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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동물의사 옥선생
작가 : 연지주자
작품등록일 : 2017.7.28

동물병원에서 일하게 된 27살 설희. 그 곳에는 염라대왕 보다 더 무서운 수의사 옥 선생이 있었다. 특이하고 재수없는 이 남자, 근데 자꾸만 이 남자한테 눈이 간다.

 
12화 : 그의 취향
작성일 : 17-07-30 16:11     조회 : 336     추천 : 1     분량 : 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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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생활 어때? “

   오랜만에 같은 동네 친구 인경과 만나서 치킨을 먹었다. 손을 꿰맨지 3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병원에서 다 낫기 전에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했지만… 치킨이잖아. 맥주가 빠질 수는 없었다.

   인경의 질문에 설희는 500짜리 맥주잔을 꿀꺽꿀꺽 반쯤 삼키며 인상을 찌푸렸다.

   “ 캬, 맛있어. 병원 자체는 재밌어. 나 몰랐는데, 동물을 좋아하나 봐. “

   “ 잘 맞어? “

   “ 그런가? 동물 만지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져. “

   “ 그래? 적성인가보다. “

   “ 응, 그리고 되게 진상인 보호자들도 많은데, 잘 치료 되고 집에 돌아가면서 ‘ 감사합니다! ‘ 하고 가는 보호자들 보면, 내가 뭐 한 것도 없는데 괜히 뿌듯하고 그래. “

   이날 당일에도 췌장염을 앓았던 14살짜리 닥스훈트가 완치되어서 밥도 잘 먹고 잘 논다고 보호자가 인사를 하러 왔었다.

   물론, 설희가 그 닥스훈트를 낫게 한 것은 아니었다.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몸이 좋아지고 돌아가는 닥스훈트와 한결 밝아진 보호자의 표정을 보는 것은 이상하게 보람찼다.

   “ 좋겠다, 야. 난 너 동물병원에 취직했대서 미친 줄 알았잖아. 그땐 걱정 많이 했는데.“

   “ 말도 마. “

  그런 설희를 보고 인경이 웃었다.

  “ 그래도 나아져서 다행이다. “

  마지막으로 만나서 인경과 술을 마신 것은 찬정과 헤어지고 나서였다. 그 때 찬정에게 차이고 엉망이던 설희를 인경이 봤다는 생각에 설희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 아, 근데 동물병원에 되게 특이한 사람이 있어. “

  찬정 이야기가 나올 까봐 서둘러 말을 돌리자, 인경이 웃으며 물었다.

   “ 여자? “

   “ 남자. 완전 싸이코야. “

   “ 몇 살인데? “

   설희는 인경의 질문에 웃음을 터뜨렸다. 인경은 끊임 없이 남자친구가 있던 친구였다. 찬정과 설희가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무렵, 인경 역시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새로운 남자친구를 찾고 있었다.

   “ 34살. “

   “ 올, 딱 좋은데. 잘생겼어? “

   “ 잘 생겼어, 근데 야… “

   “ 키는? “

   인경의 계속 되는 질문에 설희가 손을 흔들었다.

   “ 아이, 참. 야, 관심 꺼. “

   “ 왜? 아… 네가 찍었어? “

  “ 아니! “

   설희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입을 벌렸다. 내가 찍다니? 내가? 누구를? 옥 선생을?

   “ 미쳤어? 완전 싸이코야. “

   “ 왜? 잘생겼다며. “

   “ 잘생긴 게 문제가 아니라고. 나 며칠 전에 개한테 손 물렸다고 그랬잖아. “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설희는 몸을 떨었다.

   “ 그 날은 되게 친절 한 거야. 막 엄청 친절하고, 화도 안내고, 손도 다 소독해주고, 파상풍 주사 맞으라고 하고, 거기다가 가디건을 동물병원에 놓고 갔는데 그걸 나 치료받는 병원까지 가져다 준거야. “

   인경의 눈이 커졌다.

   “ 대박! 완전 괜찮은데? 원래 친절한가? 너 좋아하는 거 아니야? “

   설희는 고개를 흔들며 손을 저었다.

