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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소에 홀리다
작가 : 쪽달
작품등록일 : 2016.8.21

누구든 홀릴 수 있는 그 남자가 홀린 단 한 명의 여자.

서울남부지검 배속 3개월차 평검사 고미소,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그녀의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

"너가 어떻게 여기에!"
"수석검사 전도솔입니다. 잘 해봅시다, 고미소 검사."

두 사람의 질기고 질긴 인연이 다시 시작된다!

 
1장 찾았다 (3)
작성일 : 16-08-23 15:41     조회 : 415     추천 : 0     분량 : 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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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번 폭력사건의 증인으로 나왔던 박순태였다.

 

 위증의 의심을 받아 사건 재조사 겸 함께 자리에 있던 일행들과 함께 내일 검찰에 출두하기로 되어 있었다.

 

 ‘어째서 이런 시간에?’

 

 미소는 머릿속으로 상황을 유추하며 박순태를 살폈다. 그는 발작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너…너만 안 나섰어도, 평두 그 새끼가 다….”

 

 떠듬거리며 말을 하는 그의 입가에는 부그르 흰 거품이 괴어 있었다. 푸릇하니 희미한 빛 속에 크게 뜬 두 눈자위가 기괴한 빛을 띠었다.

 

 ‘뭔가 상태가 이상해.’

 

 문득 박순태가 품에서 주섬주섬 신문지로 감싼 무언가를 빼들었다.

 

 그의 상태를 살피던 미소는 신문지 아래로 드러난 물건을 알아보고 얼굴이 굳었다.

 

 ‘칼!’

 

 어둑한 복도에서 팔뚝만한 회칼의 날이 음산하게 빛났다. 박순태는 부들거리며 미소를 향해 칼을 겨눴다.

 

 “씨발 년, 주, 죽여 버릴 거야.”

 

 미소는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며 퇴로를 찾아보았다.

 

 안타깝게도 그녀의 뒤쪽은 벽으로 막혀 있었다. 창문조차 달려 있지 않기에 뒤로 도망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박순태를 제치고 가는 방법도 생각해봤으나, 통로의 폭이 좁아 여의치 않았다.

 

 ‘침착하자.’

 

 미소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냉정히 판단하려 노력했다.

 

 다행히 외부가 아니라 검찰청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늦은 시간까지 상주하는 인원 또한 많기에, 발견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범인을 자극하지 않으며 시간을 끄는 것이 상책이었다.

 

 ‘가장 좋은 건 이대로 박순태가 순순히 물러나는 거지만.’

 

 거품을 물며 씨근거리는 모습을 보아서는 가능성이 희박했다. 미소는 차분한 어조로 계속해서 박순태에게 말을 걸었다.

 

 “박순태씨, 이야기로 풀어요. 제게 할 말이 있어서 오신 거 아녜요?”

 

 미소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천천히 캔 따개에 손을 올렸다. 여차할 경우 탄산음료를 얼굴에 뿌린 후, 제압을 하면 될 것이었다.

 

 “칼 버리고, 우리 대화로 해요.”

 

 “씨발, 호로잡년이… 사람을….”

 

 씨근씨근 몰아쉬던 박순태의 숨결이 급격하게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미소의 침착한 태도가 오히려 범인의 신경을 자극하고 만 것이었다.

 

 “물로 보지마아아악!”

 

 타닷!

 

 칼을 틀어쥔 채 박순태가 미소를 향해 화악 달려들었다. 곧장 달려 들어오는 칼날에 미소는 헉 숨을 들이켰다. 회유실패였다.

 

 미소는 황급히 뒤로 물러서며 캔 따개를 뜯었다.

 

 툭!

 

 앞으로 터져나갈 줄 알았던 음료는 푸슈슉 맥 빠지는 소리를 내며 아래로 흘러내렸다.

 

 “아!”

 

 미소의 입에서 안타까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미소는 황급히 몸을 틀었다.

 

 ‘1차 대응에 실패했을 때는…!’

 

 다른 대응책을 생각하려는 순간, 갑자기 그녀의 몸이 균형을 잃고 크게 기울었다. 조금 전 흘린 음료수에 발이 미끄러지고 만 것이었다.

 

 털썩!

 

 “윽….”

 

 바닥에 나동그라진 미소는 다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문득 왼 발목에서 아릿한 통증이 밀려들었다.

 

 ‘삐었나.’

