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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동물의사 옥선생
작가 : 연지주자
작품등록일 : 2017.7.28

동물병원에서 일하게 된 27살 설희. 그 곳에는 염라대왕 보다 더 무서운 수의사 옥 선생이 있었다. 특이하고 재수없는 이 남자, 근데 자꾸만 이 남자한테 눈이 간다.

 
8화 : 두 얼굴의 옥 선생
작성일 : 17-07-30 15:51     조회 : 299     추천 : 1     분량 : 7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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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은우 선생은 입을 멍하니 벌린 채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설희를 바라보았다.

  자신 보다 30센티는 적은 키의 작은 체구의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처음 왔을 때를 떠올렸다.

  원장님의 조카라는 여자. 사람 좋은 원장님은 설희가 ‘동물이 좋아서.’ 동물 병원에 취직 했다고 했지만, 은우는 아닌 것을 처음부터 간파하고 있었다. 원장님이 ‘동물이 좋아서 여기 취직한거래. ‘라고 말했을 때 설희의 눈이 데굴데굴 구르며 놀란 눈으로 원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27살, 동물 병원에 이직하기엔 수의 테크니션으론 늦은 나이였다. 저런 나이에, 개도, 고양이도 안 키워본 사람이 동물병원으로 이직했다는 건.

  단순한 낙하산이었다.

  취직이 되기 때문에 취업을 한게 틀림 없었다.

  동물병원이 무슨 일반 회사도 아니고, 원장님이 운영하고 있는 거이니 그의 운영 방식에 반기를 들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은우가 교육을 맡으라니!

  수의사도 전문직 치고는 수입이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자격증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수의 테크니션은 일반적인 회사원에 비해서 수입이 굉장히 적은 편이었다. 일은 고달프고, 아침 8시에 출근해 7시에 퇴근하니 일하는 시간도 다른 직업에 비해 길었다. 그래서 동물이 좋아서 동물병원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조차, 얼마 버티지 못하고 도망갔다. 그래서 병원에서 일하는 경력 길은 진영 같은 테크니션은 정말 희귀할 정도였다.

  그러니, 설희 같은 케이스, 그냥 취직 할 수 있으니 동물 병원에 온 경우는 한달을 못 넘길게 뻔했다.

 그런데 이 여자, 생각과는 달랐다. 흐물흐물 대충 일할 줄 알았더니, 의외로 열심히 했다. 누구보다 빨리 왔고, 누구보다 늦게 퇴근했다. 말 없이 조용한 타입이었지만, 심지가 깊었다. 그래서 솔직히 부원장인 최 선생님에게 칭찬을 한 게 사실이다.

 

  “ 옥 선생님이 가르쳐 주세요. 개 잘 기르는 방법. 그러면 되잖아요. “

  설희의 말에 옥 선생이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열심히 했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하지만 개를 입양하는 건 다른 문제였다. 집으로 데리고만 오면 개를 키울 수 있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개 키우는 것이 얼마나 귀찮은지 누구보다 은우가 잘 알고 있었다. 마냥 귀여운 존재고 집에 들어오면 자신을 반기며 꼬리를 흔드는 그런 게 반려견이라고 다들 생각하지만, 개 키우는 것은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똥 오줌을 잘 못 가리는 경우도 있고, 매일 산책도 시켜줘야 한다. 건강이 안 좋으면 동물병원에 자주 와야 하고 거기다가 돈도 만만치 않게 많이 든다. 자기 집이 없는 사람들은 이사 갈 때 동물을 키울 수 있는 집만 따로 알아봐야 했다. 그리고 결혼!

  은우는 의외로 결혼하면서, 출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개를 버리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개 때문에 집에서 이사 나가야 하고, 결혼 적령기, 그리고 개를 한번도 키워보지 않은 설희는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조건에 다 들어맞았다.

  곰곰이는 한번 버려진 개였다. 또 버려진다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은우가 결정할 일은 아니었다. 설희가 지적한 대로 은우의 개도 아니었고, 병원의 책임자 역시 은우가 아니었다. 원장님이 안 계신 이상, 결정하는 것은 최 선생님이었다.

  “ 어쩔 수 없죠. “

  설희의 얼굴에 승리의 미소가 퍼져나갔다.

  결국 설희가 곰곰이를 입양하기로 했다. 지금 있는 집에서는 개를 기를 수 없어서 이사가야 하기 때문에, 한, 두달은 병원에서 데리고 있기로 했다.

  그러나 곰곰이를 입양하기로 하고 나서, 설희는 더 일에 집중했다. 지금까지는 자신이 그녀에게 화를 내면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화를 참다가 “ 알겠어요. “ 하고 자신의 일로 돌아가던 설희였다. 그러나 곰곰이를 입양하고 나서는 확연히 달라졌다.

