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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반지는 조금 오래 살았다
작성일 : 17-07-30 17:37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6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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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됐어요.”

 「그 표정은 무엇이냐」

 “그냥 더 공부해서 내가 만드는 게 좋겠네요.”

 「네가 어찌 다이아몬드를 만든다고…….」

 “탄소덩어리이니, 탄소를 뭉쳐서 만들면 되죠. 마법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이론적으로는 연성이 가능해요. 이론이 있으니 실전으로 옮기기만 하면 되죠. 그러니까 제 말은, 당신이 제 소원을 이루어줄 일은 절대 없을 거라는 거에요. 그러니까 포기하고 계약해지하고 좀 가세요. 귀찮으니까.”

 

 

 

 탄소…….

 생소한 단어에 유진이 표정을 구긴 찰나, 일레인이 횅하니 몸을 돌렸다. 능숙하게 골드의 등에 올라 배를 걷어차는 행동이 자연스러웠다. 다각다각, 고요한 숲에 말발굽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대로 수도까지 걸어 갈건가?」

 

 

 

 

 골드의 등에 올라탄 일레인은 연신 바스락거리며 주머니 안쪽을 뒤적였다. 유르겐에게 연락을 해두었으니 신분상의 문제는 해결이 되었고……. 인적이 드문 숲으로만 이동한다면 최소 한 달은 걸릴 일정이었다. 물은 어떻게 해결을 하겠지만 음식이 문제였다. 일레인이 진주 목걸이를 내려다보았다. 굳이 몸이 고생할 필요가 있나. 가장 가까운 대도시 시피유에 들러 자동마차를 타면 될 일이었다. 문제는 짐덩이 하나가 늘어났다는 점에 있었다. 정말 이 반지에 묶여라도 있는 것인지 유진은 그의 뒤를 졸졸 쫓았다.

 

 

 

 “…우선 가까운 도시로 갈 거에요.”

 「여기서 가까운 도시라면, 역시 시피유인가.」

 “정말, 계속 따라올 거에요?”

 「네가 반지를 끼고 있지 않나? 나도 원해서 따라가는 게 아니야. 여자.」

 “일레인이요.”

 「그래, 일레인.」

 

 

 

 

 순순히 제 이름을 입에 담는 유진은 아무렇지도 않아보였다. 그것이 제 실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하기야, 이미 가명으로 한번 속여먹었으니 의심할만도 했다. 일레인이 한숨을 삼켰다. 뭐, 따라오는 거야 그렇다 쳐도…….

 

 

 

 “혹시 안보이게 따라올 수는 없을까요?”

 「뭐?」

 “아저씨 외모가 너무 눈에 띈단 말이에요. 그 얼굴은 어떻게 안돼요?”

 

 

 

 어두울 때도 대충 눈치챘지만, 해가 뜨고 나니 저 외모는 쓸데없이 찬란했다. 인간으로 보기엔 너무 잘난 얼굴이었다. 아무리봐도 악마 같은데……. 일레인이 힐끗힐끗 유진을 곁눈질 했다.

 

 

 순금을 녹여 뽑아낸 듯한 황금색의 머리카락에 푸른 바다를 담아낸 눈동자, 새하얀 얼굴에는 흠 한 점 없었다. 한걸음 발을 내딛을 때마다 흔들리는 머리칼은 시선을 빼앗기기에 충분했다.

 

 

 

 

 「얼굴? 보기에 눈이 부신가?」

 

 

 

 일레인의 얼굴이 곧장 썩어들었다. 숲속의 공기는 차분하고 고요했다. 다그닥거리는 당나귀의 말발굽소리와 한사람의 발소리, 그런데 그림자는 하나였다. 기묘한 광경이었다.

 

 

 

 

 「잘난걸 잘났다고 표현 하는데 표정이 왜 그래? 내가 무슨 이상한 말이라도 했나?」

 “재수없어서요. 그럼 이걸 빼버리면 아저씨도 안따라온다 이거죠?”

 「아저씨가 아니라 유진. 유진이다.」

 “그래요 유진. 무슨 사정이 있으시길래 반지에 봉인도 되시고 소원도 들어준다고 사기를 치고 다니시는지 모르겠는데…….”