   “ 누가 누굴 좋아해! 부정 타게 그런 이야기 하지마. 다음 날 아침에 갔더니, 뭔 일 난 줄 알았잖아. 갑자기. ‘ 따라해 보세요. 보정은! 생명이다! 보정은! 생명이다! ‘ 이러면서 막 미친듯이 구호를 시키는 거야. 10번도 넘게 외쳤다고. 나 목소리 다 갔어. 거기다가 그날 저녁에 남아서 추가적으로 공부까지 하고… “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그런 설희와 달리 인경은 눈을 빛냈다.

   “ 행동이 귀엽지 않아? “

   얘가 왜이래? 귀엽긴 누가?

   “ 옥 선생이? “

   “ 응. 귀여운데? 얼굴도 잘생겼다며. “

   설희는 인경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네가 안만나 봐서 그래. 얼마나 무서운데. 우리 병원 다른 테크니션도 예전엔 엄청 울었대. “

   인경이 잠시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그러다가 손뼉을 짝짝 쳤다.

   “ 나 그럼 우리 짱구 데리고 너네 병원 데리고 가야겠다. 안 그래도 우리 짱구 귓병 치료하려고 병원 데리고 가려고 했거든. “

   “ 데리고 오는 거야 네 자유지만… 절대 그렇게 좋은 사람 아니다. “

   설희가 단단히 경고했지만, 인경은 기대된다는 듯 함박웃음을 지으며 좋아했다.

 

 *

  며칠 후, 인경의 선언대로 인경은 자신의 반려견, 페키니즈 짱구를 데리고 왔다. 병원에 나타나는 인경을 본 순간, 한숨이 제대로 나왔다.

  완전 노렸구나, 노렸어.

   인경은 키도 크고 몸매도 좋은 데다가 긴 생머리라 워낙 인기가 많았다. 오늘도 화장은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럽게, 그러나 인경의 장점을 한껏 살려서 정성스레 했고, 긴 생머리는 아침부터 얼마나 고데기를 말았는지 부드럽게 말려 어깨 위에 안착해있었다.

   “ 설희야! “

   인경이 대기실에서 지나가는 설희를 향해 작게 손을 흔들었다. 설희는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저런 인경은 솔직하고 귀여웠다.

   인경의 의도 대로, 인경의 담당은 옥 선생이 되었다. 그러나 설희는 자신이 한가지 간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옥 선생은 병원 스태프들에게는 엄청나게 엄격하지만, 보호자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하다는 점을.

  “ 음, 귀지가 많이 껴 있네요. 페키니즈는 귀가 이렇게 말려있어서, 귀가 쫑끗 서있는 다른 강아지들에 비해서는 귀에 병이 자주 나거든요. 안에 세균이 번식할 확률도 높구요. 우선 오늘 귀 청소 해드리고 주사 놓고 약 드릴 테니까 집에서 약을 하루에 두번 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게 목욕을 하고 물을 완전히 말리셔야 해요. “

  옥 선생의 말에 인경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 왜요? “

  “ 안에 물이 고여서 습한 환경에서는 더더욱 세균이나 곰팡이가 늘어날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

   “아아, 그렇구나. “

   인경이 만족스러운 듯,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설희에게 한쪽 눈을 윙크했다.

   그 장면을 본 옥 선생이, 이상하다는 듯 인경과 설희를 번갈아 보았다.

   “ 아.. 선생님, 저, 저랑 친구라서… “

   설희가 말하자 옥 선생이 활짝 웃었다.

   “ 유설희씨랑 친구셨군요. “

   그 순간, 그 미소가 얼마나 얄미운지. 자신에게는 늘 비웃음이나 미간에 주름이 잡힌 채로 쳐다만 보면서 인경에게는 저렇게 예쁘게 웃다니.

  인경이는 옥 선생이 엄청 친절한 줄 알겠지.

  인경이 돌아가고 나서도 이상하게 화가 식지 않았다. 맨날 나한테만 뭐라고 하고… 괜히 부아가 나고 성질이 났다. 쉬는 시간, 잠시 기분전환을 하러 핸드폰을 확인하자, 인경에게 수많은 메시지가 와있었다.

