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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The Sky Is Filled With Clouds
작가 : ssssss
작품등록일 : 2017.7.30

여느 때처럼 구름이 가득한 영국 Norwich의 한 해변가. 그곳에는 어릴 적 불의의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한 소녀의 피아노 소리가 매일 울려 퍼진다. 악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슬픔에 빠져 살던 그녀는 15살이 되는 해, 희망을 찾으러 뉴욕으로 떠나는데… 수 년이 흐르고 여전히 슬픔 속에서 살아가던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구름 속에 있는 한 남자를 본다. 그녀는 환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녀가 도착한 날 저녁, 그녀의 집에 노크 소리가 들린다…

 
The Present (Love) - 12화
작성일 : 17-07-30 20:24     조회 : 288     추천 : 1     분량 : 1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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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트 야머스는 대영제국의 남동쪽에 위치한 작은 지역으로써 노포크라는 카운티에 속해 있으면서도 동시에 노르위치라는 주에 속해있기도 하다. 주로 대서양과 편서풍 기후에 따라 여름에는 너무 덥지 않고 겨울에는 너무 춥지 않으며 비가 자주내리는 대영제국의 일반적인 기후 특징과는 달리 그레이트 야머스는 스칸디나비아와 시베리아 기후가 만나 구름이 많이 생기는 영국의 남동쪽에 있고 서쪽에 비해 강수량이 적은 동쪽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이곳의 여름은 덥고 겨울에는 추운 예외성을 띈다. 그레이트 야머스의 해변도 그랬다. 이곳이 세계의 어느 해변보다 특별히 뛰어나거나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별볼일 없거나 인기없는 것 역시 아니었다. 다른 노포크 지방들이 자신들만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있는 것처럼 그레이트 야머스도 그랬다. 이곳에는 이곳만의 것들이 있었다. 서쪽에 비해 적은 강수량, 그리고 역사있는 항구와 테마파크, 마켓이 들어선 길, 그리고 구름 가득한 하늘.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세계에는 이 작은 해변보다 아름다운 장소가 있다. 아니, 많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어떤 사람들에게 이곳은 다른 그 어떤 곳들보다 훨씬 아름답고 그리운 장소라는 사실이다. 추억이 있고 아름다운 순간들이 묻혀있는 곳. 그 보물들을 다시 찾고 싶어 되돌아오고 싶은 곳. 사진으로는 그 그리움을 채울 수 없어 다시 찾게되는 곳. 어린시절의 추억처럼 아련함이 감도는 그런 곳이다. 그리고 오로르에게 이곳은 단순히 집이라는 한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곳이었다. 소중하고 평안한, 그러면서도 항상 기억하고 싶은 그런 장소였다. 그녀에게 있어 그레이트 야머스의 웰링턴 항구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누구보다도 친한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곳에는 오로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레이트 야머스는 다른 대영제국 지역과 같이 일년내내 비가 조금씩 내린다. 서쪽에 비해 강수량이 많은편은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거의 매일같이 1미리미터 정도의 비가 쏟아진다. 그 말은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기보다는 자주, 그리고 때를 가리지 않고 내린다는 의미이다. 1953년에 이례적으로 대홍수가 한번 났고 그 후에도 몇번인가 작은 홍수가 난 적은 있었지만 대홍수를 제외하고는 심각한 수준의 피해는 없었다. 오로르는 그마저도 본 적이 없었다. 다 그녀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었다.

 

 지금 그녀는 택시의 앞좌석 창문으로 줄기차게 내리는 비를, 그리고 그 비 속에서 도로를 막고 서 있는 건장한 남자들을 보고있었다. 역 주위로 깔려있는 몇개의 바리케이트가 그레이트 야머스로 향하는 길들을 막고있었다. 사람들은 너나 할것없이 줄을 서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새 짙게 깔린 밤의 어둠처럼 수심 가득한 얼굴을 한채 비를 그대로 맞으며 그들은 자신들을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줄 구원의 수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아침 교회를 나가기 전 까지만해도 이곳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영국 동쪽 해변의 조그마한 역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레이트 야머스 역은…

 "아가씨,어떻게 할꺼요?"