  “ 유설희씨, 소독제를 이 쪽에 두면 다른 약품들이랑 헷갈리지 않습니까? “

  지적을 하면 한숨을 쉬며 말을 따르던 설희가,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 어떻게 두면 좋을까요? “

  동그란 눈. 예전에는 짜증스럽다는 듯 그를 쳐다봤지만, 이제는 그의 지적이 도움이 된다는 듯, 어떻게 보면 그녀의 표정은 즐거워 보이기 까지 했다. 저녁에도 늦게까지 남아 병원에 있는 자료들을 읽으며, 곰곰이와 병원개 똘이와 놀아주다가 들어가는 것 같았다. 은우는 그런 설희가 왠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녀의 변화가 왜인지 은우를 불편하게 했다.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부터 설희를 보면 화가 나는 것처럼 머리가 어질거리고 가슴이 일렁였다.

 *

 

  아직 병원에 수습사원인 설희의 가장 큰 소임은 청소였다. 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 지, 고양이는 어떻게 안아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설희인 지라 기본적으로는 청소를 위주로 했다. 아침 저녁, 그리고 점심시간에 옥 선생과 테크니션인 채린, 진영이 돌아가며 교육을 하기도 했다. 애초에 들어오고 싶어서 들어온 병원도 아니었다. 동물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고. 하지만 이왕 들어온 김에 열심히 하려 설희 나름대로 노력은 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늘 문제는 생겼다.

  옥 선생은 청결에 매우 꼼꼼히 신경을 썼다. 꼼꼼을 넘어서서 가끔은 집착적이기 까지 했다. 그가 정한 룰이 있어서, 그의 진찰실에 들어가려면 규칙을 숙지하고 다 지켜야만 했다.

  우선 병원의 규칙인 ‘ 한번 진료를 하면 진찰대를 알코올로 닦는다. 매일 진료 끝나고 락스로 바닥을 닦는다. 한 달에 한번은 크레졸로 병원을 소독한다. ‘ 이거는 거의 십계명처럼 반드시 지켜야하는 철칙이었다.

  옥 선생에게는 병원 규칙보다 더욱 자세한 규칙이 있었다. 너무 많은 룰이 있어 처음 채린에게 들었던 대로 메모를 꼼꼼히 했음에도 늘 하다가 한, 두개 씩 빼먹곤 했다. 거기다가 뭘 잘못 하면 귀신같이 알아챘다. 늘 눈을 얇게 하고 그녀를 관찰했다.

  “ 설희씨? “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옥 선생의 목소리만 들으면 온몸에 알레르기가 날 것 같았다.

  그의 룰 중에 하나가 진료 때마다 손을 소독제로 닦는 것이었다. 개나 고양이가 한번 다녀가면, 꼭 소독제로 손을 닦아야 했다. 설희가 설사 개를 만지지 않았어도, 진찰대에 손을 올려 놓지 않았어도 닦아야 했다.

  “ 저는 이번에 개 안 만졌는데… “

  그렇게 항변해도 소용 없었다.

 “ 확신 합니까? 100% 확신해요? 절대 안 만졌다고 맹세할 수 있습니까? “

  맹세까지 할 일이야?

  그런 옥 선생이 귀찮았다. 어차피 해야 될 거, 그래서 점점 그의 룰에 순응하게 되었다. 덕분에 하루에 수십 번 소독제를 손에 뿌려 곱던 손이 2주 만에 거칠거칠해졌다.

  점심시간, 옥 선생이 약속 때문에 자리를 비워 다른 직원들 끼리 간식을 먹고 있었다. 매니저가 오독오독, 오늘도 사료를 씹어먹으며 설희를 동정의 눈길로 쳐다봤다.

  “ 옥 선생 때문에 힘들죠? “

  네. 너무너무 힘들어요. 병원 자체는 저한테 잘 맞는데, 옥 선생 잔소리 때문에 미칠 것 같습니다. 잔소리 대마왕인 우리 엄마도 이 정도는 잔소리를 안 하는데, 무슨 하루 종일 내 실수만 찾으러 다니는 지, 하루 종일 잔소리, 잔소리, 또 잔소리예요!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의 욕을 했다가 그의 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곤욕을 치를 지 무서웠다. 거기다가 설희가 잘 못 해서 혼나는 것은 사실이니, 명분도 없었다. 험담 대신 설희가 그저 어색하게 미소만 짓자, 다른 사람들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 말 좀 예쁘게 하면 좋을 걸. “

  “ 맞아요. 옥 선생님 말이 틀린 건 아닌데, 말투가 너무 사나워서. “

  설희는 평소 생각하던 걸 물어봤다.

