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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불망귀 (不忘歸)
작가 : 기정유
작품등록일 : 2017.7.22

불망귀(不忘歸) - 잊지 않고 돌아오겠다.
때론 사랑으로, 때론 충성과 의리로, 때론 원수의 사이로
끊길 듯 끊어지지 않는 운명같은 인연은 계속된다.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그와 그녀의 이야기.

 
16화 서역 장인 나부랭이
작성일 : 17-07-30 20:37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6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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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궁행사가 있던 날 이후로 기련과 카이는 매일 밤 둘 만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누가 먼저 그러자고 할 것도 없었다. 마치 꽃이 피고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이끌림이었다. 두 사람은 기련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연못가에서 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청부인을 뵙고 왔어요.”

 “청부인은 안녕하시지요? 그러고보니 황궁 행사 때 청부인은 못뵈었던 것 같군요.”

 “그래서 여쭈어 봤지요. 왜 안오셨냐고.”

 “뭐라 하십니까?”

 “왜 내가 당연히 갈 줄 알았느냐? 되물으시던 걸요.”

 

 카이는 잠시 생각하다 이어 말했다.

 

 “당연히 가실 자리는 아니지요.”

 “카이님도 그리 생각하십니까? 왜요? 누구보다 황제의 신뢰를 받고 계신 분 아닙니까. 두분이 서로 연모하신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더 못가시겠지요.”

 “무슨 말씀이세요?”

 

 카이는 정말로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기련을 보며 말했다.

 

 “청부인께서는 황후마마나 황비마마가 아니시지요?”

 

 기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못가시는 겁니다. 황비나 황비의 측근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가 아닙니까.”

 “아... 황비마마들이 청부인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아마 그럴 겁니다.”

 “그럼 더 이상합니다. 황제께선 자신의 약을 모두 짓게 할 만큼 신뢰하는 청부인을 왜 황궁에 들이지 않으시는 걸까요? 분명 황제보다 더 높고 귀한 분이라고까지 말씀하시면서요.”

 “황제께서 그렇게 말씀 하셨습니까?”

 “예, 저한테 분명히 그리 말씀하셨다니까요?”

 

 그리 말을 하고나서야 기련은 깨달았다.

 

 “아, 혹시 미망인이라서....”

 “예? 지금 뭐라 하셨습니까?”

 “아닙니다. 제가 오늘 청부인께 너무 많은 말을 하다보니 말실수를 하였습니다. 겉으로 티는 내지 않으셨지만 속으로 노여워 하신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기련을 잠시 바라보던 카이가 말했다.

 

 “그럼 진심으로 사과를 하시면 되지요. 청부인께선 진심을 알아주실 분으로 보였습니다.”

 “예, 오늘도 그리해 주셨어요.”

 

 다시 걷기 시작하던 카이가 기련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 나라에는 왜 황후마마가 계시지 않습니까? 황제께서 재위하신지도 36년이나 되었다고 들었는데요.”

 “그러게요. 제가 알기에도 한 번도 황후마마가 계신 적이 없었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카이가 말했다.

 

 “청부인께서 많이 외로우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련은 뜻밖의 말을 하는 카이를 보며 생각했다.

 

 ‘이 사람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있구나.’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기련의 집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곧 황제의 순행이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쿠처 말로는 황제께서 순행에서 돌아오실 때 쯤이면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그런데 한번 순행을 떠나시면 꽤 오래 머물다 오시는 것 같아요.”

 “그렇겠군요. 진나라가 워낙 큰 나라니까요.”

 “근데 뭐, 언제 떠나서 언제 돌아 오실지야 아무도 모르죠. 황제폐하 마음이니까요.”

 “그래도 언젠가 끝이 있겠죠?”

 

 카이가 걸음을 멈추더니 기련을 보고 말했다.

 

 “이 공사가 마무리 되면 저와 같이 서역에 가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기련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서역이요? 저랑 서역에를 같이요?”

 “예. 서역이라는 곳이 궁금하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궁금하다마다요. 정말 가보고 싶습니다.”

 “진심이신 거죠? 약속하신 겁니다?”

 

 카이는 조금도 지체없이 서역에 같이 가겠다고 대답하는 기련의 태도에 오히려 더 놀랐다.

