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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일반/역사
책사
작가 : 권오단
작품등록일 : 20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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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책사』는 명나라의 시조인 홍무제가 명을 건국한 이후, 제2대 황제 건문제가 천자가 된 1399년(건문 1년 6월)부터 제5대 황제 선덕제가 한왕 주고후의 반란을 평정하는 1426년(선덕 1년 8월)까지, 27년간의 역사가 배경이 된다. 후일 영락제가 되는 연왕이 조카인 건문제의 견제로 자신의 지위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음을 깨닫고 3년간의 내란(정난의 변) 끝에 황제의 자리에 오른 후, 영락제의 아들인 홍희제가 치열한 권력다툼 끝에 황태자의 자리에 오르고, 손자인 선덕제가 한왕의 반란을 평정하며 권력을 잡기까지 명나라 역사상의 부흥기인 인선의 치세를 주도했던 책사 목풍아의 활약상을 다룬 작품이다.

 
책사 1 - 복수전 - 2
작성일 : 16-04-26 12:14     조회 : 478     추천 : 0     분량 : 4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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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아! 정말 좋은 술인 모양이로군. 약간 섞었을 뿐인데 머리가 띵한걸.”

  “그러게. 정말 머리가 어질어질한데?”

  무사들이 저마다 어지럽다고 중얼거리다가 맥없이 탁자에 엎어져 잠이 들고 말았다. 술을 한잔씩 받아먹은 하녀 역시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탁자 위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목풍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맥없이 골아 떨어진 사람들을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

  “크흐흐흐. 역시 난 천재라니까.”

  목풍아는 누각 아래에로 고개를 숙였다. 일도가 놀란 표정으로 목풍아를 올려다보았다.

  목풍아가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올라오라는 신호를 했다. 일도가 계단을 올라가니 이층 탁자와 바닥에 호위무사들과 하녀들이 죽은 듯 즐비하게 쓰러져 있었다.

  일도는 경악한 얼굴로 말했다.

  “이, 이 사람들을 모두?”

  목풍아는 일도의 입을 손가락으로 막았다.

  “잔말말고 너는 계단을 잘 지켜. 아무도 올라오지 못하게 하고 말이야. 알겠어?”

  목풍아는 가까운 호위무사의 허리춤에서 장검을 꺼내 일도에게 건넸다.

  “대장은 뭐 하시려구요?”

  “알아 뭐하게? 잔말말고 보초나 잘 서.”

  목풍아는 이층 누각의 처소로 들어갔다. 누각 위에 방이 두칸 있었는데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침대위에 주소천이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정신없이 잠이 들어 있었다.

 한잠에 빠진 주소천 공주는 어린 아기처럼 걱정 없는 뽀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 버릇없는 계집 같으니. 힘 있다고 사람을 무시해? 감히 이 목대인을 모욕하고도 무사할 줄 알았느냐? 단단히 혼을 내 주마.”

  목풍아는 두 팔과 다리를 침대 사방에 단단히 묶은 후, 소리를 지르지 못하도록 입에 재갈을 물렸다.

  “이쯤 되면 반항할 수 없겠지?”

  목풍아는 품속에서 해독제를 꺼내 주소천의 입에 넣었다. 이내 주소천의 눈썹이 꿈틀거리더니 두 눈을 번쩍 떴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처지임을 안 듯 묶인 팔다리를 바라보다가 까만 눈동자가 목풍아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에 놀라움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입에 재갈이 물려 말도 할 수 없는 처지임을 자각하고는 주소천 공주는 노기 어린 눈빛으로 목풍아를 노려보았다.

  목풍아는 두 손을 양 허리에 대고 호령하듯 말했다.

  “이런 것을 상전벽해라고 말하지요? 후후후.”

  목풍아는 손가락으로 주소천의 뺨을 살짝 들었다.

  “그렇게 노려보면 예쁜 얼굴이 살쾡이 같아보인다니까?”

  ‘이 죽일 놈.’

  주소천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재갈 때문에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다.

  “지금 앙탈하는 게야. 우헤헤헤.”

  한바탕 웃던 목풍아가 다시 허리에 두 손을 대고 말했다.

  “네가 이 죄 없는 목대인을 망신 주고도 무사할 것 같았나? 이 목대인은 말씀이야. 큰바람 같은 사람이란 말이다. 얼굴이 예쁘면 뭘해? 입이 걸레 같은데. 내가 말했지 갈보들이 걸레같은 입을 가지고 있다고. 넌 스스로 갈보가 된 거란 말이야. 알겠어?”

