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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동물의사 옥선생
작가 : 연지주자
작품등록일 : 2017.7.28

동물병원에서 일하게 된 27살 설희. 그 곳에는 염라대왕 보다 더 무서운 수의사 옥 선생이 있었다. 특이하고 재수없는 이 남자, 근데 자꾸만 이 남자한테 눈이 간다.

 
10화 : 들켰다.
작성일 : 17-07-30 15:59     조회 : 308     추천 : 1     분량 : 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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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온한 아침시간, 입원실에서 나이 어린 테크니션 채린이 설희에게 개를 보정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병원에서 키우는 개 똘이를 상대로 한 연습이었다.

  “ 보정이란 건 의료 행위나 미용 같은 걸 할 때, 개나 고양이가 움직이는 걸 막는 거에요. 개도 안 다치고, 치료 하는 사람도 안 다치고, 또 제대로 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대요. “

  예쁜 입술로 오물오물 이야기하는 채린이 귀여웠다. 자신보다도 한참 어린데, 그래도 선배는 선배였다. 이년 차라는데, 거의 실수 없이 꼼꼼하게 채린은 일을 잘했다.

  “ 근데, 이게 개에 따라서 다른 게, 어떤 개들은 꽉 눌러서 아예 하나도 못 움직이게 하면, 더 긴장해서 온몸을 비틀고 난리를 치거든요. 그래서 얘가 잘 하나, 못하나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수의사 선생님들이 진료 하실 때 잘 잡고 있는 게 테크니션들 몫이니까 우리 연습 많이 해봐요. 혹시 물리거나 개가 다치거나 하면 그건 다 보정 잘못한 사람 책임인 거거든요. “

  채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연습을 해 보았다.

  “ 우선 가슴을 이렇게 한 팔로 감싸고, 얼굴이 움직이지 않도록 단단히 안아주시면 되요. “

  채린의 말을 따라 똘이를 상대로 해보았다. 그러나 똘이는 워낙 사람에게 익숙한 개인지라, 설희가 무슨 짓을 하건 말건 가만히 있었다. 크고 선한 눈을 껌벅이며, 자신과 놀아주는 것이냐는 표정으로 설희의 손에 몸을 맡겼다. 그녀가 세게 안든, 약하게 안든 간에 기분이 좋은 듯 축 늘어져 설희의 손을 할짝였다.

  “ 어떻게 해! 똘이는 너무 얌전해서 연습이 안되네요. “

  채린과 설희의 웃음이 터졌다. 그 이후에도 채혈을 위한 보정과 고양이를 위한 보정을 배웠다. 똘이는 귀찮아 하면서도 꼬리를 선선히 흔들며 둘이 자신을 만져주는 게 좋은 지 늘어져 있었다.

  그날 오후, 옥 선생의 진료에 들어가서 설희가 보조를 하는데, 그가 설희를 쳐다보았다.

  “ 오늘 아침에 채린씨한테 보정하는 거 배웠다면서요? 이제 개랑 좀 친해졌어요? “

  그의 말에 설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 이제 개라면 자신 있어요. “

  한 달동안 매일 개들을 돌봤고, 오늘 보정 연습도 열심히 했다. 설희는 당당하게 가슴을 폈다.

  그러나 그런 설희의 표정이 못미더운 듯, 옥 선생이 눈을 찡그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 진짜 그럴까? “

  그 날, 내원한 작은 치와와를 진료실에서 귀 청소를 하러 데리고 들어왔다. 옥 선생은 한번 해보라며 치와와를 설희에게 맡겼다.

  헤헤, 첫 보정이다.

  아침에 연습한 골든 리트리버 똘이와 크기가 달라 처음에는 조금 애 먹었지만, 치와와도 얌전해서 다행히 귀 청소 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 어, 근데 말라세지아가 좀 심하네. 약 좀 가져와야겠다. “

  옥 선생의 말에 설희가 그를 바라보았다.

  “ 가져올까요? “

  옥 선생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 내가 금방 가져올게요, 강아지 진찰대에서 안 떨어 지도록 잘 보고 있어요. “

  옥 선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치와와를 잡고 있었다. 하얀색 털의 자그마한 치와와는 옥 선생을 커다랗고 까만 눈으로 바라 보았다. 깜빡 깜빡. 소리도 내지 않고 겁먹은 듯 작게 신음 소리를 내는 게 다였다.

