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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죽어야 구해지는 세계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이세계에 소환되어 뭣도 모르고 제물로 바쳐져 죽었다. 나를 죽인 이 세상에 복수하겠다. 모조리 불살라 버리겠다!
신과의 거래를 통해 마왕의 씨앗으로 환생한 니아. 가증스러운 천사놈들에게 걸리지 않고 세상을 부수고 인류를 몰살시킬 강대한 힘을 손에 넣어라!

 
꼴찌와 수석
작성일 : 17-07-30 04:06     조회 : 298     추천 : 0     분량 : 4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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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빈과 로라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다. 아무리 동급생이고 선배라지만, 다섯 살도 넘게 차이 나는 꼬마한테 그런 말을 듣고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빠르게 냉각되는 분위기에 결국 라훌라가 나선다.

 

  “그, 우리끼리 있을 때는 말 편하게 하기로 했어. 왜, 그 때 레스토랑에서도 편하게 이야기 했었잖아.”

  “그건 밖. 여긴 안.”

  “그...렇긴 한데...”

 

  라훌라는 마땅한 말을 찾지 못 한다. 로라의 행동이 옳지 않은 건 사실이니까.

 

  “동의했어?”

  “어? 아, 응.”

  “그래, 그럼.”

 

  언제나처럼 주어와 목적어를 잘라먹은 대화방식에 다른 이들은 무슨 이야기인지 진도도 따라가기 전에 남매의 대화는 끝나 버린다. 라훌라가 로라에게 결과를 중계해준다.

 

  “괜찮대. 말 편하게 해도.”

 

  로라는 대답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실감한다. 이 패밀리의 리더는 겉보기처럼 케빈이나 라훌라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걸. 저 자그마한 선배가 수업에서만 거물인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걸. 맥켄지도 어렴풋이 그것을 깨닫고 침을 꿀꺽 삼킨다.

 

  “니아. 마법병과 수업을 굉장히 독특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후배들의 긴장을 깨트리며 레냐가 웃는 낯으로 묻는다. 니아의 눈이 로라를 향했다가 레냐를 향한다. 그 잠깐의 눈빛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두 들킨 것만 같아 로라는 제발이 저린다.

 

  “너무 과한 거 아니야? 아무리 마법의 적성을 깨는데 분노가 필요하다지만 그렇게 때리는 건 조금 너무한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니아의 눈이 로라를 향한다. 로라는 어색하게 고개를 돌린다.

 

  “...수업 방침은 조교의 고유 권한이야.”

  “그리고 조언해주는 건 친구의 고유 권한이지.”

  “...효율적인 방법이야. 그 어느 기수보다 적성 발현이 빨라.”

  “그리고 어느 기수보다도 부상위험이 크지. 불만도 많고.”

  “가장 부상위험이 큰 건 나야. 걔들이 분노로 적성을 발현하면 그 분노가 누굴 향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거기 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하나 더 있네. 너는 니 친구인 우리들을, 오빠인 라훌라를 걱정시킬 셈이니?”

 

  니아는 불만스러운 듯 입술을 비죽이더니 고개를 돌려 버린다. 그러자 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라훌라와 눈이 마주친다. 니아는 아예 몸을 돌려 라훌라의 허리에 얼굴을 묻어버린다.

 

  아니, 실질적인 리더는 레냐 선배일지도 모른다고, 로라는 자신의 평가를 정정한다.

 

 

 

  데미안이 라훌라의 옆 자리에 식판을 내려놓는다.

 

  “어, 데미안. 언제 온 거야?”

  “어제 밤에. 통금 시간 간신히 맞춰 들어오느라 인사도 못 하고 잤어.”

 

  라훌라는 조심스레 입을 연다.

 

  “일년상은... 잘 마치고 왔냐?”

 

  데미안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라훌라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밝은 목소리를 낸다.

 

  “아, 인사해. 이번에 친해진 후배들이야. 로라랑 맥켄지.”

  “안녕하십니까. 로라 하워드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맥켄지입니다.”

 

  언제 우울했냐는 듯 데미안이 눈을 반짝인다.

 

  “오, 니가 케빈 여동생이야? 나는 데미안이야. 니 오빠 친구지.”

