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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실연 다이어트
작가 : 도진
작품등록일 : 2017.7.27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살을 빼기 위해 거짓 이별을 하는 한 남자 이야기

 
9. 실연 다이어트
작성일 : 17-07-30 15:48     조회 : 298     추천 : 0     분량 : 3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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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사로운 햇빛에 놀란 미나는 재빨리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카페는 일요일에 쉬지 않고 평일에 쉰다는 걸 깜박하고 있었다.

 

 엄마와 언니 해미는 아직도 자고 있었다.

 

 화장실로 가서 카페에 갈 준비를 했다.

 

 거울을 보는 순간 나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퉁퉁 부은 돼지 한 마리가 나를 보고 있었다.

 

 찬물로 여러 번 세수를 했다.

 

 어쩔 수 없이 모자를 쓰고 조용히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내내 거울을 봤지만 여전히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1층에 도착하자 고개를 숙여 버스정류장으로 뛰어갔다.

 

 “빵~빵~”

 

 아침부터 시끄러운 차소리에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 졌다.

 

 누구야! 아침부터 시끄럽게!

 

 뒤에서 계속 빵빵 거려 얼굴이라도 보자고 고개를 돌리는데 사장이 차 안에서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럼 사장님이 아침부터 나를 데리려 온 거야?

 

 꿈 같았다.

 

 가만히 서서 또 볼을 꼬집어 본다.

 

 꿈이 아니라는 생각에 재빨리 자동차 앞으로 뛰어간다.

 

 “사장님! 여기는 웬일이세요?”

 

 두 눈을 반짝반짝 거리며 사장의 얼굴을 쳐다 보는데 뒤늦게 자신의 얼굴 상태를 파악한 미나가 재빨리 고개를 숙인다. 그러자 그가 피씩 웃는다.

 

 “웃지 마요”

 

 미나가 토라져서 다시 발길을 돌리려고 하자 우영이 차에서 내려 그녀를 차에 태운다.

 

 “미안! 다시는 안 웃을깨”

 

 그러면서 또 피씩 웃는다.

 

 미나가 흘겨봐도 웃음이 나오는 걸 우영조차도 어쩔 수가 없었다.

 

 가는 길에 잠시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웠다.

 

 몇 분이 지나자 그의 손에 검은 봉지가 들려 있었다.

 

 차에 타자 봉지에서 얼음이 담긴 컵을 꺼냈다.

 

 1회용 커피에 넣는 얼음이었다.

 

 컵에 담긴 얼음을 꺼내 자신의 왼쪽 포켓에서 실크로 보이는 하늘하늘 거리는 손수건에 감싸더니 내 얼굴에 대 주었다.

 

 “이러고 있으며 붓기가 좀 빨리 빠질 거야 그리고 가는 길에 이것도.....”

 

 샌드위치와 딸기 우유였다.

 

 사실 아침을 안 먹고 나왔더니 아까부터 배가 슬슬 고팠다.

 

 한 손으로는 눈에 얼음을 되고 또 한 손으로는 샌드위치를 먹었다.

 

 “아~ 맞다 너 아직 대답 안했다. 나 통과야? 아니야?”

 

 말이 짧다.

 

 “일단 통과”

 

 “통과면 통과지 일단 통과는 뭐야?”

 

 “아직 하루가 안 지났으니깐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예요”

 

 “지금 튕기는 거야?”

 

 “나도 여자라구요”

 

 “나 같은 남자 어디가도 못 구하는데..... 그럼 다른 여자 찾으러 가야겠다.”

 

 “알았어요! 통과예요 다른 여자 만나면 죽어요”

 

 그 모습에 또 우영에 피씩 웃는다.

 

 미나는 이미 얼굴이 붉다 못해 홍당무가 되어 있었다.

 

 너무 급했다. 다른 여자 찾아 간다는 소리에 너무 들이댔다.

 

 우영은 실실 웃음이 나오는 걸 간신히 참으며 카페로 출발했다.

 

 우영은 일부러 천천히 운전을 하고 있었다.

 

 새치기 하는 차들을 보며 순간 속력을 높이고 싶었지만 옆에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타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 속력을 높일 수가 없었다.

 

 신호에 걸려 잠깐 차가 정차했다.

 

 미나가 오물오물 거리며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데 지하철역에서 나이 든 할머니가 김밥을 팔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잠시만 저쪽에 차 좀 세워 줘요”

 

 우영은 아무 말 없이 차선에서 나와 그녀가 말하는 곳에 차를 세웠다.

 

 차가 정차하자 그녀는 김밥 파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김밥을 한 아름 안고 왔다.

 

 차에 타자 우영이 물어본다.

 

 “김밥 먹고 싶었어?”

 

 “아니요. 제가 사 드리면 할머니가 집에 빨리 갈 수 있잖아요”

 

 그녀는 봉지를 우영에게 내밀었다. 우영이 멀뚱멀뚱 쳐다만 보자 미나가 웃으며 말했다.

 

 “이건 얼음이랑 샌드위치 보답이예요”

 

 이 많은 김밥을 어떻게 할까? 고민 하다가 우영은 기분 좋게 받아든다. 족히 20줄은 되어 보였다.

