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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동물의사 옥선생
작가 : 연지주자
작품등록일 : 2017.7.28

동물병원에서 일하게 된 27살 설희. 그 곳에는 염라대왕 보다 더 무서운 수의사 옥 선생이 있었다. 특이하고 재수없는 이 남자, 근데 자꾸만 이 남자한테 눈이 간다.

 
1화 : 동물의사 옥 선생
작성일 : 17-07-30 13:05     조회 : 603     추천 : 3     분량 : 4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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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초여름, 서초구의 한 상가의 1층에 자리잡은 돌마래 동물병원. 아주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실력 있는 수의사들과 친절한 서비스로 유명했다. 그 곳의 창고에서 설희는 큰 박스들을 손에 든 채, 마치 길을 잃은 것처럼 멍한 눈으로 선반들을 바라보았다.

 어디다 꽂아야 하지? 분명히 옥 선생이 말해 준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

 한참 고민하다 작은 라텍스 장갑 박스를 바로 앞 선반에 올려놓으려고 손에 들었을 때,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유설희씨. “

 그 소리에 설희의 등에 식은땀이 쫙 흘렀다. 돌아보지 않아도 누가 자신을 부르는 지 알 수 있었다.

  또 뭘 잘못했구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분명히 어떤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지 뻔한데, 뒤 돌아보지 않고 도망갈까?

 그러나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었다. 이를 악물고 몸을 돌렸다. 가능한 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보려 했지만, 볼 근육이 긴장해 입술이 덜덜 떨렸다.

  “ 네? “

  설희가 돌아본 그 곳에는 한 남성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단정하게 정리된 윤기가 흐르는 검은 머리, 하얀 피부에 마치 꽃으로 점을 콕 찍은 듯한 붉은 입술, 180센티가 넘는 훤칠한 키, 적당한 근육 때문에 그는 대충 걸친 하얀 가운조차 시크하게 보였다.

  그의 이름은 옥은우. 돌마래 동물병원의 수의사, 통칭 옥 선생으로 불리는 남자. 그러나 설희는 그를 어둠 속에서 옥깐깐이라고 불렀다. 사소한 일에도 깐깐하게 굴며 설희를 하루 종일 들볶았다.

  잘생긴 덕분에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아이돌급으로 인기 있었지만, 설희는 그런 그의 얼굴만 봐도 경기를 일으킬 것만 같았다.

  “ 진찰대 제대로 닦았어요? “

  옥 선생의 말에 설희는 어색하게 웃었다.

  “ 네, 진료 끝나자 마자 닦았는데요. “

  “ 제대로? “

  비꼬는 듯한 그의 말에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여러 번 끄덕였다.

  “ 어떻게 닦았는데요, 보여줘 봐요. “

  잘 못 닦았구나.

 한숨을 쉬며 옥 선생의 뒤를 따라 진료실로 들어갔다.

 설희는 이제 일 한지 두달 된 수의 테크니션이었다. 동물 간호사, 뭐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를 수 있겠지만, 지금 그녀는 수습직원으로 청소와 소독이 주 업무였다. 청소라 하면 간단해 보이지만, 그렇게 간단해보이는 일 조차 사사건건 옥 선생에게 지적 받았다.

  “ 해봐요, 어서. “

  진찰대 앞에 서서 옥 선생이 손가락질을 했다.

  그냥 내가 잘못한 거면 ‘ 이렇게 해라. ‘ 라고 알려주면 되는데 꼭 시키고 면박을 준다.

 진짜 이상한 성격이야. 사람을 미치게 하는 성격.

  설희는 속으로 욕을 중얼거리며 한 손에 알코올 , 다른 한 손에는 수건을 쥐었다.

  알코올을 진찰대 위에 꼼꼼히 뿌렸다. 알코올이 진찰대 위에 빈틈없이 내려앉자, 설희는 수건으로 진찰대 위를 닦았다. 그러자 뒤에서 옥 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흠. “

  뭐, 뭐가 잘못 되었나?

  석연치 않아하는 옥 선생의 목소리에 곁눈질로 옥 선생을 바라보았다. 그의 미간에는 깊은 주름이 잡혀있었다.