  왕실에서 태어나 곱게 자란 주소천이었다. 하고 싶은 것은 마음대로 하고 가지고 싶은 것은 마음대로 하던 공주가 상대방에게 이처럼 무시당하고 나니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노려보는 눈가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거렸다.

  “우헤헤헤. 어디서부터 손을 봐 줄까?”

  목풍아는 교활한 웃음을 지으며 두 손바닥을 비벼댔다. 목풍아의 두 눈이 주소천 공주의 손가락부터 발가락까지 샅샅이 누비듯 지나가다가 그 가슴에서 멈추었다.

  “오. 여기가 좋겠군. 네년이 목대인의 사타구니를 골란 자라 같다고 흉보았겠다? 그럼 이 목대인께서는 너의 어느 부분을 흉보아줄까?”

  목풍아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니 주소천은 앙탈하듯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사지가 묶여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목풍아의 손가락 끝이 천천히 주소천의 가슴으로 다가왔다.

  ‘아, 안돼. 이 죽일 놈.’

  음흉한 웃음을 짓던 목풍아의 손끝이 가슴 바로 위에서 멈추었다.

  “헤헤헤. 놀랐느냐?”

  목풍아가 손가락을 회수하더니 천연덕스럽게 뒷짐을 지고 침대앞을 서성거리며 노래를 불렀다.

 

  목대인께서 쌍화점(雙花店)에 갔더니

  아리따운 만두가 두 개 있더라

  목대인께서 만두는 아니 먹고

  만두(雙花)를 요리조리 바라보다가

  콕콕 찔러보고 먹지는 않누나.

 

  주소천은 질겁을 하여 몸을 뒤틀었다. 쌍화점이라면 가슴을 말함이다. 주소천은 자신의 가슴이 목풍아에 의해 겁탈당하는 것 같은 느낌에 몸을 미친 듯 몸을 흔들었으나 소용없는 노릇이었다.

 버젓이 호위무사들이 바깥에 진을 치고 있는데 이렇듯 대담하게 희롱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주소천이었다.

 ‘죽여버리겠어. 죽여버리겠어.’

 주소천은 목풍아를 노려보았다.

 목풍아가 다시 다가와 물끄러미 주소천을 내려다보았다.

  “허. 성질을 개떡 같아도 얼굴 하나는 일색인걸? 이런 말 들어봤나 모르겠네? 얼굴이 예쁜 부인은 일년, 마음이 예쁜 부인은 백년이라고. 맛있는 음식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만 맛없는 밥은 평생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법이라구.”

  목풍아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들었다. 주소천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다시 한번 가 볼까?”

  목풍아의 손가락이 가슴께로 다가왔다. 주소천이 몸부림을 쳤다. 목풍아의 손가락이 이번에도 가슴위에서 멈추었다.

  “으흐흐흐.”

  손가락을 회수한 목풍아가 뒷짐을 지며 능글맞게 노래를 불렀다.

 

  이 소문이 이 점포 밖에 나며 들며 하면

  소문을 들은 여인들이 목대인을 찾아와

  쌍화를 내 밀면서 애원하겠지

  그러나 이 소문난 목대인께서는

  만두를 요리조리 바라보다가

  콕콕 찔러보고 먹지는 않누나.

 

 목풍아가 노한 얼굴로 바닥에 침을 뱉였다.

 “너 같이 막되 먹은 것과 더 이상 놀고 싶지도 않다. 이건 네가 나를 모욕한 벌이야. 알겠느냐? 나는 그만 갈테다. 그러니 앞으로는 내면을 예쁘게 닦아 진짜 경국지색이 되라구 알겠지?”

  용을 쓰던 주소천은 온몸에 힘이 탁 풀렸다.

  “참.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이 목대인께서 왔다 가셨다는 흔적은 남겨야 되겠지.”

  목풍아는 탁자 가운데 있는 필묵을 당겨 회칠을 해놓은 깨끗한 방안 담벽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天風一逍淚蓮花

  風志不戱助昇龍

 

  하늘 바람 한번 놀다가니 연꽃이 운다.

  바람의 뜻은 꽃을 희롱하는 것이 아니라

  용의 승천을 돕는 것이라네.

