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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11시11분 <파란장미>
작가 : 물달
작품등록일 : 2017.6.17

고백한번 못해본 사랑을 찾아 해매는 수혁. 유명한 마술사이지만 주로 하는 공연은 작은 도시들을 다니며 공연시작 전  광장에서 바람잡이를 한다. 수혁이는 말한다 “뮤지컬을 보러 와서 나를 만날수도 있고 아니면 어딘가에 숨어서 보고 있을수도 있겠죠, 뭐가 됐든 아직 찾고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어요..” 

 
[episode ] ....21
작성일 : 17-07-30 00:06     조회 : 314     추천 : 0     분량 : 4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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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꿈속에서 맛있는 냄새가 느껴지자 도연이는 무거운 눈꺼풀을 살포시 올렸다. 아직 뿌옇게 안개낀 눈 앞에 형체만 어렴풋이 보이는 물체를 확인하려 눈을 깜박 거렸다.

 몇 번을 반복해 깜박이자 뿌연 눈에 색채를 집어넣어 또렷한 선을 만들었고 그제 서야 눈앞에서 움직이지 않아 물체라고만 여긴게 수혁이 얼굴이라는 걸 알았다.

 언제부터 이렇게 있었는지 모로 누운 도연이 앞에 누운 수혁이는 얼마나 가까운지 도연이의 큰 눈동자 속에 온전히 수혁이 얼굴만으로도 가득 찰만큼 가깝게 누워 바라보고 있었따.

 다정한 얼굴로... 도연이의 머리카락을 소중한 꽃을 다루는 듯 한올한올 매만지며 도연이만을 바라봤다.

 “고마워요. 무거웠을 텐데...”

 언제 올라와서 여기 누워있는지 기억나지 않았지만 그렇게 죽고 싶을 때도 생기지 않았던 몽유병이 이렇게 행복한 순간에 갑자기 생길 일이 없었고 일어난 기억도 없기에 무거운 건 자진납세 하며 인사 했다.

 “너무 가벼워서 날아 갈까봐 내가 자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잖아”

 그저 하는 말인걸 알면서도 수혁이 말은 씨가 되어 도연이 가슴에 꽃을 피웠다. 파란 장미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행복한 사랑을 가진 분홍장미 꽃밭을 만들어 주었다.

 “언제 일어났어요?”

 “병 간호해준다고 들어 와서 환자 자리까지 빼앗아 놓고 너무 빨리 물어본다.”

 “아. 맞다 몸은 괜찮아요?”

 “아? 맞다? 역시 음흉한 이유가 있었어.”

 “맛있는 냄새 나는 거 같은데요?”

 “그렇게 눈에 뻔히 보이게 말을 돌리는 사람은 너 밖에 없을 거다”

 머리를 매만지던 큼직한 손은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와 도연이 볼에서 멈추고는 집게와 검지로 살짝 눌러 볼을 잡아 당겼다. 손에 만져지는 말캉한 피부에 일어나자마자 아찔했던 기억은 밀물처럼 쓰윽 하고 빠져나갔다.

 “아야”

 “아팠어? 미안. 살살했는데 많이 아파?”

 “아니요. 히히 속았죠? 제가 눈에 뻔히 보이는 여자가 아니에요.”

 볼을 잡던 수혁이 손등을 잡고 내려 자신의 손바닥에 올린 도연이는 딱딱한 손바닥에 놀라 누워있던 몸을 일으켰다. 손으로 느낄 정도로 굳은살이 밴 수혁이 손을 펴서 보자 굳은 살만 있는게 아니라 여기 저기 베인 상처가 눈에 보였다.

 “마술사가 굳은살은 그렇다 치고 왜 이렇게 많이 베였어요?”

 “카드 때문에 그러지. 마술사 손이 다 이래. 내가 또 잘해서 이정도지 재능 없는 사람은 손이 발처럼 되어있다고.”

 멋진 정장에 화려하게 살고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표정 하지 마. 깨물어 주고 싶으니깐.”

 안타까운 얼굴로 손바닥을 보던 도연이 는 고개를 들며 밝게 포장한 얼굴로 수혁이 에게 말했다.

