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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악녀는 왜 죽어야만 하는가
작가 : fudn
작품등록일 : 2017.7.30

[회귀/악녀/소꿉친구남주/기사남주/남주미정]

사랑하는 친구를 잃고 적의 칼에 목이 베였다.
후회는 없다. 다만, 그와 다시 만나고 싶을 뿐.
그러던 나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절대 너를 잃지 않으리.

 
죽음, 그리고..(12)
작성일 : 17-07-30 14:28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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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막탄과 모래바람에 젖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비안크는 죽이겠다 달려드는 레오의 공격을 가까스로 막고 있었다. 백작 유하네스를 상대할 때와는, 버스트를 상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살기가 피부를 움츠리게 한다.

 

  애초에 그들은 전문가가 아녔으니 살기의 질 또한 달랐다. 아니, 죽이겠다는 마음의 차이가 달랐다.

 

  유하네스나 버스트를 본다면, 비안크를 취하지 못하는 것이 분노의 원인이었다. 그래서 죽이겠다 달려들었고, 죽은 시체를 강간하겠다는 일종의 미친 생각까지 한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레오는 다르다.

 

  사람을 제대로 죽여 본 자만이 안다고, 살인자의 눈이 아닌 암살자의 눈으로 비안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레오가 버스트를 죽일 때처럼 소검을 꺼내 비안크에게 던진다. 버스트 때와 같다. 하지만 다르다.

 

  비안크가 흙바닥에 손을 짚으며 미끄러지듯 피해 레오 가까이에 다가가 다리를 건다. 모래바람 사이에서 포니테일로 묶었던 머리가 흩날리고 비안크의 태클에 발이 걸렸음에도 레오는 중심을 잡아 손에 쥔 단검을 내리꽂는다.

 

  챙-

 

  피할 수 없는 위치에 있던 터라 손을 재빨리 들어 내려찍히는 단검을 막으려 했던 비안크의 앞으로 은회색 장검이 눈에 들어온 것은, 귓속을 찧을 듯이 청명한 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때였다.

 

  “헉..헉!”

 

  “비안크!”

 

  머리 위에는 얼마나 급하게 달려온 것인지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리버스와 뒤에선 이곳에 없어야 할 이리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히에리크란 남자에게 이리히를 맡겼는데.

 

  네가 어떻게 여기에..

 

  이리히가 재빨리 비안크에게로 다가와 레오와 비안크의 사이를 떨어트려 놓는다.

 

  “호오, 역시 당신도 저 여자 편이었네요.”

 

  갑작스런 리버스의 등장에 놀랄 법도 하건만, 레오의 입 밖으로 나오는 목소리는 차분하기 그지없었다.

 

  “아주 대담한 행동을 하셨네요. 이곳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걸 보면. 그래서 어딨죠? 상품들은?”

 

  차분함이 곁들여진 시원한 미소에 리버스는 다시 한 번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이고, 이것은 이것이다. 이왕 비안크를 돕기로 한 것,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차원이 다른 검기라 할지라도.

 

  그런데,

 

  리버스가 뒤를 돌아보며 비안크를 안은 남자를 쳐다본다. 이거야 원.

 

  “항복하시죠. 이미 여긴 포위됐어요.”

 

  리버스가 한숨을 내쉬며 레오를 바라본다. 머릿속에선 비안크를 안은 저 남자를 왠지 모르게 박살내고 싶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리버스는 레오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확실히 눈앞의 남자는 아까웠다. 이런 사람을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아니,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검을 잘 다룰 줄 알고 몸도 날쌘 남자. 천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남자가 눈앞에 있다. 하지만 남자는 이미 더러운 물에 두 발을 담갔으며 그것을 구제할 길이란 어렵다. 그것을 리버스는 뼈저리게 잘 알고 있었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레글란느를 호위하는 부하들이 저를, 리버스를, 비안크와 이리히를 둘러싼다. 열 명이 제 편에 서 주었으니 승산은 있다. 하나하나씩 제 무기를 꺼내며 천천히 땅을 지르밟는다. 레오는 제 명 하나에 움직일 그들을 믿고 있다.

 

  그것이 당황하는 세 쌍의 눈동자들 사이에서도 레오가 침착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리고 그때,

 

  “죽어라앗!”

 

  단도를 고쳐 잡은 부하가 달려들었다. 레오도, 리버스도, 비안크와 이리히도 생각하지 못한 전개가 눈앞에 펼쳐진다.