  그런데 옥 선생이 나가고 문을 닫자 마자, 얌전하게 가만히 앉아있던 치와와가 돌변했다.

  [ 왕! ]

  갑자기 크게 짖더니, 진찰대에서 나가려고 앞으로 돌진했다. 품 안에 안겨있던 치와와가 움직이자, 당황한 설희가 허둥지둥, 치와와의 엉덩이를 잡았다.

  [ 왕왕! ]

  작은 엉덩이를 두 손으로 쥔 순간, 갑자기 뒤에서 엉덩이를 잡혀서 놀랐는지, 치와와가 뒤를 돌아보고 그녀의 왼 손을 꽉 물어버렸다.

  “ 아얏! “

  작은 치와와인데, 얼마나 사나운지 그녀의 엄지손가락을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 엄청난 통증에 설희는 이를 악물었다.

  [ 크르르릉]

  왜, 왜 이렇게 안 떨어지지?

  고작해야 삼십센티도 안되는 치와와인데 힘이 장사였다. 아무리 손을 빼내려 해도 꽉 물은 입은 벌려질 줄 몰랐다. 발버둥 쳐봤자 날카로운 이빨이 살에 더욱 파고 들기만 했다.

  오른 손으로 치와와의 입을 벌려 겨우 치와와의 입에서 왼손을 뺄 수 있었다. 흥분한 치와와는 다시 그녀를 물려고 했지만, 다행히 물리기 전에 오른팔로 치와와를 재빨리 안을 수 있었다. 그가 뒤를 못 돌아보도록, 아까 배운 것처럼 목 부분을 고정시켰다.

  그렇게 겨우 진정을 시키고 나서야 겨우 왼손을 확인했다.

  큰일났다.

  왼손 엄지손가락에서 피가 엄청나게 떨어지고 있었다. 3센치도 넘게 상처가 벌어져 있었다. 설희는 아까 아침에 보정연습을 하면서 채린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혹시 물리거나 개가 다치거나 하면 그건 다 보정 잘못한 사람 책임인 거거든요. “

  침을 꿀꺽 삼켰다. 분명히 옥 선생이 알면 엄청 혼낼 것이다. 또, 한동안 또 개를 못 만지게 할 수도 있었다.

  여기 까지 오는데 한 달 걸렸는데! 그럴 수는 없었다.

  밖에서 옥 선생이 들어오나 목을 길게 빼 바라보았다. 누군가 갑자기 이야기를 하는 지, 옥 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케이. 아직 안 오는 구나. 나에겐 아직 기회가 있어!

  치와와를 오른손으로 안은 채로 서둘러 휴지를 가져왔다.

  [ 으르르르릉. ]

  치와와는 여전히 화를 내고 있었다. 틈만 나면 그를 안고 있는 설희를 물으려 했다.

  “ 얘, 지금 그럴 때가 아니야. 우리병원에는 너보다 더 무서운 저승사자가 있거든. “

  그렇게 중얼거리며 휴지로 진찰대며 바닥에 뚝뚝 떨어진 피를 닦아 냈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휴지로 감싸고는 한숨을 쉬었다.

  “ 왜 아까 그렇게 화를 냈니? 아파 죽는 줄 알았잖아. “

  언제 옥 선생이 들어올 지 몰라 왼 손을 주머니에 넣고 치와와에게 말을 걸자, 치와와는 여전히 으르렁 거리만 했다. 때때로 이빨을 드러내고 설희를 덥치려 했으나 다행히 설희가 요리조리 잘 피했다. 그 때, 옥 선생이 진료실 안으로 들어왔다.

  한 손에 약을 든 옥 선생이 설희와 설희가 품에 안고 있는 치와와를 바라보았다. 아까 까지만 해도 으르렁 대며 날뛰던 치와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옥 선생이 진료실에 들어오자 입을 꼭 닫고 얌전하고 착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치와와 때문에 설희는 헛웃음이 났다.