  “ 근데, 옥 선생님은 엄청 청결에 신경쓰시던데, 혹시 결벽증 이세요? “

  원장이나, 아니면 부원장인 최지나 선생이나 깨끗한 편이었지만, 옥 선생의 청결에 대한 집착은 엄청났다.

  최지나 선생이 그 소리를 듣고 크게 웃었다.

  “ 하하하, 아니, 사실은 엄청 더럽대. “

  엥? 더럽다고?

  지나의 말에 설희는 동그랗게 떴다.

  “ 내 후배가 옥 선생이랑 동기거든. 그래서 옥 선생 이야기가 나와서 대화 한 적이 있는데, 그 후배가 옥 선생 자취방 갔다가 학을 떼었다잖아. 완전, 쓰레기통이 따로 없다는데. 먹던 음식 그대로 두고, 옷도 이곳 저곳에 산처럼 쌓여있고 그렇대. “

  “ 병원에서는 왜 저러는 걸까요? “

  “ 글쎄, 내 생각엔, 처음에 근무한 병원 영향을 많이 받은 게 아닐까?. 여기가 옥 선생 두 번째 병원이니까, 첫 병원에서 그렇게 룰이 잡혀 있어서 옥 선생도 익숙해진 거 아닌가 모르겠네. “

  그렇게 옥 선생의 이야기 하다가도 다들 한 목소리로 옥 선생을 칭찬하는 점은 있었다. 엄청나게 깐깐한 옥 선생이었지만, 반려동물과 보호자들에게는 정말 친절했다.

  동물병원에는 교양 있는 보호자들도 많이 왔지만, 때로는 이상한 사람들도 많이 왔다. 오늘 온 보호자가 바로 그러했다. 요크셔테리어를 키우는 나이가 지긋하신 아주머니였는데, 주에 4회는 찾아오는 보호자였다.

  설희가 동물병원에서 한달 일하면서 느낀 것은, 세상 사람들은 참 가지가지 다르다는 것이었다. 어떤 보호자는 개가 심각한 상황이 되었는데도, 괜찮을 거라고 믿고, 혹은 돈이 아까워서, 귀찮아서 병원에 안 온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작은 변화에도 걱정이 되어서, 심심해서, 때로는 (설희로써는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옥 선생을 만나러 병원에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왔다.

  “ 우리 애기가요, 어제는 기침을 한번 콜록 했거든요. “

  오늘의 보호자는 반려견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조금만 건강에 이상이 있어 보여도 바로 병원에 오는 케이스였다. 그녀의 반려견인 ‘삐삐’는 8살 된 요크셔테리어로 특별한 병이 없는 개였지만, 병원을 제집 드나들 듯 데리고 다녔다. 오늘 그녀가 병원에 온 이유는, 전날 요크셔테리어가 작게 ‘콜록’한 것 때문이었다. 별 거 아는 일이 분명했지만, 그녀의 표정만 보면 죽을 고비를 넘긴 것 처럼 심각해 보였다. 평소의 패턴을 생각해도 별 일 아닌 것이 분명한데, 옥 선생은 인내심 있게 보호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 어떻게 콜록 했을까요? “

  “ 콜록! 이요. “

  보호자의 설명이 애매모호 해서 들어도 뭔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옥 선생이 기침을 해 보였다.

  “ 쿨럭! 이렇게 깊게 했나요? “

  “ 아니요, 아주 얕게. 콜록! 하고. 삐삐는 기침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어젯밤에는 기침을 하길래… 너무 걱정이 되어서. 남편한테 인터넷으로 개가 기침하는 이유에 대해 찾아봐 달라 했더니 심장사상충이나, 폐렴일 수 있다고 나왔다더라구요. 우리 삐삐는 매달 심장사상충 약을 먹는데, 심장사상충에 걸렸을 확률이 있을까요?“

  옥 선생이 보호자의 얼굴을 보고 빙긋이 웃었다.

  “ 아마 심장사상충은 아닐 겁니다. 삐삐 몸 상태 좀 볼게요. “

  옥 선생이 요크셔테리어의 호흡음과 심음을 듣고 꼼꼼히 건강 상태를 살폈다. 그리고 작게 고개를 갸웃했다.

  “ 혹시 에취! 이런 느낌은 아니었나요? “

  옥 선생이 그렇게 말하자, 보호자가 고개를 아래 위로 끄덕였다.