 

  푸욱-

 

  응당 자신을 제한 세 사람에게로 달려들 줄 알았던 부하는 레오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것을 피할 새도 없이 단도는 레오의 살을 파고들었다.

 

  “으윽!”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가늠하려 고개를 돌린 비안크의 눈앞을 이리히의 큼지막한 손이 가린다.

 

  “보지 마.”

 

  상황이 잘못 돌아간다. 클라우터와 이곳에 잠입한 이리히는 대번에 그 답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 것이다.

 

  “지..지금 이게..”

 

  땅바닥에 단도를 세우며 몸이 쓰러지지 않게 버틴 레오가 정신을 고쳐 잡으며 단도를 부하에게 휘두른다. 하지만 레오를 둘러싼 남자들이 더 빨랐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전혀 어렵지 않았다. 열 명의 부하들이 죄다 레오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등을 베고, 종아리와 허벅지를 베며, 팔을 벤다.

 

  분명 멀쩡했던 옷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정갈했던 옷은 어느새 찢어지고 베어져나갔다. 다행이라 해야 할 것은 온 몸을 감싼 옷이 검은색이라는 사실이다.

 

  “그만.”

 

  너저분하게 버티는 레오를 보며 등장한 이시드는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렇게 질길 줄이야. 당신이 사람 하나는 제대로 보셨습니다. 레글란느.”

 

  이시드는 레글란느의 주름이 가득한 가느다란 목에 검 날을 세우며 천천히 레오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방해물을 죽이려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빨리 도착하셨습니다. 클라우터 여러분.”

 

  “이시드.. 지금 이게?”

 

  발리프를 둘러싼 클라우터를 보며 이시드가 인사를 건넬 때 상황파악이 덜 된 레글란느가 이시드를 돌아보다 검 날이 목 앞에 세워진 것을 보곤 입을 다물었다.

 

  “아직도 모르겠습니까? 이 정도면 알 법도 한데.”

 

  “이 개새끼!”

 

  이시드를 향해 피가 뚝뚝 흐르는 몸으로 레오가 달려드는데 숲을 울리는 격발 소리가 들려온다. 타앙- 총구에서 발사된 총알은 공기를 가르며 이시드에게로 달려든 레오의 허리를 덮친다. 가죽 옷을 파고들 듯이 들어간 총알이 레오의 중심을 무너뜨렸다.

 

  “이거, 이거 재미난 상황이군.”

 

  짙푸른 나무 위에 가려진 통나무 건물에서 화승식 리볼버를 가볍게 들며 아래를 쳐다 본 페로네트는 미소 짓는 것도 잊지 않고 이리히의 손을 이미 떼어낸 비안크를, 바스타드 소드를 들고 있는 리버스를, 총에 맞아 쓰러진 레오를, 레글란느에게 검을 들이댄 이시드를 차근차근 바라봤다.

 

  ‘배반을 했다?’

 

  이 무슨 콩가루 집안인지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대가 클라우터의 수장이 맞습니까?”

 

  총알이 격발된 곳으로 시선을 돌린 이시드가 잘 된 상황이라는 듯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연다.

 

  자신의 뒤에 수장은 따로 있지만 감싸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 페로네트가 이시드의 물음에 대답한다.

 

  “그렇다만? 그대는 누구?”

 

  붙잡혀 있는 노파, 자세히 보지 않아도 발리프의 수장이란 것을 확실히 알겠다.

 

  “전 발리프의 책사, 이시드 폰 프라우입니다. 클라우터의 수장과 거래를 하고자 하는데.”

 

  무력으로 발리프를 얻고자 생각하고 계획했던 페로네트에게 색다른 제의가 들어왔다. 거래라?

 

  가까이서 보지 않아도 클라우터의 수장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말일 것이다.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은 이시드가 요점을 제대로 짚었다.

 

  “당신이 원하는 것, 발리프가 아닙니까?”

 

  “그렇다만?”

 

  어디 한 번 들어보잔 식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페로네트를 향해 어느 정도 짐작한 이시드의 생각이 그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다.

 

  “수장 레글란느를 비롯한 발리프를 그대에게 바치겠습니다. 단 한 가지, 발리프를 관리하는 자로 절 앉혀주시지요.”

 

  그러니까, 남자의 말은 항복을 하고 들어오겠다는 거다. 하지만 페로네트로선 이 제의가 그리 기분 좋을 수만은 없었다. 물론, 이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긴 했다. 인명피해가 없으니까.

