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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우연히 살아나다
작가 : 글쓰고싶다
작품등록일 : 2017.7.30

[현대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희생했고 자신보다 그들을 아꼈지만 결국 버려진 진우연.

삶에 의미를 잃고 죽음을 택하지만 정체 모를 마신이 우연을 깨운다.

"최고의 자리로 만들어주지."

죽음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정신, 잠들어 있던 본능이 깨어났다.

우연은 다시 살아났다.


 
12
작성일 : 17-07-30 08:19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5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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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세로쉬, 이곳 오크들의 보스의 이름이야. 주인-

 

 보스방을 여는 순간 듀켈이 말을 걸어왔다. 보스방은 크랄이 있었던 곳처럼 벽면에 여러 개의 수정구가 붙어 있었다. 크랄이 있었던 곳과 다른 점은 길게 늘어진 공간에 레드 카펫이 바닥에 깔려 있었고, 레드 카펫의 끝엔 왕좌같이 화려한 큰 의자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 위엔 양쪽에 칼을 하나씩 땅에 꽂아놓고 앉아있는 붉은 오크 한 마리가 있었다.

 

 꿀꺽-

 

 일행이 모두 긴장했다. 일반적으로 게이트에서 괴수에게는 크게 위험할 일이 없다는 것이 세간에 알려진 사실이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 게이트가 그러했고 특히 하급 게이트의 경우는 거의 일치했다. 하지만 보스는 아니었다.

 간혹 몬스터에게서 난이도가 쉽다는 느낌을 받는 탓에 보스방에서 긴장을 놓쳐 사고를 일으키는 헌터도 몇몇 있었고 그 탓에 협회는 항상 보스방을 들어가면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라고 강조했다. 일행은 협회의 교육을 다들 똑똑히 들었는지 긴장이 피부를 뚫고 주변의 공기까지 따끔거리게 할 정도였다.

 선두에 있던 김상훈은 천천히 레드카펫을 밟으며 앞으로 다가갔다. 이럴 때일수록 탱커의 역할이 가장 컸고 선두에 있음으로 팀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탱커였다. 비록 방금 전까지 전멸할 위기를 겪었지만 D급 탱커는 역시 D급이었다. 팀원들의 경계을 최대한 유지시키며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앞으로 서서히 다가갔다.

 왕좌에 눈을 감고 앉아 있는 세로쉬는 헌터들을 느끼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기다리는 것인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다들 숨을 죽이며 천천히 김상훈의 뒤를 따랐다. 김상훈은 원거리 딜러들의 최대 공격사거리에 도달하자 일행을 멈춰세웠다. 그리고 주변을 천천히 살폈다. 다른 오크가 튀어나올 구멍은 없는지, 숨겨진 함정은 없는지, 보스 공략에 이용할 장치는 없는지 세밀하게 살폈다. 우연도 크랄과의 전투에서 투척병이 나와 당혹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주위를 살폈지만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대상은 그저 세로쉬 하나인듯했다. 김상훈도 그 점을 인지했는지 방패를 몸과 가까이 밀착시키고 단단히 들었다.

 

 "시작하겠습니다."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서로의 포지션에 맞게 행동하면 되는 것이었다. 김상훈의 작은 기합과 함께 땅을 박차는 소리가 들렸고 달려드는 김상훈의 뒤를 이어 근거리 딜러들도 따라붙었다. 동시에 세로쉬의 눈도 번쩍 뜨였다. 세로쉬는 양 팔로 잽싸게 칼자루를 쥐더니 땅에서 뽑아 들었다. 땅속에서 뽑혀 나온 검은 한손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대해보였다.

 

 "크어어어어어어어!!"

 

 세로쉬가 가슴을 활짝 벌린 채 포효했다. 돌진하던 선두 일행의 움직임이 잠깐 경직되었고 자리에 멈춰 서게 할 정도의 포효였다. 원거리 진형도 다를 바 없었지만 아무렇지 않았던 우연은 떡 벌린 가슴 사이로 구체를 던질까 말까 고민했다. 하지만 구체 하나로 인해 세로쉬의 시선이 우연에게 고정되고 일행의 진형이 엉망이 되어 사상자가 나오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혼자 잡는 것이 편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정석대로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포효를 끝낸 세로쉬는 왕좌에서 뛰어내렸다.

 

 쿠우웅-

 

 지면과 발이 닿는 동시에 홀을 울린 진동은 게이트를 무너뜨릴만한 거대한 힘이었다. 다른 오크들과 체격이 그리 다르진 않았지만 육중한 느낌은 더한 듯했다.