 

 “그래도 좀더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셔도 됩니다.”

 “아닙니다. 왜 그러셔요. 제가 냉큼 가겠다고 하니 걱정되십니까?”

 “하하 그런 게 아니라요.”

 

 기련이 정말 기뻐하며 말했다.

 

 “카이님과 함께라면 죽음의 사막도 두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카이님은 사막을 건너오신 분이지 않습니까.”

 

 카이는 자신에게 한없은 신뢰를 보내주는 기련이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카이가 기련을 살포시 안았다.

 

 그때였다.

 

 “거기서 뭣들 하는 것이냐?”

 

 아버지 장파형이었다.

 

 깜짝 놀란 기련이 아버지를 보며 말했다.

 

 “아, 아버지.”

 “이런 이런 너는 기련이가 아니냐. 저 멀리서부터 설마 설마 하고 봤더니, 진정 너였단 말이냐.”

 “아버지, 기별도 없이 어쩐 일이세요.”

 “내가 내 집에 오는데 기별은 무슨. 도대체 이 밤에 여기서 뭐하고 있는 게야? 냉큼 이쪽으로 오지 못해?

 

 장파형의 불같이 화를 내며 기련의 팔을 잡아 자기 쪽으로 끌었다.

 그때 카이가 나섰다.

 

 ”안녕하십니까. 감독관 어르신. 병사용갱에서 일하는 장인 카이라고 합니다.“

 

 장파형은 그제서야 카이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서역에서 왔다는 그 조각장인 말인가?”

 “예 그렇습니다.”

 “공사현장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여기서 뭐하는 거요?”

 “그게 아니라 제가 댁의 따님과..”

 “시끄럽소. 그 입 닥치고 얼른 돌아가시오. 너는 나와 들어가자. 얼른.”

 

 카이의 말을 단칼에 잘라 버린 장파형은 머뭇거리는 기련의 팔을 끌며 재촉했다.

 기련은 아버지에게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가며 카이에게 오늘은 그만 돌아가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

 

 장파형과 기련이 집안으로 들어가고 홀로 남은 카이는 당황스러웠다.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잘못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기련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간 장파형은 한바탕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먼저 장파형에게 혼쭐이 난 것은 설이였다.

 

 “너는 몸종이라는 아이가 네 주인이 이 시간에 어디서 뭘하고 있는지 몰랐단 말이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어르신.”

 

 설이는 땅바닥에 몸을 납작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그런 설이의 모습을 보고 가만 있을 기련이 아니었다.

 

 “설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이 시간에 나가 있었던 건 저입니다. 꾸짖으시려거든 저를 꾸짖으세요. 아버지.”

 “너는 뭘 잘했다고 이러는 게야. 황제폐하 앞에서도 할 말 못할 말 다 해서 아비의 애간장을 새까맣게 태우더니 이제 이 아비 정도는 무섭지도 않은게냐?”

 “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시끄럽다. 네가 이러면 네 몸종이 받을 벌만 더 무거워 지는 것이야. 여봐라. 설이 저년을 가마니에 둘둘 말아 매우 쳐라.”

 

 설이는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황궁행사 이후로 밤마다 마실을 나가는 기련을 말리지 않은 죄는 있지만 사실 기련을 굳이 말리고 싶지도 않았던 설이다.

 

 그때였다. 기련이 마당으로 뛰어 내려가 엎드려 있는 설이의 몸을 감싸 안았다.

 

 “안된다. 안돼. 누구라도 손대면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기련이 호통을 치자 주변에 서있던 하인들은 꿈쩍 하지 못했다.

 그때 한 켠에 서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기련의 모친이 참다 못해 나섰다.

 

 “기련아. 네가 그럴수록 설이만 다친다. 어서 이리 올라오너라.”

 

 기련은 꿈쩍도 하지 않고 설이의 몸을 더 힘주어 껴안았다.

 

 “어머지, 저도 같이 맞겠습니다. 아버지께서 굳이 때려야 하신다면 저도 같이 맞는 게 옳습니다.”

 

 기련의 굳은 결기에 누구도 몽둥이를 드는 사람은 없었다.

 

 “설이 저년을 창고에 가두고 아무 것도 주지 말고 굶겨라. 기련이 너는 따라 들어오고”

 

 보다 못한 장파형이 말하고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서야 설이가 훌쩍 훌쩍 울기 시작했다.

