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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반지는 대식가
작성일 : 17-07-30 17:45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4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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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누히 말하지 않았나. 소원을 빌어라.」

 

 

 

 오만한 어조였다. 그놈의 소원이 뭐길래. 일레인이 미간을 찡그렸다. 존경하는 스승님께서도 누누이 말씀하셨다. 무리한 연성에는 대가가 따르기에 욕심내지 말라고.

 

 

 

 “안타깝게도 저는 제 인생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서요. 굳이 소원 빌게 없는데……. 이 반지는 어떻게 빼나요?”

 「그럴 리가. 내게 거짓은 통하지 않아. 욕심 없이 살아가는 인간은 없다. 욕심을 내기에 살아가고, 살아가기 위해 욕심을 내는 게 본성인데, 왜 본성을 부정하지?」

 “대체 어느 시대 사람이세요? 아저씨 살던 때는 그랬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꼭 욕심 때문에 살지 않거든요? 꿈을 꾸는 시대라구요. 꿈.”

 

 

 

 

 꿈 몰라요? 일레인이 당돌하게 주장했다.

 

 

 

 「그럼, 그걸 빌면 되지 않느냐.」

 “그걸 말이라고…….”

 

 

 

 누군가를 통해 이루는 꿈이 가치가 있을까. 그럴 리 없다. 일레인이 곧장 고개를 내저었다. 소원을 빌라고 꼬드길거라면 좀 더 달콤하게 속삭였어야지. 눈 앞에 있는 저 사내가 악마였다면, 수준 미달이었다. 지나가는 모든 것에 눈을 빛내고, 스튜의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는 악마라니. 차라리 시대에 뒤떨어지고 모자란 아저씨가 낫겠다 싶었다.

 

 

 

 「쉬운 길이 있는데 왜 돌아가려고 하는 거지 일레인?」

 

 

 

 

 그 전과 다르지 않은 물음이었지만, 일레인이 한순간 볼을 붉혔다. 인간이겠거니 하면서도 계속 의심하게 되는 이유에는 저 외모가 있었다. 저게 어떻게 인간이 가질 외모야? 주변에서 힐끔힐끔대고 잇는 시선을 유진은 당연스럽게 받아내고 있었다. 불편한 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됐어요. 말이 통해야 뭘 하던가 하지.”

 

 

 

 유진이 울컥했다. 싹싹 긁어먹은 스튜 접시를 한쪽으로 밀어낸 그가 제 머리를 가리고 있는 로브를 벗겨냈다. 일레인이 앗하며 그를 저지하기도 전에, 찬란한 금발이 까발려지고 말았다.

 

 

 

 「감히. 내가 누군지 아느냐.」

 “식객이요.”

 

 

 

 

 이미 로브는 벗겨져버렸고, 다시 씌우는 것도 이상했다. 황금실을 뽑아낸듯한 머리카락이 제 존재를 뿜어내고 있었다. 일레인이 이마를 짚었다. 이런 격식있는 식당에서는 1인 1메뉴가 원칙이란 말이다. 제대로 된 음식이 먹고 싶어 들어오긴 했지만, 계산해야하는 금액이 2인분이라니. 일레인이 삐뚜름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고작 이런 음식 하나…….」

 

 

 

 

 유진은 혼돈에 빠졌다. 고작 이런 음식 하나 사면서 생색을 낸다고 뭐라 하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그가 살아오면서 맛본 것 중 최고인 음식이였다. 그렇다고 순순히 고맙다고 하기엔 자존심이 상하고, 유진이 깊은 고뇌에 빠졌다.

 그는 진지했다. 저 맹랑한 어린 것에게 계속 휘말리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 여기서 또 접고 들어가면 저를 아예 시종 취급을 할 게 아닌가!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 그가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저쪽 먼저 주세요.”

 

 

 

 

 

 

 그러던 중이었다. 테이블 위의 묘한 분위기에 커다란 티본 스테이크를 내오던 테이블 서버가 입을 벌린 채 어정쩡한 거리에 멈춰서있었다. 일레인이 한숨을 삼키고 유진의 앞을 가리켰다. 다른 직원이 달려와 부산스럽게 테이블을 치워주었다. 가운데에 놓인 스튜 접시가 사라지고, 반투명한 음료까지 차려지자 그제서야 스테이크가 든 접시가 중앙에 놓여졌다.

 

 

 

 유진은 생경한 감각을 체험하고 있었다. 음식은 죽지 않기 위해서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지에 봉인된 후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고 깨달았을 때 차라리 잘 되었다 싶었다. 하지만, 눈앞에 놓여지는 음식들의 향연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맛깔나게 구워진 고기는 유진의 기억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그 향이 달랐다. 고소하고 입맛을 돌게하는 향 위에 살포시 얹어진 로즈마리 조금. 한줌을 으깨넣어도 누린내가 사라지지 않았던 고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일레인이 나이프를 드는 것을 힐끔 확인하고는, 먹는 방법이 달라지지 않았구나하며 유진이 고기 한 점을 썰었다.

 

 

 

 「하아…….」

 

 

 

 

 탄성을 감출 수 없는 맛이었다. 조금 과장하여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것 같은 식감이었다.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서 산산히 부스러지는 고기는 전혀 질기지 않았다. 입안의 수분을 전부 빨아드리는 퍽퍽함도 없었고, 오히려 육즙이 흘러나와 혀를 자극했다. 고소한 풍미와 목으로 넘어갈 때 느껴지는 부드러운 로즈마리의 향.

 

 

 

  「살아있길 잘했군.」

 “……예?”

