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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반지는 지맘대로
작성일 : 17-07-30 17:41     조회 : 289     추천 : 0     분량 : 4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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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큰 길을 따라 곧장 번화가로 향하는 대신, 일레인은 방향을 틀었다. 성문 앞에 작게 형성된 시장이었다. 성문 바로 옆 문턱에서 장사하고 있는 노인의 앞에 쪼그리고 앉은 일레인이 떠보듯 말을 걸었다.

 

 

 

 “아, 필포프 왕국이 드디어 항복 선언을 했군요.”

 “그러엄, 폐하께서 또 위대한 업적을 이루신 게지. 그래, 아가씨는 무얼 줄까?”

 

 

 

 성안의 하녀가 바깥에서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다. 필포프의 소식은 그나마 일린의 신혼집에 들어갈 가구를 제작하러 들어왔던 제이크 아저씨를 통해 건너 들었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 일어난 일인지 몰라 한번 떠보는 것이었다. 만약 한물 갔던 소재라면 타박이 한번 돌아오겠지. 하지만, 일레인의 태도에서 이상한 점을 찾지 못한 노인이 제 앞의 채소 꾸러미를 디밀었다.

 

 

 

 “거기 있는 청경채 주세요.”

 “얼마나 줄까?”

 “있는 대로 전부요.”

 “이걸 다?”

 

 

 

 일레인이 허리주머니에서 실버 몇 닢을 꺼내들었다. 고작 채소 몇 다발을 사는 데 쓸만한 양은 아니었다.

 

 

 

 “그렇게까지는 없어. 청경채는 여기 나와있는 게 전부라네.”

 “그거면 충분해요. 아, 제가 시피유는 처음이라 그런데, 혹시 자동마차를 타는 곳이 어딘지 아세요?”

 “자동마차……. 아, 그건 협회로 직접 찾아가면 된다네. 얼마전까지는 관청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연금술사님

 들께서 새 마차를 개발하셨다고 하니 가격이 좀 비쌀거야.”

 

 

 

 일레인이 노인의 손에 실버 두 닢을 쥐어주었다. 헤진 천주머니에 푸르른 청경채가 가득이었다. 유진이 일레인의 뒤

 에서 팔짱을 끼고 대체 무얼 하나 지켜보고 있었다.

 

 

 

 「그건 왜 샀지?」

 “쓸데가 있으니까요.”

 「연금술사라더니. 야채를 금으로 바꾸는 능력이라도 있나보지?」

 

 

 

 일레인이 물끄러미 유진을 응시하다 픽 웃음을 터뜨렸다. 금으로는 바꾸지 못해도, 그것보다 더 비싼 것을 만들어낼 수는 있었다. 대꾸하지 않고 종종걸음으로 앞서가는 일레인을 유진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뒤따랐다.

 

 

 

 「내가 이곳까지 한번에 데려다 주었는데, 감사 인사는 없나?」

 “텔레포트 가능한 반지라고 경매장에 내보내지 않는 걸 감사하셔야할걸요.”

 「허? 경매장? 가능하다면 그래보지 그러나. 너도 같이 팔릴텐데.」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절 사는 건 무리라서요. 아, 저기 있다.”

 

 

 

 일레인이 반색을 하고 가리킨 골목을 보자마자 유진이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길 들어가겠다고?」

 “시피유 중심에는 신전이 있거든요. 신전이 중앙에 있으니 연금술사는 구석으로 밀려날 수 밖에요. 따라오기 싫으시면, 저리 가주시면 감사하겠어요.”

 「내가 따라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야.」

 “아침에 눈 떴을 때 없길래 참 좋았는데.”

 

 

 

 

 일레인이 입을 삐죽이자, 유진이 아무것도 듣지 않은 채 외면했다.

 대낮에 어둠이 내려앉은 듯한 골목이었다. 뭉게뭉게 피어나는 모래먼지가 유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놓고 싫다는 태가 역력한 유진의 모습에 일레인이 한쪽 입꼬리를 쭉 끌어올렸다.

 

 

 

 

 

 

 

 “정말로 반지에서 나오신 거라면, 반지에 다시 들어가 계시면 안돼요?”