 

 “아가씨, 고맙습니다.”

 “아니다 설아. 나 때문에 네가.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구나. 내가 아버지께 잘 말씀드릴게. 걱정하지 말거라.”

 

 기련은 장파형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기련의 모친이 장파형에게 불호령을 듣고 있었다.

 

 “과년한 딸자식을 둔 어미가 이 시간에 딸아이가 뭘 하고 다니는지도 몰랐단 말이오? 이래가지고 내가 어떻게 큰일을 도모한단 말이오.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부인은 알기나 아시오?”

 

 기련의 모친은 말 한마디 못하고 장파형의 불호령을 받아내고 있었다.

 기련은 아버지 장파형 앞에 섰다.

 

 “아버지, 왜 이러십니까. 아무리 제가 잘 못한 것이 크다고는 하나 왜 어머니와 설이에게 이러십니까. 야단을 치시려거든 저를 야단치십시오.”

 

 장파형은 그런 기련을 쳐다보며 혀를 끌끌 찼다.

 

 “네 어미나 너나 어쩌면 그렇게도 답답하게 구는 게야. 생각이라는 것을 좀 하고 살게들”

 

 기련은 그런 장파형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호감을 가진 사내를 만나는 일이 이렇게 아버지가 화를 낼 일일 줄은 생각조차 못했었다.

 

 “혹시, 서역 남자라 그러시는 것입니까?”

 

 기련이 하는 말을 들은 장파형은 더욱 기가 찼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느냐? 서역 남자라니 서역 남자라니!!. 너더러 그깟 서역 남자나 만나라고 내가 그동안 그 좋은 혼처 자리를 다 마다한 줄 아느냐? 지금 네가 서역 장인 나부랭이나 만나고 다닐 때가 아니란 말이다.”

 

 장파형은 환관 조고와 나눈 대화를 부인과 딸에게 다 말해버리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참았다. 혹시나 말이 새어나가 일을 그르치기라도 할까봐, 황제의 허락이 떨어지기 전에는 그 누구도 알아서는 안된다는 환관조고의 말을 되새기며 장파형은 참고 또 참았다.

 

 “기련이 너, 특별히 몸가짐을 바로하고 밤에는 외출을 삼가도록 하거라. 서역 남자가 아니라 그 어떤 외간 남자도 만나서는 안돼. 알겠느냐?”

 

 기련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째 대답이 없어? 이 아비의 말을 우습게 여겼다가는 오늘처럼 설이를 그냥 봐주지 않을 것이다. 알겠느냐? 물러가거라.”

 

 기련은 아버지 장파형의 방을 나왔다. 방 안에서는 아버지 장파형이 어머니에게 딸 간수를 특별히 잘 하라는 잔소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장파형은 목소리를 낮춰 부인에게 일러두었다.

 

 “기련이가 외간 남자를 만나고 돌아다닌다는 말이 집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식솔들 단속을 철저히 하시오. 조만간 엄청난 혼처 자리가 들어올 것이니 혹여라도 부정타는 말들이 집 밖으로 돌지 않도록 말이오. 만에 하나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부인이 신경을 쓰고 조심들 하게 잘 이르시오. 알겠소, 부인?”

 

 기련은 부엌으로 가 주먹밥 한덩이를 들고 선 설이가 있는 창고로 갔다. 기련은 창고 창문으로 설이에게 주먹밥을 넣어주고는 창고 문 앞에 털썩 주저 않았다.

 

 “설아, 미안하다. 아버지께선 내일 아침에 현장으로 가실 모양이야. 오늘 밤만 거기서 지내렴. 아버지 계시는 동안만. ”

 “아가씨 괜찮아요. 미안해 마셔요.”

 

 설이는 신나게 주먹밥을 먹으며 문 밖에 있는 기련에게 말했다.

 

 “아가씨, 어르신 나오시기 전에 얼른 방으로 들어가셔요. 한여름이라 춥지도 않고 괜찮네요.”

 

 설이는 괜찮아 보았다. 기련과 함께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란 설이는 어릴 적부터 씩씩한 아이였다. 언제나 듬직했고 위로가 되어주는 기련의 가장 친한 동무였다. 그 밤, 정작 괜찮지 않은 것은 기련이었다.