 

 미소는 어금니를 깨물며 몸을 추슬렀으나, 늦고 말았다. 그 사이 날카로운 칼날이 이미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

 

 어설프게 대처를 하려던 것이 도리어 독이 된 것이었다.

 

 흥분한 범죄자를 다루기 위한 수많은 이론과 경험자들의 기록도, 막상 닥친 위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찔린다.’

 

 미소는 그대로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날카로운 통증을 예상한 것과 달리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한 방에 찔려 절명한 걸까? 설마 말로만 듣던 사후세계? 아니면 내가 사실은 금강불괴같은 거라서 칼이 튕겨나갔다든가…?’

 

 달그랑!

 

 날카로운 금속음에 미소는 생각을 떨쳐냈다. 살며시 눈을 뜬 그녀의 앞에는 믿기 힘든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순태가 칼을 버린 채 멀뚱히 서 있었다.

 

 ‘칼을 버렸어?’

 

 미소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방금 전만 해도 그녀를 죽이겠다며 살의와 광기에 가득 찼던 얼굴은 마치 혼이라도 뺏긴 것처럼 맥이 없었다.

 

 갑자기 마음이 변하기라도 한 것일까?

 

 털썩,

 

 갑자기 박순태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휴지뭉치가 물을 먹어 푹 꺼지는 것 같았다.

 

 “박순태.”

 

 미소는 경계를 늦추지 않은 상태로 그를 불러보았다. 그러나 무릎을 꿇고 있는 박순태에게서는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그저 멍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이게 어떻게.”

 

 미소는 갑자기 일어난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뚜걱,

 

 박순태의 뒤쪽에서 홀연히 키가 큰 인영이 나타났다.

 

 전혀 기척도 없이 나타난 남자에 미소는 다급히 몸을 추스르고는, 남자의 인상착의를 파악했다.

 

 키는 170cm 중후반에서 180cm 사이,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

 

 말끔히 정돈한 머리, 양복에 트렌치코트 차림.

 

 초가을인데 넥타이, 조끼까지 갖춰 입은 모습은 계절을 살짝 빗겨간 느낌이었다.

 

 겉으로만 봐서는 박순태와 한패인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으나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남자가 나타난 타이밍이나, 행동거지가 너무나 수상쩍었다.

 

 “당신 누구야.”

 

 미소가 두려움을 누르며 새로 나타난 인물을 향해 외쳤다.

 

 어둠 속에 서 있는 남자에게서는 대답이 없었다. 남자는 그저 어둠 속에서, 비상구의 불빛을 등진 채 서 있었다.

 

 “신분을 밝혀!”

 

 미소가 재차 다그치며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발목을 다쳤다고 하지만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바닥에 달라붙은 것처럼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왜, 왜 몸이 안 움직이지?’

 

 미소의 어깨에 점차 한기가 스미기 시작했다. 동시에 박순태가 갑자기 쓰러진 원인이 저 남자 때문일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뚜걱, 뚜걱,

 

 남자는 쓰러진 박순태를 뒤로 하고 점점 미소에게 다가왔다.

 

 “다가오지….”

 

 미소는 공포에 눌린 채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윽고 남자가 미소의 앞에 몸을 숙이고 얼굴을 가까이 했다.

 

 남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미소는 숨을 들이켰다.

 

 어스름 속에 드러난 남자의 얼굴은 지금의 상황을 잊을 정도로 아름답고, 무심했다.

 

 어둠이 무색할 정도로 희디흰 얼굴.

 

 두 개의 검은 눈동자는 투명하지만 아득함이 느껴지는 깊이가 있었다.

 

 이목구비 하나하나가 조각 같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남자에게서는 깊은 물속을 들여 보거나 흔들리는 불꽃을 볼 때처럼 매혹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윽고 남자가 미소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차가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남자의 손은 무척 따듯했다.

 

 희고 긴 손가락이 그녀의 뺨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아주 작고 연약한 생물을 만지는 것처럼,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애정이 담겨있는 손길이었다.

 

 그의 행동이 이어지는 동안 미소는 어째서인지 아무런 제지를 할 수 없었다. 그만두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눈앞의 남자가 왠지 모르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 왜지, 어디서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아. 눈빛이….’

 

 문득 남자의 얼굴이 그녀의 시야에 가까이 들어왔다.