 

 

 

 반신반의 하는 마음에서 한 말이었다. 고작 하룻밤 사이에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졌던가. 귀족을 위해하려 했던 죄로 수배자가 되었을 것이고, 욕심껏 손가락에 낀 반지는 빠지지도 않는다. 거기다가 틈만 나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윽박을 지르는 저 남자까지. 사기꾼인 줄 알았는데, 텔레포트까지 시동시켰다.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스스로 의심해보아도 이곳은 시피유가 맞았다. 저급 환상마법으로는 재연할 수 없는 디테일이었다.

 

 

 

 「귀찮다.」

 

 

 

 그래서, 부정하는 의미의 말이 유진의 붉은 입술에서 튀어나왔을 때 일레인은 안심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소원을 들어주는 반지란 말인가. 어디 운둔하던 마법사가 미쳐서 뛰쳐나왔나보지. 오늘 밤 손을 기름에 절이는 한이 있어도 이 반지를 빼야겠다고 결심했던 때였다.

 “……”

 

 

 엇 하며 헛숨을 들이킬 새도 없었다. 사각으로 커팅된 사파이어가 한순간 빛을 뿜었다. 주시하고 있지 않았다면 알아채지 못할 만큼 찰나였다. 그리고 바로 옆에 서있던 사내의 인기척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지금 내가 꿈을 꾸나.

 

 일레인이 반사적으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같이 느껴졌다. 시장통에서 들려오는 왁자지껄한 소리가 바람을 타고 잔잔하게 들려왔다. 바로 곁에 있었던 사람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설마…….”

 

 

 

 톡톡, 손톱 끝으로 사파아어를 두드려보아도 미동은 없었다.

 

 

 

 “저기요?”

 

 

 

 반지에서 대답은 없었다. 어딘가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귀찮던 사내가 사라져 후련하다는 마음보다는 당혹감이 더 했다. 일레인은 멍한 얼굴로 골목으로 터덜터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이었다. 평범한 골목의 입구임에도 그 곳에 협회가 있다고 확신한 이유는 연금술사만이 알 수 있는 표식이 남겨져있엇기 때문이었다.

 

 

 기울어진 삼각형,

 반듯하게 그려진 비커.

 협회로 향하는 방향이었다.

 

 

 

 얼마가지 않아 일레인은 기묘한 문양이 그려진 커다란 나무문과 마주했다. 왼손 중지에 끼워진 푸른 사파이어 대신, 일레인이 손에 꺼내든 것은 투박한 나무 패였다.

 

 

 

 “수도에서 학회가…….”

 “……그거 이쪽으로 가져와!”

 “……황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지부장님 어디계시지?”

 

 

 

 단지 문을 살짝 열어젖힌 것 뿐인데 어수선한 목소리들이 귓가에 꽂혀왔다. 그리웠던 시끄러움이다. 청경채가 가득 든 천주머니를 어깨에 걸치고, 일레인이 씩씩하게 걸음을 내딛었다.

 그리웠다고 하나 아는 자는 단 한명도 없다. 일레인이 씁쓸한 웃음을 걸치곤 까탈스러운 인상을 가진 여자 앞에서 섰다. 어수선한 광장 같은 공간에 유일하게 책상을 두고 앉은 여자였다.

 

 

 

 “잠시 쓸 수 있는 실험실이 있을까요?”

 “신분은요?”

 

 

 

 조심스러운 물음이었다. 아무리 작은 도시라고 하나 도시였다.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은 항상 부족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기다려서라도 쓰고 싶었다. 뭐 안 된다면 여관방에 임시 실험실을 차려야지. 일레인이 투박한 나무 패를 내밀었다. 기울어진 삼각형에 조각된 비커의 무늬가 선명했다.

 

 

 

 “수습 연금술사는 원칙적으로 실험실 대여가 불가능한건 아시죠? 뭘 만드시려고 그러시는데요?”

 “영양제요.”

 “식물대상 영양제인가요?”

 

 

 

 자루를 뚫고 뾰족하게 튀어나온 청경채로 추측한 모양이었다. 일레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단호하게 말하는 듯했던 여자가 깃펜을 입에 물고 고심했다. 식물을 잘 자랄 수 있게 만드는 영양제는 만드는 방법은 간단했고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 정도면 공간을 빌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여자가 양피지로 만들어진 책을 팔랑거렸다.