  “ 뭐 잘못 됐나요? “

  “ 설희씨, 내가 뭐라고 그랬죠? 진찰대를 닦을 때는 끝에서부터 닦으랬죠? 그렇게 원으로 둥글게 둥글게 문지르면, 오염물질이 퍼지는 거잖아요? 끝에서부터 다른 쪽 끝까지 이렇게 닦고, 그리고 나서 반대편으로 가서 이렇게 닦고… “

  윽, 잔소리.

  “ 알았어요? “

  이미 그가 설명을 해준 것이었지만, 동물 병원 생활이 처음인 설희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어 막상 할 때는 배운 것과 다르게 해버릴 때가 많았다. 그럴 때 간단하게 지적해주면 좋은데, 잔소리가 길어도 너무 길어. 옥 선생이 있으면 자동적으로 긴장이 되서 옥 선생이 쉬는 날에는 잘 하던 것도, 옥 선생 눈 앞에서는 더 서툴게 하는 일도 많았다. 그의 장황한 설명이 끝나자 설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 네, 알겠습니다. 죄송해요. 앞으론 주의 하겠습니다.“

  괜히 반항하면 말만 더 길어지게 되니까, 아는 척하자.

  “ 우리 병원 내원 환자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피부병 환자인데, 소독을 꼼꼼히 안하면 되겠어요, 안되겠어요? "

  " 선생님 말씀이 맞아요. 소독에 더 신경 쓰겠습니다. "

  설희의 대답에 옥 선생은 만족스러운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대뜸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 내가 뭐랬죠? 예방은! “

  갑자기 시작된 구호에 설희는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런 설희가 못 마땅했는지, 그가 재촉했다.

  “ 예방은? “

  아, 귀찮아 죽겠네, 정말.

  “ 최선의 치료이다… “

  힘없이 설희가 중얼거리자, 그가 주먹을 불끈 쥐고 다시 외쳤다.

  “ 예방은! “

  에라이, 모르겠다. 이 장단에 맞춰줘야 끝나겠지. 설희는 혀를 차며 외쳤다.

  “ 최선의 진료이다! “

  그러자 신난 옥 선생이 한번 더 외쳤다.

  “ 우리의 적은! “

  “ 원내감염이다! “

  설희 역시 주먹을 불끈 쥐고 목소리를 높여 소리쳤다. 쩌렁쩌렁 환자들이 다 돌아간 병원을 울리는 구호 소리에, 병원의 부원장인 최 선생님이 웃으며 진찰실 문을 열었다.

  " 청소 다 끝났으면 퇴근하세요. "

  그녀의 말에 설희는 고개를 숙이고 재빨리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해방이다! 오늘은 해방! 내일은 일요일, 병원 안 오늘 날!

 서둘러 가방을 들고 병원 문을 박차고 뛰어나와 서둘러 걸어갔다. 누가 쫓아올 까 두려워, 옷도제대로 걸치지 않고 무조건 앞을 보며 씩씩하게 걸었다. 병원에서 좀 떨어진 공원을 지나가는데, 뒤에서 또 설희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 유설희씨. "

  설희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마치 귀신의 목소리를 들은 냥, 멈춰서 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분명히 옥 선생이 병원에서 나오기 전에 빨리나올려고 대충 챙겨서 나왔는데! 아냐아냐, 잘 못 들었을 꺼야.

 설희는 고개를 저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다시 한번 그녀의 이름이 들렸다.

  " 유설희씨! "

  날카로운 외침을 도저히 무시할 수 없었던 설희는 몸을 훽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옥 선생이 숨을 헐떡 거리며 서있었다. 설희를 쫓아 뛰어 왔는지, 그 역시 옷을 대충 걸친 채였다. 티 셔츠위에 대충 걸친 셔츠의 칼라가 제대로 접혀있지 않았다. 옷을 어떻게 갈아입었는지, 병원에서는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던 머리가 많이 흐트러져 있었다. 삐죽삐죽 서있는 옥 선생의 머리를 보고, 순간 설희는 화가 풀릴 뻔 했으나 마음을 다잡았다.

  병원에서 옥 선생에게 고분고분하게 죄송하다고 했던 것과 달리, 설희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물었다.

  " 왜요? "

  일 하는 직장도 벗어났으니 그의 말에 따를 필요는 없었다. 병원만 벗어나면 난 자유인이니까!

