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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푸른 그 반지
작성일 : 17-07-30 17:34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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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오는 대답은 차가웠다. 하지만, 유진은 일희일비 하지 않았다. 모른다면 가르쳐주면 되고, 가르쳐주어도 소원을 빌지 않으면 기다리면 된다. 모든 인간에게는 욕심이 있고, 그 욕심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분명히 발생한다. 그 때를 기다려 그 틈을 파고들면 된다.

 

 

 

 

 

 

 

 “그러면 당신은 뭘 믿고 그렇게 단언해요? 내가 소원을 빈다고.”

 「그 반지. 왜 영주가 그것에 집착했는 지 아나?」

 

 

 

 

 

 

 

 

 

 유진이 손가락을 들어 가리킨 것은 푸른 반지였다. 일레인의 왼손, 중지에 단단히 끼워진 푸른 사파이어. 일레인이 시선을 내려 반지에 손을 가져갔다. 대체 어떤 물건인가 싶은 마음에 빼내어 면밀히 관찰하려는 의도였다.

 

 

 

 “어……?”

 

 

 

 

 「빠지지 않을 거다. 네가 그 반지를 낌으로써 나와 임시계약 상태가 되었거든.」

 “진짜 마족이에요?!”

 

 

 

 

 

 

 일레인이 기겁을 하고 두어걸음 달려 나갔다. 명백하게 경계하는 태도였다. 제 주머리를 뒤적이는 폼이 언제라도 폭발하는 그것을 던질 기세였다. 유진이 픽 웃었다. 고작, 저를 마족에 비교해…….

 

 

 

 「아니다.」

 “그럼 뭔데요! 소원도 들어주고, 저주받은 반지에……. 진짜 마족이잖아!”

 

 

 

 

 일레인은 정말로 놀랬다. 연금술사의 꿈은 금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을 대신 이루어주겠다고 속살거릴 수 있는 것은 같은 연금술사가 아니면, 마족 뿐이었다. 일레인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빠지지 않는 반지에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는 잘생긴 사내. 소원을 들어주고 영혼을 가져간다는 영혼 수집가인 마족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인적이 드문 숲길에서 소리도 없이 나타나고, 폭발에 휘말리고도 흠집하나 없이 멀쩡할 수 있는 이는 역시 악마족, 통칭 마족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 의심이 되면, 찔러봐라. 마족은 푸른 피가 흐른다지?」

 “진짜 미쳤나봐. 내가 정말 찌르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찔러서 붉은 피가 나오면, 소원을 빌건가?」

 

 

 

 일레인이 반사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정말 찔러볼 생각은 없었지만 의심스러웠다. 영주는 안죽었다지만, 기사 몇은 죽어나갔을 것이었다. 죽지 않았더라도 다신 검을 들기 어렵겠지. 자신을 쫓지 않았다면 보지 않았을 피였다. 의도했다고 하더라도 피를 보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라서 성질나 죽겠는데, 저 남자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이봐. 대답 안 할거야?」

 

 

 

 노을이 하늘을 붉게 수놓았다. 일레인이 골드의 등에 단단히 매어놓았던 가방을 열었다. 해가 넘어가는 이 시간에 괜히 이동하다가 위험해지면 곤란했다. 차라리 이 곳에서 야영을 하는 게 낫겠다 싶어, 일레인이 제일 먼저 꺼내든 것은 두툼한 모포였다.

 일레인이 길게 모포를 펼치고는 그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싸늘해지는 기온에 발열하는 돌을 꼭 껴안고서, 일레인이 주륵 펼쳐놓은 것은 제 패물들이었다. 어둠 사이로 반짝이는 것들이 주욱 늘어서있었다.

 

 

 

 

 「정말 여기서 자려고? 원한다면, 내가 불이라도 피워줄까.」

 “됐거든요. 여기서 불 피우면 바로 잡혀요.”

 「다 죽였다고 생각하면서, 왜 잡힐 것을 걱정하지?」

 “당신이 영주는 살았다면서요.“

 「그건 믿으면서, 왜 내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은 믿지 않지?」

 “안 믿으니까요.”

 

 

 

 조금 귀찮다는 얼굴이었지만, 일레인은 꼬박꼬박 유진의 말에 대꾸해주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는 사내를 대하는 것 치고는 묘하게 친절한 태도였다. 일레인이 내 손가락에 끼워진 보석반지를 빼내기 시작했다. 엄지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샛노란 보석반지를 빼내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이거 정말 안빠져요?”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러웠다. 영주가 목에 핏대를 세웠던 그 푸른 사파이어 반지였다. 힘을 주어 당겨보아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기름이라도 발라보아야하나 ……. 폭약과 폭탄을 만드는 연성을 주로 하는 일레인에게는 기름이 많았다. 가장 값싼 것이 무엇이더라. 고심하던 일레인이 콩기름을 꺼내들었다. 조금 덜어 손가락에 덕지덕지 발라보았지만, 영 소용이 없었다.

