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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우연히 살아나다
작가 : 글쓰고싶다
작품등록일 : 2017.7.30

[현대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희생했고 자신보다 그들을 아꼈지만 결국 버려진 진우연.

삶에 의미를 잃고 죽음을 택하지만 정체 모를 마신이 우연을 깨운다.

"최고의 자리로 만들어주지."

죽음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정신, 잠들어 있던 본능이 깨어났다.

우연은 다시 살아났다.


 
13
작성일 : 17-07-30 08:51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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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세로쉬는 대상을 우연으로 고정시켰다. 다른 헌터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구체로 인해 비틀어진 콧대, 부러진 앞니. 이것만으로도 우연에게 분노하는 것은 충분했다.

 

 "쿠우어어어어-!"

 

 빛 한점 없는 홀이었지만 우연은 똑바로 볼 수 있었다. 세로쉬도 우연을 똑바로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연은 마력을 발끝에 집중시켰다. 쏘아진 구체만큼 빠른 속도로 왕좌의 반대쪽, 보스방의 입구를 향해 달렸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헌터들이 있는 곳에서 싸우는 것은 그들에게 공황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자칫해서 임수빈이 불을 밝히기라도 한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었다.

 단숨에 입구까지 달려간 우연이었지만 세로쉬 또한 금방 우연의 뒤를 쫓았다.

 

 쿠웅- 쿠웅-

 

 달리는 것이 아닌 크게 도약하여 따라오는 세로쉬는 지면에 발이 닿을 때마다 홀을 우렁차게 울리고 있었다.

 

 쿠웅-

 

 우연의 바로 앞까지 쫓아온 세로쉬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우연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횡으로 날아드는 검을 보고 우연은 점프해서 피할까 생각했지만 직감적으로 그게 아님을 느꼈다.

 

 '상대는 쌍검이다.'

 

 공중에서 재도약을 할 수 있기야 했지만 양팔의 검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세로쉬에게 빈틈을 줄 수 있는 우려가 있었다. 우연은 왼손에 스피어를 소환했다. 스피어는 언제라도 준비됐다는 듯 강한 스파크를 튀고 있었다. 우연은 스피어를 몸에 밀착시키고 세로쉬의 일격을 방어할 준비를 했다. 물론 크랄 때와 같이 튕겨져 나가는 건 역시 우연이었다.

 

 파아앙-

 

 어마어마한 세로쉬의 힘에 부딪힌 우연은 벽에 거의 처박힐 듯 날아갔다. 하지만 크랄 때와 같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빠르게 날아가던 우연의 몸이 공중에서 방향을 바꾸어 세로쉬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발치에 마력을 담았다.

 

 파직-

 

 우연의 발에 스파크가 튀며 세로쉬에게 날아갔다.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우연이었다. 세로쉬는 당연히 아무런 대처도 할 수 없었고 뒤늦게라도 검을 들어 올렸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우연의 오른손에 쌓여있던 마력이 세로쉬의 왼쪽 어깨를 강타했다.

 

 "방출!"

 

 우연의 방출을 이겨내지 못한 세로쉬의 어깨가 너덜너덜 찢겨나갔다.

 

 "크아아아아아아아-"

 

 세로쉬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포효와 같은 괴성을 내질렀다. 정말 한 번 더 지른다면 이젠 홀이 버텨내지 못하고 무너질 듯한 괴성이었다. 그렇다고 우연의 눈빛이 변하진 않았다. 세로쉬의 포효도 근력도 위압감도, 그 어떤 것도 우연의 눈빛을 주눅 들게 할 수 없었다. 그저 날카롭게 대상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우연은 세로쉬가 반격하거나 회복할 틈을 줄 생각이 없었다.

 

 왼쪽 어깨를 찢어놓은 우연은 날아가는 방향을 다시 반대로 바꾸어 도약하더니 그대로 세로쉬의 등에 올라탔다. 그리고 역수로 쥐어든 스피어를 거침없이 가로쉬의 오른쪽 승모근에 꽂아 넣었다. 스피어는 세로쉬의 승모근을 깊숙이 관통했다. 우연은 세로쉬가 고정되도록 꽉 붙잡은 채 오른손을 등에 갖다 대었다. 정확히 세로쉬의 심장부였다.

 

 "잘 가라."

 

 오른손에서 방출된 강한 마력에너지가 세로쉬의 피부와 근육을 찢어가더니 기어이 심장부를 관통하며 뻗어나갔다. 더 괴성을 지르지도 못할 만큼 정말 눈 깜작할 사이에 세로쉬의 숨통이 끊겼다. 동작에 어떠한 어색함도 없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모든 동작을 이어갔다.

 

 -미쳤군.-

 

 듀켈도 이쯤 되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권능의 능력은 한참 아래였다. 하지만 그걸 다루는 숙련도는 자신과 견주어도 부족한 부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어쩌다 진우연과 몸이 붙어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정도면 힘을 되찾는 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의 가슴도 두근거렸다. 방출된 마력 때문인지 몸의 피로도 쌓였고 호흡도 거친 상태였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강해지는 자신을 느끼는 이 달콤함이 너무 흥분되었다. 깨어나지 않고 잠들어있었던 우연의 본능이 듀켈의 권능에 의해 꽃을 피웠다. 우연은 세로쉬의 시체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캐논을 주워들었다. 흡수하면 강해질 수 있는 마정석이었다.

