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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11시11분 <파란장미>
작가 : 물달
작품등록일 : 2017.6.17

고백한번 못해본 사랑을 찾아 해매는 수혁. 유명한 마술사이지만 주로 하는 공연은 작은 도시들을 다니며 공연시작 전  광장에서 바람잡이를 한다. 수혁이는 말한다 “뮤지컬을 보러 와서 나를 만날수도 있고 아니면 어딘가에 숨어서 보고 있을수도 있겠죠, 뭐가 됐든 아직 찾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어요..” 

 
[episode ] ....22
작성일 : 17-07-30 02:34     조회 : 363     추천 : 0     분량 : 5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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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혁이 차에서 내려 오피스텔로 들어간 도연이는 자신의 집 앞 복도에서 흰 연기를 내 뿜으며 기다리는 태현이 앞에 멈췄다.

 “이제 이십일도 채 안 남았네?”

  말하지 않아도 수혁이와 있는 시간이 행복할수록 떠오르는 숫자들 때문에 잊고 싶지 않아도 잊을 수가 없었다.

 “밥은 먹었어요?”

 초췌해진 태현이의 얼굴이 도연이는 걱정되었다

 “밥? 고작 밥이야? 일주일 만에 본 나에게 한다는 말이 고작 밥이야? 몇 달 만나서 십년을 떨어져 살던 수혁이에게는 사랑한다 말하고 나에게 고작 한다는 말이 밥이야?”

 “선배. 처음부터 말쓰ㅁ ...”

 “그래 너는 처음부터 말했지 나는 아니라고 그렇다고 다시 수혁이에게 간다고 말하지는 않았어. 약속한 거 잊지 마라. 그리고 그 전에 헤어져도 약속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 잊지 말라고 온 거다. 조만간 다시 보자.”

 길게 뿜은 담배 연기가 태현이 자리를 대신하고 그 담배 연기 자리를 바람이 대신 할 때까지 도연 이는 태현 이가 걸어간 복도를 바라보았다.

 나름대로 태현이와의 선을 지키고 있다고 여겼는데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다른 여자를 만나라는 말만으로 충분히 알아 차렸을 꺼라고 여겼다.

 직접적으로 말한 적이 없는게 실수였다면 실수였다. 핑계를 대자면 태현이도 직접 말한 적 없었다.

 얼마 전 같이 산책을 한 날 바닷가에서도 그랬다.

 

 해안 도로를 달리는 차 창 밖으로는 노을이 기대 앉은 바다가 떠나가려는 노을의 마음을 아는지 붉게 물들어 반짝이는 눈물로 인사하는 모습에 취해 차를 세우고 둘을 위로하고 있었다.

 "예쁘지?"

 "정말 너무 예뻐요. 아쉬울 정도로"

 "보내지 않아도 가버릴 꺼야. 아쉬워하지 말고 내일을 바라봐"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내일은 오늘과 다른 모습일거예요. 시간. 바람. 공기. 향기들이 모두 지금과 같을 순 없을테니까요"

 "같은 노을을 볼 수 없다면 잊어버리고 내일 뜰 노을을 기대해"

 "기억 할 때마다 그립고 보고 싶겠지만 그래도 잊어버리는 것보단 덜 슬플꺼예요. 그리고 다른 노을 까지 제가 담기에는 저는 너무 작은 사람이구요. “

 ”내일 보고 결정해"

 “내일 껀 다른 사람에게 최고의 노을이 될 거예요. 저와는 다른 멋진 사람의 노을이 되겠죠”

 

 태현이 사이와의 대화는 항상 이랬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겼는데...

 좋은 사람인 건 분명했으나 도연이에게 좋은 남자는 아니었다. 아니 남자가 아니었다. 엄마 같고, 아빠 같고. 가끔은 오빠 같은 그러나 단 한 번도 남자로 대한 적은 없었는데... ...

 그렇다고 태현이의 약속을 져버릴순 없었다.

 태현이는 도연이에게 생명의 은인이었고 여기로 도망쳐 온 이유를 아는 사람이었다.

 

 집으로 들어가던 도연이는 태현이가 가버린 빈자리를 다시 쳐다보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왠지 모르게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

 

 

 **

 

 “수혁 씨는 좀 정 없어 보여. 사람이 비어 있는 부분도 있어야 메꿔주지”

 어제 수혁이와 사귄다는 이야기를 수진이로부터 들은 뒤 줄 곳 저렇게 시간이 날 때마다 단점을 하나씩 나열 중이었다.

 그렇게 있는 모습이 밉기보다는 이젠 귀여워 보이기까지 했으니 사랑을 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고 하더니 그게 맞는 말이라는 걸 민희를 통해 아주 잘 느끼고 있었다.