 

  일필휘지지로 써 갈긴 후 목풍아는 껄껄 웃으며 다가와 주소천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였다.

  “너무 예뻐서 그냥 갈 수가 없네. 다음에 이 목풍대인을 다시 만날 때는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알겠지?”

  목풍아는 코웃음을 치곤 소매를 털며 위풍당당하게 방문을 나섰다. 이층 난간위에는 수면제에서 깨어나지 못한 무사들이 탁자에 널브러져 있었다. 계단을 지키던 일도가 재빨리 다가와 말했다.

  “대장. 설마…… 공주를 어떻게 한 건 아니죠?”

  “걱정마라. 내가 그렇게 생각이 없는 사람이냐?”

  “생각있는 사람이 이런 일을 벌인단 말입니까?”

  일도가 널부러진 호위무사들을 가리켰다.

  “저는 아직도 가슴이 벌렁벌렁거려요. 이 뒷감당을 어찌 하시려구요? 우린 죽은 목숨이라구요.”

  “죽을지 살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일단은 도망가는 것이 상책이다. 무사들이 깨어나기 전에 멀리 도망가야겠다.”

  “알겠습다요.”

  일도는 급한 마음에 계단을 곤두박질하듯 내려가 마당에 매놓은 말고삐를 풀었다.

  계단을 내려 온 목풍아는 점원을 불렀다. 점원이 달려오자 목풍아는 품속에 100냥 짜리 지전 하나를 꺼내어 말했다.

  “혹시 무사들이 나를 찾거든 말을 타고 서쪽으로 갔다고 하거라.”

  “알겠습니다요.”

  목풍아는 바깥에 기다리고 있는 말위에 올랐다. 목풍아는 일도와 함께 유유히 객잔을 빠져나와 서쪽으로 난 길을 향해 말을 몰았다.

  “대장. 점원에게 뭐라 하신 겁니까? 뭐라 하셨기에 지전까지 주신 겁니까?”

  “뭐라하긴? 내가 서쪽으로 간다고 했지.”

  “뭐라고요? 대장. 미쳤습니까? 그렇다면 우린 동쪽으로 가야할 것 아닙니까?”

  “이 한심한 놈. 세상 사람들이 모두 너 같으면 얼마나 좋겠느냐?”

  “그럼 일부러 그런 거란 말입니까?”

  “상대는 연왕부의 호위무사들이다. 그들이 점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것 같으냐?”

  “호위무사들이 점원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요?”

  “호위무사 삼십여명이 모조리 나한테 한번 당했으니 모든 일을 의심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점원의 말을 믿을 것 같으냐? 한번 더 생각해보겠지. 아마도 점원을 의심할지도 모르지. 그런데 점원의 옷에서 은화가 한냥도 아니고 일백냥이나 되는 거금이 나온다면 점원이 아무리 곧이곧대로 말한들 믿겠느냐?”

  “그렇다면 이런 거로군요. 잠에서 깨어난 호위무사가 점원에게 우리가 도망간 방향을 묻는다. 대장의 사주를 받은 점원이 서쪽방향을 가리킨다. 그런데 왜 무사들이 점원의 말을 의심한단 말이에요? 난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네.”

  “이 길을 쭉 따라가면 어디가 나오겠느냐?”

  “이 길을 쭉 따라가면 연경이 나오겠죠. 잉? 연경이오?”

  일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풍아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래. 연왕의 딸을 건드린 죄인이 호랑이 굴인 연경 방향으로 도망갔다면 호위무사들이 곧이 믿겠느냐?”

  “그렇군요. 그래서 점원에게 그런 거금을 주신 거군요. 점원이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무사들은 거짓말이라 생각하겠지요.”

  “호위무사들은 흩어져서 나를 찾겠지. 가장 많은 인원은 동쪽으로 갈 것이고 나머지들은 흩어져서 다른 방향을 수색하겠지.”

  참말 대장은 머리가 비상하시다니까요.”

  “쓸데없이 이야기나 할 때가 아니다. 우린 어서 빨리 연경을 향해 가야한다.”

  “연경으로 가면 사는 수가 생기나요?”

  “사는 수가 생기니까 연경으로 가자는 거지. 미쳤다고 연경으로 가겠느냐? 서둘러라. 시간이 없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 연왕의 딸을 건드려놓고 연왕부가 있는 연경으로 도망을 치자니 목풍아가 미친 것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일도는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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