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동물의사 옥선생
작가 : 연지주자
작품등록일 : 2017.7.28

동물병원에서 일하게 된 27살 설희. 그 곳에는 염라대왕 보다 더 무서운 수의사 옥 선생이 있었다. 특이하고 재수없는 이 남자, 근데 자꾸만 이 남자한테 눈이 간다.

 
18화 : 콘서트
작성일 : 17-07-30 17:32     조회 : 331     추천 : 0     분량 : 440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음날 점심시간.

  돌마래 동물병원의 점심 시간은 2시간으로 정해져 있었다. 대부분의 날은 점심은 20분, 30분 만에 대충 먹고 한 시간 안에 끝날 수 있는 중성화 수술 등을 했지만 오늘은 수술이 없어 한가했다. 밥을 먹고 다들 휴게실에 모여 멍하니 텔레비전을 바라보았다. 아무렇지도 않은 평화로운 시간인데, 설희 혼자 안절부절 못했다.

 그제, 옥 선생과 술을 마시고 키스를 했다.

 상또라이 옥 선생.

 그와 일 한지 한 달이 넘은 지금, 그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가 자신에게 키스 할 줄은 몰랐다. 술먹고 수작부릴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그가 자신을 좋아할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오늘도 봐봐, 나한테 별 신경도 쓰지 않잖아.

 어제는 키스한 다음날이어서 그런지 뭔가 평소와 다르게 저기압인 옥선생 이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또 기분이 좋아 보였다. 설희에게 술 마셨던 날의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고, 아침부터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주 신이 났다. 이쯤 되니 옥 선생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

 

  “ 너무 미워하지만 마. “

 

  전봇대의 노란 불빛 아래, 옥 선생이 촉촉한 눈동자로 설희를 바라보며 속삭였었는데.

  미워질라 그런다.

  설희는 다리를 꼬고 아무렇지도 않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옥 선생을 아무도 모르게 째려보았다. 텔레비전에서는 예능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18년 만에 재결합한 아이돌 그룹 크런치가 재결합 기념 콘서트를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엽니다. 최근 크런치는 새로 앨범을 내 각종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해 저력을 과시했으며… ]

 

  최 선생이 화면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 와, 크런치. 잘 되었나 보네.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다 열고. “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옥 선생을 쳐다보던 설희의 시선도 어느 샌가 텔레비전의 뉴스에 가있었다.

 

  “ 최선생님도 크런치 좋아하세요? “

 

  설희가 어렸을 때 데뷔한 1세대 아이돌 그룹 크런치는 3년 만에 해체를 하고 그 이후 18년만에 재결합을 해서 화제가 된 인물들이었다. 설희의 질문에 최선생이 빙그레 웃었다.

 

  “ 아니, 난 사실 크런치 라이벌 그룹 팬이었어. 설희씨는 크런치 활동할 때 아직 어렸을 텐데 좋아해? “

 

  설희가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크런치는 아직 초등학생이었던 설희의 첫 사랑이었다. 참 좋아해서 그 때는 음악 테이프도 사다가 듣고, 브로마이드도 방에 붙이고 했었다. 크런치가 해체 했을 때는 마치 세상이 끝난 것처럼 울면서 학교 가기를 거부하기도 했었다.

 

  “ 좀 조숙했거든요. “

  “ 그랬구나. 그럼 이번 콘서트도 갈꺼야? “

 

  설희가 고개를 저었다.

 

  “ 티켓 구하는 게 엄청 힘들대요. 그리고 이제는 그 정도 까지는 아니라서. “

  “ 그렇구나. “

 

  그렇게 별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고 점심시간이 끝이 났다.

 

 *

 

  다음날 저녁, 은우는 집에 와서 컴퓨터와 씨름 하고 있었다. 곧 8시에 크런치의 콘서트 티켓팅이 있었다.. 크런치라는 아이돌 가수. 은우는 거의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뭐 20년전쯤 인기 있었다던데, 남자 아이돌 가수를 은우가 기억할 리가 없었다. 그러나 어제 낮, 텔레비전의 뉴스를 보며 눈을 빛내던 설희를 떠올렸다.

  다른 남자 연예인을 보며 웃고 좋아하던 설희를 보는 일은 결코 즐겁지 않았지만, 귀여웠다.

 

  “티켓 구하는 게 엄청 힘들대요.”

 

  라고 말하던 설희.

  내가 콘서트 티켓 구해가면 엄청 좋아하겠지? 그렇게 생각해서 티켓을 사려고 했는데.

