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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일레인과 그 뻔뻔한 반지
작가 : 유르르
작품등록일 : 2017.7.27

폭탄제조에 비상한 재능을 가진 연금술사, 일레인.
위장취업 중 영주의 보물창고를 털어 달아나는데...
영주를 따돌린 그녀의 앞에 왠 사내가 한명 나타난다!

소원을 빌라고 속삭이는 반지에서 나온 마법사가 일레인은 영 믿음이 가지 않는다.

 
소원을 말해봐! 라는 반지
작성일 : 17-07-30 10:20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6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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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오래된 숲에는 항상 전설이 따르기 마련이었다. 영지의 뒤편 어둠의 숲이라고 불리는 이 공간은 아주 오래전 죽은 마녀의 영혼이 남아있다고 했다. 마리를 통해서 들었을 때는 코웃음을 쳤었는데, 일레인이 흐느끼며 골드의 갈기를 붙들었다.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숲을 헤치려는 건 아니었어요.”

 

 

 

 

 인간의 삶을 좀먹는 좀벌레를 손봐주려는 것 뿐이었다. 그렇게 폭발력이 강한 폭탄도 아니었다. 범위도 좁았고, 화약조차 들어가지 않은 폭탄이었다. 그냥, 조금 화상만 입고 심하면 죽을 수 있는 것 뿐이었다.

 

 

 

 

 「너」

 “네,네. 잡아먹지 마세요. 그냥, 그냥 저 인간이 너무 나빠서 그런 거…….”

 

 

 

 

 적당하게 낮은 목소리, 골드의 앞을 가로막으려 뻗은 하얀 손.

 일레인이 기겁을 하고 몸을 뒤로 젖혔다. 그와 동시에 골드 역시 앞발에 들어 몸을 흔들었다. 오, 맙소사. 일레인이 제대로 중심도 못 잡고 널부러지 듯 주저앉았다. 골드가 투레질을 하며, 일레인의 옆에 섰다.

 

 

 

 

 「그 반지를 훔쳐간 이유가 뭐지?」

 “예에?”

 「내 소문을 들었나?」

 

 

 

 숲을 헤쳤다고 벌을 주려 나타났나. 아니면 전설로 남아있는 마녀인가 혼란에 빠져있던 일레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

 었다. 들려오는 목소리가 명실상부 사내의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나. 일레인이 소름이 돋은 어깨를 털어내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둔한 영주는 그곳에서 제 생을 마쳤을 것이고 살아남았다면 단련된 기사일게 분명했다. 그럼에도 일레인의 시야에 비치는 것은 황금색의 머리카락 뿐이었다.

 

 

 “에비, 에비. 귀신이면 물러가고! 사람이면, 사람이어도 물러가라!”

 

 

 

 

 1년 간 시녀로 일하면서 대부분의 기사들의 용모파기를 꿰뚫고 있는 일레인에게도 처음보는 색상이었다. 일레인이 손가락 두 개를 교차해서 십자가 모양을 만들었다. 일레인이 덜덜떨며 뒤로 물러섰다. 인생에 마가 끼었나! 아니면, 악덕 영주도 사람인데 사람을 죽였다고 따라붙은 악귀인가.

 

 

 그는 대답이 없었다.

 

 

 

 

 “어우씨바! 역시 저주받은 숲이었어!”

 

 

 

 

 일레인이 절규했다. 아무리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길게 늘어진 허연 머리카락은 귀신이었다. 그 사이로 살짝 비치는 푸른 안광. 물러서던 일레인의 손에 딱딱한 나무 줄기가 잡혔다. 그리고, 등 뒤로 딱딱한 촉감이 느껴졌다. 나무였다. 일레인이 울상을 지었다. 물러설 곳도 없잖아. 자신을 이렇게 궁지에 몰아넣고, 저 귀신은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었다.

 

 

 

 

 “잡아먹지 마세요! 저 맛없어요!”

 「여자.」

 “네네, 저 잡아가지 마세요!”

 「잡아갈 생각은 없다.」

 “히끅…….”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더니. 일레인이 손을 들어 제 심장께를 부여잡았다. 귀신인 줄 알았는데, 사람처럼 두 다리가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몸통도 있고, 두 손도 있었다. 그의 가슴께까지 시선이 닿았을 때, 그가 긴 손가락을 들어올리더니 제 금발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난 그대에게 좋은 소식 하나를 전하러 왔을 뿐이야.」

 “……예?”

