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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조선관상가
작가 : 나우주
작품등록일 : 2017.7.29

대한민국 최악의 돌팔이 관상가, 이상해.

조선 시대로 회귀 후,

조선 최고의 이름난 관상가로 다시 태어나다.

 
작은 날갯짓의 시작점 2
작성일 : 17-07-30 03:16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4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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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습니까?”

 

  마침내 관군들이 포로들의 포박을 풀었다.

  우리나라 군인들이 이렇게 믿음직스러운 적이 있던가. 새삼스레 나라의 군인들과 장병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드는 상해였다. 그러다 불현 듯 뒤를 돌아보는데,

 

  아차, 늦었다. 이미 우두머리 남자는 안택선에 올라 도망가고 있었다.

  상해는 다시 투지가 훨훨 타올랐다. 저 놈만은 잡아야한다. 다른 놈들은 다 놓쳐도 저 놈만은 잡아야한다!

  상해는 관군의 장수에게 이르는 아이처럼 다급히 말했다.

 

  “저 놈입니다! 저 놈이 왜구의 우두머리에요! 저 놈은 꼭 잡아야 됩니다. 꼭!”

 

  하지만, 이미 왜구의 배는 해안을 지나 저 멀리 떠나고 있었다.

  안택선은 견고하지 못하고 내구력이 약하나 속도 면에서는 당시 그 어떤 배보다 우수했다. 그렇기에 이리 단시간에 해안선을 벗어나 나아갈 수 있었다.

  상해가 놈을 놓쳐 아쉬움을 토하고 있는 그때, 저 멀리 안택선의 앞에 한 척의 배가 나타난다.

 

  아니, 한 척이 아니었다. 두 척, 세 척.. 배는 점점 늘어났다.

  포로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혹시 저 많은 배들이 왜구의 지원군인가, 또 다시 왜구들에게 붙잡히는 것인가 라고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해의 얼굴만은 달랐다. 얼굴 가득 회심의 미소가 서려있었다.

  안택선 앞에 나타난 수 많은 배에는 두 개의 돛이 달려 있다. 안택선이라면 분명 돛이 하나일 것. 저것은 분명..

 

  ‘왜구의 배가 아니다. 멀리 있어 잘 보이지는 않지만, 돛이 두 개! 분명... 판옥선. 조선의 판옥선이 분명하다..!’

 

  배가 판옥선인 걸 알게 된 상해는 싱끗 웃으며 말했다.

 

  “후훗. 운수는 내가 있다 이놈아.”

 

 

 

  ***

 

 

 

 

 

 

  “자 이제 다들 돌아가셔도 좋소.”

 

  관아 앞을 힘없이 걸어 나오는 사람은 상해와 포로였던 사람들이었다.

 일은 다행히 잘 해결됐다. 왜구의 안탠석을 막아선 배들은 상해의 예상대로 조선의 판옥선이었고, 관군은 안택선의 왜구들을 모조리 붙잡아 옥에 가두었다.

  포로로 붙잡혔던 사람들은 모두 풀려나 제각기 흩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상해는 관아 앞에서 멍하니 뚱한 표정을 짓고 서있었다. 표정이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다.

 

  ‘이제 어떡하지.. 다시 살아난 건 좋은데, 왜 하필 조선시대야... 어디로 가야되는 거야..’

 

  다시 깨어나자마자 상황을 파악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차라리 다시 깨어날 거면 동시대에 다른 나라에서라도 깨어날 것이지, 하필 조선시대라니. 여기에는 상해가 아는 지인도, 가족도, 대화가 통할만한 사람도 없어보였다.

 

  ‘이거, 조상님이라도 찾아가야 되는 거야 뭐야..’

 

  또 하나 걸리는 건, 왜구의 우두머리였다.

 분명히 그 놈은 평범한 왜구는 아니라는 생각이 상해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게다가 그 남자는 관군에게 잡히고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무슨 꿍꿍이일까? 일본에서 보낸 첩자인가? 아니면..

  상해는 계속해서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아 머리 아파! 여기 와서는 왜 이렇게 머리 아픈 일이 많은 거야!’

 

  그때, 같이 포로로 잡혀있던 남자 둘이 관아에서 나왔다. 지난 밤, 같이 포로로 잡힌 상해에게 상황을 설명해주던 그 남자들이었다.

 

  “아따 뭔 생각을 그리 하시오. 집에 안가고..”

 

  집이라.. 상해는 집이란 말에 더 깊은 근심에 빠졌다.

 

  ‘집이 있어야 가지 이 양반아.’

 

  대한민국 땅에도 상해 명의의 집은 없었지만, 조선 땅에는 제 한 몸 가눌 공간조차 없었다. 차라리 다시 죽을까, 또 죽는 다면 다시 현세에서 깨어날까 싶은 상해였다.

 

  “집이 있어야 가죠. 갈 곳도 없고요.”

 

  상해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자, 두 남자 중 나이든 남자가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혀를 찼다.

 

  “아휴, 딱혀.. 정신을 놔버렸응께, 집이 생각은 나겄어.. 그래도 어쩌.. 암튼 계속 머리 굴려가며 잘 생각해보시오. 아마 금방 다시 제 정신이 돌아 올 건께. 그럼 이만 수고하쇼.”

 

  남자들은 상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가차 없이 뒤돌아섰다. 하지만, 남자의 동생은 상해가 마음에 걸리는지 몇 번을 뒤돌아보며 걸어갔다.

