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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여왕 수호 기사단
작가 : 지니2
작품등록일 : 2017.7.18

“주인이다……”

황갈색 눈의 집시들 사이에서, 자그맣게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집시들의 눈이 커다랗게 뜨였다.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로웬과- 불타오르는 솥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들 사이에서 산발적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유리가시가 주인을 스스로 선택했다!”

로웬은 바들바들 떨다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들의 노란 눈이 로웬에게 꽂혔다.

“자격이 없는자- 날카로운 유리 조각 위에서도 무사하리라. 유리 가시는 스스로 선택하는 검. 맨발로 바닥을 뛰어라, 유리 조각을 밟아라. 너의 피가 네 자격을 증명할 것이다. 유리 가시는 선택하는 검.”

집시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간간히 시리어스 주의][생각보다 안진지함 주의][주인공 2명][기사단물][정통(?) 판타지]
[천재검사, 얼굴이 열일하는 주인공1][잔머리대왕, 그냥 일 안하는 주인공2]

 
Episode 1. 잠입 (10)
작성일 : 17-07-30 20:24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4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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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웬 아일체스트..."

 

 

 유비가 낮게 제 파트너를 불렀다. 로웬의 새파란 눈동자가 힐긋 유비를 돌아보았다. 유비는 그 표정에서 전혀 '미안함' 따위를 찾을수 없어서 저도 모르게 허, 하고 헛웃음을 터트렸다. 보아하건데... 인적성 시험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은 저 파트너는 정말로 그와 수사 상황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을 수도 있었다.

 

 

 '같이 파트너 못해먹겠네 진짜.'

 

 

 유비는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기분에 휩싸였다. 무슨 열살 짜리 꼬맹이한테 사회성 교육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알파벳 A부터 Z까지 어떻게 생겼는지 그가 다 말해줘야 한단 말인가!

 

 유비는 로웬의 말이 끝나자- 이번엔 자기를 쳐다보는 이이실 카룬티아스를 앞에 두고 식은땀을 흘렸다. 젠장.

 

 

 "팀 웍 잘 하고 있는 중이니까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

 

 "그런 표정이 아니라서."

 

 

 이이실이 빙글 웃었다. 유비는 다시 한번 로웬 아일체스트를 욕했다.

 

 

 "로웬이 범인 후보군을 좁히는 가운데... 나는 좀 더 광범위적인 탐문을 수행중이야. 한나 아벨을 알고 있는 여학생 대상으로. 그녀와 얽힌 관계도를 보다 보면 왜 최초의 희생양이 그녀인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이실 카룬티아스의 날카로운 눈빛이 그에게 머물렀다.

 

 

 "대개의 이력 사건의 경우, 희생양에게는 어떤 연관성이나 개연성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

 

 "그 정도는 교육받았어."

 

 "그럼 넌 이 사건이 이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거로군."

 

 

 유비는 이이실의 날카로운 입을 때려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냥 되는대로 지껄였을 뿐인데- 졸지에 독단적인 방향으로 수사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견습기사가 되어버렸다. 그는 눈알을 굴리다가 그냥 씩 웃었다.

 

 

 "그냥 다양한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있는거야. 원한관계가 섞인 이력사건일 수도 있으니까."

 

 "흐음."

 

 

 머리를 꽤 굴리네. 이이실이 미미하게 웃었다. 그는 대충 종이에 뭔가 휘갈겨 쓴 후에, 그걸 책상 서랍 깊은 곳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서는 몹시 나른하게 기지개를 쭉 폈다. 그 모습은 흡사 호랑이가 식사 후에 만족스럽게 몸을 길게 늘어뜨리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빨리 해결하고 날 좀 복귀시켜 줘, 열등생들."

 

 "아니 그럼 애시당초- 수사에 협력해주면 되잖아."

