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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동물의사 옥선생
작가 : 연지주자
작품등록일 : 2017.7.28

동물병원에서 일하게 된 27살 설희. 그 곳에는 염라대왕 보다 더 무서운 수의사 옥 선생이 있었다. 특이하고 재수없는 이 남자, 근데 자꾸만 이 남자한테 눈이 간다.

 
4화 : 나, 괜찮을까?
작성일 : 17-07-30 14:21     조회 : 342     추천 : 2     분량 : 4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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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가 끝나고, 병원 안을 소개시켜주겠다며 가장 어린 테크니션, 채린이 설희를 쫓아왔다. 입원실이며 진찰실, 대기실 등을 설명해주다가 갑자기 채린이 주변을 살폈다. 불안한 듯,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는 채린을 보고 설희가 어색하게 웃었다.

  “ 뭐 찾으세요? “

  “ 아니요, 옥 선생님 계신가 해서요. 옥 선생님 이야기 할 때는 정말 조심하셔 돼요. 옥 선생님은 발걸음 소리가 안 나시거든요. 그래서 잘못 하면 옥 선생님 이야기 하는 도중에 뒤에 서 있으실 가능성이 있으니 아주 조심하셔야 되요. “

  도대체 어떤 인물이길래 사람들이 이러지?

  한참을 그가 오나 안 오나 망을 보다가 안전한 장소로 가서야 채린이 그에 대해 속삭였다.

  “옥 선생님은요, 34살 인데, 우리 병원에 오신지는 3년 되셨대요. 학교는 원장님이랑 같은 학교 나오셨고, 연구실도 병원이어서 나이 치고는 임상경력이 기신 편이래요. 잘생기셨잖아요? “

  채린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잘생기긴 진짜 잘생겼다.

  “ 거기다가 보호자랑 반려견, 고양이, 가리지 않고 엄청 친절하고 다정해서 아주 인기 폭발이거든요. 근데 저희 사이에서는 완전 폭탄이에요. “

  안 그래도 작은 목소리로 말하던 채린이 더욱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 엄청 꼼꼼 하시구, 실수를 용납 못하는 성격이니까… 꼭 주의 하셔야 해요. 한 번에 말 못 알아 들으시면 되게 신경질 내시니까 옥 선생님이 말한 거 꼭 메모 해놓으세요. “

  채린이 생각 났다는 듯, 손뼉을 쳤다.

  “ 그래, 내일부터 꼭 메모장 들고 오세요. 옥 선생님이 메모 같은 거 되게 좋아하시거든요. 선생님이 말씀하신 거 적고 있는 거 보면 열심히 하는 느낌이 드는 지 흐뭇해 하시니까 꼭 메모장 들고 오시구요. 또 뭐 있지, 아, 구호 같은 거. 되게 좋아하세요. 막 갑자기 구호 시키시니까 무조건 큰 소리로 외치세요. 그럼 돼요. “

  숨도 안 참고 말해 채린의 뺨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겨우 20살인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이 곳에 취업해 2년 차가 되었다고 했다.

  “ 어쨌던 저도 처음에 옥 선생님께 혼나서 엄청 울었었거든요. “

  예전 생각이 들었는지, 채린이 작게 한숨을 쉬며 입술을 삐죽였다.

  벌써 병원에서 2년 차라지만 아직 앳된 얼굴이었다. 통통한 뺨이 귀여웠다. 남자들이 좋아할 것 같은 미인상이었다. 아까 자신을 바라볼 때의 눈초리가 떠올랐다. “ 나이가 많아 보이는데, 하나도 모른다구요? “ 라고 외치며 불쾌해하던 옥 선생. 이런 귀여운 여자한테도 독하게 굴었는데, 나이도 많고 하나도 모르는 낙하산인 자신에게 어떻게 대할 지.

  “ 그래도… 나쁜 분은 아니세요, 그냥 일에 집중하시느라 다른 거에 신경 쓸 시간이 없으실 뿐이니까… 원장님 말씀처럼 옥 선생님이랑 일하면 굉장히 많이, 빠르게 배워서 그 점은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저도 학교 졸업하고 바로 온거라 아무 것도 몰랐는데, 이제 좀 많이 나아졌거든요. 파이팅 하세요! “

  뒤에서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나, 채린이 뒤를 휙 돌아보았다. 소문의 주인공, 옥 선생이 자리에 서있었다. 그를 보고 깜짝 놀라, 채린은 몸을 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설희의 옆을 지나가며 자그마하게 속삭였다.

  “ 파이팅… “

  채린이 자리에서 나가자, 옥 선생이 그녀의 앞에 섰다. 설희는 긴장해서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아까 들은 이야기 때문인가? 150센치가 조금 넘는 작은 체구의 설희는 180이 넘는 장신의 옥 선생이 무섭게 느껴졌다. 인상을 쓰고 자신을 바라보는 그가 한대 그녀를 칠 것만 같았다.

  왜 이렇게 불안하고 무섭지? 아직은 아무것도 잘못 한 게 없는데.

  “ 옥은우입니다. “

  그의 말에 침을 꿀꺽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

  “ 네에. 잘,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유설희라고 합니다. “

  “ 정말 개도 키워본 적 없어요? “

  그의 말에 설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 고양이는? “

  “ 없는데요. “

  “ 근데 왜 동물병원에서 일하고 싶어해요? “

  엄마가 하래서. 외삼촌이 꽂아줘서.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털어놔야 겠지만, 그렇게 말했다가는 정말 한대 칠 것 같았다. 이미 경험이 전혀 없다고 말한 순간부터 그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뭐라고 말해야 하지? 뭐라고 하면 안 혼날까?