 택시 기사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 창 밖을 바라볼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봐, 아가씨. 댁이 가고자 하는 길은 온통 막혔다고.”

 그가 차 앞유리를 손가락으로 툭툭치며 말했다.

 "아, 그럼 여기서 내릴게요.”

 그녀는 아직 이 상황이 이해가지 않았지만, 아직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지만, 일단은 택시에서 내리기로 했다. 그녀가 기사에게 미리 정해두었던 돈을 지불하고 팁으로 10파운드 더 건넸다.

 “조심해요. 영국에 여태까지 살면서 이런 광경은 또 처음보니까. 노르위치 시내는 가끔씩 비가 내리기는 했어도 대체로 해가 나고 있는데 여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살벌하네.”

 남자는 팁을 받은 후 퉁명스럽던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 그녀는 차에서 내릴때 백미러를 통해 그의 얼굴에서 두려움을 읽을 수 있었다. 그만큼 이례적인 날씨였다. 그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산을 폈다. 하지만 그녀는 우산을 핀다고 해서 이 바람과 빗속에서 그녀만의 안전한 보금자리가 생길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영국에서 산 사람에게는 상식이라면 상식이었다. 우산은 그녀의 예상대로 1분도 안되서 뒤집혔고 그녀는 우산을 다시 뒤집으려고 노력하는 대신 한 발자국이라도 더 걷기로 했다. 그녀가 바리케이트쪽으로 다가가자 옆에 서있는 한 남자가 그녀에게로 바짝 다가왔다. 그 둘의 대화는 서로 고함치며 싸우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이런 빗속에서는 그렇게라도 해야만이 대화가 가능했다.

 "이곳은 지금 통행금지예요!"

 그가 소리를 질렀다.

 "피해가 심각한가요?"

 "아직 심하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왜 금지하는거죠?"

 사실 이 일주일동안 비가 이례적으로 많이 오기는 했지만 오로르는 과연 이정도까지 해야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노르위치에서 홍수 경보를 발령했어요. 지금은 심각하지는 않지만 이정도의 비가 내일까지 계속된다면 바다 근처의 집들과 가게들이 위험하대요. 그리고 지금 관측으로는 이런 비가 다음주까지 계속 이어질 거래요. 몇시간 안에 해변 근처는 허벅지 높이까지 물이 찰 거예요. 여기가 이번주까지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안전선이예요. 그러나 그 이상 비가 길어지면 이것도 장담할 수 없대요. 이정도 비는 1953년 대홍수 이후로 처음이래요!"

 그녀는 순간 순간 그의 말을 잘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분위기와 그의 표정만으로도 그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럼 대피하는데 까지는 얼마나 여유가 있죠?"

 비옷이 있는 그와는 달리 뒤집어진 우산에 의존하고 있던 오로르는 벌써 옷이 다 젖어버린 상태였다. 그녀는 우산을 다시 원래대로 뒤집으려 노력하면서 귀로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4, 5 시간 정도일거예요. 하지만 가지 않는것을 권장하고 싶네요. 물건보다 목숨이 더 중요하잖아요.”

 그가 오로르를 설득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하는 그의 조언은 진심이었다.

 "네, 고마워요. 하지만 저는 꼭 들어가봐야겠어요. 물건보다, 집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목숨만큼 중요한게 집에 있거든요. 반드시 만나야겠어요.”

 오로르가 고함을 질렀다. 그녀의 결심은 단호했다. 다행히 그는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말 없이 바리케이트를 살짝 옆으로 틀었다. 오로르는 바리케이트 안으로 한 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걸음을 이어갔다. 오로르는 우산을 버렸다. 그리고 여기저기 물이 고여있는 도로를 빠르게 걸으며 집으로 향했다. 그녀가 몇 걸음 가지 않아서 물에 다 젖어버린 흙색의 구두를 벗으려 할때 누군가가가 뒤에서 소리쳤다.

 "5시간이 한계예요. 비가 많이오면..."