 「사기 아니거든?」

 

 

 

 유진이 발끈했다. 뭔 말만 하면 잡상인 취급에 사기꾼 대우였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대우에 적응이 되긴 커녕 차마 낼 수 없는 화만 켜켜히 쌓이고 있었다. 만만하지 않은 여자였다. 저 여자가 진짜로 죽을 때까지 계약도 하지 않으면 어쩌지. 계약이 되지 않는 한 저 반지는 그녀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빠지지 않을 것이었다. 완전히 무로 돌아가기까지 최소 200여년. 유진은 그 기간을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 언제든 들어줄테니」

 

 

 

 유진의 낮은 목소리에 일레인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저건 사람이 아니다. 비정상적으로 잘생겼잖아. 저건 악마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길 연금술이 어느 경지에 오르면 어느순간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오고, 악마가 보인다고 했다. 하녀일을 하느라 연금술에는 잠시 소홀했던 것을 꾸짖으려 스승님께서 보낸 악마일거야.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하라고? 너무 달콤한 속삭임이었다.

 

 

 

 

 「……그래서 시피유로 갈거라고?」

 “네. 아무래도 거기가 가장 가까우니까 들러서, 정리할 것도 있고……,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그 고요함을 깨뜨린 이는 유진이었다. 가까운 도시라……. 유진은 어렵지 않게 어제 보았던 지도를 떠올렸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도시라면 시피유밖에 없지. 도시의 좌표를 어렵지 않게 계산해낸 유진이 상쾌한 미소를 지었다.

 

 

 

 「일레인, 잠시 거기 서봐.」

 “뭔데요?”

 

 

 

 유진의 요구에 일레인이 반사적으로 골드의 고삐를 당겨쥐었다. 순하게 그 자리에 멈추어선 나귀의 등을 유진이 몇 번 쓸어내렸다.

 

 

 

 「내가 텔레포트로 데려다주겠다.」

 “저기요, 반지씨.”

 「유진.」

 “그래요 유진씨. 여기가 어딘지는 아세요? 어디에 뭐가 있는 지는 아시냐구요. 좌표도 제대로 모르는데 순간이동은 무슨 순간이동……. 그리고 순간이동이 개나소나 다 할줄 아는 줄 알아요? 이미 사멸한 마법사들의 유산인데…….”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일레인이 싸늘하게 덧붙이고는 골드의 등을 때려 걸음을 떼었다. 들을 가치도 없었다. 이미 마법사들이 창궐하는 마도시대는 백년 전쟁으로 종결을 맞았다. 남아있는 마법사들도 겨우겨우 연명만 하는 처지였다. 텔레포트가 가능할 리가 없었다. 저를 얼마나 만만하게 여겼으면 저런 사기를 치고있나. 지금은 마법시대가 아니다. 연금술의 시대지. 일레인이 고개를 내저었다.

 

 

 

 

 「개나 소나…….」

 

 

 

 

 반면 유진은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텔레포트를 위한 좌표 계산이야 눈을 감고도 할 수 있었다. 대체 저를 어떻게 보기에 텔레포트도 제대로 못하는 개나 소 취급을 한단 말인가. 계속 사기꾼 취급이나 받을 것 같길래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 보이면 다를까했는데……. 허, 유진이 헛숨을 삼켰다.

 

 

 

 

 「시피유로 갈거지?」

 “당연하죠. 여기서 가장 가까운 도시는 거기밖에…….”

 

 

 

 

 유진이 손을 뻗었다. 두어걸음 앞서나가던 일레인의 팔을 단단히 잡는 가 싶더니 몸이 부유했다.

 

 

 

 “이게 무슨 짓!”

 

 

 

 

 채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유진의 완강한 힘에 허리를 붙들렸다. 대책없이 골드의 등에서 끌어내려진 것으로도 모자라 발이 땅에 닿질 않았다. 짐짝 매듯 그의 어깨 위에 올려지며 아찔한 시야를 경험하게 된 일레인이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그의 등을 팡팡 내리쳤다.

 

 

 

 “내려줘요! 이게 무슨 짓이야!”

 「시피유로 가야한다며? 저 나귀 걸음으로는 이틀은 걸려.」

 “미쳤어! 당장 안내려줘요?”

 

 

 

 일레인이 손발을 마구 흔들며, 발버둥을 쳤다. 아랫배가 그의 어깨에 올려진 터라 몸이 접혀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인데, 그녀의 등에 팔을 걸친 사내는 여유롭기 그지 없었다.

 

 

 

 「도착하면, 고맙다고 해야할거야.」

 

 

 

 도통 말이 통하지 않았다. 어이가 없어 반쯤 벌어진 입으로 일레인이 욕설을 주어 삼켰다. 이 벽창호 같은 인간이……. 그와 동시에 푸른 빛이 퍼져나갔다.

 

 

 

 “내려! 어욱……. 우욱…….”