 

 고개를 돌리거나 움츠릴 여지도 주지 않는, 아주 자연스러운 속도로 다가오는 얼굴을 미소는 멍하니 보기만 했다.

 

 ‘어?’

 

 그리고 그녀의 입술 위로 부드러운 감촉이 와 닿았다. 따듯하고, 부드럽고 물기 어린 감촉이 입술 전체를 덮으며 부드럽게 움직였다.

 

 미소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입맞춤을 받아들였다.

 

 아주 짧은 것 같으면서도 긴 시간이 흐르고, 남자는 입술을 떼었다. 넋이 나간 미소를 보며 남자는 입가에 희미하게 곡선을 그리며 몸을 일으켰다.

 

 “또 보자고.”

 

 미소는 홀연히 사라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망연히 보았다. 미소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생각할 수 없었다.

 

 문득 그녀는 무릎에 놓인 무언가를 발견했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검은색 고양이 펜던트가 있었다.

 

 “이게 왜….”

 

 펜던트를 보자 미소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윽고 쓰러진 박순태가 그녀의 눈에 들어온 후에야 비로소, 미소는 조금 전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깨달았다.

 

 미소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어어어어?”

 

 

 

 ***

 

 

 

 초가을의 밤바람이 남자의 트렌치코트 자락을 건드렸다.

 

 투명한 검은 색을 띠는 두 눈동자에 막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검찰청 건물이 비쳤다.

 

 그는 어두운 복도에 망연히 앉아 있던 미소를 떠올렸다.

 

 어중간한 길이의 단발머리, 동그스름하니 귀염성이 느껴지는 생김새. 그가 알고 있던 이전의 모습과 많이 달랐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여전하군.”

 

 나지막이 되뇌는 남자의 입술이 호선을 그렸다.

 

 자신을 비추던 맑고 총기가 담긴 눈빛.

 

 몇 번을 다시 만나더라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녀의 눈빛은 변하지 않았다.

 

 “볼 일은 마치셨습니까. 대부님.”

 

 남자는 뒤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길을 돌렸다.

 

 무뚝뚝한 인상의 젊은 청년이 검은 세단을 배경으로 서 있었다.

 

 “타이밍 하나는 역시 좋군, 단영.”

 

 “타십시오.”

 

 단영이 뒷좌석의 문을 열자 남자가 차 안으로 들어갔다.

 

 검은 세단이 매끄럽게 검찰청 입구를 벗어나 도로를 달렸다. 차창 위로 주홍색 가로등 불빛이 도깨비불처럼 흘러갔다.

 

 “요청하신 서류입니다. 검토해보시죠.”

 

 단영의 말에 남자는 옆자리에 놓인 서류봉투를 집어 들었다. 안에는 주민등록등본을 포함한 여러 인적사항과 관련된 서류들이 들어 있었다.

 

 그는 찬찬히 주민등록등본부터 살폈다.

 

 주민등록등본 상단에는 전도솔(全途率)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앞으로 그가 쓰게 될 새로운 이름이었다.

 

 “음, 괜찮군. 수고했어.”

 

 도솔은 빙긋 웃으며 서류들을 봉투 속에 갈무리 했다.

 

 단영은 룸미러 너머로 도솔을 응시했다.

 

 ‘웃고 계시는 건 처음 보는군.’

 

 아버지의 명으로 도솔을 보조하게 된 지도 어언 3년, 항상 무심하고 속내를 알 수 없던 그가 이렇듯 즐거운 기색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생각해보면, 도솔이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경기도의 저택을 떠나 갑자기 서울로 거처를 옮겼을 때부터였다.

 

 그를 모신지 처음 2년간 그는 저택 주변을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단영의 가족을 제외한 다른 인간관계도 갖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하긴, 그런 존재라면….’

 

 도솔의 입장을 생각하면 당연한 행동이었다.

 

 까닭에 그가 갑자기 서울에서 머물 집과 새로운 호적을 준비 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단영은 적잖이 놀랐다.

 

 “모레면 보름이군요.”

 

 적막을 깨고 단영이 입을 열었다. 웃음을 짓고 있던 도솔은 그의 말에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보름이 되기까지 손가락 하나만큼만 남겨둔 달이 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그렇군.”

 

 “모쪼록 조심하십시오, 대부님.”

 

 단영의 말에 도솔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검은 세단이 이윽고 터널 속으로 사라졌다. 검은 하늘에는 채 차오르지 못한 달이 무심하게 도로를 내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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