 김상훈은 지금이 자신이 나서야 할 때임을 알았다. 방패로 전방을 확실하게 막고 세로쉬에게 달려들었다. 세로쉬의 포효가 살 떨릴 정도로 무서웠지만 자신이 겁을 먹으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김상훈은 달리는 힘을 그대로 이용해 세로쉬에게 몸을 날려 부딪혔다.

 

 카아앙-

 

 세로쉬가 쌍검을 교차하여 김상훈의 방패를 막아섰다. 김상훈과 세로쉬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세로쉬가 본격적으로 김상훈을 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공격!"

 

 아직까진 리더인듯 김상훈의 목소리에 근거리 딜러들이 세로쉬의 후방으로 달려들었다. 김상훈은 세로쉬와 힘겨루기를 하며 아군들이 편히 공격할 수 있도록 세로쉬의 위치를 이동시켰다.

 위치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근거리 딜러들의 칼부림이 시작되었고 원거리 딜러들도 훤히 노출된 세로쉬의 등에 화살을 꽂아 넣었다. 임수빈도 김상훈에게 치유 주문을 걸고 있었다.

 

 '나도 놀고 있을 수만은 없지.'

 

 우연은 작은 구체 하나를 만들었다. 단, 이제는 우연의 손바닥 위가 아닌 우연의 어깨 근처에서 공간이 일그러지며 생성됐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구체는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요동치고 있었지만 우연은 기다렸다.

 

 '조금만 더..'

 

 비록 하나만을 생성했지만 꽤 큰 파괴력을 담은 구체였다. 그간 봐왔던 팀의 상태를 보았을 때 자신이 조절하지 않으면 세로쉬는 분명 우연에게 달려들 것이라고 직감했다. 우연은 김상훈이 확실하게 도발했다는 것이 느껴질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렸다. 순간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세로쉬가 괴성을 지르며 한쪽의 검을 높이 들어 올렸다.

 

 "쿠아아아아!"

 

 높이 들어올린 검은 그대로 김상훈의 방패를 강타했고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는지 김상훈도 이를 악물고 맞받아쳤다.

 

 '지금!'

 

 우연의 근처에서 명령만을 기다리며 요동치던 구체는 쏜살같이 날아가 세로쉬의 뒤통수에 정확히 가격했다.

 

 파아앙!

 

 평소보다 더 큰 이펙트를 자랑하며 적중한 구체는 세로쉬의 움직임을 멈칫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세로쉬가 고개를 천천히 돌리고 있었다. 우연은 딴 곳을 바라보며 능청거렸다. 혹시나 세로쉬가 달려들면 어떡하지, 그 사이에 있던 딜러들이 죽진 않을까, 게이트에 들어와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었지만 우려와는 달리 세로쉬는 다시 김상훈을 바라보며 공격을 퍼부었다.

 그렇게 약간의 공방전이 지나자 세로쉬의 패턴이 바뀌기 시작했다. 마치 크랄의 횡베기처럼 하나의 기술같이 보였다. 세로쉬는 양팔의 검을 양쪽으로 길게 뻗더니 자리에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모두 물러서!"

 

 다급한 목소리가 가득 담긴 김상훈의 외침에 근거리 딜러들이 세로쉬의 공격 반경에서 벗어났으나 한 명이 타이밍을 놓쳤다.

 

 "으으악, 이 씨발!"

 

 박현호였다. 다급하게 두 팔로 막다가 뼈가 보일 정도로 찢어진 상처 부위에는 피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각성된 신체가 아니었다면 두 팔이 잘려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파괴력이었다. 김상훈을 계속 주시하던 임수빈이 치유 대상을 박현호로 옮겼다.

 세로쉬는 마치 팽이처럼 거침없이 돌고 있었고 뿐만 아니라 조금씩 이동하기까지 했다. 다행히도 김상훈을 대상으로 이동하고는 있었지만 세로쉬의 기술 때문에 공격할 방법이 없었다. 김상훈은 세로쉬를 피해 가며 계속해서 자리를 옮겼고 천천히 따라가는 세로쉬의 기술은 보스방의 벽면과 기둥들을 산산조각 내듯 부숴 버렸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계속해서 돌던 세로쉬가 멈춰 섰다. 근거리 딜러들은 공격할 타이밍이 지금밖에 없다고 생각했는지 세로쉬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안 돼! 아직이야!-

 

 듀켈이 외쳤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김상훈도 세로쉬의 행동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이미 소리치고 있었다.