 

 

 

 세상이 빙빙 돌았다. 조합에 실패해서 하늘을 날게 되었던 그 때보다 더 속이 울렁거렸다. 일레인이 헛구역질을 하자 유진이 소스라치게 놀래며 그녀를 내려주었다. 시피유 인근의 한적한 잔디밭이었다. 커다란 성과 첩탑의 꼭대기에 꽂힌 붉은 깃발을 눈에 담기도 전에 일레인이 쓰러지듯 중심을 잃었다.

 

 

 

 

 “죽을 거…같……우욱…….”

 「야, 여기다 토하면 안 돼.」

 

 

 

 반사적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아 휘청거림을 지탱해줬지만, 유진은 영 불안한 표정이었다. 계속해서 헛구역질을 하고 있는 일레인은 금방이라도 속에 있는 것을 게워낼 것 같았다. 저녁도 아침도 모두 걸러 나오는 것은 위액뿐이라도 찝찝한 것은 찝찝한 거였다.

 

 

 

 “어욱…….”

 

 

 

 기어이 일레인이 주저앉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몇 번의 헛구역질을 더 하고나서야 진정할 수 있었다. 흔들거리는 시야 아래 잘 관리된 푸른 잔디가 보였다. 숲길에서는 볼 수 없는 단정함이었다.

 

 

 「자, 봐. 도착했지?」

 

 

 

 일레인이 고개를 들어올렸다. 조금 흔들리는 듯 했던 눈동자가 곧장 유진을 향했다. 입매에 걸린 만족스러운 미소, 황금빛의 머리카락 뒤에 비치는 햇살. 반쯤 접힌 눈매에 일레인이 얼굴을 붉혔다.

 

 

 

 “저, 저리 비켜요!”

 

 

 「다이아몬드를 만들어줄 순 없지만, 이 세상의 다이아몬드는 모두 가져다 줄 수 있지.」

 

 

 

 유진은 뿌듯한 얼굴이었다. 그의 당당한 태도에 일레인이 비틀거리며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붉은 깃발과 탄탄하게 쌓여진 성벽. 시피유가 틀림 없었다. 1년 전에 한번 들렸던 기억이 있어 확신할 수 있었다.

 

 

 

 “어……골드! 내 골드!”

 「골드? 돈이 필요한가? 원한다면 소원으로…….」

 “아니 내 골드 어쨌어요? 내 당나귀! 내 나귀 어떻게 할거에요!”

 「아, 당나귀 이름이 골드인가? 당나귀같은 미물을 이동시키는 데 마나를 쓰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시피유에 도착한 건 도착한거지만, 골드를 잃었다는 점에서 대폭 감점이었다. 일레인이 울분을 토했다. 골드도 골드지만, 골드의 등에 묶어두었던 식량과 제 책들을 생각하면 속이 상했다.

 

 

 

 

 “당장 돌아가요! 우리 골드를 두고 혼자 올 수 없어!”

 「그 자리로 돌아갈 순 있다지만, 당나귀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순 없다. 그래도 돌아가는 걸 원하나?」

 “골드는 제 친구란 말이에요!”

 

 

 

 일레인이 입술을 짓씹었다. 바람의 반대방향으로 이동했다고 해도 산불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을 터였다. 비가 오지 않는 한은 그 숲은 위험한 곳이었다. 일레인이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책 몇권과 육포 몇 개에 모포를 두고 온 것 같았다. 그거 마련하는 데 돈 꽤나 썼는데…….

 

 

 

 “됐어요. 하……. 모포를 잃어버렸으니 여관부터 잡아야겠네요.”

 

 

 가만히 있던 유진이 일레인의 눈치를 보았다. 호의를 베풀어 이틀 거리를 한번에 이동시켜주었는데, 감사를 하긴 커녕 한숨만 푹푹 내쉬니 어떻게 대해야할지 막막했다. 사람의 비위라고는 단 한번도 맞춰본 적이 없는 유진이었다.

 

 

 

 「어……. 그 골드 때문이라면, 이것이라도 줄까.」

 

 

 

 유진이 제 손목에 걸려있는 실팔찌를 풀어 내밀었다. 얇은 금사로 만들어진 팔찌는 자그마한 루비가 달랑거리며 붙어있었다.

 

 

 

 “……치, 이걸로 용서했다고 생각하진 마요.”

 

 

 볼을 부풀렸던 일레인이 손을 내밀어 팔찌를 받아들었다. 얇게 뽑아낸 금사나 작게 세공된 루비나 한눈에 봐도 고급품이었다. 얼른 받아 제 품에 넣으며 일레인이 부루퉁하게 시선을 돌렸다.

 유진은 마도시대에서 가장 이름 높은 마법사였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

 마법사의 경지를 초월한 초월자.