 “도연씨 대관 공연 준비는 내가 할 테니깐. 수혁 씨 도와줘”

 “아니에요. 제가 할 일은 해야죠”

 “데이트 하라고 보내는 줄 알아? 파트너 역할 잘하라고 보내는거야. 그래도 우리 공연장에 온 손님인데 잘 해줘야지. 지역발전!”

 도연이는 수진이에게 떠밀려 밖으로 나왔다. 벌써 광장에 자리 잡아 이것 저것 만져보고 있는 수혁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익숙하게 정리하는 수혁이는 편안해 보이는데 파트너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수혁이 옆자리에 선 도연이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 시키고자 공기 한 움큼 들이 마시며 광장으로 갔다.

 “저 오늘 뭐해요?”

 “나도 몰라”

 “다른 공연장에서는 파트너랑 뭐했는데요?”

 “파트너가 없었지. 너랑 같이 붙어 있으려고 핑계 댄 건데”

 “......그럼 저 들어가서 다른 공연 도와 줄래요”

 “싫어 내가 어떻게 구한 꼬봉인데 시킬껀 다 시켜야지 이리 와봐. 오늘은 카드 마술을 할꺼 거든 내가 이렇게 하면... .... ”

 일하는 남자는 멋있었다.

 그게 수혁이라면 두 배로 더 멋있고.

 그게 마술사 수혁이라면 네 배로 더 멋있고.

 그게 도연이 눈을 거치면 열 배로 더 멋있었다.

 “나도 알아. 멋있는 거”

 멋있기만 한 줄 알았더니 마술사가 아니라 마법사처럼 도연이의 속까지 읽은 마법을 보여줬다.

 “혹시 제가 혼잣말해요?”

 “그런 표정 하고 있는데 모르는데 이상하지 좀 더 하면 침 흘릴까봐 이정도 로 끝냈지 진짜 시작하면 아마 내 매력에서 못 나올걸 ”

 “내가 마술을 보는지 공연장에 온 잘생긴 남자를 보는지 두고 봐야 알죠.”

 “다른 남자한테 눈 돌릴 시간도 없을 테니깐 두고 봐”

 

 

 수혁이 말대 로였다.

 다른 관객에게 눈 돌릴 시간을 넘어 돌릴 생각도 못 할 만큼 빠져들었다.

 공연장도 아니고 광장에서 그저 카드 마술을 할 뿐인데도 모든 사람들은 숨 소리도 들리지 않게 수혁이를 바라보고 있었고 도연이도 자신이 파트너라는 걸 몇 번 까먹을 정도로 매료시키고 있었다.

 수혁이가 마술을 펼치는 30분은 그저 멈춘 듯 지나가 버리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내가 네 꺼다.”

 관객들은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동안 마술용품을 정리하던 수혁이는 도연이이게 다가와 머리카락에 손을 넣어 흔들며 말하는데 낯선 목소리가 도연이 등줄기를 따라 흘러 소름끼치게 들렸다.

 “윤수혁. 이젠 제법 마술사 같다”

 다가오는 구두 발자국 소리에 머리카락까지 쭈뻣 서는 도연이는 차마 뒤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그 상태로 얼음처럼 얼었다.

 “형. 어떻게 알고 왔어?”

 “앞에 있는 미인은 누구야?”

 제발 아니기를...

 다가오지 말기를...

 도연이가 알고 있는 모든 신에게 기도했지만 전생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는지 그저 무시당하고 그 남자는 도연이 앞에 자리했다.

 “내 여자친구 예쁘지? 도연아 인사해 친형 윤민혁.”

 수혁이 소개로 인사를 하는 도연이는 민혁이와 눈이 마주치자 온 몸에 뱀이 기어 다니는 차갑고 섬뜩한 기운에 등골이 한 겨울 계곡처럼 얼어붙었다.

 “여자 친구라...재밌네.”

 “뭐라고?”“예쁘다고. 김 비서가 너한테 뭐 줄 거 있다고 하던데. 주차장에 있을 거야. 가지고와 오랜만에 같이 밥이나 먹자 도연씨도 같이 먹어요”

 “아니... 아니... 저는...”

 “낯가림이 심한가 보네. 너 험담 좀 하면서 친해지게 빨리 가”수혁이는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며 뛰어가자 방금 전까지 보여주던 자상한 미소를 지우고 한 쪽 입 꼬리를 올리며 비웃고 있었다.

 “백도연이라 예쁘긴 한데 너한테는 아영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려”

 “사... 사람 잘 못 보셨어요.”

 떨리는 입술로 간신히 입을 열어 말했지만 대답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도연이의 얼굴을 우악스럽게 쥐고는 가까이 다가와 속삭였다.

 “너는 내가 그런 말에 속을 만큼 착해 보여?”