  아직 20분이나 남았는데 은우는 아직 티켓 사이트의 로그인도 못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홈페이지가 버벅거리며 잘 돌아가지 않았다.이러다가는 구입은 커녕, 화면도 못 보게 생겼다.

  어쩌지.

  입술을 깨물며 계속 클릭을 하던 은우는 결국 핸드폰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두, 세번 울리더니, 곧 여자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들렸다.

 

  [ 왜. ]

 

  귀찮다는 듯 나른한 목소리에 은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전화의 상대는 은우보다 한살 적은 여동생, 은수였다. 은우는 연예인을 좋아해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콘서트도 가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여동생 은수는 달랐다. 10대때부터 팬클럽 임원 생활을 할 정도로 아이돌을 열렬히 좋아했다. 모르긴 모르지만, 집안의 기둥 뿌리 하나정도는 바쳤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팬생활을 한 은수였다. 그녀라면, 콘서트 티켓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동생에게 남자 아이돌의 콘서트 티켓을 구해달라고 하면 비웃음을 살 게 분명했다. 쑥스러움에 은우가 말을 하지 않고 망설이자, 은수가 소리쳤다.

 

 [ 아! 왜 전화를 해놓고 말이 없어! ]

 

  은수의 외침에 우물쭈물 은우가 답했다.

 

 “ 야, 저… 나 콘서트 티켓 좀 예약 해주라. “

 [ 무슨 콘서트. ]

 “ 크런…치. “

 

 생각치도 못한 이름이었는지, 잠시 전화기 건너편의 은수는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키득거리는소리가 들려왔다.

 

 [ 여자 생겼냐? ]

 

 그 말에 은우가 펄쩍 뛰며 소리질렀다.

 

 “ 여자는 무슨 여자야! “

 [ 오빠 마지막으로 나한테 전화한 게 6개월 만인데, 남자 아이돌 그룹 콘서트 예매를 도와 달라고 하는데 그럼, 여자가 아니면 뭐 취향이라도 바뀌었단 이야기야? ]

 

  한살 차이 나는 은우와 은수는 만나기만 해도 티격태격 거리는 지라, 은우는 그녀에게 먼저 전화 거는 법이 없었다. 걸걸하게 쏟아지는 그녀의 핀잔에 은우가 인상을 찌푸렸다.

 

 “ 그래서 해줄꺼야, 말꺼야. “

 [ 티켓팅이 언젠데. ]

 “ 8시. “

 

 잠시 말이 없던 은수가 웃음기를 띈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 에스티로더 갈색병. ]

 

 뜬금 없는 소리에 은우가 되물었다.

 

 “ 뭐라고? “

  [ 에스티로더 갈색병 사달라고. ]

 “ 야, 그냥 도와주면 되지 치사하게… “

 [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줄 알어? 8시까지 20분 남았다. ]

  “ 야.. “

 [ 5분 뒤에는 두병으로 는다. 콘서트 가고 싶어, 안가고 싶어? ]

 

 은수의 으름장에 결국 은우가 한숨을 쉬었다.

 

 “ 2장 부탁해… “

 

 전화 건너편에서는 승리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

 

  며칠 뒤, 진료를 준비하며 필요한 물품들, 알코올솜이며 면봉, 소독된 핀셋등을 준비중인 설희의 뒤에서 옥 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유설희씨. “

 

  뭐 잘못했나?

 갑자기 들린 옥선생의 목소리에 설희가 입술을 깨물고 어색하게 웃으며 몸을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옥 선생이 목을 살짝 기울인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화났나? 아닌가? 알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이었다.

 

  “ 왜, 왜 그러세요? “

  “ 9월 12일날 저녁에 뭐해요? “

 

  9월 12일? 아직 한 달이나 남았다.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무슨 일이 있는지 떠올렸다. 벌써 잡힌 일정은 없었다.

 

  “ 별거 없을 것 같은데… “

 

  설희의 말에 옥 선생의 입술에 살짝 미소가 걸렸다.

 

  “ 나랑 크런치 콘서트 갑시다. “

 

  뜬금 없는 소리에 설희가 고개를 들었다.

 

  “ 크런치요? “

  “ 네. “

  " 아이돌 그룹, 크런치 말씀이세요? "

 

  설희가 되묻자, 당연한 거 아니냐는 듯 옥 선생이 답했다.

 

  " 그래요. 그 크런치요. "

  “ 왜 갑자기… “

 

  설희의 질문에 옥 선생이 인상을 찌푸렸다.

 

  “ 내가 크런치를 좀 좋아해서 티켓을 구했는데, 지난번에 보니 유설희씨도 크런치 좋아하는 거 같길래 같이 가자구요. “

 

  옥 선생님이 크런치를?

