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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반지는 의외로 소박했다
작성일 : 17-07-30 18:38     조회 : 319     추천 : 0     분량 : 4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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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 하루였다

 . 일레인은 식사를 마무리하면서 찌뿌둥한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영주성에서 지급되는 매트리스는 스프링은 무슨 차라리 짚을 깔고 자는 게 더 좋을 만큼 딱딱했다. 매트리스 겉은 그대로 두면서 안쪽의 성질만 변화시키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비터와 플라스크가 없어서 제대로 된 계량을 하지 못해 식은땀을 뻘뻘 흘렸었다. 누가 그 매트리스를 받게 될지는 몰라도 엄청난 횡재일텐데. 숲에서 자서 그런지 허리도 아프고, 온 몸이 결리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일레인이 팔을 뻗어 기지개를 켰다.

 

 

 “가요. 배도 채웠으니 오늘밤 잘 데를 알아봐야겠어요.”

 「그전에, 이 요리를 만든 요리사를 보고 싶다.」

 “예?”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지금 자신이 들은 말이 유진의 입에서 나온 것이 맞나 싶어 일레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자세 그대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먹어본 것은 처음이다. 요리사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

 “…아저씨.”

 「뭐지?」

 “돈 있어요? 멀쩡하게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는 요리사를 불러내서 치하하고 싶으면, 금일봉이라도 딱 쥐어주고 해야하는 건 아시죠?”

 「당연히 안다.」

 “그럼, 아저씨 돈 있어요?”

 

 

 드디어 본론이었다. 일레인이 은근하게 뜬 눈으로 호구가 될 예정인 유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조금 찌푸려진 낯으로 제 주머니 안쪽을 뒤적인 유진이 종이 몇장을 식탁에 턱 하니 내려놓았다. 너무나 당당한 태도에 반색을 하고 시선을 내린 일레인의 표정이 와그작 우그러졌다.

 

 

 “운허 왕실에서 발행한 수표네요…….”

 「왕궁 별장에 온도조절마법을 걸어주었지. 그에 대한 대가로 받았다.」

 “……”

 「왜그러지?」

 

 

 일레인의 얼굴에 실망스러움이 가득했다. 유진이 의아하게 물었으나 일레인은 하얀 종이쪼가리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다. 못 먹는 감이 이런 건가. 이미 식민지로 편입된 운허의 왕실에서 발행한 수표라……. 게다가 써있는 금액도 저택 하나는 살만한 액수였다. 어떻게 은행을 통하면 현금으로 바꿔볼 수 있다고 해도 그러려면 확실한 신분이 필요했다. 당장 써먹을 수 없는 물품이었다. 이러니까 현물이 좋은 건데! 시대가 달라져도 금붙이와 은붙이의 가치는 일정했다. 일레인은 울상이었지만, 이내 얼굴을 바꿔 수표 세장을 품 안에 챙겼다.

 

 

 “아까 옷 살 때 말씀드렸죠? 운허는 대륙 전쟁 이후에 제국으로 편입되어 식민지가 되었어요.

 식민지 왕성에서 발행한 수표를 쓰면 당장에 조사가 들어올 거에요. 그래서 이건 쓰긴 어려울 것 같고…….

 제가 아저씨 대신에 돈을 좀 써드릴게요.”

 

 

 당당한 태도였다. 일레인이 손에 금화 하나를 들고 직원을 불렀다. 돈은 세상의 권력이자 타인의 친절함을 끌어모을 수 있는 연성의 도구인 법이다. 쏜살같이 달려온 직원이 허리를 수그렸다.

 

 

 “무엇이 필요하신가요?”

 “같이 오신분이 식사가 맛있었다고, 주방장을 뵙고 싶다고 해서요.”

 

 

 자주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직원의 얼굴이 밝아졌다. 식사에 만족하였다는 것으로도 모자라 주방장을 불러 치하하겠다는 손님은 주방장의 팁을 챙기면서 테이블 서버에 대한 팁도 후하게 주곤 했기 때문이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천으로 가려진 주방 뒤편이 분주했다. 일레인이 털썩 소리를 내며 앉아 쇼파에 몸을 파묻었다. 어차피 해야하는 돈지랄이면 최대한 오만하게 돈지랄을 해주는 것이 좋았다. 이왕이면, 근처의 좋은 여관을 소개받는 것도 좋고……. 돈을 써서 챙길 수 있는 이득을 생각하며 일레인이 바닥에 조금 남은 와인을 비웠다.

 

 

 「그럼 주방장에게 팁은 어떻게 줘야하지? 이걸 쓸 수 없다면……」

 “수표는 우선 제가 챙겨놨고, 제가 주죠. 뭐. 골드나 실버 같은 거 갖고 계신 건 없잖아요?”

 「그런 적은 단위의 돈은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아, 네 그러시겠죠.”

 

 

 주방장에게 골드 두어개만 챙겨줘도 고개가 바닥에 닿을 듯한 인사를 받을 수 있을텐데. 그렇게 적은 단위의 돈은 소지조차 할 가치가 없다니. 지금 시대에서야 저 사람이 가장 높은 경지에 오른 마법사일테지만, 그때도 그랬을까? 지금 발에 치이는 게 연금술사이듯 마도시대는 마법사가 돌처럼 치이던 시대였다. 일레인이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었다.

 

 

 “모셔왔습니다. 마님.”

 

 

 마님?