 헌터들이 있는 자리를 돌아보니 대부분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다. 임수빈은 빛을 밝히지 않겠다는 의지인지 지팡이를 내려놓은 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고 수정석을 부셔주었던 헌터는 묵묵히 우연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서있었다. 시선은 우연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었지만 소리가 나는 방향을 주시하려 했던 것 같았다. 세로쉬가 앉아있던 왕좌의 근처에서 나갈 수 있는 게이트가 생겨나고 있음이 보였지만 우연이 아닌 다른 헌터들은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우연은 캐논을 쥐고 헌터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잠잠해진 소리에 가벼운 발걸음을 들은 원거리 딜러 헌터가 가장 먼저 눈치챈 듯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연은 임수빈 옆으로 놀라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불 켜주세요. 돌아가야죠."

 

 *

 

 게이트에서 나왔을 때 우연을 보며 반가워하던 태현의 표정은 뒤를 이어 나오는 헌터들의 모습을 보고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더니 재빠르게 대기시켰던 차에 헌터를 태웠다. 부상을 입었던 박현호와 그 외 헌터 2명이었다. 태현은 협회 소속이니 뭐니 중얼거리면서 그들을 재빠르게 의료센터로 호송했다. 어찌나 정신없었는지 태현은 우연과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은 채 휴대폰 하나만을 건네주고 이따 연락하겠다며 가버렸다.

 그렇게 정신없이 태현을 떠나보내고 뒤돌아보니 김상훈은 어디론가 가버렸는지 자리에 없었고 우연을 제외한 다른 헌터들은 커다란 돌이나 벽을 찾아 기대어 앉아있었다. 제각각 시선이 달랐지만 보고 있는 대상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우연은 느낄 수 있었다.

 한 헌터가 우연에게 다가왔다. 수정구를 꺼주었던 헌터였다.

 

 "도연수입니다. 분배금은 게이트매니저를 통해 연락하겠습니다. 그리고.."

 

 도연수라 소개한 헌터는 잘 말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감사합니다."

 

 도연수는 그 한마디를 끝으로 제 갈 길을 갔다.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도연수가 가자 임수빈이란 여자도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아직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지 많이 당황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의지를 잃지 않고 진우연 앞으로 끝까지 걸어왔다.

 

 "감사해요. 그리고 저 실은 태현오빠 아는 사람이에요."

 

 몸 가누기도 힘겨워 보이는 임수빈은 그런 상황에서도 말을 어눌하지 않게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태현오빠가 자기랑 일할 팀원이 있는데, 게이트에 처음 들어가는 거라서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지켜주라고 일부러 여기 넣었거든요."

 

 임수빈이 우연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아마 일하는 팀원은 우연을 뜻하는 듯했다. 문득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 무기 얘기가 나왔을 때 임수빈이 변호해줬던 것이 떠올랐다.

 

 "뭐.. 상황이 역전되긴 했지만요. 여하튼 캐논은 가지고 있는 거죠? 나중에 태현오빠한테 주면 알아서 팔고 거래내역서랑 분배금이 지급될 거예요. 오늘은 감사했고 나중에 볼 수 있으면 또 봬요."

 

 임수빈은 할 말을 힘겹게 끝내고 돌아섰다. 기운이 없어 보였지만 더 이상 남아있고 싶지 않은지 최대한 자리를 뜨려 애썼다.

 

 "잠깐만요."

 

 우연이 가려던 임수빈을 불러 세웠다. 임수빈이 고개를 돌려 우연을 바라보자 우연은 잠시 머뭇거렸다.

 

 말을 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우연은 물어보기로 했다.

 

 "원래 이런 건가요?"

 "네?

 "원래.. 이렇게 그.."

 

 임수빈은 우연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태현에게 들은 말로는 우연은 게이트를 처음 오는 능력자였다. 하지만 임수빈이 본 우연의 능력은 E급 정도가 아니었다. 둘 다 맞는 말이었다. 그랬기에 우연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수빈은 가볍게 웃어 보였다.

 

 "맞아요. 원래 이래요. 가끔은 아무런 사고도 없이 클리어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이렇죠. 쉽게 죽진 않지만 누구 하나쯤은 중상을 입고 심장이 터질 듯한 공포감을 느끼고.. 그리고 다시는 게이트에 발을 들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곤 하죠."

 

 우연은 임수빈의 말을 묵묵히 들었다. 표정은 가벼웠고 한 마디 한 마디가 또렷했지만 어째서인지 그녀의 말엔 슬픔이 있었다.

 우연은 그런 거면 왜 헌터를 하는 건지 묻고 싶었지만 입을 열 수 없었다. 대신 임수빈이 말을 계속 이었다.

 

 "헌터를 모르는 사람들은 헌터가 하늘의 별인 줄 알아요. 헌터가 되고 싶은 사람은 닿을 수 없는 별에 손을 뻗어보기도 하고요. 하지만 빛나는 사람만 언론에 비칠 뿐 이게 현실이에요. 헌터도 사람이고 게이트엔 언제나 예측하지 못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많은 팀들이 게이트 앞에서 좌절을 하곤 하죠."

 

 임수빈은 우연의 시선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그저 어딘가를 바라보며 말하고 있을 뿐이었다.

 

 "각성했다는 것을 느꼈을 땐  다들 자신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생각하죠. 자신은 다른 사람과 다른 특별한 사람이라고요."

 

 임수빈의 눈엔 어느새 눈물이 고여있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오지 않도록 하려는 수빈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원래 이래요. 그래서 포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이걸 모두 겪으면서도 계속하는 헌터들이 있어요. 그렇게 계속해서 살아남고 버텨서 올라가려는 거예요. 정말 별이 될 수 있을 때까지."

 

 가만히 듣고 있던 우연이 결국 입을 열었다.

 

 "수빈씨도 올라가려는 건가요?"

 "네."

 

 수빈의 대답은 망설임이 없었다. 오늘의 경험이 충분히 힘겨웠을 것이다. 큰 상처로 남았을 수도 있고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었다.

 

 "왜죠?"

 "아직, 제가 특별하다는 걸 믿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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