 

 

 

 

 일레인이 당혹감에 음료를 마시려던 그 자세 그대로 몸을 굳혔다. 내가 방금 뭘 들은 거지? 그러거나 말거나 유진은 눈을 감고 고기를 씹으며 음미하고 있었다.

 

 

 

 

 「이것도 연금술의 발전인가? 지금까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맛이다. 여기 요리사는 황실 출신인가? 아니, 황실 출신도 이런 맛은 내지 못했어.」

 “어……많이 드세요.”

 

 

 

 

 일레인이 얼떨떨하게 제 접시에서 스테이크를 덜어주었다. 가니쉬로 나온 으깬 감자와 바삭하게 구워진 새우까지 천천히 제 입으로 가져가는 유진의 얼굴에 한줄기 빛이 들어선 것 같았다.

 

 

 귀하게 자란 것 같이 생겨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는 모양이었다. 새삼 고개를 드는 동정심에 일레인이 제 접시의 음식을 더 덜어주었다. 잘 나가는 마법사라며, 고작 이 정도 식사에 저렇게 감격한다는 게 말이라도 되나. 혹시, 반지에 갇혀있는 동안 쫄쫄 굶어서 미각을 상실하기라도 했던 것인가. 일레인이 유진에게 안쓰러운 시선을 보냈다.

 

 

 

 「이것은 무엇이냐?」

 “……아이스와인이요.”

 

 

 

 

 또 다시 시작된 질문 퍼레이드였다. 거침없이 인상을 구겼던 전과 달리 일레인이 조금 새침한 얼굴로 대꾸했다.

 

 

 

 「아이스? 차가워서 아이스인가?」

 

 

 

 궁금증으로 가득 찬 유진의 얼굴에서 일레인은 어딘가 보를 편안함을 느꼈다. 스승님과 유르겐에게서만 볼 수 있었던 얼굴이었다. 연금술은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 호기심과 궁금증을 기반으로 했다. 반지, 마법사, 그리고 저 외모까지 모든 게 의심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친근하다. 일레인이 조금은 풀린 얼굴로 턱을 괴었다.

 

 

 

 

 “그게 아니라, 포도를 얼렸다가 녹였다가 해서 만든 와인이에요.”

 「상당히 달군.」

 “그게 매력이죠. 달달하니 맛있지 않나요?”

 「여자들이나 좋아하겠다.」

 

 

 

 

 잘해주려던 마음이 쏙 사라졌다. 일레인이 입술을 삐죽이곤, 반투명한 액체를 머금었다. 굳이 양념 없이 시즈닝만 한 이유가 뭔데. 달콤한 와인 한잔을 곁들이기 위해서였다. 저의 이른 큰 뜻을 이해도 못하다니. 일레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맛을 모르네요. 맛을. 세상 헛 사셨네.”

 「무례하다. 지금 네 앞에 있는 내가 얼마나 위대한 줄 안다면…….」

 “모르니까 그렇지요. 그래서, 아저씨는 얼마나 위대하신데요?”

 

 

 

 

 맛있는 것도 먹였겠다. 술도 좀 들어갔겠다. 어디한번 정체를 불어보시지. 일레인이 와인을 홀짝이며 유진을 힐끔 바라 보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하다.」

 “네, 네 어련하시겠어요.”

 

 

 

 

 듣기 좋은 꽃노래도 삼세번, 뜨거운 사랑의 속삭임도 삼세번이었다. 위대하신 자기자랑도 3번 들어준거면 일레인 나름대로 최대한의 배려를 한 것이었다.

 

 

 

 「믿지 않는 군.」

 

 

 

 

 대놓고 건성인 태도에 디저트에 눈길을 팔고 있던 유진이 고개를 들어올렸다. 조금은 딱딱한 어조였다.

 

 

 

 

 

 “믿어요 어느정도는.”

 

 

 

 

 

 어떻게 믿지 않을 수가 있나. 처음에는 텔레포트가 환각인 줄만 알았다. 그러기에는 시피유를 너무나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일레인도 시피유의 연금술 협회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 지 몰랐다. 그런데 모르는 것을 이렇게 사실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나? 조금의 의심은 연성을 끝낸 후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비커에 정확한 양을 담아내고, 뇌관을 구성하면서 머리가 조금은 깨끗해진 것 같았다. 얼마나 위대한 마법사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는 확실했다. 지금 눈 앞에 있는 저 남자가 현 시대에서 가장 클래스의 마법사라는 것.

 

 

 

 

 

 

 「이 음식은 무엇이지? 이런 것은 먹어본 적이 없다. 우유로 만들었나? 우유를 굳히면 이런 맛이 나던가? 비린내가 전혀 없다!」

 

 

 

 

 

 벌꿀우유사베트에 금방이라도 영혼을 팔아버릴 것 같긴 했지만 말이다. 자신이 텔레포트를 해주고도 골드를 놓고왔다는 죄로 손목에 걸고 있던 실팔찌를 풀어주고, 고작 식사 대접 한번에 저런 인간적인 반응이라니……. 오만하고 자만심 가득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호구의 냄새가 났다. 어디 한번 날 잡아서 털어봐?

 유진이 알았다면 기함할 생각을 하며, 일레인이 제 앞의 샤베트를 밀어주었다.

 

 

 

 

 “디저트 별로 안좋아하니 드세요.”

 「흠, 어흠, 어……. 고맙다.」

 

 

 

 

 

 갑작스러운 친절에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 조금은 힘겹게 꺼내놓는 고마움을 선연히 받아 챙기며 일레인이 턱을 괴었다. 벌써부터 정보길드에 들릴 생각은 없었지만, 최대한 빨리 방문해봐야겠다. 이 반지에 대해서 조사도 의뢰하고……. 수배령이 언제쯤 떨어질 지에 대해도 알아봐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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