   [ 설희야, 옥 선생님 대박. 완전 내 취향인데? ]

  그래, 이상하게 인경이는 예전부터 특이한 남자들을 좋아했지.

  [ 설희야, 옥 선생님 여자친구 있대? ]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해. 그녀의 메시지를 보고 한숨을 푹 쉬며 답장을 보냈다.

 - 나 옥 선생님이랑 안친해.

 [ 한번 물어봐 주면 안돼? 여자친구 있냐고. ]

 하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런 질문을 했다가 옥 선생이 어떤 표정으로 날 바라볼 지. 무서웠다.

 - 안돼, 그런 질문 했다간 난리나.

 [ 너 옥 선생님 좋아하는 거 아니야? 좋아하는 거면 내가 포기하구! ]

  “ 아니 누가 옥 선생을 좋아해! “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핸드폰에 대고 외쳤다. 그렇다고 인경이가 들어줄 것도 아닌데.

 - 알았다, 알았어.

 [ 나 어땠냐고도 물어봐 줘. ]

 결국 알아봐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살금살금 눈치를 봤다. 그 날, 진료가 다 끝나고 뒷정리를 하며 옥 선생과 둘이 남았을 때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 선생님. “

  “ 네? “

 여자친구 있으세요? 딱 여덟 글자인데 왜 그렇게 어려운지. 입 안에 질문이 뱅뱅 돌았다.

 “ 불러 놓고 왜 말이 없습니까? “

 “ 저.. 혹시, 여자친구 있으세요? “

  그 말에 옥 선생이 그녀를 아래 위로 쳐다보았다. 왜 그런 질문을 하냐는 눈치였다. 나 같아도 저렇게 보겠다. 옥 선생이 갑자기 나한테 남자친구 있냐고 물으면 황당하겠지.

 “ 저기 저.. 아까 온 제 친구 말이에요. 아, 제 친구랑 어제 맥주를 마셨는데, 그런데, 아.. “

  횡설수설 하는 설희를 보고 옥 선생이 눈살을 찌푸렸다.

  “ 어제 뭘 했다고요? 맥주를 마셨어요? “

 헉. 들켰다. 오른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요 입방정.

 “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

 “ 며칠전에 꿰맸는데 어제 맥주를 마시면 어떻게 합니까? “

  말을 하질 말걸. 아휴…

  “ 그게 아니라 저는 치킨만 먹고 친구가 맥주를 마셨어요. “

 옥 선생은 여전히 인상을 찌푸리고 눈을 얇게 뜨고 있었다.

 “ 그, 그… 그… 그래서 여친 있으세요? 제 친구가 선생님 멋있다고 하는데. 선생님도 키가 크시고, 제 친구도 키가 170에 아주 잘어울리실 것 같은데, 아주 훈남 훈녀 커플이랄까 하하. “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험상궂은 옥 선생의 표정을 보고 이 고비를 잘 넘겨야 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나 말을 하면 할 수록, 옥 선생의 표정은 안좋아져 갔다. 그냥 입을 다물어야겠다.

  “ 저는. “

  설희의 쓸데없는 말을 들으며 심기가 거슬려 보이던 옥 선생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 저는 키 작은 여자 좋아해요. “

  “ 네? “

 그러자 옥 선생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녀를 내려다 봤다.

  “ 저는 키 작은 여자 좋아한다고요. “

  뭔 말이지. 잠시 옥 선생이 한 말이 이해가 안되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키 큰 인경이가 마음에 안 든 다는 소리구나.

   “ 그러셨군요. 네, 제가 친구에게 잘 말 해 놓을게요. 죄송합니다. 직장에서, 죄송합니다. “

   두번이나 설희가 사과 했는데도, 옥 선생은 영 기분이 안 좋은 표정으로 휙 방에서 나가버렸다.

   우와, 무서웠다. 맞는 줄 알았네.

  순간, 옥 선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을 바라볼 때 한대 맞는 줄 알았다.

   어쨌던 인경을 위해서 설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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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블루 17-09-06 23:52
 
고백인 듯 고백 아닌 고백 같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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