 

  데미안이 로라에게 손을 뻗는다. 꽤나 멀리 앉아있던 로라는 당황한 기색으로 손을 마주 내밀어 수많은 식판을 지나 간신히 서로를 맞잡는다.

 

  “사관학교 생활에서 궁금한 거나 힘든 거 있으면 언제나 이 데미안 오빠한테 물...”

  “야, 뒤져.”

 

  케빈이 눈을 부라리며 데미안과 로라가 맞잡고 있던 손을 떼어놓는다.

 

  “뭐, 뭘?”

  “뒤진다고.”

  “그러니까 뭐를...”

  “뒤질래?”

  “아, 알았어...”

 

  데미안은 시무룩한 얼굴로 꼬리를 내린다. 라훌라가 케빈을 말린다.

 

  “야 왜 그러냐. 상 갔다 온 애한테.”

  “쟤가 니 동생한테 그래도 같은 소리할 거냐.”

 

  살기라는 것을, 분명 모두는 느꼈다고 생각한다.

 

  “하하하. 무슨 소리야. 그럴 리가 없잖아.”

  “대충 얼버무리기는...”

 

  케빈은 혀를 차며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고개를 돌려 버린다. 라훌라가 다시 고개를 데미안에게 돌린다.

 

  “마을 사람들은 어때?”

  “어떠긴 뭘 어때. 그냥 잘 지내지. 아, 목사님하고 수녀님이 너희 안부 묻더라. 너희 먹이라고 주신 빵도 가져왔어. 시간 날 때 줄게. 근데 라일리 너는 오빠가 왔는데 잘 갔다 왔다는 인사도 안 하냐.”

 

  데미안이 라훌라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니아의 머리를 헝클어뜨린다. 그리고 모두는 두 번째로 살기를 느낀다.

 

  “손. 떼.”

 

  데미안은 재빨리 손을 식판 옆으로 되돌린다.

 

  “그리고, 니알랍이야.”

  “으, 응. 알겠어.”

 

  데미안은 황급히 수저를 들고 아침을 먹기 시작한다. 라훌라는 그 모습을 보며 입맛을 다시다가 아침 식사를 재개한다.

 

  한창 식사를 하던 도중 기운을 차린 데미안이 다시 입을 연다.

 

  “남자들 군사 훈련 하고 있더라.”

 

  라훌라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음식물을 삼키고 묻는다.

 

  “굳이 이 계절에? 원래 한 달 쯤 뒤에 하지 않나?”

  “그만큼 전쟁이 가까워졌다고 위에선 생각하고 있나 보지.”

 

  케빈이 라훌라의 손을 툭 친다.

 

  “날 것 같냐? 전쟁?”

  “글쎄... 아무래도 나지 않을까. 그동안 너무 평화로웠으니.”

  “평화로웠으니 전쟁이 날 것 같다는 건 무슨 소리야?”

  “이종족 대토벌이 일어난 계기가 인구가 늘어나서였잖아. 우리가 쟤들을 다 죽일 수 있겠다 싶어서. 지금은 오히려 그 때보다도 더욱 인구가 늘었으니... 줄일 때도 되지 않았어?”

  “뭔 그런 오싹한 소리를 하냐. 전쟁이 그런 이유로 일어나는 건 아니잖아. 좀 더 경제적이나 정치적인 이유가 있어야지.”

  “경제적 이유야 언제나 있지 않아? 뺏어오면 잘 먹고 잘 사니까.”

  “뭐...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뭔가 대의명분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거지.”

  “그 대의명분이 가져다 붙이기 나름인 거잖아.”

 

  그런가... 케빈이 턱을 긁는데 낯선 목소리가 그들의 논의에 끼어든다.

 

  “나도 라훌라와 비슷한 생각이야.”

 

  라훌라와 케빈이 고개를 돌리자, 니아의 옆에 어느샌가 한 소년이 앉아 있다. 긴 장발을 뒤에서 한 갈래로 묶은 키도 얼굴도 훤칠한 미남이다.

 

  로렌스 루드비히, 군 대학의 학장을 임하고 있는 루드비히 백작의 막내아들로 문무를 겸비해 학년 전체 수석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게다가 교회까지 열심히 다니는 모범소년이다. 니아의 얼굴이 구겨진다.