 

 솔솔 올라오는 참기름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김밥 하나 까 줄래?”

 

 사장은 아까부터 말이 짧다.

 

 “말이 왜 아까부터 짧아요”

 

 “이력서 보니깐 동갑이던데 기분 나쁘면 너도 반말 하든가”

 

 미나는 그러면서 봉지에서 김밥 한 줄을 꺼내 은박지를 까서 그의 입에 넣어준다.

 

 오물오물 거리며 먹는 모습이 마치 아기새 같았다. 이렇게 보니 옆선도 잘생겼다.

 

 우영은 차에서 뭐를 먹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였다.

 

 원래 깔끔한 성격이라 차에서 음식 냄새 나는 걸 싫어했다. 그런데 그녀 때문에 싫은 일이 오히려 행복한 일이 되어 버렸다.

 

 이미 출근시간은 한참 지난 뒤였다.

 

 입구에 들어서자 수호와 찬희가 재빨리 뛰어와서 우영에게 항의를 한다.

 

 “사장님! 왜 이제야 오셨어요 저희가 얼마나 힘든 줄 아세요”

 

 우리카페는 다른 카페와 달리 아침에 손님들이 많았다. 탁자에는 손님들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미나씨랑 커피 때문에 갈 곳이 있어서.... 그 대신에 이건 선물”

 

 우영이 김밥 봉지를 수호에게 주고는 재빨리 사장실로 들어간다.

 

 다행히 아침을 못 먹었는지 수호와 찬희는 그 자리에서 벌써 2줄이나 먹고 있었다.

 

 미나는 그 틈을 타 재빨리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고 나왔다.

 

 주방은 이미 사장이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었다.

 

 수호와 찬희는 아직까지 김밥을 먹고 있었다.

 

 다 먹을 작정인지 손이 재빠르게 은박지를 까고 있었다.

 

 카페에 혹시나 김밥 냄새라도 날까봐 문을 열고 탁자를 하나씩 치우기 시작했다.

 

 미나의 손이 걸쳐간 탁자에는 깨끗하다 못해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때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주문 전화였다.

 

 “아메리카 10잔이랑 카라멜 마끼야또 10잔, 조각 케이크 10개 샌드위치 10개”

 

 수호가 메모장에 장소를 적으면서 우영에게 주문서를 넘긴다.

 

 우영은 눈에서 레이저가 나왔지만 지각한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주문서를 받아 들고 커피를 만들었다.

 

 “그런데 배달은 누나 보고 오라는 데요 혹시.. 레이보우라는 이벤트 회사 알아요?”

 

 미나의 옛날 직장이었다. 굳이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보고 오라는데 안 갈 수도 없었다.

 

 결국 찬희와 내가 배달 음식을 들고 차에 실었다.

 

 우영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미나를 쳐다 보고 있었다.

 

 “다녀 오겠습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았는데...... 괜히 안전밸트만 매 만지고 있었다.

 

 신호라도 걸리면 좋으련만 오늘따라 차도 잘 빠진다.

 

 찬희가 다 왔다는 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들어 건물을 올려 다 본다.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유니폼을 단정하게 정돈하고 차에서 내렸다.

 

 찬희는 이미 음식을 내리고 있었다. 양손에 음식을 한 가득 들고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나를 알아 본 경비아저씨가 인사를 하신다. 나도 모르게 고개 숙였다. 엘리베이터로 7층까지 올라가는 내내 이상하게 불안했다.

 

 드디어 7층에 도착했다.

 

 찬희가 먼저 앞장 섰다. 뒤에 있다고 가려지는 체격을 아니었지만 이렇게라도 숨고 싶었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모자를 더 깊숙이 섰다. 그런데 재수 없는 민정이 먼저 아는 척을 한다.

 

 “미나씨! 오랜만이야 회사 짤리고 커피 전문점에 취직 했나봐”

 

 사람을 비비 꼬는 말투였다.

 

 알고 보니 주문한 사람이 바로 민정이었다.

 

 그 덕분에 덤으로 나까지 딸려 왔다. 여자 직원들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 보고 있었다. 더 이상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았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대충 상황을 짐작한 찬희는 돈을 받고 재빨리 미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뭐 저런 여자가 다 있다는 둥, 꿈에서라도 저런 여자 만날까봐 두렵다는 둥, 내 눈치를 보며 욕을 했지만 그녀의 귀에는 찬희의 말이 들어오지 않았다.

 

 조용히 차에 타고 안전벨트를 맸다. 그런데 찬희가 보이지 않았다. 5분쯤 지나자 찬희가 저멀리서 헐레벌떡 뛰어 온다.

 

 헥헥~ 거리며 등 뒤에 무언가를 숨긴 채 웃고 있었다. 이마에는 이미 땀이 송글송글 맺혀져 있었다.

 

 “누나! 짜짠~”

 

 찬희가 나에게 내민 건 아이스크림 콘 두 개 였다. 그 중에서 하나를 까서 나에게 내밀었다.

 

 “누나! 이럴 땐 달달한 음식을 먹는 게 최고예요 제가 경험 해봐서 알아요”

 

 찬희의 노력에 미나도 덩달아 웃는다.

 

 진짜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물자 언제 그랬나는 듯이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고 카페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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