 바리케이트를 지키던 남자였다. 그는 두 손을 모아 소리쳤지만 그의 목소리는 바람에 흩어진 채 그녀에게 닿지 못했다. 오로르는 등을 돌렸다. 그리고선 구두를 벗어버린채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오로르는 홍수 따위는 두렵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있었다. 지금 그녀의 마음속에는 아버지도 사라도 제인도, 그리고 자기 자신도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지금 이 순간만이 존재했다. 그녀는 자리에 멈춰섰다. 그리고 잠시 동안 오로르는 비와 단 둘이서만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느꼈다. 눈을감고 빗소리를 듣다가 잠시 후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했다.

 

 바리케이트로부터 집까지의 거리는 멀지 않았으나 오로르는 마치 물만 없을 뿐이지 끝없는 사막을 걷는 것 같았다. 아무리 가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았다. 갈 수록 조금씩이기는 해도 점점 높아지는 수위에 다리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오로르는 개의치 않았다. 이 정도는 이겨낼 수 있었다. 오로르는 꿈속에서 느꼈던 파도를 떠올렸다. 자신을 삼켜버릴 듯한 그 바다가 떠올랐다. 홍수에 불어난 바닷물이 꿈 속의 그것처럼 싸늘한 느낌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녀는 가능한한 이곳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다리는 점점 무거워져갔지만, 비는 여전히 미친듯이 내려대고 있었지만 그녀는 온 힘을 다해 걸었다. 그리고 절반 쯤 왔을때, 오로르는 다리 밑에서 낯익으면서 동시에 낯설은 무언가를 느꼈다. 그녀는 내려다 보았고 모래를 보았다. 비가 많이와서 해변의 물이 넘치자 해변의 모래가 같이 마을로 흘러들어 온 것이다. 그것은 물 속에서 진흙처럼 변했고 오로르의 발을 잡아당겼다. 오로르는 예전에 구름치기가 말했던 슬픔의 늪이 생각났다. 정말 늪에 빠진 것 처럼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다리가, 몸이 점점 아래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다. 이 바다가 마치 꿈 속에서처럼 그녀를 빨아들이려는것 같았다. 하지만 족쇄 채워진 그녀를 메말라 죽게하려는 이 끝없는 사막같은 곳에서, 그녀를 삼키려고 파도치는 바다같은 곳에서,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한발 한발, 온 몸의 힘을 짜내서 걸었다. 다 젖어버린 몸을 이끌고 걸었다. 거기에는 그녀를 도와줄 어느누구도 없었다. 도로에는 그녀 혼자였다. 힘들게 골목을 꺽자, 그녀의 집이 보였다. 이제 거의 도착했지만, 집이 보이고 있었지만,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오로르는 포기하고 싶었다. 그녀의 몸은 너무 지쳐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녀에게는 지금... 작지만 아주 소중하게 빛나고 있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없다면 어쩌지? 아니, 있을거야.’

 확실히 그가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하지만 이층에서 밝히 비추이는 불빛은 그녀의 마음속에 그가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게다가... 이 멈추지 않고 미친듯이 내리는 비... 확실해.’

 이제 집까지 열 발자국도 남지 않았다. 그때 쏟아지는 빗속에서, 그 폭풍같은 날씨의 괴성을 뚫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들리기 시작했다. 피아노 연주에서 울리는 그 아름다운 멜로디도 '쏟아지며 내렸다' 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했다. 슬픔의 작곡가였던 쇼팽의 노래들이 이렇게 아름답고 행복하게 연주될 수 있다는 것은 언제 들어도 놀라웠다. 게다가 오늘, 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들려오는 그의 연주는 더 대단했다. 힘이 들다는 고통도, 비를 피하고 싶다는 욕망도 더 이상 느끼지 못한채, 단지 그의 연주를 더 가까이서 듣고 싶다는 일념으로 그녀는 집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그녀를 무겁게 짓누르던 빗줄기도, 그녀를 삼키려는 파도와 바다도, 그리고 슬픔의 늪도... 그녀의 의지를 막을 수 없었다. 어떤 것도 밝게 빛나는 그녀의 희망을 막을 수 없었다. 오로르는 마침내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문을 닫자 그의 피아노 소리가 그녀의 귓속을 메워갔다. 그의 연주와 화음을 내던 빗소리는 이제 뒤에서 잔잔한 배경음을 연주할 뿐이었다. 그녀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방, 그녀는 곁눈질로 그랜드 피아노를 쳐다보았다. 웅장한 피아노…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발걸음을 떼었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바닥에는 물방울이 그녀의 흔적을 남겼다. 나뭇바닥에, 그리고 카펫에 물방울과 흙이 묻었다. 그러나 그녀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자신이 가야할 곳을 향했다. 그리고 부모님의 방 앞에서 걸음을 멈추어섰다. 그녀의 머리에서, 어깨와 소매에서, 그리고 바지에서 빗물이 흐르고 있었다.