 “우리 둘이 재회 술 한 잔해야지. 저녁에 둘이서만 보자고”

 민혁이의 손자국 따라 붉게 번질 만큼 잡힌 턱에 말을 하지 못하고 도연이는 눈물을 삼키며 있었다.

 “알아서 표정관리 잘해. 우리 사이 들키기 싫으면”

 멀리서 점처럼 보이던 수혁이가 가까워지자 얼굴을 뿌리친 민혁이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듯 도연이를 보며 안부 인사를 물었고 도연이는 입속을 비릿한 피 냄새가 날 정도로 깨물며 버티고 있었다.

 

 

 **

 소소하게 포장마차에서 마시는 소맥을 즐기는 아영이는 잔잔한 음악과 어울리지 않을 만큼 화려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바에 앉아 연거품 술을 들이켰다.

 처음 마시는 이름 모를 술에 금새 취해 모든 물건들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면서도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앉아있었다.

 참 좋은 날이었다.

 부모님이 기일이고.

 룸메이트인 진아가 수혁이를 좋아하다는 고백을 들은 날이고

 그리고 이 와중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날이고...

 

 수혁이에게 우산을 주고 비를 맞다가 병원으로 실려 간 아영이는 며칠간 병원에서 지내다가 부모님 기일에 맞춰 퇴원했다.

 아침부터 부모님이 모셔진 납골당에서 하루를 보낸 아영이를 반기는 건 맥주 몇 병과 치킨을 사다놓은 진아였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리 없는 진아의 뜬금없는 권유는 그저 퇴원 축하 일거라고 믿으며 한 잔 들었지만 아무 말 없이 건배를 하는 진아 모습에 왠지 어딘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저 별일 아닐 거라고 여기며 따라준 술을 들이켰다. 연달아 마시며 맥주 한 병을 비우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아영아 내가 너 좋아 하는 거 알지?”

 “나 아무리 독신주의자여도 남자 좋아한다.”

 아무 말 없이 흐른 시간의 무게를 바꾸고자 웃자고 농담을 건냈지만 진아는 웃지 않고 말했다.

 “너 수혁이 오빠 좋아하니? 아니면 진짜 친 오빠 같아서 잘하는 거야?”

 진아의 물음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아니 진작부터 느끼고 있었다. 같이 살며 같이 잠드는 순간 까지 나누는 수다에는 언제부터인가 호태보다는 수혁이가 많이 등장했기에 진작 눈치 채고 있었다. 혼자 머릿속으로 아닐 거라고 되새김질 했지만 역시 변한 건 없었다.

 “좋아해?”

 “아니 좋아하는 거 보다 사랑하는 거 같아.. 이런 적 처음이야”

 진아의 고백에 맥주 한 모금을 마셨다. 쓴맛이 혀끝이 아니라 가슴속에 맺혔다. 당당하게 고백하는 진아의 모습이 부럽기만 했다.

 예쁜 얼굴 이여서 당당 한 걸까? 좋은 부모 밑에서 걱정이 없어서 당당 한 걸까? 출처는 모르지만  자신은 가질 수 없는 당당함이 얼굴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모습을 보니 수혁이를 향한 마음은 가슴속에 묻는게 맞았다.

 “의남매 인데. 당연히 좋아하지. 그런데 남자로서 사랑은 아니야.  잘됐으면 좋겠다.”

  진아를 향해 하얀 이를 보이며 밝게 웃어 보이지만 말했지만 심장은 거인의 발에 맡겨져 짓눌리는 아픔을 참느라 입가에는 잔 떨림이 약하게 비추었지만 그런 모습은 보지 못하고 진아는 웃으며 말했다.

 “다행이다. 너 다른 이야기는 안하는데 수혁이오빠 이야기만 하면 반응해서 설마 좋아하나 했어”

 “부모도 없는 고아에 혼자 사는데 오빠가 있으니 당연히 좋지 그래서..그래서 그런거지뭐..”

 “그런거였지? 역시 물어보길 잘했어. 나는 네가 좋아한다고 할까봐.. 맥주 이렇게 사놓고 분위기 잡고 말했는데 괜히 그랬네 우리 일찍 자자 나 내일 고백하려면 예뻐야겠지?”

 “지금도 예뻐 너무 예뻐서 질투난다”

 “말이라도 고맙다. 그런데 내일 술 마시고 들어가면 트러블 생겨 팩이나 좀 하고 자야겠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화장실로 들어가는 진아의 모습을 보고 아영이는 밖으로 나와 생전 가보지도 않던 바에 들어갔다. 마음속으로는 진아의 고백을 안 받아 주면 좋겠다는 악마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남자라도 날씬하고 예쁘고 당당한 진아에게 고백을 받는다면 받아드릴걸 같기 때문에 그런 의미 없는 희망은 버리고 뚫린 심장에 나는 갈증에 술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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