐는 기특한 마음이냐고? 미안하지만 아니다.

  “내가 여기서 이유림을 버리고 간다면, 분명 원한을 갖고 팬클럽과 학생회에 척살령을 내리겠지...”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를 내리게 한다. 신우는 온 몸을 부르르 떤다. 평범한 학교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유림을 구해야만 한다. 그는 학생회와 맞서 싸우는 열혈만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경아를 어찌 꺾느냐이다. 신우는 차가운 방화벽에 머리를 기댄 채 열심히 정보를 조합해본다. 경아를 이길 방법을, 파쇄할 방안을 갈구한다.

  유림과 함께 떠올렸던 확률에 의한 발동은 일단 아니다. 그 얘기를 했을 때 경아의 그 안도한 표정은 연기라고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 표정은 그녀의 능력에 무언가 커다란 약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당장 떠오르는 다른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어떻게든 생각을 빨리 정리해야만 한다. 유림이가 경아에게 항복을 하기 전까지.

  신우는 우선 능력이 발동되지 않았던 상황들을 정리해 본다.

  우선 유림이에게는 지뢰가 매번 발동을 했다. 호랑이가 경아를 습격한 사이에 도망치던 한 번을 제외하고는. 그에 반해 신우는 여러 번 발동을 피해갔다. 여기로 도주해 올 때만 하더라도 한 번도 미끄러지지 않았다. 경아의 말대로 단순히 대흉인 유림과 엮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기엔 호랑이의 습격을 틈타 몸을 숨겼을 때도 유림과 함께였는데 도망치면 다리가 부러질 거라는 지뢰는 발동하지 않았다.

  여기서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 지뢰가 발동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공통점을. 그 때 우리가 뭘 하고 있었지? 달리기? 달리면 발동이 안 되는 건가?

  신우는 곰곰이 턱을 쓰다듬다가 그 가설을 일단 한 곳으로 치워둔다. 단 한 가설에만 가능성을 올인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기회는 한 번 뿐. 두 세가지 가설을 세워두고 그것들을 모두 실행해봐야 한다.

  하지만 그 외에는 좀처럼 떠오르는 그럴 듯한 가설이 없다. 좋아, 생각을 바꿔 보자. 이번엔 지뢰가 발동하지 않았을 때 경아가 뭘 하고 있었는지를 떠올려 보자.

  호랑이의 습격 때는 호랑이와 싸우고 있었을 것이다. 벽에 가려 있었기에 정확히 어떤 식으로 싸웠는지는 보지 못 했다. 아까의 도주 때는 신우가 경아의 시선을 돌리고, 등을 돌려 달아났기에 또 무엇을 했는지 명확하지가 않다.

  ...잠깐. 집중인가? 호랑이에게 신경이 팔리고, 뒤 쪽에 신경이 팔려서 집중을 제대로 못 한 건가? 그렇다면 후광 작전 때 그의 지뢰가 착실히 발동되었던 것도 이해가 간다. 경아는 보이지 않는 눈으로도 결코 시선을 돌리지 않고 그들에게 집중했으니까.

  문득 그 광경이 꽤나 이상했다는 생각이 든다. 보이지도 않는 눈을 어떻게든 정면에 고정하고 있던 그 모습이. 대개 눈이 갑작스레 안 보인다면 눈을 감거나 문지르지 않나?

  시야 안에 있어야 하는 건가?

  그 가설을 떠올리자 갑작스레 모든 상황이 명료해진다. 경아는 언제나 열 발자국씩 그들과 거리를 뒀다. 분명 자신을 공격하면 우리가 다칠 것이라는 지뢰를 깔아놓고도. 그것이 갑작스런 행동을 보이더라도 두 명을 모두 시야 안에 넣어놓기 위해서라면?

  “...그래.”

  경아는 호랑이를 처리하고 후관으로 그들을 쫓아온 뒤에 다시 한 번 지뢰의 내용을 반복했다. 그것이 자신의 시야에서 한 번 벗어나서 쓸모 없어진 지뢰를 다시 깐 것 이라면?

  “그래... 그거야.”

  무엇보다 지뢰가 터지지 않은 두 번의 경우 모두 경아의 시야에서 둘이 벗어난 뒤였다.

  “그거야!”

  신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시야에서 벗어난 상대에게는 지뢰가 소용이 없는 거야!”

  구두지뢰의 약점을 알아낸 신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그대로 다시 달려 올라가려다가 우뚝 발을 멈춘다.

  이런 바보 같을 데가. 약점을 알아내면 뭐해. 활용할 방법이 없는데.

  신우는 다시 한 번 곰곰이 머리를 굴린다. 경아의 시야에 들지 않고 뒤에 접근해 양 팔을 묶어 움직임을 봉쇄할 방법을. 그리고 가능하다면 아까의 다른 가설들, 달리기와 집중력 흐트러뜨리기도 동시에 수행이 가능할 방안을.

  경아는 3층의 연결통로 한가운데에 있다. 본관과 구관을 잇는 단순한 통로인 그 복도에는 몸을 숨기면서 몰래 접근할 교실은커녕 엄폐물 하나 없다.

  3층의 계단은 8반 앞의 계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방화 셔터가 내려져 있으니 뒤로 돌아갈 수도 없다. 결국 정면으로 부딪혀 가면서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우는 다시 머리를 감싸 쥔다. 어떻게 한다. 어떻게 해야 보이지 않고 경아에게 도달할 수 있을까.

  신우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총동원한다.

  스타크래프트? 아쉽게도 클로킹은 업그레이드가 안 되어 있다.

  어쎄신 크리드? 어찌어찌 교실 창문으로 기어나간다해도 연결통로에는 사람이 들어갈만한 큰 창문이 없다.