 “처. 자식 먹여 살리려면 이정도 고생은 해야죠.”

 “너도 나 먹여 살리려고 얼굴에 상처 낸 거야? 계속 궁금했어.”

 “그냥 단순한 교통사고에요.”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있을 만큼 단순한 교통사고는 아니었다. 사고가 나는 순간 주마등이 뭔지 봤을 정도로 큰 사고였고 이렇게 죽는구나 느끼며 정신을 잃었으니 그러나 지금 이렇게 살아서 수혁이를 보고 있으니 지금 이 순간 이후로 그저 단순한 교통사고에 불과했다.

 “많이 아팠겠다.”

 “그때 아팠던 건 잘 기억 안 나는데 지금 배고픈 건 아주 잘 알겠는데요.”

 “미안. 보고만 있어도 좋아서 그래. 그러니깐 적당히 예뻐야지. 룸서비스 다시 부를게 씻고 나와 다 식었을 거야. 음식이 식은것도 네가 예뻐서 그러니깐 조금만 참아.”

 거실로 나간 수혁이는 수화기를 들어 다시 룸서비스를 주문하는 소리를 들으며 오랜만에 느끼는 아늑함을 둘러보며 마음속에 한알한알 담아 두며 욕실로 향했다.

 

 

 

 **

 

 

 “왜 도망가. 하룻밤을 같이 지낸 사이끼리”

 “쉿. 조용히 좀 해요.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요?”

 조용한 공연장 관객석에 누구라도 들어오면 바로 알아차릴 만큼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있으면서도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절대적인 것처럼 수혁이 입에 두 손을 얻고 주위를 둘러봤다.

 입을 막고 있는 앙증맞은 손에 자신의 손을 덧씌워 꼭 잡은 수혁이는 입술에 닿아 있는 도연이 손바닥에 뽀뽀를 하자 수혁이를 째려보며 손을 내렸다.

 사귄지 일주일째 한 두 번 재지 당한 입이 아니기에 나름 생긴 방법인데 나름 잘 먹히고 있어 좋았고 째려보는 귀여운 눈동자도 좋았다.

 “그러게 눈치를 줬으면 나와야지 사무실에 꿀단지라도 있어? 매번 이렇게 협박해야 나오니”

 “매일 똑같은 말하잖아요.”

 “그럼 연인 사이에 사랑한다 말고 할 말이 뭐가 있어?”

 “누가 들.....”

 “쉿!”

 주머니에서 울리는 폰을 꺼내들며 검지 손가락을 아침에도 느꼈던 부드러운 입술에 대곤 씽긋 웃었다.

 “사랑해”

 폰에서 울린 소린 알람을 끄고 사랑을 가득 담은 눈으로 도연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11시 11분. 이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불러서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하는 수혁이 목소리에 비에 젓은 솜사탕 마냥 녹아내리고 있었다.

 “저도 사랑해요.”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오는 또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의미 없이 지나치는 시간 11시 11분이 두 사람에게는 달콤함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며 앉아 있는 도연 이를 불러내는지... ... 왜 하필 11시 11분에. 왜 하필 이 시간에 딱 맞춰 고백하는지 수혁 이에게 묻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도연이가 아니라 아영이라고 불리던 시절 수혁이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고백이었고 아영이를 찾아다니던 수혁이가 하는 암호였고 그리고 꿈 속 에서도조차 완성하지 못한 고백이었다.

 

 아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대학시절. 수혁이를 만나는 날이 늘어갈수록 향하는 마음이 커져갔고 만날 때 마다 입안에 맴 도는 말들을 하지 못 하고 집으로 돌아가 자책하기 일쑤였다.

 하고 싶은 말들은 많았지만 언제나 앞에서면 그 때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모습의 무언가를 발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많은 건 아니었다. 그냥 팔 끝에 묻은 보이지도 않는 얼룩이라든지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입었다든지 그것도 아니면 내려다본 발끝에 묻은 흙 조각이라든지 매번 완벽하지 자신의 모습을 핑계로 망설이고 있었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쉬운 좋아해 라는 세 글자가 도연이에게 만은 핵폭탄이라도 되는 듯 조심스럽기만 했다.

