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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우연히 살아나다
작가 : 글쓰고싶다
작품등록일 : 2017.7.30

[현대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희생했고 자신보다 그들을 아꼈지만 결국 버려진 진우연.

삶에 의미를 잃고 죽음을 택하지만 정체 모를 마신이 우연을 깨운다.

"최고의 자리로 만들어주지."

죽음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정신, 잠들어 있던 본능이 깨어났다.

우연은 다시 살아났다.


 
14
작성일 : 17-07-30 09:27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4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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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투가 끝나고도 마력을 흡수하지 못해서인지 우연은 여전히 피곤했다. 우연은 찜질방의 한 쪽 벽에 기대어 천장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주인, 그냥 마정석을 먹어버리는 건 어때?-

 

 대꾸할 기운도 없었다. 오늘 저 말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우연은 듀켈을 가볍게 차단했다.

 

 "후우.."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동행한다는 건 당연히 더 편할거라 생각했다.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힘을 합하는 것은 당연히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는 거니까. 하지만 상황은 전혀 그러지 못했다.

 개인의 능력이 좋고 안좋고의 문제가 아니였다. 누구는 우월감에 빠져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했고 누구는 긴장하진 못할 망정 팀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하고 급기야 실수까지 했다. 또 누구는 팀원과 소통하는 법을 몰랐다. 서로 다른 열 명의 헌터는 하나가 될 수 없었다. 하나가 되어 힘을 뭉치더라도 게이트에서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데 말이다.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누군가랑 같이 한다는 건 상당히 피곤한 일이겠어.'

 

 우연은 손에 밝게 빛나고 있는 캐논을 바라봤다.

 

 '흡수하기 위해서도 혼자 해야만 하고..'

 

 누군가와 같이 하게 되면 마정석에 대한 지분을 n분의 1로 나눌 수밖에 없었다. 누가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 게이트를 클리어한 헌터 모두의 몫이 정확히 배분되는 것이다. 그런 속도로는 강해질 수가 없었다.

 우연이 캐논을 보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태현이 준 핸드폰이었다. 핸드폰엔 이미 태현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었는지 태현이라는 이름이 화면에 떠올라다.

 

 "네."

 "아, 우연씨 잘 들어갔어요?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얘기도 못 했네요. 매니저가 하는 일중에 하나가 헌터를 무사히 호송하는 거거든요. 3명이나 다칠 줄은 몰랐지만.. 여하튼 우연씨도 다친 곳은 없죠?"

 

 태현의 목소리는 밝아 보였다. 호송된 헌터들도 다행히 무사했는지 근심을 찾아보긴 어려운 목소리였다.

 

 "네, 전 괜찮죠."

 "그 핸드폰은 우연씨가 핸드폰이 없다길래 제가 대신 준비해뒀어요. 일방적으로 연락만 기다리고 있기엔 제가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우연씨도 공중전화만 쓰며 살 순 없잖아요? 하하"

 

 태현의 쾌활한 목소리에서 우연을 배려하는 모습이 보였다. 우연에게 위험한 일은 없었지만 게이트에서 사고 없이 나올 수 있도록 아는 헌터를 동원해 서포터를 배치해준 것도, 이렇게 우연이 잘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을 챙겨주는 부분도. 늘 누군가에게 해주기만 했던 우연에게는 상당히 어색한 기분이었다.

 우연은 태현과 몇 마디 이야기를 더 나누다가 내일 만나기로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살펴보니 최신형인 듯 디자인도 세련되고 깔끔해 보였다. 꽤 마음에 들었다. 우연은 핸드폰에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자리에 누워 잠들기 전까지 한참을 만지작거리다 잠들었다.

 

 *

 

 아침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몸이 개운치는 않았다. 어제의 피로가 아직 쌓여있는지 어깻죽지가 쑤셨고 더 잠들고 싶은 충동이 몰려왔다. 하지만 한 번 일어나면 다시 잠들기 어려운 성격에 우연은 결국 일어나 씻고 나갈 채비를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기다스 츄리닝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우연이었다. 준비를 마친 우연이 찜질방을 나왔는데 찜질방 앞에 낯선 차가 있는 것이 보였다. 기억엔 분명히 태현의 차와 똑같았다.