 

 

 유비 이그렛이 불만스럽게 툴툴거렸다. 곧장 이이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애초에 최전선에서 레지스탕스들을 직접 타격하는 일을 맡고 있는 그였다. 그가 여기서 이 견습기사 둘을 뒤치닥거리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인력 낭비인 와중에... 그들이 맡은 임무를 도와달라라. 요 꼬맹이 기사들은 지금 기사단이 이이실 카룬티아스를 보호자이자 임무 평가자로 밀어넣은게 얼마 만큼의 전력 손실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좀 전에 그가 읽었던- 기사단으로부터 온 서류도, 정확히 그가 빠짐으로 인해서 얼마만큼의 기사들이 레지스탕스 추격 임무에 추가로 배정되었는지에 대한 보고였다. 게다가 약삭빠른 레지스탕스들이 어떻게 이이실의 부재를 알았는지 기습적으로 임시 베이스캠프를 타격하고 갔다고 했다.

 

 

 '그쪽에도 피해를 좀 입혔으니 당분간 재공격은 없겠다고 했지...'

 

 

 꼬맹이 둘은- 지금 술란 마르모넷사, 그들의 단장이 자기들에게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고작 견습기사들의 멘토로 그 이이실 카룬티아스를 붙여줄 정도면 얼마나 신경쓰는 건지 알아차릴 법도 한데. 물론 둔하기 짝이 없는 검술바보 로웬 아일체스트가 아니라- 잔머리만 좋은 유비 이그렛이 말이다.

 

 

 "한 번 더 일깨워주자면, 이건 너희 임무다."

 

 

 이이실은 유비의 투덜거림을 단호하게 끊어냈다.

 

 

 "자아, 해산. 난 조금 있다가 다른 여성분과 약속이 있으니까."

 

 

 그의 이어지는 말에 로웬의 얼굴 표정이 또 딱딱하게 굳는다. 이이실은 저 유리조각같은 왕자님이 사사건건히 그에게 반감을 드러내는 게 꽤나 재미있었다. 그는 씨익 웃으면서 일부러, 귀찮은 것을 밀어내듯이 손을 휘휘 저었다.

 

 곧장 로웬 아일체스트가 뒤로 돌아 방을 빠져나간다. 각을 잰 듯한 완벽한 움직임에 휘파람이 나올 뻔 했다. 아일체스트 가는 정말 저런데는 철저하지. 숨막히게 재수없는 가문이었다.

 

 유비 이그렛이 멈칫 하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자기 파트너를 쫒았다. 이이실은 셔츠 깃을 올리면서 그를 불러세웠다. 의아한 표정으로 열등생 2호가 뒤를 돌아보았다.

 

 

 "요즘엔 검술 훈련은 좀 하나? 열등생 2호."

 

 "여전히 지지리도 못한다, 선배님!"

 

 

 유비가 으르렁거렸다. 그리고나서 그는, 발을 쾅 굴렀다.

 

 

 "그리고 내가 1호야! 내가 기사단에 먼저 들어왔다고!"

 

 

 유비 이그렛은 짜증으로 일그러진 얼굴 펴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이이실이 낄낄거리면서 책상을 치고 웃기 시작했다. 1호, 2호 따위를 정정해줄 생각을 하다니! 그가 배를 잡고 웃는 동안 유비의 표정은 더욱 더 일그러졌다. 그는 삐딱한 표정으로 선배 기사를 바라보다가 쿵쾅거리면서 방을 나가버렸다.

 

 

 '어디 한 번 좆돼봐.'

 

 

 유비 이그렛은 이를 갈았다. 방금 그의 셔츠 깃 아래 부분에 립스틱 자국이 나 있는 걸 발견한 참이었다. 본인 눈으로는 절대 발견하지 못할 사각이었기에... 저 철저한 바람둥이가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는 조용히 입을 다물기로 했다. 부디 조금 뒤에 만날 여성분이 몹시 까탈스러운 성격이어서 그 립스틱을 발견하고 화를 왕창 내 주기를!

 

 거기까지 생각을 하고서, 저 바람둥이라면 그 상황도 어떻게든 해쳐 나갈 수 있을거라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유비는 살아온 햇수가 곧 여자친구가 없었던 햇수와 동일한, 자기의 모태솔로 라이프를 돌이켜보고 조금 우울해졌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언제나처럼 로웬과 함께 식당으로 가려고 눈으로 로웬을 찾던 유비는- 그가 수업이 끝나자마자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유비는 머리를 헝클이면서 한숨을 내리눌렀다. 아마도 극성스러운 여자 팬들을 피해서 어디론가 도망간 것 같은데. 갈 거라면 미리 말이라도 해 줄 것이지.