 "도착했군요. 수고했어요, 오로르.”

 그가 연주를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밖에서 몰아치는 폭풍우에는 전혀 관심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계속 연주해줘요.”

 오로르가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숨을 헐떡이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아챘다.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방에는 그녀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

 "연주해줘요, 제발.”

 그녀가 간절히 말했다. 그가 작게 미소지었다.

 "오로르, 나는 이제..."

 "시간이 부족하죠?"

 그녀가 그의 말을 끊었다.

 "이 비... 당신과 관련이 있죠?"

 오로르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그는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미소만 짓고 있을 뿐. 그는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실로 아름다웠다. 이전의 연주와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연주가... 그야말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연주가 여기서 울리고 있었다. 듣는 사람은 비록 그녀뿐이었지만 이곳에는 지금 지상 최고의 연주가 울리고 있었다. 잠시 후 연주가 끝났다. 이미 그녀는 연주가 너무 빨리 끝났다는 느낌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오로르, 당신이 찾고자 하는 건 다 찾았나요?"

 그가 갑자기 물었다.

 "아..."

 오로르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아직 그의 연주에 취해있었다. 그것은 세계 최고의 위스키와도, 와인과도, 샴페인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다.

 "믿음, 사랑, 소망, 그리고 행복 말이예요.”

 그가 다시 물었다.

 "아, 아뇨.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어요. 찾은 것 같으면서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녀가 솔직히 말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그가 연주한 쇼팽의 멜로디들이 가득했다.

 "오로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나는 정말로 당신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내 말을 믿어주세요. 나를... 믿어주세요.”

 그가 말을 멈추더니 잠시 숨을 골랐다. 그녀는 이제부터 나올 그의 말에 집중해야 함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의 초록색 눈동자가 밝게 빛나는 것 같았다.

 "이런 속담이 있어요. 믿음은 과거에 기반을 두고, 사랑은 현재에 일하고, 소망은 미래에 연결된다. 이 말이예요, 오로르. 믿음이 행복 자체는 아니지만, 믿음을 갖고 있을 때 미래로 향하는 소망을 품을 수 있죠. 사람은 경험을 통해 믿음을 얻어요. 때로는 직접 겪기도 하고 책이나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서 얻기도 하죠. 이 믿음은 그 사람의 색깔을 결정하고, 미래에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소망에 영향을 끼치죠. 그리고 믿음을 토대로 소망을 이루어가는 과정, 바로 현재에는 사랑이 있어요. 그 사랑은 여러가지 색깔을 띠기도 하죠. 때로는 진한 빨강색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부드러운 연두색, 또는 노랑색이기도 해요. 때로는 매혹적인 핑크색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차가운 파랑색이기도하죠. 이런 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죠. 돈에 대한 사랑은 돈을, 명예에 대한 사랑은 명예를... 물론 원한다고 해서 모두 다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예요. 그러나 믿음이 그 목표에 대한 방향이라고 한다면 사랑은 그 원동력이 되죠. 소망은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한 갈망이기에 결핍과 상처와 고통, 그리고 후회로부터 나오죠. 그래서 사람들은 보통 소망을 가장 중요시 여겨요. 소망의 성취를 통해 마음속의 부족함을 채우려고 해요. 그러나 믿음과 사랑이 없는 소망은 부실공사로 지어진 고층 건물과도 같아요. 그 기초가, 그 원동력이 없이 성취한 소망은 언제 사라져버릴지 몰라요. 마치 부실공사로 쌓아올린 건물이 언제 무너질까를 불안해하며 하루 하루를 조마 조마하게 살아가는 것과도 같죠. 그렇기에 소망에는 믿음과 사랑이 반드시 필요해요. 소망이 미래를 향한 한 그루의 나무라고 한다면, 믿음은 과거부터 존재해온 흙, 사랑은 현재부터 매일 매일, 미래의 소망이 달성되는 그날까지 줄 물인 셈이죠. 흙이 아무리 좋다고해도 물이 없으면 생명이 자랄 수 없어요. 반대로 물이 아무리 많아도 흙이 없다면 그 기반이 없는 셈이니 생명이 자랄 수 없죠. 그리고 생명의 근본인 나무의 씨앗이 없다면 흙과 물이 아무리 좋고, 많더라도 나무는 자라지 않아요. 오로르, 내말의 요점은 이거예요.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은 결코 떨어져있는 것들이 아니예요. 그것들은 하나의 과정이자 각각의 요소들이며 모두 필수적이지요.”