 

 '엥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보니 운전석에서 태현이 고개를 꾸벅이며 졸고 있었다.

 

 '하? 뭐지..'

 

 태현의 모습에 헛웃음이 났다. 처음 봤을 때도 느꼈지만 태현의 외모는 아주 곱상하고 여자한테도 인기가 많을 것 같아, 일은커녕 먹고 놀고 흥청망청 살 것처럼 생겼다. 하지만 눈앞의 태현의 모습엔 일상에 가득 찌든 때와 오늘도 다듬어지지 않은 수염이 듬성듬성 나있었다. 자신보다 대여섯 살은 많아 보이는 형이지만 참으로 아이러니해서 웃음이 났다.

 

 "크흠."

 

 똑똑-

 

 우연이 짧은 헛기침을 하며 운전석의 창문을 두드리자 태현이 깜짝 놀라 우연을 쳐다보더니 창문을 내렸다.

 

 "어, 일찍 일어나셨네요? 아우.. 피곤해."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태현이 짧은 기지개를 켜면서 하품했다. 편히 잠을 자지 못한 듯했다.

 

 "어제 사고가 좀 있었잖아요, 그래서 피곤하실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늦게 일어나시진 않을까 했거든요. 어제 일 마무리하니 새벽이고 집 가기도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여기로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태현은 우연 보고 얼른 타라며 제스처를 취했다. 우연이 조수석에 타자 태현이 시동을 걸며 계속 말을 이었다.

 

 "오늘 할 얘기도 많고 할 것도 많거든요."

 

 태현은 네비를 찍고 거침없이 액셀을 밟았다. 태현이 네비로 찍은 곳은 강남의 헤어숍이었다.

 태현은 오늘 우연이 가진 캐논을 경매하러 갈 것이라 했다. 게이트매니저는 부상당한 헌터를 호송하는 역할도 했지만 캐논을 받아 판매하는 역할도 맡았다. 태현이 캐논을 판매하러 가는 곳은 암시장. 사실 블랙헌터든 암시장이든 그렇게 불리는 건 불법적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그저 협회에서 받아주지 않은. 그런 부류에 속한다는 의미가 더 컸다. 하지만 규모는 상당히 큰 편이었고 암시장 같은 경우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고 태현은 얘기했다. 그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캐논 구매자들의 신분이 철저하게 비밀로 보장되기 때문이었다.

 

 "대부분 게이트매니저가 경매 자리에 올라 판매를 주도하지만 오늘은 우연씨가 할 거에요."

 

 태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타이밍 좋게 헤어숍에 도착했다.

 

 우연은 무슨 상황인지 납득하지 못했지만 태현의 당기는 힘에 이끌려 헤어숍으로 들어왔다.

 

 "어머, 태현오빠 오랜만이네요!"

 

 태현이 들어서자마자 미용사가 말을 걸어왔다. 화려한 염색과 스타일리시한 차림, 몸매가 확연히 드러나는 굴곡진 라인이 아주 매력적인 여자였다. 한 미용사가 인사를 하자 다른 이들도 번갈아가며 입구를 보더니 인사를 건네왔다. 처음 인사를 건넸던 그녀가 태현의 옆으로 바짝 다가오더니 놀라며 말했다.

 

 "오빠도 늙었구나! 관리를 안 하네, 관리를! 그래서 온 거야?"

 "하핫, 나 말고 오늘은 이 친구. 이 친구좀 해줘 아주 멋지게."

 "그래? 그런 거야?"

 

 미용사는 우연에게 자리를 안내했고 우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태현을 보자 태현은 자기만 믿으라며 우연을 부추겨 자리에 앉혔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미용실에 가면 가장 곤란한 질문이었다. 남자들이 대답하기 가장 어려운 질문. 하지만 우연 대신에 태현이 끼어들며 말했다.