  크런치는 20년전쯤 활동할 때도 꽃미남 아이돌 그룹으로 유명하던 가수였다. 지금도, 잘 생긴 것으로 유명한 배우 최미준등이 속해있어, 여자들에게 압도적으로 인기가 많은 그룹이었다. 남자 아이돌 중에서도 남자 팬들이 많은 아이돌 가수들도 있지만, 크런치는 오히려 남자들이 싫어하는 그룹에 가까웠다.

 

  “ 선생님이 크런치를 좋아하신다고요? “

 

  이상하다는 듯 물어보는 설희를 보고 옥 선생이 턱을 쳐들었다.

 

  “ 왜요, 난 가수 좋아하면 안됩니까? “

  “ 안될 건 아니지만요. ”

 

  거기다 지금 상대는 옥 선생이다. 아이돌을 좋아한다고 하면 팔짱을 낀 상태로 경멸에 찬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볼 것 같은데.그가 크런치를 좋아하고 있었다니 너무나도 이상했다. 여자로 가득한 콘서트장에 형광봉을 들고 크런치를 소리칠 옥 선생님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 무슨 노래 좋아하시는데요? “

 

 설희의 질문에 옥 선생이 인상을 찌푸렸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옥 선생이 입을 열었다.

 

  “ 하나를 고를 수가 없네요. “

 

  정말 좋아하는 거 맞아? 설희가 여전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자 옥 선생이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

 

  “ 팬이라면 모든 노래를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갈 꺼 예요, 안 갈 꺼 예요? “

 

  가고 싶었다. 크런치는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그룹이었다. 요즈음 인기가 많아져 인터넷으로 티켓 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들었다. 갈 수만 있으면 가고 싶었다.

 

  “ 저, 그럼 티켓값 드릴게요. “

  “ 됐어요. 내가 가고싶어서 가는 거니 필요 없습니다. 그럼 9월 12일 잊지 말아요. 나랑 콘서트 가는 겁니다. “

 

  옥 선생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옥 선생님과 광란의 아이돌 콘서트장에... 괜찮을까?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유혹에 지고 말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전체 내용이 수정되었습니다. 2017 / 9 / 5 553 0 -
27 27화 : 같이하는 아침식사 2017 / 9 / 5 365 0 4077   
26 26화 : 자나깨나 술조심 2017 / 9 / 5 311 0 4356   
25 25화 : 살려줘 2017 / 9 / 5 351 0 4378   
24 24화 : 콩, 콩, 콩 2017 / 9 / 5 307 0 4390   
23 23화 : 작은 오해 2017 / 9 / 5 299 0 3633   
22 22화 : 데이트? 2017 / 8 / 29 341 1 4709   
21 21화 : 이사가는 날 2017 / 8 / 29 332 0 5434   
20 20화 : 만나지 마요. (1) 2017 / 7 / 30 364 0 3934   
19 19화 : 전 남친. 2017 / 7 / 30 332 0 5888   
18 18화 : 콘서트 2017 / 7 / 30 332 0 4405   
17 17화 : 남자친구 2017 / 7 / 30 334 0 6874   
16 16화 : 술주정 입니까. 2017 / 7 / 30 341 0 4574   
15 15화 : 전봇대 밑에서 2017 / 7 / 30 311 0 4591   
14 14화 : 비가 오는 날 2017 / 7 / 30 309 0 6000   
13 13화 : 새 집 구하기 2017 / 7 / 30 302 0 5427   
12 12화 : 그의 취향 (1) 2017 / 7 / 30 336 1 4729   
11 11화 : 정말 중요한 물건일지도. 2017 / 7 / 30 315 1 3772   
10 10화 : 들켰다. 2017 / 7 / 30 309 1 4659   
9 9회 : 귀여워. 2017 / 7 / 30 309 1 5906   
8 8화 : 두 얼굴의 옥 선생 2017 / 7 / 30 296 1 7099   
7 7화 : 버려지다. (1) 2017 / 7 / 30 369 1 4178   
6 6화 : 퍼그 곰곰이 2017 / 7 / 30 324 1 4138   
5 5화 : 상종 못할 인간 2017 / 7 / 30 328 1 8053   
4 4화 : 나, 괜찮을까? 2017 / 7 / 30 339 2 4292   
3 3화 : 돌마래 동물병원 2017 / 7 / 30 323 3 6954   
2 2화 : 연애의 끝 (1) 2017 / 7 / 30 377 1 4203   
1 1화 : 동물의사 옥 선생 (8) 2017 / 7 / 30 603 3 438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