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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거울의 도시
작가 : 홀로가는길
작품등록일 : 2017.7.27

에펜슐렌 대륙 중부에 위치하는 국가 브리티아에서는 에드워드 왕태자가 그의 아버지인 클레이안 왕을 시해함으로써 반역자로 간주되어 실각하였다. 그에 따라 빈 왕좌와 주인을 잃은 왕관은 자연스럽게 왕의 둘째 아들이자 왕태자의 이복동생 에렌 왕자에게 넘어간다.
하지만 이는 상징적인 것 일뿐, 에렌 왕자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그의 모후가 되는 헤스데아가 섭정후로 등극하였고, 브리티아는 그녀의 통치 아래 놓이게 된다.

에렌은 자신의 의지 하에 선택을 해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그의 인생을 재단하는 것은 늘 그의 어머니 헤스데아 섭정후였다. 거짓 왕의 자리에 앉아 어머니와 그에 관련된 신하들 사이에서 놀아나는 것에 분노를 느끼던 나날 중, 우연히 카드 한 장을 발견하게 된다.

그 카드는 이복형이자 실각한 에드워드 왕태자에게 자신이 그려줬던 카드였다. 이 카드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왕태자와 자신뿐이었다.
평소 시해 사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던 에렌은 이 카드의 끝에 닿으면 왕태자의 진실을 알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뒤를 쫓는다. 하지만 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일에만 자꾸 휘말리는데… 과연 그 끝에는 무엇이 있는 것인가?

 
#10
작성일 : 17-07-30 02:10     조회 : 259     추천 : 4     분량 : 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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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리티아 수도 셀레테첼의 상업지구로 유명한 앤트넬리에서 자세히 살펴보면 눈길이 가는 행인 둘이 있었다.

 겉으로 봤을 땐 평범한 셔츠와 바지로 여기 지나다니는 평범한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눈에 띄는 점을 찾아보라고 하면 여행자임을 예측할 수 있듯이 후드가 달린 로브를 걸친 것과 땅이 고르지 않은 곳을 이동할 때 신는 부츠 정도였다.

 

 슬쩍 지나가면서 보거나 스쳐 지나가면서 굳이 특이하다고 할 만한 것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다 큰 남성과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성은 꽤 키가 커서 남자아이와 키 차이가 많이 났다. 아이가 유난히 작다기보다는 그 나이 또래의 평균인데 남자가 평균 보다 커서 그런 것 같았다. 하지만 이도 특이할 만 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냥 나이 차가 큰 형제 둘이 걷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행동과 말을 살펴보면, 즉 자세히 살펴보면 특이하였다.

 

 “허. 이렇게 넓고 화려한 거리라니. 역시 수도는 수도인가 보다.”

 성인 남자는 손에 들고 있는 깃털 부채를 까딱까딱 거리며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는 남자 아이가 말했다.

 “태평하게 수도 구경 하러 온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지, 이안. 그렇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당황스럽구나.”

 

 남자 아이, 이안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예, 라키아님. 덕분에 구경도 못 해보고 이렇게 거리를 방황하게 되었고요.”

 

 남자, 라키아는 찔리는 것이 있는 것인지 이안의 말에 뜨끔하여 대답도 않고 애꿎은 깃털 부채의 깃을 고르는 척 하였다. 이안은 그런 라키아가 익숙한지 앞만 보고 걸었다. 그렇게 몇 걸음 걷다가 라키아는 무언가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는지 얼굴에 미소가 번지며 이안에게 말을 다시 붙였다.

 

 “동생과 오랜만에 만나서 좋겠구나.”

 

 이안은 앞만 보고 걸어가며 특별한 표정 없이 말했다.

 “예.”

 

 라키아는 제 동생과 오랜만에 만나는 것에 좋아하며 그 나이 대 남자 아이의 표정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말했는데 예상과 달리 영 덤덤한 이안의 표정에 약간은 실망했다.

 

 더불어 이안이 원래 감정이 다양한 편이 아닌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지은 죄가 있는지라 분위기를 바꿔볼까 하는 시도를 했던 것인데 영 시원치 않자 라키아는 입술을 비죽이며 진심이 튀어나왔다.