 

 

 

 「한번 용이라도 써보던가.」

 

 

 

 

 어디 한번 해보라는 듯 유진이 팔짱을 끼고 섰다. 묘하게 당당한 유진의 태도에 일레인은 미심쩍은 눈으로 유진과 반지를 번갈아보았다. 이 사파이어 반지가 뭐가 특별하다고, 그리 값이 나가보이진 않았다. 저주가 걸려있다고 보기엔 색도 너무 청명했다.

 

 

 

 “아퍼, 아우씨 왜 이렇게 안 빠지는 거야.”

 

 「소원을 빌기전엔 네 숨이 끊어져도 빠지질 않을텐데 헛수고를 하는군.」

 “내가 죽어도 안 빠진다고요? 와 미친, 저주네. 저주받았네! 당신 마족이죠?”

 「마족?」

 “역시 마족이 맞았어! 이 악마!”

 

 

 

 

 허어어, 조금 놀려볼까 했더니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반응이었다. 유진이 반쯤 벌어진 입으로 되물었다. 처음에는 귀신취급이더니 이제는 마족취급이다.

 

 

 

 「마족 아니야」

 “마족이 제 입으로 마족이라고 하겠어요?”

 

 

 

 

 물에 빠져도 입만 둥둥 뜰 여자였다. 유진이 손을 들어 이마를 부여잡았다.

 

 

 

 「너, 이름이 뭐냐?」

 “마족한테 알려줄 이름은 없거든요?”

 「마……. 마족마족 하지말고, 듣는 사람 기분 나쁘니까.」

 “진짜 마족 아니에요?”

 「마족이었으면, 지금 네가 살아있었을까?」

 

 

 

 

 일레인이 미적미적하며 의심의 눈길을 거뒀다. 하긴……. 마족이었다면 영혼부터 탐을 내겠지. 굳이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지 않아도 영혼을 갈취해갈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진 종족. 일레인이 탐탁치 않은 얼굴로 수긍했다.

 일레인이 고개를 주억거리자, 유진이 몸을 숙이고 앉았다. 일레인과 마주보는 시선이었다.

 

 

 

 「그래서, 여자 네 이름은 뭐지?」

 “…일린이요.”

 

 

 

 

 그럼에도 낯선 이에게 경계를 풀 정도로 순진한 성격은 아닌지라, 일레인이 태연하게 제 가짜 신분을 내뱉었다. 영주가 살아서 영주성으로 돌아간 이상 쓸 수 없는 이름이었다. 그 패악맞은 놈이 마리의 결혼식에 깽판이나 치지 않았으면 다행일텐데. 협탁 안에 금화 몇 개를 놓아주고 왔어도 괜히 마음이 쓰였다.

 

 

 

 「그래 일린, 일린, 나와 계약하는 자. 마나의 축복을 내려 너와 나를 잇느니…….」

 

 

 

 조금 의심하는 듯 했던, 일레인이 순순히 이름을 불자 유진이 손가락을 뻗어 허공에 복잡한 문양을 그려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분명한 웃음이었다.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

 「제대로 된 계약을 체결하려는 거다.」

 “제가 언제 계약해달라고 했어요?”

 「네 의지는 상관이 없다. 너는 그저 소원만 빌면…어?」

 

 

 

 

 일레인이 즉각 반발했다. 허공에 나타난 푸른 빛을 흩어놓으려 마구 손을 흔드는데, 전혀 소용이 없었다. 재롱을 떠는 아이를 보듯 여유로운 얼굴로 술식을 짜넣던 유진의 표정이 당황으로 일그러졌다. 푸른 빛으로 빛다던 마법진이 껌뻑껌뻑 점멸하더니 이내 그 빛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당혹감에 말을 잃은 유진이 일레인에게 시선을 돌린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저 계약 안한다니까요!”

 

 

 

 빽 소리를 내지르는 일레인의 앞에서 유진의 얼굴이 인정사정없이 구겨졌다.

 

 

 

 「감히 내게 거짓을 말해?」

 “말하면 어쩔 건데요. 처음 보는 사람 뭘 믿고 내가 이름을 가르쳐줘요? 내가 돌았어요?”