 

  그런데도 이다지 껄끄러운 이유는 제의를 한 사람이 발리프의 책사라는 것이다. 책사, 쉬이 말해 왼팔이다. 그런데 눈 아래에 있는 이시드란 남자는 발리프를 배신했다. 제 딴에는 배신이 아니다라 하겠지만, 명백한 배신이었다.

 

  약 4년. 4년이라는 시간동안 이시드는 레글란느를 모셔왔을 터다. 그런데도 배신을 한다? 과연 페로네트에게 좋을 존재일까? 한 번 배신한 자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열 번이고 배신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렇게 눈으로 보는 것처럼.

 

  “너.. 이 새..끼!”

 

  엎어졌던 레오가 간신히 일어나며 가쁜 숨을 내쉰 채로 이시드를 죽일 듯이 쳐다본다.

 

  레오에게서, 인질이 된 레글란느에게로 시선을 돌린 페로네트는 축 늘어진 노파의 몸을 들여다봤다.

 

  ‘믿고 있었던 것 같군.’

 

  그러면서 다시 레오에게로 시선을 옮긴 페로네트는 무슨 생각인지 한참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선택해도, 선택하지 않아도 결국 도박. 잘되면 대박이겠지만, 못되면 부하들의 목숨이 왔다갔다할 수 있는 쪽박인 상황이다. 그렇다 해도 결정하는 것이 본인이 앉은 자리고.

 

  한참을 고민하던 페로네트는 마침내 찡그렸던 얼굴을 펴며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또 다시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 자리에서 발리프의 수장이 된 이시드를 쳐내면 그만이다.

 

  “지금 이 시간부로 발리프를 클라우터의 산하 조직으로 삼는다. 모두들 이의 없나?”

 

  “워어어어!”

 

  페로네트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발리프를 메운 클라우터의 남부 지부 조직원들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 그리고 그 모습을 찬찬히 둘러본 리덴하워가 미소를 그린 채, 페로네트에게 짤막한 목소리를 낸다.

 

  “앞으로 남부 지부의 인원을 더 뽑아야겠군요.”

 

  함성을 고래고래 지르는 이 우글우글한 남자 천지인 남부 지부에 인원을 더 뽑아야겠다니, 그 무슨 무서운 말인가.

 

  “그게 무슨 소리야?”

 

  페로네트가 경기를 일으키며 돌아서는데 이미 리덴하워는 나무에서 내려와 마린드악쪽으로 걸어가는 중이었다.

 

  아니, 저 꼬맹이가!

 

  “리덴, 거기 서!”

 

  어차피 잔반처리는 이시드란 저 남자가 할 것이고, 아가씨와 소년은 알아서 부하들과 올 것이란 걸 알기에 안심하고 페로네트는 리덴하워의 뒤를 쫓는다. 어린 게 더럽게도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뇌면서.

 

  “가자, 비안크.”

 

  이리히가 비안크를 일으켜 세우며 멀찍이서 바스타드 소드를 들고 있는 또래의 남자를 바라본다. 아까부터 계속 신경 쓰이는 남자. 이상하게 비안크를 숨기고 싶은 이리히였다.

 

  “몸은 괜찮은 거야?”

 

  “응, 괜찮아.”

 

  힘이 다 빠졌는지 축 늘어지게 답한 비안크가 이리히를 바라본다.

 

  “너 여기 왜 온 거야. 왜 계속 내 말 안 듣는 건데.”

 

  유하네스 때의 일이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걸 말하는 건지 비안크가 원망 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하지만 그런 비안크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리히는 상쾌하게 웃으며 언제나 그랬듯, 비안크의 말에 답한다.

 

  “하나뿐인 동생, 오빠가 챙겨야 하잖아.”

 

  친 오빠도, 하물며 나이가 비안크보다 많은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장난스럽게 말하는 저의가 도대체 무엇일까.

 

  “웃겨, 정말!”

 

  그럼에도 좀 피곤한 탓인지 얼굴을 찡그리는 것으로 비안크는 마무리를 했다. 그러면서 비안크가 리버스를 돌아보며 말한다.

 

  “안 돌아가요? 또 납치당해요.”

 

  비안크는 배려라곤 없는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쪽팔린 리버스의 흑역사를 들먹이며 같이 돌아가자고 손을 내밀었다.

 

  “누가 안 돌아간데?”

 

  퉁명스럽게 대답은 했지만 그래도 같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에 리버스가 미소를 지으며 앞서 걷기 시작하는 비안크와 이리히의 뒤를 따랐다.

 

  드디어 아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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