 

 "단정하고 세련되지만 굳이 관리 안 하고 손질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웨이브가 살아있는 것처럼. 네 혼신의 힘을 다해 변신시켜주는 거야."

 

 미용사는 단 번에 알아들었다는 듯 가위를 현란하게 휘두르며 손질을 시작했다. 우연이 거울로 태현을 쳐다보자 태현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흡족해했다. 머리를 한다는 건 꽤나 오래 걸리는 일이었다. 그동안 생전 처음 보는 기계들이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면서 우연의 머리에 강한 열을 쏘아대기를 반복했고 우연이 가만있어도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미용사가 확인하고 다듬고 다시 확인하길 반복하며 모든 것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보였다. 가히 프로라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여기 누우세요."

 

 머리를 감는 단계도 지나 마지막으로 미용사가 머리를 말려주자 거울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태현은 어디선가 한숨 자고 왔는지 어벙한 눈을 뜨며 다가오다가 우연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우연도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자.. 장난 아닌데?"

 

 태현이 놀라며 미용사를 바라보자 미용사는 짧게 웃으며 자부심 넘치는 표정을 짓더니 자리를 비켜주었다.

 계곡의 물 흐르는 모습을 일시정지해놓은 듯 자연스러운 웨이브는 가르마 사이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자리 잡고 있었다. 항상 이마를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은 더 이상 없고 남자는 머리빨이라는 소리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닌 듯 아주 세련된 남자로 다시 태어난 듯했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우연씨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네요."

 

 태현은 기분 좋게 웃으며 우연이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부축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카운터로 가서 계산했다.

 

 "팔십구만 원입니다."

 

 가격을 듣고 우연의 입이 떡 벌어졌다. 항상 커트만 해왔던 그에게는 상상도 못할 금액이었다. 태현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카드를 꺼내어 계산했고 다음에 또 보자는 가벼운 인사와 함께 헤어숍을 나왔다.

 

 "아직 할 게 많습니다. 빨리 타시죠."

 

 

 어리둥절한 우연을 태우고 태현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럭셔리한 양복점이었다. 태현은 이 가게의 사장과도 친했는지 만나자마자 안부를 물으며 반갑게 인사했다. 미리 전화를 해놨었는지 태현이 주문한 것을 사장이 들고 나오면서부터 우연은 슈트를 입어보기 시작했고 태현의 심사도 시작됐다.

 오랜만에 입는 슈트에 다소 어색했지만 이상하리만치 편한 느낌이었다. 소재는 아무것도 모르는 우연이 보기에도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고 몸을 자유롭게 움직여보아도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없었다. 참 신기한 슈트였다. 태현의 주문에 따라 몇 벌을 더 입어보았고 사장은 말을 아끼지 않았다.

 

 "역시 헌터셔서 그런지 핏이 아주 좋으시네요. 예술이야."

 "네? 제가 헌터인걸 아세요?"

 "그럼요. 이건 헌터용 슈트니까요."

 

 사장의 설명에 우연이 그제야 이해가 됐다. 우연이 지금 입고 있는 슈트들은 헌터들이 입는 슈트였다. 일상에서뿐만 아니라 게이트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 평범하지 않은 원단으로 특별 제작해 만들어낸 슈트였다. 내구성이 월등하고 마치 편한 옷을 입은 듯한 착용감은 전투용으로 쓰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이게 낫겠네요."

 

 태현이 고민 끝에 골라준 그레이 계열의 슈트는 우연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약간 튀지 않을까 고민하는 우연이었지만 거울 속 비치는 자신의 화려한 모습에 마음을 접었다. 우연도 내심 만족한 거였다. 이번에도 태현은 자연스럽게 카운터로 향했다.

 

 "칠백육십만 원입니다."

 

 옷을 살 때 할부를 하는 것은 우연과 같았지만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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