  " 벌써 가는 거예요? "

  " 네. 최 선생님이 집에 가도 된다고 하셨잖아요. "

  투덜거리는 것 같은 설희의 말투에 옥 선생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 왜 그래.

  " 그러니까 옥 선생님도 안녕히 가세요. "

  머리를 푹 숙이고 몸을 돌렸다. 그러자 그가 몇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의 손목을 그의 손이 잡았다.

  찌릿.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손목을 통해 짜릿한 감각이 몸을 타고 올라왔다. 마치 불에 덴 듯, 깜짝 놀라 손목을 흔들어 그의 손을 털어냈다.

  " 화났어요? "

  옥 선생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 졌다.

  " 아니요. "

  설희는 눈을 바닥으로 내리 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을 바라보면 왠지 그의 페이스에 말려 들어갈 것 같아 차마 보지 못했다.

  그 때 말캉하는 것이 설희의 입술에 닿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워. 옥 선생의 입술이었다. 뜨거운 입술이 부드럽게 설희의 입술을 어루만졌다. 찌르르, 전율이 온 몸을 향해 퍼져나갔다. 설희의 눈이 커지고, 두 팔로 그를 밀어 냈다.

  " 선생님, 밖에서 이러지 마시라고 그랬잖아요. "

  설희가 질겁을 하면서 옥 선생을 바라보았다. 150cm 밖에 안되는 설희에게 180cm가 넘는 옥 선생을 바라보려면 고개를 한참 쳐들어야 했다.

  그녀가 화난 듯 콧평수를 넓히며 미간을 찌푸리고 그를 바라보자, 그가 살짝 웃었다.

  " 이제 화 풀렸어? "

  " 뭐 뽀뽀하면 화가 풀릴 줄 알았어요? "

  " 그럴 줄 알았는데. "

  옥 선생의 입술이 야릇한 곡선을 만들며 미소지었다. 그는 혀를 살짝 내밀어 그 자신의 아랫 입술을 살짝 핥았다.

  그 순간, 설희는 눈앞이 하얗게 변했다. 가슴 속에서 뭔가 간질간질한 것이 피어올랐다. 그 생소한 기분에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왜 나는 여기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설희는 한숨을 쉬었다. 예전에는 이렇게 엉망 진창인 인생이 아니었다. 병원에서 상사에게 혼나고,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밝은 대낮에 그 상사에게 갑자기 뽀뽀를 당하는 그런 정신 없는 시간들로 하루를 채울 줄은 몰랐다. 그의 매력적인 미소를 보면서, 가슴이 설레는 한편, 극심한 피로감 역시 몰려왔다. 그가 손을 뻗어 설희의 귓볼을 잡자, 귓볼에서 달콤한 쾌감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 여...여긴 공원이라고요! "

  소리를 지르며 설희는 그를 밀어내고 뛰어서 그에게서 멀어졌다. 피곤해. 집에 가서 누워 숨만 쉬고 싶었다.

  나,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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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제너 17-07-30 16:25
 
마감전까지 홧팅입니다!! 강쥐사진은 어서 구하셨대요?! 기염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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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주자 17-07-30 16:34
 
강쥐 사진은 저작권 무료 사이트에서 구했어요^^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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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또 17-07-30 16:40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ㅜㅜ 주인공이 매력적이네요! 마감 시간 전까지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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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주자 17-07-30 16:40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열심히 해서 마감까지 꼭 잘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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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또 17-07-30 16:42
 
저도 강아지를 키우다보니 강아지 사진에 혹해서 들어오게됐어요ㅋㅋ 제 소설에도 강아지 코코가 나오는데 반려견 고구미가 모델이거든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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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주자 17-07-30 16:45
 
>감사합니다! 저도 반려견을 키워서 재밌게 썼습니다! 댓글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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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블루 17-09-06 03:28
 
본선 진출 후에도 계속해서 연재가 되길래 왔더니.. 으앙~ 재밌네요! 완결 난 게 아니면 잘 안 읽는데 이렇게 후회할 짓을 또 하네요 ㅎㅎㅎ
본선 진출 축하드리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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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주자 17-09-10 01:20
 
댓글을 이제야 읽었네요^^ 응원 감사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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