  앞에서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는 옥 선생의 표정을 보니 뭐라 답해야 할지 몰라 입만 벙긋거렸다.

  “ 도, 동물이 좋아서? “

  그렇게 말을 하자 안 그래도 험궂은 옥 선생의 표정이 더욱 험악해졌다.

  뭘 내가 잘못했나?

  무섭다는 이야기를 채린에게서 들어서 그런지, 그의 표정이 굳자 설희는 초조해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 나는요. “

  옥 선생은 손가락을 흔들었다.

  “ 동물이 좋아서 동물병원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런 말 정말 싫어합니다. 여긴 취미로 오는 곳이 아니에요! 프로 의식을 가지고 직업 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곳이라 이겁니다. “

  그의 갑자기 시작된 일장 연설에 놀라 눈만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왜 저래.

  “ 의사 중에 사람이 좋아서 의사가 되었다는 사람 있습니까? “

  내 주변에 의사 한 명도 없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

  근데 그렇게 말했다간 뭔가 그의 심기를 거스를 것 같아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 치과 의사 중에 이빨이 좋아서 치과 의사가 되었다는 사람 있습니까? “

  내 주변에 치과 의사도 없는데. 뭘 말 하려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지?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우선 그의 장단을 맞춰줘야 할 것 같아 고개를 저었다.

  “ 그죠? 근데 왜 동물병원은 다들 동물이 좋아서 일하겠다는 식으로 말하죠? “

  뭔가 혼나는 느낌에 설희가 입을 열었다.

  “ 죄송…합니다. “

  “ 죄송할 건 없어요. 앞으로 유설희씨도 프로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 줬으면 좋겠어요. 돈을 받는 만큼 열심히 일한다! 그렇게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

  그리고 저벅저벅, 본인의 진찰실로 사라졌다.

  황당하다. 이거 완전 싸이코네.

  사회 생활을 오래 해보진 않았지만, 설희는 거지 같은 회사에서 일년을 넘게 일을 해봤다. 정말 회사 상태가 별로라 회사에 이상한 사람이 모이는 건지, 아니면 회사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줘서 사람들이 이상해지는 건지 모르지만, 하여튼 문제 있는 사람들이 우글거렸다. 그래서 문제 있는 인간들에 대한 감이 발달해 있었다.

  근데 자신의 예감에 저 옥 선생이라는 사람은 문제아 중에 문제아였다. 감이 왔다.

  황당해서 입을 벌리고 있었더니, 진찰실로 들어간 옥 선생이 책을 한 가득 들고 왔다.

 ‘ 동물 간호사를 위한 임상 테크닉. ‘

 ‘ 소동물 질병 사전. ‘

 ‘ 초보자를 위한 애견 질병 안내서. ‘

 ‘ 동물 간호학. ‘

 ‘ 보호자들을 위한 고양이 질병 매뉴얼. ‘

  끝도 없었다. 그 모든 책을 설희에게 건넸다. 얼떨결에 그에게 책을 받았으나, 작은 체구의 설희는 그 책을 드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너무 무거워서 몸이 흔들렸다.

  “ 이거 빌려줄 테니까 공부하도록 하세요. 이번 달 말에 시험 볼 꺼니 공부해두세요. “

  이걸… 다? 이번 달 말까지? 뭐? 시험을 본다고?

  황당해서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으나 반론할 틈도 주지 않고 옥 선생은 말을 이었다.

  “ 공부만이 살길이다. 외쳐보세요. 공부만이! “

  그가 주먹을 불끈 쥐고 갑자기 큰 소리를 내서 설희는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그러나 그런 설희를 오히려 이상한 듯 바라보았다.

  “ 외치라니까요. “

   뭘… 외쳐? 입을 벌리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자, 그가 다시 소리를 질렀다. 쩌렁쩌렁하게 사람이 없는 방 안에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부만이 살길이다. 공부만이! “

  “ 살.. 길이다? “

  마지못해 설희가 따라 하자, 그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 크게 외치세요. “

  그제야 아까 채린이 말했던 내용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구호를 좋아 한댔지.

  옥 선생이 다시 아까보다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

  “ 공부만이! “

  설희는 황당했지만, 어쩔 수 없이 가능한 한 큰 소리로 외쳤다.

  “ 살길이다! “

  “ 더 크게! 공부만이! “

  옥 선생이 두 주먹을 꼭 쥐고 천장에 내질렀다. 그의 이마에는 핏줄이 솟아 있었다.

  와, 미치겠다. 설희는 태어나 큰 소리를 한번도 낸 적이 없었다. 늘 조용조용 말하는 타입이었다. 그러나 이글거리는 옥 선생의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부 따윈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단호한 눈빛이었다.

  “ 살길이다! “

  가능한 한 큰 소리로 이를 악물고 소리를 질렀다.

  “ 다시 한번! 공부만이! “

  이번에는 목소리가 찢어져라 눈을 꼭 감고 설희는 목소리를 높였다.

  “ 살길이다! “

  “ 좋습니다. 그 자세로 공부하세요. “

  큰 소리로 설희가 외치자, 만족스럽다는 듯 짝짝 박수까지 치며 옥 선생이 웃었다. 그런 옥 선생과는 달리 설희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큰일났다. 이거… 완전히 상또라이다.

  앞으로의 병원 생활이 험난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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