 저녁 내내 거울을 보며 연습했던 말들을 입에 담고 오물거리던 아영이는 한참 망설이다가 수혁이를 불렀지만 그날은 소매에 삐져나온 실밥이 거슬려 고백하지 못하고 애꿋은 시간만 물었다.

 “오..오빠. 있잖아.. 지금 몇시야!”

 “무슨 시간을 화를 내면서 물어봐? 11시 11분”

 “11시 11분? 시간이랑 숫자가 다 같은 시간을 보면 누가 좋아하는 거래. 누가 오빠 좋아하나봐.”

 그게 고백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나라는 것 까지 말하지 못했지만 수혁이 앞에서 망설이던 세 글자가 온전히 다 들어가 있는 고백이였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초등학생 소꿉놀이 일지 몰라도 몇 번을 망설이던 도연이에게는 가슴 터지게 외치던 고백이었다.

 수혁이가 그 말을 듣고 도연이 마음까지 제대로 알아들었는지는 아니면 그저 미신으로 치부하고 듣는 순간 웃으며 넘겼는지는 알 수 없어도 도연이에게는 세 글자가 붙어서 입을 떠난 것만 해도 성공 한 거 같은 고백이었다.

 

 “도연아? 백도연! 백도연씨!!”

 “네? 왜요?”

 “어째 나 같은 사람을 앞에 두고 딴 생각을 할 수 있지? 너무 이율배반적이지 않아?”

 “왜 불렀어요?”

 “뭐 도와 줄 거냐고 물어봤어”

 “응? 뭘 도와줘요?”

 “나 내일부터 공연하는데 파트너이자 여자 친구라는 사람이 너무 관심 없는 거 아니야?”

 “알고 있었어요. 근데 저 진짜로 뭘 하죠?”

 한참을 둘이서 공과 사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하며 대화를 나눴다.

 로맨틱한 땡땡이를 끝내고 두꺼운 공연장 문을 나오자 화장실을 다녀오는 중이였는지 젓은 손을 털고 지나가는 수진이와 눈을 마주쳤다.

 “언.. 언니? 어디 다녀오세요?”

 수진이는 슬쩍 올라가던 입 꼬리는 헛기침으로 가리고는 말했다.

 “요즘 자꾸 말을 더듬더니 찔리는 게 있어서 그랬구나?”

 “아.. 아니.. 그게요”

 “또 더듬네. 뭐 잘못한 거 있어? 왜 말을 못해! 이사람이 내사람이다. 이남자가 내남자다 왜 말을 못하냐고”

 “언니....”

 “너무 지난 대산가? 너도 얘 낳아봐라 TV보는 것도 마음먹고 본다. 얘들은 체력도 없는지 유치원에서 그렇게 놀고도 나만 보면 놀아 달라고 안기는데 뭐라도 할 수가 있어야지. 그러지 말고 도연아. 나를 위한다 생각하고 왠만하면 cctv아래서 좀 찐하게 키스해라. 집에서 못하는 눈요기 여기서라도 좀 하게. 해”

 “언니!”

 수진이 말을 다 듣고 나서야 놀리는걸 알았는지 언니라는 말 한마디만 하고 표표히 걸어 사무실로 들어갔다.

 

 “언제부터 알고 계셨어요?”

 “화요일부터요.”

 일요일 날 사귀고 월요일 날이 휴관일이라 하루 종일 붙어있었으니 화요일이라고 하면 처음 본 날부터 알고 있는 거였다.

 “그렇게 둘이서만 나가는데 모르는 게 이상하지 설마 비밀이었어요?”

 “도연이만 혼자만 비밀이에요”

 수진 이는 수혁이 말을 이해하고는 소리 내어 웃었다.

 “아직 애 같은 면이 있다니깐. 그래도 급한 일 해결하는데 시간을 꽤 쏟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얼마 안 걸렸네요. 내기라도 했으면 큰일 날 뻔 했어요”

 수진이는 저번 주 수혁이가 했던 말을 그대로 해주고 있었다. 달라진 거라고는 도연이 뒷모습을 보던 때이고 지금은 서로 마주 보고 있다는 거 말고는 없는 짧은 며칠이지만 그 하나만으로 아주 오래 전 일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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