  “ 맞아요! 선생님. 그렇게 했어요. “

  보호자의 답에 그가 보기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재채기네요. 아마 먼지 같은 게 비강을 자극해서 재채기를 한 걸 꺼 예요. “

  그 말에 보호자가 입술을 깨물며 울 것 처럼 표정을 지었다.

  “ 그럼, 우리 애, 심각한 건가요? “

  옥 선생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 아니에요, 어머님. 그냥 몸에 먼지가 들어오려 해서, 먼지를 못 들어오게 하려고 애기가 재채기를 한 겁니다. 전혀 문제 없는 행동이니, 너무 걱정 마세요. “

  그렇게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고 나서야 보호자는 안심을 하며 돌아갔다.

  그녀가 돌아가고 나서 설희가 청소를 하다가 입을 열었다.

  “ 매일 병원 오시는 게 귀찮지 않으실까요? 정말 개를 사랑하시나 봐요. “

  약간의 한숨과 웃음이 섞인 설희의 말에 옥 선생이 물끄러미 그녀를 쳐다보았다.

  혼날 말 했나?

  설희의 또 쏟아질 잔소리 때문에 두근 거렸지만, 다행히 부드러운 말투로 그가 말했다.

  “ 사람마다 반려동물의 존재는 다 다른 거니까. 어떤 사람에게는 자식만큼 소중한 거죠. “

  뭔가 안타깝다는 듯한 그의 말투가 이상했지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며칠 뒤 다시 그 보호자가 찾아왔을 때에야 깨달았다. 상냥한 아주머니 보호자는 요크셔테리어를 꼭 껴안고 대기실에 앉아있었다. 설희가 그녀를 발견하고 인사를 했다.

 “ 안녕하세요. “

  인사에 보호자가 고개를 들고 민망 한 듯 입을 가리고 웃었다.

   “ 지난 번에 뵌 선생님이네. 아휴, 창피하네. 매일 와서 미안해요. 별일도 아닌데. “

   “ 아니에요. “

  설희가 웃으며 고개를 젓자, 보호자가 말을 이었다.

  “ 사실 내가 개를 키워본 적이 없거든. 그래서 걱정이 되서 자주 오게 되요. “

  “ 그러셨군요. 삐삐가 아주 행복하겠어요. 엄마한테 사랑을 듬뿍 받아서. “

  그러자 보호자가 요크셔테리어 삐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그런가? 삐삐야, 행복하니? “

  삐삐는 그런 손길이 기분 좋은 듯, 고개를 숙이며 손에 얼굴을 비볐다. 그런 삐삐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보호자는 입을 열었다.

  “ 삐삐를 보면 참 안쓰러워요. 내 딸이 2년 전에 죽었는데, 그 딸이 키우던 개가 삐삐에요. 내 딸이 애지중지 키우던 개라… 갑자기 우리 집에 오게 되서 처음에는 매일 울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주인이 갑자기 없어졌으니 놀랄 만도 했겠지. “

  그런 일이 있었는 지는 몰랐다. 비로소 옥 선생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 사람마다 반려동물의 존재는 다 다른 거니까. 어떤 사람에게는 자식만큼 소중한 거죠. “

  뭔가 안타까운 듯한, 슬픈 듯한 말투. 분명히 보호자의 사정을 다 알고 한 말이었을 꺼다.

  보호자는 말을 이었다.

  “ 키우다 보니 내 딸 같이 생각이 돼. 우리 딸처럼 어린 나이에 죽지 말고 꼭 제 수명을 다 채웠음 좋겠어. “

  그렇게 말하는 보호자의 눈동자가 촉촉했다.

  “ 아이고, 창피하네. 또 눈물이 날라 그래. 여하튼 개 처음에 데려 왔을 땐 정말 밥을 뭘 줘야 하는지, 뭐가 아픈 건지 몰라서 맨날 병원에 와서 옥 선생님한테 물었었지. 시도 때도 없이 전화도 자주 하고, 문자도 하고… 옥 선생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지. 이제는 좀 아니까 그 횟수도 줄여야 하는데, 나쁜 버릇이 들어서 그래. “

  옥 선생… 생각보다 착하구나.

  그가 보여준 의외의 모습에, 어쩌면 설희는 자신이 그를 잘못 판단 했는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자신에게 까다롭게 구는 것은 그냥 일을 잘 했으면 좋겠어, 그 마음이 너무 강해서 그런 것일지도.

  “ 설희씨! 아, 정말! 왜 말을 못 알아 먹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또 퇴근할 생각만 하는 거죠? “

  몇 분 뒤 쏟아지는 잔소리에 그가 착하다는 생각은 금세 취소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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