  “ 괜찮았어요? “

  옥 선생의 말에 설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 괘, 괜찮고 말고요. 왜 이렇게 오래 걸리셨어요? “

  “ 아, 최 선생님이 뭐 물어볼 게 있다고 하셔서. “

  옥 선생의 말에 설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 왜 웃어요? “

  옥 선생이 수상하다는 듯 그녀에게 묻자, 설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 저, 저는 웃는 거 좋아하잖아요. “

  설희는 혹시나 손이 보일까, 주머니 안쪽으로 깊숙이 왼손을 찔러 넣었다. 그러나 옥 선생이 미간을 찌푸리고 딱딱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 아닌데? 유설희씨 내 앞에서는 절대 안 웃잖아요. 맨날 화난 표정만 지으면서. “

  왜 또 저래. 좀 지나가지!

  그의 말 대로설희가 옥 선생 앞에서 웃는 일은 거의 없었다. 웃음이 헤픈 편인 설희 였지만, 옥 선생 앞에서는 입술이 절로 삐죽 나왔다.

  아니, 웃을 일이 있어야 웃지. 나한테 뭐 웃긴 이야기를 하기를 했어, 잘해주기를 했어, 말 한번 따뜻하게 걸어주기를 했어? 웃음이 나야 웃지.

  뭐라고 말해야 될까.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안고 있던 치와와를 진료대 위에 내려 놓고 옥 선생에게 밀었다.

  “ 지금 화장실이 사실 너무너무 가고 싶은데요, 다녀와도 될까요? 옥 선생님이 너무 안 오셔서, 힘들어서 혼났어요. “

  “ 그래요? 그럼 다녀와요. “

  옥 선생의 말에 고개를 꾸벅 숙이고 진료실 밖으로 달려나갔다. 옥 선생이 안 보는 것을 확인하고 서둘러 상처를 확인했다.

  “ 아야… “

  아까는 옥 선생한테 들킬 까봐 아픈 것도 몰랐지만, 그의 시야에서 벗어나니 그제야 상처가 욱신욱신 아파왔다.

  “ 힝. “

  지금 시간 6시. 앞으로 한 시간이면 병원 문을 닫는다. 그리고 나서는 청소하면서 옥 선생에게서 떨어질 수 있었다.

  한 시간만 참자.

  서둘러 상처를 물로 씻고, 밴드를 찾아 손에 붙였다. 상처가 너무 커서 밴드 하나로는 턱도 없어서, 구급함에서 찾은 밴드를 세 개나 붙이고 나서야 겨우 상처가 가려졌다.

  그리고 다시 얼른 왼손을 주머니에 넣고 진료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진료가 끝날 때까지 손을 뒤로 돌리고 있다가, 상처가 보이지 않게 손바닥을 보이며 서있었다. 어떻게든 상처를 보이지 않으려 머리를 쓴 덕택에 들키지 않고 진료를 마칠 수 있었다.

  진료가 다 끝나고, 청소 시간이 되자, 겨우 설희는 한숨을 쉬었다.

  “ 안 들켰다. “

   서둘러 옥 선생에게서 멀어져서 다른 곳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바닥을 닦으면서 물걸레질을 하는데, 걸레 자루를 밀 때마다 상처가 벌어져 아팠지만, 이 것만 하면 집에 갈 수 있으니 얼굴을 찡그리며 참았다.

   얼른 해야지. 얼른 하면 얼른 집에 갈 수 있어. 내일 왜 다쳤냐고 하면 집에서 칼로 수박 썰다가 손까지 썰어버렸다고 하자.

   열심히 걸레질을 했는데, 문이 벌컥 열리고 옥 선생이 들어왔다.

   헉. 아까 분명히 접수대쪽에 있었는데, 여긴 왜 왔지.

   놀라 자신도 모르게 왼손을 등 뒤로 숨겼다. 옥 선생이 눈을 얇게 뜨고 설희를 바라보았다.

   “ 유설희씨? 왼 손은 왜 숨깁니까? “

   눈치 하나는 대한민국 최고다. 설희는 부자연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 아무 것도 아닌데요. “

   “ 아닌데? 아까부터 왼손을 계속 숨기던데, 한번 봅시다. “

  옥 선생이 저벅저벅 다가와 설희가 뒤로 숨긴 왼 손을 잡아 들어올렸다. 그의 딱딱한 손 위로 그녀의 상처 입은 손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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