 

 

 

 

 일레인이 벙하게 입을 벌렸다. 좋은 소식이고 뭐고, 그의 외모가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이었다. 황금을 뽑아낸 것 같은 긴 머리칼에 푸른 호수의 물을 담아낸 것 같은 눈동자. 잘난 콧대에 시선을 빼앗겨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그가 제 붉은 입꼬리를 비틀었다.

 

 

 

 

 「영광스럽게, 너에게 소원을 빌 기회를 주지.」

 "……어?“

 

 

 

 

 일레인의 표정이 순식간에 썩어 들어갔다. 그리고 놀랜 가슴을 한번 쓸어내렸다. 잘 생겼다고 존댓말까지 써줬더니 미친 사람이었던 모양이었다. 무슨 오크가 채식하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어. 일레인이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섰다.

 

 

 

 

 “미쳤나봐.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 골드 이리와 봐.”

 

 

 

 

 귀신은 무슨 아무래도 미친놈인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진짜로 숲의 수호신 같은 게 있는 줄 알았네. 활활 타오르는 숲에 발을 디딜 생각을 하는 걸보니 제대로 미친놈인 모양이었다. 일레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저보다 놀랜 골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멀쩡하게 생기신 분이 벌써 그러면 안돼요.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소원을 들어준다 그래요? 막말로 제가 당신 가져다가 노예로 팔아치우면 어쩌려고 소원을 들어준다 그래?”

 

 

 

 일레인이 주섬주섬 제 목에 걸린 진주목걸이를 풀었다. 상의 주머니를 뒤적여 실팔찌를 꺼내는 손길이 자연스러웠다. 다 던져버린 줄 알았지? 예쁜 내 새끼, 노랗게 반짝이는 금팔찌를 쓰다듬는 손이 정성스러웠다.

 

 

 그와 마주한 사내, 유진은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했다. 저 여자는 제 목이 날아갈 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있게 당당했다. 생명이 열 개라도 되는 것인지.

 

 

 

 

 「……나를 믿지 못하는가?」

 “내가 당신을 언제봤다고 믿어요?”

 「허면, 소원을 빌어보아라. 내가 그것을 이뤄준다면 믿을 수 있지 않겠나」

 

 

 

 

 나름대로 논리적있는 설득이었다. 일레인이 잠깐 고민하는 듯 하다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럼, 제 노예할래요?”

 「뭐……?」

 “당장 실험실 마련은 어렵지만, 그래도 비커랑 플라스크 씻어줄 사람도 필요하고……. 아, 나중에 돈 떨어지면 노예상에 팔게요.”

 

 

 

 뭐지 이 미친여자는.

 유진은 어안이벙벙해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 이 위대한 마법사 유진님에게 노예가 되라고 한 건가? 그게 소원이라고?

 

 

 

 

 「들어줄 수 없다.」

 “그러시겠죠. 아, 쓰읍 핑크 다이아몬드가 없네. 그걸 챙겼어야했는데.”

 

 

 

 

 일레인의 목소리에서 아쉬움이 절절 떨어졌다. 그 아쉬움의 방향은 유진의 쪽이 아니었다. 기나긴 초월자 인생 중에 처음으로 받아보는 무시였다.

 

 

 

 「감히…….」

 

 

 

 

 그렇지만, 화를 낼 수는 없었다. 이미 한쪽에 매여있다는 점에서 계약의 우위는 정해져있고, 유진은 갑을병정중에 을의 위치에 있었다. 유진이 제 입술을 짓씹었다. 아무리 멍청해보여도 방금 영주놈의 숨통을 끊으려했던 여자였다.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괜히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정말 노예가 될 수 있지 않는가. 유진이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핑크 다이아몬드? 원한다면 소원으로 빌어라. 내가 주겠다.」

 

 

 

 

 일레인은 안타깝다는 시선으로 주머니 안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머니가 어디 한 두 개인가. 이럴 줄 알았다면 비싼 것 덜 비싼 것 나누어 넣을 것을 그랬다. 후회해봤자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유진은 희망을 걸었다. 고작 핑크 다이아몬드 하나에 자유를 되찾는다면 이처럼 쉬운 거래가 어디 있겠는가. 핑크 다이아몬드 쯤이야 저 주머니 가득 채워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어휴, 잘생긴 사람이…….”