 

 "잠깐, 아직이야!"

 

 기술이 끝난 줄 알았지만 세로쉬는 다시 한번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타이밍을 잘못 잡은 근거리 딜러 두 명이 또 부상을 입었다.

 

 "으아아악"

 

 뒤돌아서 피하려다 찢겨나간 다리 한 쪽이 떨어지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붙어 있었다. 다리를 붙잡고 벌벌 떨고 있는 헌터의 눈엔 굉장한 공포를 마주한 듯 동공이 풀려 있었다. 금방이라도 의식을 잃을 것 같아 보였다. 상태가 굉장히 징그러웠지만 임수빈은 최대한 차분하게 치유 주문을 걸었다. 목숨만 붙어있다면 최대한 회복시켜야만 했다.

 

 '상황이 좋지 않아..'

 

 벌써 셋이나 당했다. 빠르게 치유되면 모를까 한동안 전투에 임할 수 없는 수준의 중상이었다. 문제는 부상당한 이들만이 아니었다. 남아있는 근거리 딜러들은 부상당한 헌터들을 보면서 겁에 질렸는지 다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전투하고자 하는 의욕을 상실한 것이다.

 그 와중에도 세로쉬는 계속해서 돌며 주위의 것들을 파괴하고 있었다. 우연은 자신의 일격으로 세로쉬를 끝낼 수 있을까 계산했다. 물론 일격에 세로쉬가 쓰러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었지만 반대의 경우엔 최악을 생각해야 했다. 혼신의 일격을 가하면 우연의 체력도 상당히 저하되기 때문에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세로쉬가 분노한다면 곤란해져.'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들을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은 헛된 것임을 뒤늦게 알았다.

 

 '이런 게 헌터라니.'

 

 그들이 보여주었던 자부심은 세로쉬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F급 헌터를 비하하던 그들의 태도도, 자신들이 대단한 사람인마냥 오만하던 태도도. 세로쉬 앞에서는 그저 약자로서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고 있었다.

 문득 협회에서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던 팀장이 떠올랐다. 그녀를 이 앞으로 데려와서 비웃어 주고 싶었다. 네가 말한 대단한 헌터가 이런 것이냐고 물으며. 하지만 그런 여유로운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우연은 마음을 다잡았다.

 우연은 옆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던 헌터들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이 홀에 있는 수정구를 전부 파괴해주실 수 있습니까?"

 

 정신없는 상황에 우연의 말이 개소리처럼 들렸는지 괴상한 표정을 지으며 쳐다봤지만 아까 우연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한 헌터가 구긴 표정을 지우며 말없이 활의 방향을 바꿨다.

 

 피유우웅- 팍!

 

 거침없이 날아간 화살이 정확히 수정구로 꽂혔다. 다른 한명의 원거리 딜러가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헌터를 봤지만 헌터는 그러든 말든 그저 말없이 수정구를 파괴해갔다.

 

 "홀의 수정구가 다 꺼지더라도 불빛을 밝히지 마세요."

 

 우연은 임수빈에게도 다가가 간단명료하게 말했다. 우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였지만 알아 들었는지 말았는지 어리바리한 표정을 지으며 우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우연은 김상훈과 대치하는 세로쉬를 바라보았다. 김상훈에겐 굳이 이해시킬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안 보일 테니까.

 홀의 수정구가 두 개쯤 남아 주변이 어둠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김상훈도 이상함을 눈치챘는지 일행을 바라보았고 우연은 말없이 뒤로 빠지라는 신호를 보내주었다.

 원거리 딜러가 하나의 수정구를 더 파괴하는 순간, 우연의 어깨 위로 공간이 일그러지며 두 개의 구체가 생성됐다. 강력하진 않았지만 공격을 계속 받지 않았던 세로쉬에게 이 정도면 충분히 도발할 수 있는 위력이었다.

 

 "후우!"

 

 우연은 짧고 강하게 심호흡을 했다. 반드시 쓰러뜨린다. 그리고 더욱 강해진다.

 원거리 딜러의 화살이 마지막 수정구로 날아감과 동시에 우연의 검은 구체도 세로쉬에게 날아갔다. 안면부를 정확히 강타한 두 개의 구체가 펑펑 소리를 내며 터졌다.

 

 "크아아아아아아!"

 

 세로쉬가 정확히 우연을 바라보았다. 이번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세로쉬의 이글거리는 그 눈빛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오냐, 와라 이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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