 “애교도 없는 무심한 놈. 네가 내 동생이었으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안은 라키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답변이 바로 튀어나왔다. 마치 상대방에게 공을 받아 하며 던졌는데 그 받는 상대방이 날아오는 공의 궤적과 시간과 속도를 귀신같이 계산하여 바로 받아치는 경우랄까.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라키아 님. 이렇게 계획성 없고 일은 맨날 벌려 놓기 일쑤이고. 급한 불은 또 끈다고 하면서 더 크게 키워놓고 그제서야 이를 어쩌지 하면서 옆에 사람에게 던져주는 형이라니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라키아는 이안이 쏟아내는 잔인한 말(그의 입장에서. 이안의 입장에서는 진실 된 말일 뿐이겠지만)이 충격적이어서 입만 뻐끔뻐끔 하며 어버버 하였다. 하지만 제일 슬픈 것은 그 중에 어느 것 하나 틀린 것이 없어 저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일 테지만 말이다.

 

 이안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 성격이면 뭘 해도 망하셨을 텐데 라키아 님의 주위 사람들이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어긋나는 걸 싫어하는 완벽주의자에 책임감이 강한 분들 뿐이라 그 꼴이 보기 불편해서 해결해줘서 여기까지 온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

 라키아는 그저 하늘을 쳐다보며 깃털 부채를 까딱까딱 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가끔 운 좋게 돈 냄새를 잘 맡는 촉? 뭐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오신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운이 지나치게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라키아는 한 쪽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고맙구나. 나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냉정하게 해주다니.”

 

 “아닙니다. 저 말고 라키아 님의 주위 분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단지 밖으로 내뱉지 않을 뿐이죠.”

 

 “…”

 라키아는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 올렸다.

 우선, 집을 떠나기 전에 집사는 자신에게는 ‘이안만 보고 가십시오. 아무것도 하지 마십시오.’ 하고, 이안에게는 뭐 그리 할 말이 많은지 붙잡고 앉혀 여러 가지 당부하는 것 같았다.

 

 그의 귀에 들리는 몇 가지 얘기들로는 ‘절대 라키아님에게 돈을 쥐어주면 안 된다.’, ‘라키아님은 입으로 제 몸 하나는 살 수 있을 터이니 너야말로 조심해라.’, ‘너도 알다시피 가끔 예측 못하는 행동들을 하시는데 그냥 무시하는 것이 너의 정신 건강에 좋을 거다. 귀찮으셔서 그거 가지고 뭐라 하는 분은 아니니.’

 당시에 라키아는 뭐라 말 하고 싶었지만 집사가 엄숙한 분위기 아래 너무 진지하게 이안에게 당부를 하고 있어 그저 안 들리는 척 딴 짓 하는 것이 전부였다.

 

 예전에 그가 동대륙에서 가져온 도자기를 실수로 깨고 난 후에 저 혼자 치워보겠다고 부산 떨며 움직였지만 깨진 파편들이 더욱 더 넓게 퍼질 뿐이었다. 그 때 마침 들어온 여자 관리인을 총괄하는 리체 부인이 보고 한숨 쉬며 단 한마디를 했다. ‘제발 가만히 계세요.’

 

 장부와 재산을 관리하는 로이드는 라키아가 쓴 비용을 살펴보다 안경을 고쳐 쓰며 라키아에게 말했던 적이 있었다.

 ‘라키아님, 제가 아그리젠에 있었다면 이런 말 안 드렸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말씀드려야 될 거 같습니다. 제발 생각만 하세요. 라키아 님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은 이 세상에 없으니 제발 생각만 하세요. 아니면 아그리젠에 돌아가서 찾아올 생각을 하세요.’

 

 그밖에도 주위의 사람들이 그에게 자주 뭐라고 했던 것 같은데 늘 그 내용은 ‘가만히 계시는 것이 도와주는 것입니다.’ 라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 같았다. 이안의 말에 짧게 생각을 마친 라키아는 이상하게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 때 이안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그 분은 어디서 뵙기로 하셨습니까?”

 이안은 자신들이 수도로 온 목적을 라키아가 잊고 있을까봐 상기시켜 줄 겸 물었다.

 

 “그게…”

 라키아는 이안의 물음에 말을 줄이며 먼 곳을 쳐다보았다. 이안의 귀에는 원했던 답 대신(수도의 구체적인 어느 장소) 팔랑팔랑 깃털 부채가 바람에 살짝 펄럭이는 소리만이 울릴 뿐이었다.

 

 이안은 놀랍 지도 않다는 듯 답했다.

 “또 잊으셨군요.”

 

 “아니 그게 아니라…! 알다시피 그 분이 조금 바람과 같은 분이 아니냐. 영 보내는 전령도 순간의 시간을 살 뿐이고, 느낌도 섬뜩하고 안하무인하길 짝이 없어. 마지막에 보낸 전령은…?”