 

 

 

 

 일레인이 빤히 유진의 얼굴을 올려다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잘 생긴 얼굴인데 미친 사람이었던 모양이었다. 잘생긴 사람이 안타깝게. 동정하는 태가 났는지, 마주한 유진의 표정이 와작 일그러졌다. 아무리 숙이고 들어갈려고 해도 분노가 치밀었다. 제가 누군 줄 안다면 저 여자가 저리 건방을 떨 수 있을까.

 

 지금까지 유진의 계약자는 대부분이 귀족이었고, 유진의 정체를 알게 되면 깍듯하게 저를 모셨다. 저 돼지새끼의 손가락에 감기고 싶지 않아 잘 때는 떼어놓으라고 명령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고작 저런 여자가 자신을 이렇게 대하다니. 유진이 나름대로 화를 참으며 충고했다.

 

 

 

 

 「멍청하긴, 후회할 일은 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어유……. 당신이 뭔데요. 아무 조건도 없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게 말이나 되요? 차라리 채식하는 오크가 있다는 말을 믿겠네.”

 

 

 

 

 갑작스럽게 달라진 기류였다. 아까는 그래도 소원 비스무리한 것이라도 이야기하더니, 지금은 아에 불신하는 태도였다. 유진은 당황했다. 유진은 여태껏 이런 취급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면, 미심쩍어하다가도 못해봐야 본전이라며 말이라도 해보는 게 사람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태도전환이 빨라?

 

 

 

 「하, 내가 누군줄 알……. 됐다. 소원 아무거나 말해봐.」

 “택도 없는 소리 하지마요.”

 

 

 

 

 일레인이 홱하고 몸을 돌렸다.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연성에도 재료는 필요했다. 연금술을 통해 만들어낸 편리성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연금술로 만들어낸 전투병기들은 수 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따르며 대가 없는 선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일레인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 비켜요. 귀찮게 하고 있어.”

 

 

 

 

 일레인은 골드의 고삐를 붙들고, 길을 막고 있는 유진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쳤다.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었다. 오늘 안에 숲에서 벗어나긴 어렵다고 해도 최대한 멀리 떨어져야했다. 저 귀신같은 사내의 존재도 거슬렸고, 언제 따라붙을지 모를 영주와 기사들도 걱정이 되었다.

 

 

 

 일레인이 주섬주섬 지도를 꺼내 펼쳤다. 중간에 몇 번 방향을 잃은 터라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골드의 탄탄한 등판에 지도를 걸쳐놓고, 일레인이 고심했다.

 

 

 이쯤와서, 오른쪽으로 꺾었던가…….

 

 

 

 

 

 「…고작 이런 걸 보겠다고, 내 말을 무시하는 건가? 지금 위치는 여기다」

 “음?”

 

 

 

 

 유진은 몸이 달았다. 정말 저 여자가 죽을 때까지 소원을 빌지 않으면 어쩌지. 땅 속에서 백년을 보내는 건 미칠 짓이었다. 하지만, 안달하는 태를 내게되면 저 눈치 빠른 여자가 저를 들었다 놨다 할 것 같아서 유진은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저, 손가락을 들어 일레인이 알고싶어하는 정보를 주는 것 뿐이었다. 이러다보면, 저의 위대함을 깨닫지 않을까. 작은 희망을 품었다.

 

 

 불쑥 들어온 손가락이 지도의 한 구석을 짚었다. 동쪽이었다. 일레인이 고개를 들어, 태양이 지는 방향을 확인했다. 반대편이었다. 오……. 대충 맞는 것 같았다.

 

 

 

 

 “혹시, 여기 사세요? 이 숲의 수호신……은 아닌 것 같고 자연인이나 뭐 그런거세요?”

 

 

 

 유진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더니, 사기꾼을 보는 것마냥 바라보던 건 언제고, 지도에 위치를 찍어준 것 하나로 눈빛이 달라졌다.

 

 

 

 

 「수호신? 고작 이런 숲 하나 가지는 게 무엇 대수라고.」

 “그럼 뭔데요 당신?”

 「나? 유진이다. 요즘 계약자들은 하나 같이 날 몰라보더군. 대륙의 역사서에서는 이름을 찾을 수 있을거니 찾아보아라. 가장 위대한 마법…….」

 “사기꾼이네.”

 

 

 

 태도 변화가 너무 빠른 거 아니냐. 유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일레인이 골드의 등에 단단히 매어놓았던 가방을 열었다. 해가 넘어가는 이 시간에 괜히 이동하다가 위험해지면 곤란했다. 차라리 이 곳에서 야영을 하는 게 낫겠다 싶어, 일레인이 제일 먼저 꺼내든 것은 두툼한 모포였다.