 

  “하아 정말 어떡하나..”

 

  덩그러니 혼자 남아있는 그때, 관아 앞을 지키는 관졸이 상해가 거슬렸는지 퉁명스럽게 말했다.

 

  “형씨, 안가고 뭐하시오? 여기 그렇게 서있을 곳이 아니니 빨리 어서 가시오.”

 

  상해는 답답했다. 누구는 가고 싶지 않아서 여기 서있겠나? 갈 곳이 없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건지.

 

  “저도 이 앞에 서 있기 싫습니다. 근데 갈 곳이.. 없어요. 갈 곳이”

  “그건 형씨 사정이고.. 아무튼 어여 어여 가시오. 조금 있으면 수령어르신이 돌아 올 시간이니 빨리 썩 가시오!”

 

  관졸은 귀찮은지 손사래를 치며 상해를 보내려 애썼다. 상해는 다시 한 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뜨려다 수령이 돌아온다는 말에 다시 뒤돌아섰다.

 

  “수령이 온다고요? 그럼, 수령님께 좀 전해주세요. 포로로 잡혀있는 왜구 놈들 중에 분명 왜구가 아닌 놈이 있을 거에요. 그 놈은 왜구가 아니고 왜, 일본의 군인입니다! 그러니 수령님께...”

  “무슨 헛소리야! 정신이 나갔다더니 진짜 맛이 갔나보네! 빨리 썩 가시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생각이 들었던 상해는 왜구의 우두머리에 대해 수령에게 알려야 겠다는 마음에 관졸에게 부탁을 했으나, 상해를 정신 나간 사람으로 생각한 관졸은 상해의 말을 무시해 버렸다. 그때 꽤나 묵직한 누군가의 손이 상해의 손목을 잡았다. 그 남자였다.

 

  “이리 오슈.”

 

  아까 상해를 두고 가버린 두 남자 중 동생인 남자가 손을 붙잡아 끌었다. 상해는 어리둥절하고 묘한 상황에 괜시리 볼이 발그스레해졌다.

 

  ‘이 남자 뭐야.. 취향이 그쪽인가?’

 

  “왜 그래요.. 무섭게”

  “무섭긴 뭐가 무서워!”

 

  남자는 그제서야 손을 붙잡은 상황이 낯 뜨거웠는지 손을 확 놔버린다.

  그리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상해의 얼굴도 못 본채 말을 이었다.

 

  “아 갈 곳도 없지 않여... 그니께, 아따.. 그냥 우리랑 같이 가소.”

 

  여전히 볼이 발그레한 남자는 부끄러워하며 상해에게 자신들과 가자 제의했다.

  동생의 갑작스런 말에 남자의 형은 난감해했다.

 

  “너, 지금 뭐라 쌌냐? 저 정신 나간 놈을 데려가잔 말이여!? 저 놈을 데려가면 혜걸형님이 가만히 놔둘 거 같혀?”

  “그럼 어떡혀요! 하룻밤 같이 묶여 있던 정이 들어서 그런지.. 아따, 참말로 자꾸 걸리는 디.. 우리 아님, 이 양반 아마 계속 관아 앞에서 서성일 양반이여.”

 

  상해는 동생의 말에 호응하며 고개를 끄덕여 댔다.

  어디든 가야한다. 정말 이 사람들이 아니라면 어디로도 갈 곳이 없다.

  이런 기회가 생기다니 꼭 붙잡아야 한다.

  한참을 망설이며 생각하던 남자의 형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아따 난 모르겄다. 혜걸 형님이 입 하나 거둔 거 알면 참말로 우리까지 내쫓을 지도 모르는 디... 아휴.. 나는 모르는 일이니 니가 책임져라이. 그래 가자.”

 

  그렇게 형제는 상해와 함께 다시 발을 뗐다.

  상해는 묻고 싶은 질문이 입안에 한 가득이었으나 남자들의 눈치를 봐가며 조용히 뒤를 따랐다. 그리고 또 알 수 없는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 골목. 꽤나 큰 규모의 시장인지 조선에 와서 본 곳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이곳까지 오며 조심스럽게 남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남자 중 형의 이름은 ‘정월’. 동생의 이름은 ‘정만’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곳은 전주이며 정월과 정만은 전주에서 가장 큰 상단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왜구에게 잡힌 것 역시 상단 거래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왜구를 만나 도적질을 당한 것이었다.

  상해는 정월과 정만의 이야기에 들떠 있었다.

  마치 자신이 게임 속의 주인공 같았다. 2000년대 중반 한창 유행하던 ‘거상’이란 게임을 즐기던 상해였는데, 자신이 조선 상단에서 일하게 되다니.

  이러다가 정말 게임 속의 주인공처럼 세계를 거느리는 거상이 되는 건 아닌가 싶었다.

 

  “도착혔소.”

 

  하지만, 상해의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상해와 일행들이 도착한 곳은 낡고 오래된 기와집이었다. 한껏 기대했던 궁궐만하고 전주를 호령할 정도로 큰 상단은 어디에도 없었다.

 

  “에게, 여기가 전주에서 가장 큰 상단이에요?”

  “아따 그럼~ 우리가 전주에서는 제일이여..”

 

  정월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으스댔지만, 상해의 눈에는 북촌한옥마을쯤 가면 어디에나 있는 낡고 초라한 기와집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낡아 쓰러져 가는 기와집이 전주에서 가장 큰 상단이라... 그냥 관아 앞에 있을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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