 처음 들어보는 호칭에 일레인이 경악한 얼굴로 직원을 돌아보았다. 유진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풉하고 터뜨리자 그녀의 시선이 더더욱 무시무시해졌다. 여인보다는 소녀가 어울리는 얼굴이라 자신하고 있던 일레인에게 마님이라는 칭호는 낯설다 못해 화까지 났다. 아니, 어떻게 나한테 마님이라고 부를 수 있단 말인가! 일레인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직원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뒤에서 조금 어색하게 서있던 요리사가 모자를 벗어 제 손에 쥐었다.

 

 

 “저어…….”

 「그대가 이 요리를 만든 요리사인가?」

 “네, 그렇습니다.”

 

 

 하얀 모자를 손에 쥐고, 긴장한 표정으로 서있는 중년의 사내에게 유진이 웃음을 삼키며 말을 걸었다. 대놓고 웃기에는 일레인의 표정이 너무나 무시무시했기 때문이었다.

 

 

 「내 생에 가장 맛있던 요리였네.」

 “감사합니다. 귀하신 분이 오셨다는 것을 미리 말씀하셨다면 더욱 신경을 썼을 터인데……. 변변치 못한 것을 내놔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됐다. 충분히 훌륭한 요리였다.」

 

 

 일레인이 픽 웃었다. 귀하신 분이라니. 딱봐도 화려한 유진의 외모와 하대가 자연스러운 저 오만한 말투 탓에 오해를 한 모양이었다. 평민 중에서도 중산층을 타겟으로 하는 레스토랑에 귀족이 오는 일은 흔하지 않아 꽤나 긴장한 태가 역력해보였다. 하긴 어떤 정신신나간 귀족이 이런 평민들의 식당에 들어와 식사를 하겠는가, 아마 어린 귀족들의 치기어린 방문이나 겪어보았을 식당이었다.

 

 

 “맛있게 잘 먹었어요.”

 

 

 일레인이 주머니에서 금화 다섯 개를 꺼냈다. 조금 과하더라도 일부러 금화만을 내놓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귀족으로 오해하는 것을 굳이 고쳐주고 싶지 않았기도 했고, 숙박업소까지 소개받는다면 소개비 명목으로 조금은 챙겨줘야하지 않겠는가. 혹시나 당장 수배령이 내려도 귀족으로 한번 인식된 사람들을 의심하긴 어려울 터였다. 게다가, 자신들에게 금전으로 호의를 베푼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계산은 나가면서 하죠.”

 “감사합니다 나리.”

 「잘 먹었네.」

 

 

 요리사를 탐내는 유진의 시선이 좀처럼 떨어지질 않았다. 일레인이 부끄러움에 제 얼굴을 감싸쥐었다. 아니 온갖 귀한 것은 다 먹고 산것처럼 생겨서 왜 이렇게 음식에 집착을 하나. 마도시대의 식생활에 대해서 아는 바가 하나도 없는 일레인이어서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실버 오십개짜리 식사였다. 이런 식사에 금화를 다섯 개나 뿌렸으니 다른 직원들의 태도도 정중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살짝 치켜든 턱으로 당당하게 계산을 한 일레인이 지배인으로 보이는 이를 손짓해 불러드렸다.

 

 

 “네, 마님 뭐 필요하신 거라도 있으십니까?”

 

 

 마님. 그놈의 마님 소리가 문제였다. 아무래도 유진과 자신을 부부사이로 오해라도 하는 모양인데 이것을 고쳐줘야해 말아야해? 고심을 해봐도 딱히 답은 없었다. 부부 사이가 아니라고 해명을 하는 것도 이상했다. 그냥 착각을 하게 놔두는 것이 제일 좋았지만 어딘가 계속 찜찜하단 말이야. 일레인이 한숨을 삼켰다.

 

 

 “하룻밤 머무를 곳을 찾고 있는데. 혹시 괜찮은 곳이 있을까.”

 “이 도시는 처음이시지요?”

 “…그렇네만.”

 “시피유는 큰 도시가 아니라서, 귀하신 분들이 머무를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제가 영주성에 기별을 넣어 머물 수 있도록 도와드릴까요?”

 “아니 됐네. 내일 아침 일찍 떠날 예정이라 번거롭게 할 생각은 없네. 여행자들이 머무는 곳이라도 괜찮으니 그중에 나은 데로 안내해줬으면 좋겠네.”

 

 

 귀족으로 태어나진 못했지만, 영주의 하녀생활을 하면서 시녀장과 도련님의 유모를 통해 보고 배운 바가 있었다. 이게 수도에서도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시피유처럼 작은 도시는 충분히 통할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지배인은 일레인에게서 어설프거나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구석은 발견해내지 못했다.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직원 하나를 불러 속닥속닥 상의를 하고 있었다.

 

 

 “기존에 영주님이 별장으로 쓰시던 공관이 있는데, 얼마 전에 여관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곳이 가장 시설이 좋을 것 같사온데…….”

 “헌데?”

 “별장으로 쓰시던 곳이라 아무래도 시 외곽에 위치하여 있어서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연금술 협회에서 거리가 머나?”

 “전차를 타고 십여분은 걸릴 것인데, 자동마차를 이용하실 예정이십니까?”

 “그렇네. 괜찮으니 그쪽으로 소개를 해주게. 오늘은 거기서 머물러야겠으니.”

 

 

 지배인은 가격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 조금 분주하게 직원들을 불러 연락을 넣으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일레인은 소시민적인 양심으로 제 주머니에 있는 금액들을 머릿속에 헤아려보았다. 만약에, 숙박비가 너무 비싸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면 어떻게 하지? 자동마차를 이용할 때까지는 꼬투리를 잡혀서 좋을 게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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