 

  “우리 귀염이는 나만 보면 인상을 그렇게 쓰더라?”

 

  로렌스가 니아의 머리로 손을 뻗는다. 니아는 포크를 입에 물며 반사적으로 그 손을 쳐낸다. 하지만 로렌스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 니아는 아까보다 조금 더 사납게 그 손을 쳐낸다. 그렇게 수차례 공방이 이어지고 결국 참지 못 한 니아가 몸을 일으키며 로렌스의 얼굴에 날렵하게 주먹을 메꽂는다. 하지만 로렌스는 여유롭게 그 주먹을 피하며 니아의 뺨을 손등으로 톡톡 두드린다.

 

  “왜 인상을 쓰고 그래? 귀여운 얼굴 다 망가지게.”

 

  관자놀이에 혈관이 돋은 니아는 식판조차 내팽개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버린다. 로렌스는 니아가 앉아 있던 자리를 차지하며 라훌라와의 거리를 좁힌다. 로렌스한테 라일리를 시집보낸다면 적어도 라일리가 제 성격대로 살다가 사고 치지는 않을 텐데. 라훌라는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털어 상념을 날려버린다.

 

  “무슨 소리야? 라훌라랑 같은 생각이라니? 평화가 너무 길었다, 그런 얘기야?”

 

  케빈의 물음에 로렌스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골자는 같아. 이백년 전 농업혁명으로 땅은 비옥해졌고, 백오십년 전 이종족 대토벌로 위협마저 사라졌지. 오지는 사라지고 모든 땅이 개간되고 개척되었어. 자연히 인구도 엄청 늘었지. 그리고 알다시피 그 늘어난 땅은 모두 왕의 땅이야. 국왕령으로 편입됐으니까.”

 

  라훌라와 케빈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에 반해 귀족들은 가진 땅이라고는 이종족 대토벌 때 세운 공으로 받은 땅이 전부야. 백년이 넘도록 한 평도 늘지를 않았어. 하지만 평화로운 시대였으니 자식들은 늘어만 가지. 가진 땅을 쪼개고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서 물려주더보니 지금의 말단 귀족들은 부유한 평민들보다도 가난한 실정이야.”

 

  영지를 받지 않고 가문만을 받아 국왕에게 더욱 충성하기를 맹세한 조상을 둔 케빈은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고개만을 끄덕인다.

 

  “그러니 귀족들은 전쟁에 목말라 있는 거야. 공을 세울 기회를 만들어야 하니까. 그리고 그게 우리 동기들 중에 귀족이 많은 이유기도 해. 자식들이 공을 세워서 가문을 드높이고 영지를 넓혀주기를 바라는 거지.”

 

  본인 얘기냐고 묻는다면 실례인 걸까, 라훌라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건 우리 티타니아만의 문제는 아닐 거야. 녹스만의 문제도 아닐 테고. 대륙의 모든 나라들이 비슷한 상황일걸? 이제 필요한 건 국왕이 전쟁을 선포할만한 강렬한 계기가 터지는 거야. 어쩌면 국왕군인 우리는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아도 될지도 몰라. 공을 세우는 거에 눈이 먼 귀족들이 미친 듯이 돌진할 테니까.”

 

  라훌라와 케빈이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만 주억거리는데 옆에서 나긋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역시 학년 수석은 달라. 수업시간에도 안 알려주는 그런 건 대체 어디서 배워오는 거야?”

  “너한테 들을 말은 아닌걸, 레냐. 공통교과에서는 니가 나보다 성적이 좋잖아.”

 

  레냐는 선한 눈웃음을 띤다. 로렌스가 레냐의 너머로 눈을 돌린다. 후배 둘이 눈을 빛내며 그를 바라보고 있다. 눈이 마주친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맥켄지입니다! 보병과 신입생입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루드비히 선배님!”

  “저, 저도 반갑습니다! 아, 저, 그, 로라 하워드라고 합니다! 영광입니다!”

 

  로렌스는 선한 웃음을 띠며 후배들이 먼저 청한 악수에 응해준다.

 

  “나도 반가워.”

 

  자기와는 백팔십도 다른 반응에, 데미안은 작게 궁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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