 

 

 

 “비어있는 공간이 있네요. 지하 3층인데 괜찮으시죠?”

 “네. 그럼요.”

 

 

 

 감지덕지였다. 비커나 플라스크를 소지하고 돌아다니면 깨질 위험은 고사하고, 연금술사임이 들통날게 뻔했다. 수습 연금술사의 패는 최근 개나소나 다 들고 다니는 판이니 둘러댈 수 있었지만…….

 

 

 일레인이 흘러내리려는 청경채 자루를 다시 들쳐 메었다. 청경채는 식물영양제를 만드는 주 재료 중 하나였다. 일부러 자루의 주머니를 한번 내보여준 일레인이 여자가 가리키는 방향의 계단으로 향했다. 끝없이 아래로만 내려가는

  계단이었다.

 

 

 

 “……요즘 카타콤이 심상치 않은 게 걱정이네.”

 “신전의 행패가 날이 갈수록…….”

 

 

 

 로브를 깊숙이 눌러쓴 남녀가 빠른 걸음으로 일레인을 스쳐지나갔다. 여기도 어김없이 카타콤이 활개를 치고 있는 모양이었다. 여기나 저기나 없는 데가 없지. 바퀴벌레 같은 놈들. 일레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하 3층의 가장 후미진 방이었다. 삐걱거리는 철문을 넘어가면 붉은 전등이 반짝이는 작은 공간이 나타났다. 일레인이 툭하고 청경채 자루를 바닥에 내려놨다.

 

 

 

 “후…….”

 

 

 

 몇 년 전 암시장에 풀렸던 일레인의 폭탄은 혁명적이었다. 기존의 폭탄은 폭발력만큼은 대단하였으나, 너무나 불안정하여 실제 전쟁에 한번도 쓰이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휴전 및 평화협정이 맺어진 이후라 군주들의 아쉬움만 야기했다. 전쟁이 끝난 이후였으나 일레인의 폭탄은 부르는 것이 값이었다.

 

 

 같은 연금술사들은 일레인의 비법을 파헤친다는 이유로 비싼 값을 마다하지 않고 사들였고, 제국의 황제와 타국의 군주들도 앞다투어 고객이 되길 자청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났지만, 유사품조차 생산되지 않았다. 근본적인 원인은 일레인이 만들어내는 화약에 있었다.

 

 

 알려진 화약의 제조법은 불에 그을린 흙의 윗부분만을 긁어내어 나무를 태워 만든 재를 섞고, 사막에서 건너온 유약으로 반죽한다. 그리고 그것을 햇볕에 바짝 말린 후 활활 태운 후 가루를 내는 것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약은 불안정했다. 그래서 전쟁터로 채 운반을 하기도 전에 터지기도 했고, 실험실에서도 터져서 연금술사 여럿의 생을 빼앗아 갔다. 그러던 중 안전한 것은 물론이고, 범위와 폭발력까지 모두 조정할 수 잇는 일레인의 폭탄을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모두가 앞다투어 그것을 만들어낸 연금술사를 찾아 헤메었다. 높은 금액의 현상금도 걸렸다.

 

 

 어디서나 눈에 띄는 분홍 머리카락이다. 일레인이 머리칼을 등 뒤로 넘겨 하나로 틀어 올렸다. 청경채는 흔한 재료에 속했다. 연금술에 있어서 대부분의 사용처는 식물의 성장과 연관되어 있었다. 다른 쓰임새는 별로 밝혀진 게 없

 었지만, 일레인에게는 달랐다.

 

 

 

 일레인이 연성해낸 폭탄의 특징은 투명한 연녹색의 빛이었다. 그리고 그 빛의 출처는 청경채를 포함한 녹색 야채였다. 그렇게 사들인 청경채로 식물영양제만 만들었다면, 먹고 살기도 힘들었을 터였다. 그럼에도 눈 앞에 놓여진 것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식물영양제의 재료였다. 딱히 특별할 것이 없었다. 같은 재료라고 해도 비율과 조합이 달라지면 결과물도 다른 법이었다. 일레인이 놓여진 비커를 깨끗하게 씻어 기울였다. 완벽한 계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연금의 꽃, 연성이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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