 

 유비의 녹색 눈이 주변을 훑었다. 점심 식사를 함께 할 파트너가 없어졌을 때 곤란한건 사실 유비쪽이 아닌 로웬이었다. 로웬은 유비 이그렛을 제외하면 함께 점심을 할 친구다운 친구가 없었지만 -팬들은 예외다.- 유비는 그런 대체자원이 차고도 넘쳤다.

 

 

 “유비!”

 

 

 멀리서 모여있는 천문기후학 애들이 보여서, 그들을 부르려던 유비의 어깨를 누군가 쳤다. 뒤를 돌아보니 며칠 전에 안면을 튼 미하엘 앤드로프가 있었다. 그는 애매하게 웃는 얼굴이었는데, 그 덕분에 양 뺨 가득한 주근깨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그는 유비 이그렛에 대한 호의를 숨기지 않고 표정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유비는 마주 웃어주었다.

 

 

 “어, 미하엘. 아- 미안해, 앤드로프. 수도 사람들은 성으로 부르는 거 싫어하지?”

 

 “오 아니야. 그렇게 불러.”

 

 

 미하엘의 눈이 음침하게 반짝였다. 유비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단순히 호칭 정리가 된 걸 좋아하는 반응인지- 상대의 책을 잡아서 기뻐하는 표정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점심… 함께 할 사람이 없어서 곤란한거지?”

 

 

 미하엘이 히죽 웃었다. 유비는 네가 부리지 않았다면 천문기후학과 애들과 먹을 생각이었다는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곧 꾸욱 눌러 참았다. 미하엘 앤드로프가 그에게 기묘한 호의를 보내는 것은 그가 친구 하나 없는 한심한 시골 출신 편입생이라서- 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으응. 네가 와서 살았어.”

 

 

 유비는 그의 기대대로 답해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미하엘은 제 기대대로 새로 사귄 친구가 반응해주는 것을 보면서 뿌듯함에 휩싸였다. 그래서 그는 평소라면 전혀 관심이 없었을 중간 평가에 대한 것까지 편입생에게 나불댔다.

 

 

 “중앙 복도에 지금 중간 평가서가 붙었는데 봤어?”

 

 “중간 평가?”

 

 “수업 마지막에 시험과 레포트를 내는게 전체 평가고… 중간 평가는 그냥 교수님들이 여태까지 수업에 들어온 학생들의 수업 태도를 점수화시킨거야. 최종 점수에는 전혀 반영이 안되지만… 누가 우수한지는 대충 파악이 가능하지.”

 

 

 유비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 중간평가 벽보의 주인공이 누구일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로웬 레노위라는 이름을 벽보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겠지.

 

 거기까지 짐작한 유비도 중앙복도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에- 사람들의 인파를 발견하고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 생각보다 이 ‘중간평가’라는게 하멜른 대학 학생들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도.

 

 거기까지 생각하는 도중에, 도망치듯이 그 자리를 벗어나고 있는 수려한 외모의 남학생이 보였다. 로웬 아일체스트였다. 그는 자신을 만지려드는 수십의 손을 가까스로 피하거나 뿌리치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유비는 저도 모르게 인파들을 납득하고 말았다. 중간 평가가 킬러콘텐츠가 아니라… 그걸 확인하고 있는 로웬 아일체스트의 얼굴이 킬러콘텐츠였던 모양이었다.

 

 

 “누구지?”

 

 

 옆에 선 미하엘 앤드로프가 굳은 표정으로 그가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았다. 유비가 어깨를 으쓱였다.

 

 

 “로웬 레노위. 나랑 같은 시기에 편입해온 녀석이야.”

 

 “아아. 레노위가 쟤구나…”

 

 

 로웬 아일체스트가 얼마나 유명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다른 학생들과 담을 쌓고 지내는 것 같은 미하엘 앤드로프조차 알 정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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