 

 태어났을 때부터 공기 중에 녹아들어있는 마나를 보고 움직일 수 있었다. 명망 있는 가문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유진은 잘난 외모에 천재적인 머리까지 가지고 있었고, 그 때문에 시기질투와 질시에서 안전할 수 있었다. 어린 나이에 그런 성취를 이룬 유진은 칭송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어떤 이유로도 그의 성취는 방해되지 않았고, 그 덕에 스물이라는 이른 나이에 초월자만이 입성할 수 있다는 진리의 탑에 도달했다. 역사상 전례가 없는 성장속도였다.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아, 유진은 스물 다섯이 되던 해에 메이지의 칭호를 받았다.

 

 

 

 “이봐요 아저씨.”

 

 

 저런 호칭으로 불릴만한 사람이 아니란 말이었다. 저 우매한 여자 같으니라고. 바다같이 넓은 마음으로 저를 알아보

 지 못해서 저지른 무례는 참아줄 수 있었다. 허나, 이런 대우는 용납할 수 없었다. 감히 저를 알아보지 못하는 여자를 내려다보는 유진의 눈빛이 일레인의 것과 마주했다. 한심하다는 의도가 다분해보였다.

 한심하다니!

 유진은 떠받들어도 모자랄 위대한 마법사이건만.

 

 

 

 “쪽팔리니까 좀 떨어지세요.”

 

 

 

 일레인은 진심이었다. 일레인은 수배자였다. 여기저기 수배를 안걸린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수배자가 눈에 띄어서 좋을 게 뭐가 있냔 말이다.안그래도 스스로도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탓에 세상 살기 힘들구만, 찬란한 외모의 남자 하나까지 옆에 붙으니 외유를 나온 귀족인가 싶어 힐끔거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착각? 아니, 착각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일레인이 얼굴을 감싸쥐었다.

 

 뭐, 수배령이 떨어졌다고 해도 알려진 정보는 폭발물에 특출난 등록되지 않는 연금술사라는 것이 다여서 지금까지 자유로울 수 있었다지만……. 이렇게 계속 눈에 띄다보면 어딘가에서 꼬투리가 잡힐 지도 몰랐다. 게다가 바로 어제 귀족을 상대로 그 난리를 쳤으니, 이번에는 이목구비까지 다 그려진 수배서가 온 도시에 뿌려질 예정이 분명했다. 빨리 이 주변에서 벗어나는 것이 답인데, 저 남자는 잘 짜여진 일레인의 계획에 난입한 변수였다. 그 덕에 시피유에 빨리 입성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눈에 띄면 곧장 추격이 달라붙을 거란 말이다. 일레인이 걱정에 이마를 짚거나 말거나 유진은 새삼 달라진 도시의 풍경에 조금 놀란 것 같았다.

 

 

 

 「성문을 연 것이 누구냐. 어떻게 아무도 잡아당기지 않았는데 문이 열리지? 도르레를 사용했나?」

 “비슷해요. 기계장치를 해서 자동화 시킨 거예요. 저기서 버튼을 누르면, 문이 쨘 열리는 원리죠.”

 

 

 

 그 기계장치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복잡한 술식에 대한 설명은 쏙 뺀 채, 일레인이 건성으로 대꾸했다. 평범하지 않은 외모의 두 남녀에 대해 경비병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냈다. 겨우겨우 순례여행을 하고 있는 순례자라고 설득해서 입성할 수 있었는데 괜한 의심을 살 순 없었다. 일레인의 유진의 등을 힘주어 밀었다. 뒷통수가 따가웠다.

 

 

 

 「마력석을 이용했나?」

 “마법사가 없는데 마력석이 어떻게 있어요. 저건 현대 연금술의 역작이에요. 역작.”

 「역작? 고작 저런 걸 보고 역작이라고? 흉하구나.」

 

 

 

 

 투박해보이는 성문과 그 옆에서 올라가는 도르레가 역작이라니. 유진이 미간을 찡그렸다. 그러자, 일레인이 새삼 한심스럽다는 시선으로 유진을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연금술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자와는 말도 섞기 싫다.

 

 

 

 「시선이 무례하구나.」

 

 

 

 

 대응할 가치도 없다. 일레인이 몸을 홱 돌려 앞서 걸어나갔다. 그 코딱지만한 영지는 비교도 안될만큼 유동인구가 많았다. 자고로 나뭇잎은 숲에 숨겨야하는 법, 일레인은 손쉽게 사람들 사이에 녹아들었다. 그러면 뭘하나. 바로 옆의 사내가 멀리서도 눈에 띄는데……. 일레인이 한숨을 삼키고 유진을 옆으로 떠밀었다. 조금이라도 떨어져보려는 눈물겨운 노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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