 오로르의 머리에서는 아직도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물은 이마를 타고, 볼을 타고, 콧대를 타고, 턱선을 타고 떨어졌다. 몸은 떨렸고 흥분으로 마음이 벅차올랐다. 마음속 어딘가가 뻥 뚫린 것 처럼 시원했다. 그녀는 늘 가슴에 구멍이 뚫려있는것 같은 기분을 느꼈지만 그것은 늘 허전함과 슬픔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오래 짐지고 있던 슬픔을 내려놓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당신이 이룬 소망의 나무는 당신의 믿음을 더욱 깊게하고 사랑이 넘치게 만들어주어요.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소망의 나무를 자라게 하죠. 이런 과정에서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을 거예요. 그리고 실제로 포기하는 때도 있겠죠. 하지만 당신이 깨닫지 못하는새에 언젠가 당신이 정원에 심던 소망의 나무들은 정원을 넘어 들로, 평지로, 그리고 산으로 퍼져나갈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어느날 보겠지요. 그리고 깨닫겠지요. 당신이 차근차근 포기하지 않고 심어온 소망의 나무들이, 그리고 생명의 나무들이 숲을 이룬것을. 당신이 심은 나무들이 각종 열매를, 아름다운 결실을 맺은 것을요. 당신은 모를지도 모르지만 그 때에는 여러 사람들이 당신의 숲에서 쉬고, 당신의 숲을 가꾸며, 당신의 숲을 거닐겠지요. 그리고 당신과 비슷한 꿈을, 소망을 갖겠죠. 그리고 누군가는 포기하지 않은채 또 다른 숲을 만들겠지요. 오로르, 당신은 할 수 있어요. 믿음을 가져요. 사랑을 해요. 용서하세요. 희생하세요. 그 과정에서 당신은 깨닫게 될거예요. 진실한 사랑을 줄 때, 정작 받는사람은 당신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생명의 나무를... 소망의 나무를 키우세요. 당신이 이룰 숲을 꼭 보고 싶어요.”

 그가 말을 마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가 피아노의 커버를 덮었다. 커버가 닫히는 순간 크게 천둥이 쳤다. 천둥 소리에 창문이 두려운 듯이 떨었다. 이렇게 큰 천둥소리는 오로르도 태어나서 처음 들었다. 오로르는 천둥번개가 꼭 그를 재촉하는 것만 같았다.