  호라이즌 제로던? 돌멩이를 던져서 주의를 끌고 그사이로 뒤로 접근? 그래 차라리 이게 현실성 있다. 물론 감행하진 않을 거다.

  아니 잠깐만. 그래, 굳이 내가 시야에서 벗어날 필요 없이 경아가 시선을 돌리게만 하면 되잖아. 귀신 분장이나 징그러운 그림이나 뭐 그런 여자애들이 싫어할 만한 걸 교실을 뒤져서 찾아내면 달리기, 집중 흐트러뜨리기, 시야 돌리기까지 전부 되는 거잖아?

  문제는... 교실에 그런 게 있을까? 여자애들이 싫어할 만한, 자연스럽게 시야와 고개를 돌릴만한 공포스럽고 혐오스러운 게 교실에 있을까?

  잠깐, 바로 여기에 그런 게 있잖아.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그건 안 돼.”

  뭐가 안 된다는 거야? 딱히 다른 수라도 있어?.

  “그래도 안 돼. 그건 절대 안...”

  어디선가 길고 끔찍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진다. 신우가 조금만 정신이 있었더라면 그게 남자의 비명이라는 걸 깨달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신우는 그럴 만한 심적 여유가 없었다. 신우는 눈을 질끈 감고 천장을 향해 외친다.

  “아아아아아! 몰라! 좋아, 해버릴 거야! 해 버린다고! 후회하지나 마!”

 

  유림은 경아를 돌아보며 양 손을 든다.

  “좋아, 내가 졌어.”

  경아는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유림은 신들림을 해제한다. 안젤리카가 유림의 품으로 나온다. 유림은 안젤리카를 그대로 꼭 품에 안는다. 신들림을 할 때는 하나가 되기에 유림의 노림수를 자연스레 알고 있는 안젤리카는 유림을 따라 연기를 한다. 슬픈 표정으로 유림의 품에 꼭 안긴 것이다. 유림은 애처로운 얼굴로 경아를 올려다 본다.

  “영매의 권리를 포기하기 전에... 작별 인사를 하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경아의 입술 끝이 씰룩인다. 헛소리말고 당장 권리포기를 행사하라고 강요하고 신우의 뒤를 쫓으라고 그녀의 이성이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유림과 안젤리카의 울 것 같은 눈망울에 넘어가고 만다.

  “알겠어. 대신 최대한 빠르게 끝내라고.”

  너무 착해서 탈이라니까, 경아는 한숨을 폭 내쉰다. 순수한 영혼의 동정심을 이용한 사악 듀오는 경아에게 보이지 않는 얼굴 반쪽으로 비열하게 씨익 웃는다. 그리고는 훌쩍이며 서로를 껴안는다.

  “보고 싶을 거야, 유림아.”

  “그런 말 하지 마 안젤리카. 니가 없더라도 난 잘 해낼 테니까.”

  “나보다 작을 때부터 봤는데 결국 이렇게 헤어지는구나. 적어도 결혼하는 것까지만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걱정 마. 결혼은 니가 있는 성당에서 할 테니까!”

  불편한 표정으로 둘의 신파극을 보던 경아는 손을 들어 둘을 중지시킨다.

  “야, 야. 잠깐 잠깐. 영매의 권리를 포기하는 게 이별을 의미하는 건 아니지 않아?”

  ...쳇. 들켰다,는 얼굴로 표정을 썩힌다.

  “어머. 그렇구나. 그건 모르고 있었네! 근데 경아야 나 궁금한 게 있어.”

  “꺼져! 감히 나를 갖고 놀아?!”

  “나 니 능력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

  “싫어, 묻지 마! 어서 권리 포기나 해!”

  “패자의 부탁조차 들어주지 않는 거야? 그렇게 인정 없는 사람이었어? 나는 언제나 웃는 낯으로 친구들을 대해주는 너야말로 현대사회라는 사막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이라고 생각했는데! 패자라고 이렇게 인권조차 무시하는 건 성적에 따라 학생들을 차별하는 선생님들이랑 뭐가 달라!”

  “......윽.”

  경아가 빈틈을 보이자 유림은 눈을 반짝이며 파고든다.

  “패자라고해서 아무런 권리도 없는 건 아니야! 우린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이 아니라 당장 다음 주부터 학교에서 얼굴을 봐야 하는 학우끼리의 정정당당한 승부였던 거잖아? 그런데 이렇게 매정하게 구는 거야? 넌 다음 주부터 나를 아예 안 보고 살 생각인 거니? 싸우고나면 친구, 그게 아름다운 청춘의 법칙 아니었어?”

  신우가 옆에서 이 말을 들었다면 어이가 없어지다 못 해 머리 뚜껑을 열고 가출을 했을 것이다. 뭐? 전교 1등의 간판이 어쩌구 전쟁이 어쩌구 하더니 뭐라고?

  하지만 유림의 진짜 얼굴을 모르는 순진한 경아는 고민에 빠진다.

  “많은 걸 바라는 것도 아니야! 그저 내가 패배한 너의 능력에 대해 궁금할 뿐이야. 너와 너의 영이 가진 그 놀랍도록 강력한 힘 말이야. 승자가 패자에게 이름과 패인을 알려주는 건 중세부터 내려져 오는 기사도라고! 그래야 패자가 나중에서라도 내가 이렇게 대단한 강자에게 졌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경아가 그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리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 말이 경아를 움직였다는 것이다. 경아는 짐짓 거만하게 팔짱을 끼고는 콧대를 높인다.

  “좋아! 너그러운 승자로써 너의 질문에 답해주도록 하지!”

  유림은 다시 한 번 씨익, 웃는다. 나중에 사회에 나가고서도 이용해먹기 좋은 친구겠어. 앞으로 친하게 지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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