 

 ***

 

 기련의 집 앞에서 아버지 장파형에게 내쫒기듯 숙소로 돌아온 카이는 풀죽은 듯 말이 없었다. 쿠처는 그런 카이에게 말을 건넸다.

 

 “신이 나서 나갔던 사람이 왜 이리 풀이 죽어 있어. 뭐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벌써 사랑싸움이라도 한 게야?”

 “사랑싸움이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그럼 왜 이러고 앉아 있어.”

 

 카이는 쿠처에게 하소연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제가 무슨 나쁜 짓을 한 것 같지 않습니까. 그댁 따님을 만나는 게 말 한마디 못하고 쫒겨날 일입니까?”

 

 평소 장파형의 성품을 잘 알고 있는 쿠처는 카이를 달랬다.

 

 “본래 과년한 딸자식을 둔 아버지들은 그렇게 과민하게 군다네. 혼기가 찬 딸이 아닌가. 게다가 예쁘기는 좀 예뻐? 모르긴 몰라도 함양의 내로라하는 집안에서 벌써 여러 차례 혼담이 들어왔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카이는 쿠처의 말에 수긍하는 듯 보였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럼, 이미 혼담이 들어왔었다면 딸가진 아버지 입장에서야 저 먼 서역땅에서 온 장인 나부랭이가 야밤에 딸자식을 붙들고 있으니 눈에서 불이 날 만도 하지.”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내일 날이 밝으면 장파형 장인을 찾아가서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고 댁의 따님과 만나게 허락해 주시오 말을 하게.”

 “그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오늘도 그 말을 하려는데 말을 꺼낼 새도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밝은 날 가서 정식으로. 알겠나?”

 “예. 알겠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왜? 아직 뭔가 부족한가?”

 “아무리 그래도 서역 장인 나부랭이는 좀 심하지 않습니까? 같은 서쪽 출신 끼리.”

 “말이 그렇다 이거지.”

 

 쿠처는 카이의 어깨를 툭 치며 허허 웃었다. 그런 쿠처의 웃음이 적잖이 위로가 되는 듯 카이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다음날, 날이 밝자마자 카이는 지하궁전 앞에 가서 장파형을 기다렸다. 한참 후에 장파형이 저 만치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장파형을 보자마자 카이는 한걸음에 달려가 장파형 앞에 깍듯이 인사를 했다.

 

 “이제 나오십니까? 어르신”

 

 장파형은 카이를 보자마자 인상을 찌뿌렸다.

 

 “내게 할 말이 남은게요?”

 “댁의 따님과의 교제를 허락해 주십시오.”

 

 장파형은 기가 막히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어제의 불같이 화를 내던 태도는 아니었지만 오늘은 아예 대놓고 무시하는 말투였다.

 

 “이보시오 서역 양반. 함양 땅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뭐가 뭔지 모르는 모양인데. 우리 딸아이는 함부로 만날 수 있는 아이가 아니오. 어떻게 오다가다 마주쳤던 모양이오만 행여나 그런 마음을 먹어서는 아니되오. 지금 함양에서 서역 장인들을 우대하는 분위기라고 해도 여기는 진나라 땅이요. 알겠소? 일을 하러 왔으면 일이나 착실하게 마무리 하시오. 다른데 신경쓰지 말고.”

 

 자기가 할말만 한 채 돌아서는 장파형을 카이가 막아섰다.

 

 “제 말 좀 더 들어보십시오.”

 “무슨 말을 더 들어야 한다는 말이오. 내 말을 못알아 듣는거요?”

 “기련 아가씨와 저는 이미 서로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희에게 기회를...”

 “뭐가 어쩌고 저째?”

 

 장파형은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누가 누굴 좋아해? 큰일 날 말을 어디서 떠들어대고 있어? 내가 마지막으로 분명하게 말할테니 잘 들어. 앞으로 내 딸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마라. 알겠어? 내 딸에게서 떨어지라구!”

 

 장파형은 카이에게 경고하고는 지하궁전 공사장을 향해 씩씩 거리며 걸어갔다. 카이는 그 자리에 얼음 동상이 되어버린 것 처럼 꼼짝도 하지 못한 채 한참을 서 있었다. 카이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시련의 서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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