 

 라키아는 아까와 같이 한심한 사람이 될 수 없어 최소한의 사람 구실은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머리에 떠오르는 데로 핑계를 댔다. 실제 그 분이 보내는 전령들은 평범한 인간인 그가 보기에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뱀, 말하는 달팽이, 말을 못할 뿐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민들레 씨앗들, 멀쩡히 불이 꺼진 난롯가 근처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저 혼자 솟아오르는 불, 연못가를 산책하다 저 혼자 튀어 오르는 물줄기, 노을이 지면서 드리워진 자신의 그림자에서 튀어나오는 그림자 새 등으로 놀라 기절할 뻔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마지막 말에 기억이 나지 않아(처음엔 기절까지 했지만 나중에는 익숙해진 그는 전령에 별 관심이 없었고 귀찮아하니 잊어버렸을 것이다) 머뭇거렸다. 그러자 이안이 한숨을 쉬며 답했다.

 

 “그 분이 바람과 같은 분이신 건 맞는 말씀이죠. 그러니 전령을 보내는 것이겠지요. 마지막에 보내신 전령은 올빼미였습니다. 하얗고 노란 눈이 형형한 맹금류 같은 올빼미였지요. 라키아님께서 그 올빼미를 보시고 어떻게 이렇게 하얀 깃털을 가졌냐며 쓰다듬으시다 끼고 계신 반지에 깃이 걸려 뽑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전령에게 쫓김을 당하셨으니 마지막 전언이 기억나지 않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라키아는 이안의 말에 이마를 확 찌푸렸다. 그 때 그 올빼미의 하얀 깃에 더러움이 없고 윤기가 흐르는 것이 신기하여 이리 저리 만져보다가 반지의 이음새부분에 깃이 끼었다. 가문의 인장 반지 였기 때문에 그는 당연히 반지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러면서 올빼미의 깃이 뽑혔고 그 뒤로 그가 기억하는 것은 올빼미의 노란 눈의 섬광과 부리만이 머릿속에 남았다.

 

 “추신으로 이번에 보내는 전령은 본인도 다루기 어려우니 조심스럽게 다뤄달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보낼 땐 맛있는 것을 먹여주는 것도 잊지 말라는 것을.”

 

 “왜 그런 이상한 것을 보내셔서…”

 

 “라키아님은 머리색이 너무 예쁘다며 머리카락을 뽑으면 기분이 좋으십니까?”

 

 “…”

 

 라키아는 입을 비죽였지만 이안은 그 쪽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제 딴에는 기분이 상한 라키아가 혀를 내밀려고 할 때, 이안이 라키아를 쳐다보았다.

 “일단 물의 아레츠에서 칼날 같은 달이 레테나퀴스 신전의 탑 위에 있을 때 만나자고 하셨으니 그리 알고 계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라키아는 갑자기 이안이 쳐다보는 바람에 놀라 내밀어야 했던 혀를 깨물었다.

 고통이 느껴지면서 악악거리며 발을 동동 굴렀지만 이안은 라키아의 행동에 이해가 가지 않아 그의 행동을 그저 쳐다보았다. 정말 뭔가 꿍꿍이가 있어서 그런 건지(예를 들면, 현재 재정 상태에서 무리한 것을 사달라고 요구하는 것) 아니면 저를 놀리려고 저러는 것인지 긴가민가하여 이안은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고통이 잦아들면서 라키아는 저를 소‧닭 보듯 하는 눈으로 빤히 지켜만 보고 있는 이안에게 화가 치밀었지만, 자신이 놀리려고 하다가 혀를 깨 물었다고 얘기하는 것이 더 창피하여 얼른 다른 주제로 돌렸다.

 

 “그럼 아직 시간이 있구먼. 그럼 오랜만에 수도에 왔으니 관광이나 좀 하고 가지. 관광을 소개 시켜주는 이가 있음 참 좋겠는데…”

 이안은 라키아의 말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았다.

 

 라키아는 이안이 아까의 행동에 대해 무언가 물어볼까 싶어 얼른 입을 비죽이 내밀며 말했다.(정확히는 변명하였다)

 “아니 그래도 언제 다시 수도로 올지 모르는데 남들이 다 보고 죽는 건 다 보고 죽어봐야 할 거 아니냐.”

 

 이안은 그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예예, 남들이 하는 건 다 하셔야 나중에 편히 눈 감으시겠지요.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분명히 라키아님께서 나중에 눈 감으실 때 제가 옆에 있음이 분명할 지인데, 그 때 마지막에 그거 못 해보고 눈을 감게 되어 너무 억울하구나 하는 소리 듣기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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