 인생 역전의 기회를 날려버렸다지만, 여관 하나 잡아놓고 새로운 연구를 시작할 만큼은 되었다. 그러다 돈 떨어지면 다른 호구 하나 잡으러 떠나보지 뭐. 일레인이 모포를 길게 펼쳐들었다.

 

 

 

 

 

 「내가 누군지 알면, 후회할 것이다. 나는 가장 위대한 마법사인…….」

 “아, 네 그러시겠죠.”

 

 

 

 

 일레인이 귀찮음이 다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조용하다 싶더니 또 시끄럽다.

 

 

 

 

 「영광스럽게도 내가 소원을 들어주겠다지 않느냐.」

 “필요 없다니까요. 가세요. 가.”

 「그것이 소원이냐?」

 “미쳤나봐 진짜. 가든 말든 마음대로 하시고, 그 머리 좀 묶으면 안돼요? 진짜 귀신인 줄 알았네.”

 

 

 

 

 신랄한 말투에 유진이 망부석처럼 섰다. 사기꾼 취급도 모자라 귀신 취급이었다. 가라고 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유진이 순순히 로브를 둘러썼다. 숲 반대편으로 불이 번지고 있음에도 대수롭지 않은 태도였다.

 

 

 

 

 「이름이 무엇이냐」

 “아 정말 귀찮게. 갈 길 가시라니까요.”

 

 

 

 

 일레인은 귀찮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대체 어디서 나타나 졸졸 따라오는 진 모르겠지만 걸리적거렸다. 저런 얼굴은 살면서 처음이라 멍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일레인은 실용주의를 숭상했다. 어차피 제가 가질 수는 없었다. 가질 수 없는 것을 탐을 내어 무얼 해. 퉁명스러운 대꾸에도 유진은 느긋한 걸음으로 일레인의 옆을 따라붙었다.

 

 

 

 「그리 경계를 하는 이유는 뭐지? 혹여 내가 그 영주와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이라도 하는 거라면, 잘못 짚었다 이야기 해주지.」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유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일레인이 돌아섰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이미 저 세상이어야했다. 아니면 팔 하나, 다리 하나가 날아갔던지. 유진이 걸친 회색로브는 먼지 한 점 묻지 않은 것 같았고, 치렁치렁한 하얀 옷차림은 이질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몰랐을 리가 없다. 저렇게 눈에 띄는 외모에 저런 옷차림이니…….

 

 

 

 

 「내가 모를 리가 있나. 왜 그대의 살인행위를 내가 고발이라도 할까 두려우냐?」

 “제가 왜 두려워해요? 당신이 두려워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거기까지 안다면 다 봤겠네요. 내가 전부 죽여 버리는 걸.”

 「안타깝게도 죽지 않았다. 충성심 강한 기사 둘이 그 폭탄을 제 몸으로 막아내더구나. 대부분이 부상을 입어 너를 추격하긴 어려울 것 같다만은 그 영주는 살아남았다. 멀쩡하게.」

 

 

 

 

 

 일레인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지나가다 말을 엿들었을 수 있다. 대화에 정신이 팔려 알아채지 못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폭탄이 터진 후의 상황까지 알 수 있을까. 폭발의 여파로 산불까지 치솟는 상황에서 저렇게 차분하게 그 상황을 관전할 수 있었을까. 그의 옷에는 그을림조차 없었다. 다급하게 달려나갔던 일레인의 옷이 엉망진창으로 구겨진 것과 완벽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알아요?”

 「그야, 나는 현 시대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니까.」

 “마법, 숲의 기억이라도 읽으셨나보죠?”

 

 

 

 

 일레인이 코웃음을 쳤다. 마법사들은 사멸한지 오래였다. 겨우겨우 명맥을 잇고있는 마법사의 수준은 바닥 중에 바닥. 위대한 마법사 되기 참 쉽네.

 

 

 

 

 「맹랑하다 여자. 내게 정보를 바라거든 소원을 빌어라.」

 

 

 

 

 일레인이 그러거나 말거나 잔망스러운 아이를 바라보듯 유진이 제 눈매를 둥글게 휘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그로 인한 욕망은 끝을 알 수 없는 늪처럼 깊었다.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레인을 내려다보는 유진의 입가에 만족스러움이 담겼다.

 

 마지막이다. 이 소원만 이루어지면, 이 지긋지긋한 봉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싫어요. 제가 뭘 믿고 당신한테 소원을 빌어요?”

 「믿을 수 밖에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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