 「지금 네가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가본데……. 넌 그냥 소원만 빌면 돼. 알아 들어?」

 

 

 

 귀엽게 봐주는 것도 삼세번이었다. 바락바락 대드는 것도 모자라 감히 제 앞에서 거짓을 말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초월자, 그 중에서도 유진은 단연 발군이었다. 마법사로서도 연구자로서도 따라올 자가 없었다. 그런 자신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데 이걸 마다해?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빌 생각 없다니까요? 소원 들어주는 데 대가가 없다는 게 말이 돼요? 요즘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요? 안사요. 안사.”「누굴 지금 사기꾼 취급…….」

 

 

 

 

 귀족의 앞에서도 할말 못할 말 다 하는 일레인이었다. 사내라 하나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유진 앞에서 머뭇거릴쏘냐. 유진이 열을 내거나 말거나, 일레인은 모포 위에 드러누웠다. 애벌레처럼 꼬물꼬물 몸을 말고서, 따뜻한 온기를 내뿜어내는 둥근 돌을 꼭 껴안았다. 발열물질을 함유시켜 만들어낸 돌이었다. 적정온도보다 조금 더 뜨거워지는 게 문제였지만, 모포로 몇 번 둘둘 감아서 안고 자면 추운 밤을 버틸만 했다. 세상 편안한 얼굴로 잠자리에 들려하는 일레인과 달리 유진은 부글부글 끓는 속 때문에 고역이었다.

 

 

 소원 1개만 들어주면 자신이 자유가 된다는 말을 하자니 자존심이 상했다. 동시에 불안감도 솟아났다. 괜히 이야기 했다가 두고두고 그 소원을 써먹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서 야기된 불안이었다. 귀족들은 대체적으로 의심이 많았기 때문에 첫 소원을 비는 데 시일이 꽤나 오래 걸린 편이었다. 한번 이루어지면 너무 남발한다는 게 문제였지만…….

 

 

 

 

 “안산다구요. 가세요.”

 「후회할거다. 감히 위대한 이 몸을 사기꾼 취급도 모자라 덜떨어진 마족 취급을 해?」

 “내가 댁을 어떻게 믿어요? 이름도 성도, 신분도 모르지 않나? 귀하신분 같은데 그냥 집으로 돌아가시는 건 어때요?”

 

 

 

 

 귀찮다는 듯 일레인이 모포 안에서 손을 몇 번 휘저었다. 반쯤 꿈벅이는 눈이 벌써 졸음을 가득 담고 있었다.

 

 

 

 

 「집?」

 

 

 

 

 

 유진이 반사적으로 자신이 초월자로 머물렀던 진리의 탑을 떠올렸다. 귀찮은 사람들이 바글거렸으나 그 곳에 있었을 때는 하고 싶은 일은 마음껏 할 수 있엇지. 유진이 그리움에 빠져드는 사이, 일레인이 눈까지 감아내렸다. 동이 트면서 움직이려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했기 때문이었다.

 

 

 

 

 「유진이다. 내 이름. 너는 이름이 뭐냐? 가명 말고 진짜로」

 “안믿어요. 어디서 사기야…….반지에서 나왔으면 어디 반지로 들어가보던가…….”

 

 

 

 

 졸음에 잔뜩 취한 목소리였다.

 

 

 

 「허…….」

 

 

 

 망부석마냥 일레인을 내려다보고 선 유진이 허탈한 숨만 뱉어냈다.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도 없었다. 단호하게 눈을 감고 누운 일레인이 얼마 지나지 않아 쌕쌕거리며 꿈 속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었다.

 저걸 어쩐다. 임시계약이라 반지는 빠지지도 않는다. 저주 저주하는데, 유진은 정말 자신이 저주라도 받았나 싶었다. 이제 겨우 봉인에서 풀려나나 싶었는데, 하필이면 저런 여자한테 걸리다니…….

 

 

 

 

 동이 터오르는 이른 새벽에 일레인은 눈을 떴다. 아침을 알리는 닭이 울기 전에 모포를 개어 깨끗이 자리를 정리했다.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어제의 사내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었다. 길게 투레질을 하는 골드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유르겐.”

 

 

 

 주머니 가장 깊숙한 곳에서 일레인이 익숙한 손길로 둥근 통신구를 꺼냈다. 오랫동안 방치해뒀던 탓에 먼지가 그득했다. 대충 툭툭 털어내고 치맛자락으로 닦아냈다. 김이 서린 것처럼 뿌연 구슬이 그녀의 부름에 빛을 내기 시작했다. 은은하게 퍼져나가던 빛이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멎어들었다.

 

 

 

 ‘일레인! 죽은 줄 알았잖아!’

 “죽긴 내가 왜 죽어.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닌 건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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