 "오로르, 당신에게는 자유가 있어요. 하지만 그 자유는 당신이 진리로부터 멀어져도 살 수 있다는 말이 아니예요. 당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해도, 나는 신으로부터 창조되었어요. 그리고 그 신을 찬송하고 감사하고 구름을 치는 것이 나의 일이죠. 신은 완벽해요. 그러나 사람들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신을 왜곡하고, 다른 신을 만들기도하며, 신을 외면하기도하죠. 내가 이야기한 것들은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실제로 이 세상을 살아가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거예요. 결국 그들은 '언제나 삶은 이렇지, 결국 삶은 이런거야, 또는 현실은 달라' 등의 변명을 대며 스스로의 한계를 만들어요. 제한적인 믿음을 가지고 제한적인 사랑을 하니 결국은 제한적인 열매를 맺게 되죠. 자신의 이기심에 의해, 때로는 자신의 욕망에 의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채 빛을 잃어가기도 하죠. 오로르, 내가 말한 것들, 그것들이 주관적인 가치이기는 해요. 당신 나름대로의 정의를 발견할 수도 있고 내가 말한 것들이 당신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진정으로 이 모든 것들이 완벽한 신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내가 말한 것들도, 그리고 그 어떤 것들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어요. 그것들은 겉은 멀쩡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고장난 시계처럼 서로 어긋나고 마찰이 일어나 결국 갈등을 낳고 부족한 부분을 보이기 마련이죠. 그러한 갈등과 결핍은 또다른 갈등을 낳고 비교와 경쟁을 낳아요. 이런 악순환의 고리는 끝없이 반복되고 끝없이 팽창하게되죠. 오로르, 진리는 오직 신 안에 있어요. 이 좁은 세상에서 당신의 믿음이 거할 곳은 그곳 뿐이예요.”

 그가 말했다. 오로르는 그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그의 눈은 빛나고있었다. 초록색 눈동자는 아주 조금이지만, 분명 빛을 발하고 있었다.

 "오로르, 이것이 내가 이곳에 온 진짜 목적이예요. 당신의 행복을 위해서, 그렇기에 눈 앞에 화려하게 보이고 멋지게 들리는 소리보다 진리를 말해주고 싶었어요.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를... 믿고 말고는 당신의 선택이예요. 하지만 오로르… 부디 변하지 않는 믿음과 사랑, 그리고 소망을 택하기를 바래요.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어요.”

 그가 말을 마치는 그 순간 집 안의 모든 전기가 나갔다. 불빛이 사라지자 그의 눈동자가 더 밝게 빛났다. 오로르는 정전에도 신경쓰지 않고 그의 눈에 시선을 고정한채 그의 말을 경청했다.

 "오로르, 당신은 당신의 노력으로, 당신의 결정으로 슬픔을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것이 가능했던 적… 있었나요? 순간의 즐거움은 있었어도 당신 내면의 고독과 슬픔이 완전히 사라진 적... 단 한번이라도 있었나요? 그러나 요 3년 동안 완전히 변한 사람들이 있죠? 어떤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고 변한 사람들. 그들의 믿음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상대의 부족한 모습을 알면서도 오히려 다가와 용서를 바라고, 아무런 비난 없이 받아주고 용서하는, 심지어 당신을 소망이라고 부르는 그 모습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오로르, 나는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어요. 신은 있어요. 그리고 그는 당신을 사랑해요. 진실되이, 끝없이, 깊이, 그리고 그 어느 누구보다도. 그가 당신을 위해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변화시켰어요. 그리고 그 과정은 아직도 진행중이예요. 나는 늘 당신을 만나고 싶었어요. 그리고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랐죠. 늘 기도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나의 기도가 이루어졌어요. 너무나 감사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뿐만은 아니었어요. 신은 당신을 위해 나를 보낸거였어요. 당신을 누구보다도 사랑하기에..."

 조용한 침묵이 찾아왔다. 어느새 비는 더 사납게 내리고 있었다. 이제 거친 파도소리도 들려왔다. 가로등의 빛도 정전으로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지금 이 방에는 작은 빛이 주변을 비추고 있었다. 연한 초록빛이 마치 어둠에 맞서 싸우듯이 용감하게 빛났다.

 "오로르, 내가 당신을 지켜봐왔던 것도 단지 나의 자유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기대할게요. 구름 위에서 늘 당신을 바라볼게요.”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로르가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또 다시 친 거대한 천둥소리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제 시간이 된 듯하네요. 더 이상 미루면 당신이 위험해요.”

 그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오로르, 즐거웠어요. 사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같이 있게 될 줄은 몰랐어요. 사실 그러면 안되지만 내 욕심 때문에 여태까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군요. 이렇게 홍수가 나도록 할 마음은 없었어요.”

 오로르는 그의 손을 가만히 바라만 볼 뿐 움직이지도, 그의 말에 대꾸하지도 않았다.

 "왜, 왜 이렇게 나타났다가 이렇게 사라지는거죠?"

 그녀가 주먹을 살짝 쥐었다.

 “미안해요."

 그가 짧게 대답했다. 그의 오른손은 아직도 오로르의 악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나타났다가 사라질거면 왜 왔냐는 말이예요!"

 오로르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지금 그녀는 그토록 찾아 헤매이던 믿음과 사랑, 그리고 소망을 찾았다. 10여년을 헤매다가 드디어 찾은 그녀의 마음은 밝은 빛으로 가득했다. 아직은 슬픔이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은 밝은 빛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얼마나 행복한일인가? 그 감격은 또 얼마나 클 것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지금 그 즐거움을 표현할 수 없었다. 이제 처음에는 절대로 상상할 수 없었던 '의지' 와 '아쉬움' 이 그들 사이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와 조금이라도 더 함께하고 싶었다. 그게 얼마나 오래든간에... 그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은 아직 하나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와 함께 더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것은 이제 단순히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었다.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하지만 이제 정말로 가야해요. 당신과 정말 더 같이있고 싶지만 더 있게 된다면 당신에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게 될거예요. 하지만 내가 지금 떠난다면 아무런 피해 없이 끝날 수 있어요. 지금 하늘에는 비구름이 가득해요. 내가 그들을 잘 몰아서 영국 중부와 서부, 그리고 프랑스쪽과 스칸디나비아 반도쪽으로 보낸다면..."

 그가 계속해서 이야기했지만 오로르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소망' 이란 단어뿐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내가 만약 당신을 다시 만날 소망을 갖고 있다면 언젠가 이루어질 수 있는건가요?"

 그녀가 묻자 그는 잠시 멍한 표정으며 하던 말을 멈췄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기쁨과 환희에 찬 표정으로 활짝 미소지었다.

 "그럼요.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이루어질 거예요.”

 그의 말이 끝나자 둘 사이에는 짧은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그것은 어색함의 침묵이 아니었다. 오로르는 손에서 힘을 풀었다. 그리고서는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았다. 그것은 단순히 마지막 인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 속에는 수많은 의미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 의미를 느낄 수 있었고 받아들였다.

 "언제나 구름위에서 지켜볼게요. 여태까지처럼요... 잘 있어요, 오로르. 내 소망.”

 그가 말을 끝내며 손에서 힘을 뺐다. 그러자 그녀의 손에도 그 의지가 전달됐는지 그의 손을 놔주었다. 둘은 아무말 없이 잠시 동안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서로가 이제 마지막임을 알고있었다. 창밖에는 이제 비가 우박처럼 쏟아내리고 있었다. 바다의 수면이 집 근처까지 왔는지 파도의 포효가 더 크게 들렸다. 그가 혼자 조용히 방을 빠져나와 계단을 내려갔다. 오로르는 뒤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발소리를 들으며 피아노를 쳐다보았다. 곧 문이 열리자 사나운 홍수의 고함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곧 문이 닫히자 그것들은 다시 속삼임이 되었다.

 

 그리고... 그가 떠났다.

 

 더 이상 방에는 초록색의 빛도 아름다운 연주 소리도 없었다. 그곳에는 비에 온 몸이 젖은 한 여인이 피아노 옆에 서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눈에서 또 다시 빗물이 떨어졌다. 그녀는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빗소리가 밖에서 들려오는 것인지 그녀의 눈에서부터 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흐느낌도 성난 홍수가 울부짖는 것인지 그녀가 내는 소린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잠시 후 눈에 보일 정도로 커다란 번개가 해변가에 떨어졌다. 커다란 굉음에 창문들이 다시 한 번 떨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친듯이 쏟아져 내리던 비가 천천히 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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