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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웃이 용이다
작가 : 김거북
작품등록일 : 2017.7.28

옆집에 용이 산다?
첨탑 대신 아파트, 용사도 공주도 없는 이 21세기 대한민국에도 판타지가 존재한다.
이계에서 온 용이다와 숲에는 안 살아도 잠은 많은 인간 신하라가 그려나가는 신비하고 일상적인 로맨틱판타지.
이웃이 용이다!

 
13화. 목걸이의 행방.
작성일 : 17-07-29 22:00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4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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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헤어질 때까지 삽살개는 허공을 뛰놀았고 하라도 반쯤 붕 뜬 기분으로 신나게 떠들었다.

 

 세상에! 옆집에 마법사가 산다니!

 별 쓸모도 없고 필요도 없는 목걸이 덕분에 계 타게 생겼다!

 

 신나게 집에 돌아온 하라는 부모님이 돌아오시길 간절히 기다렸다.

 

 그 덕분에 간이고 뭐고 골치 아픈 것들은 싹 다 잊어버렸다.

 마법사와의 대화를 곱씹던 하라의 몸이 소파 위로 일 미터쯤 팍 튀어 올랐다.

 

 “아! 그거네!”

 

 목걸이를 주고 개를 만든 것처럼 가짜 간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거야!

 

 제법 기발한 생각이었다.

 제 생각에 도취된 하라가 상상의 나래를 활짝 폈다.

 좀 전에 했던 부탁이 이미 있다는 것도 홀랑 잊은 채 상상은 끝도 없이 달렸다.

 

 그럼 수술도 가짜로 하고 가짜 간을 준 다음 해외로 튀는 거지!

 

 아까 목걸이를 빌릴 필요가 없다고 했을 때 이다가 보인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꽤 귀찮은 부탁이겠지만 안 된다고 할 것 같지는 않았다.

 

 목걸이를 받으면 꼭 부탁해봐야겠다고 중얼거린 하라가 다시 현관문바라기를 시작했다.

 

 

 -

 

 

 부모님은 꽤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돌아오셨다.

 반쯤 잠이 든 채로 소파에 널브러져 있던 하라가 문 닫히는 소리에 깼다.

 

 “엄마, 나 물어볼 거 있어!”

 “다녀오셨어요는 얻다 팔아먹었어. 엄마 안 반가워?”

 “잘 다녀오신 건 눈으로만 봐도 알 수 있...아!”

 

 쥐어 박힌 머리를 감싸 쥐고 끙끙대자 엄마가 그래서 뭔데? 하고 무심하게 물었다.

 

 “나나나 그 목걸이! 까만 골동품 그거 좀 보여주세요!”

 “...? 그게 그렇게 궁금했어?”

 “어? 아니 내가 뭐 좀 볼 게 있어서.”

 

 옷 갈아입으러 들어가는 엄마 뒤를 졸졸 따라 들어간 하라의 손에 낡고 바랜 종이 상자 하나가 쥐어졌다.

 

 “열어봐. 거기 넣어두고 안 꺼내본지도 한참 됐네.”

 

 옷장 안 깊숙이 넣어둔 상자는 너무 가벼워서 꼭 빈 상자 같았다.

 열자 퀴퀴한 냄새가 피어오르고 반투명한 종이가...?

 

 “엄마...? 이거 왜 빈 상자야?”

 “뭐? 잘 봐봐. 손도 안 댔는데 그게 왜 비어.”

 “아냐, 봐봐. 이거 빈 상자 맞다니까?”

 

 상자를 앞으로 불쑥 내밀자 엄마가 고개를 돌려 안을 살폈다.

 든 건 펄럭이는 얇고 흰 포장지뿐이었다.

 포장지를 들자 상자 바닥 구석에 까만 부스러기 몇 조각이 나뒹굴었다.

 

 엄마의 얼굴에 의아함이 번지다가 이내 당황으로 물들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그게 어디 갈 리가 없는데? 태양아! 하라야 네 오빠 집에 있지? 태양아!”

 

 태양이 안방에 오자 엄마가 상자를 보여주며 다그쳐 물었다.

 

 “너 이 상자 열어본 적 있어?”

 “그게 뭔데요.”

 “본 적 없다는 거지?”

 “뭔지 알아야 열어보지. 왜요. 뭐 없어졌어?”

 “어. 엄마가 여기 목걸이 넣어뒀는데 없어. 집에 도둑이 들었음 처박아둔 이것만 달랑 가져갔을 리도 없고 이게 어디 갔지?”

 

 온 장롱이며 안방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목걸이를 찾진 못했다.

 

 곧이어 돌아온 아빠까지 합세해 몇 시간이나 온 집안을 털었지만 동전 몇 개와 태양의 게임기 하나, 열쇠 하나, 머리끈 무더기를 찾았을 뿐이었다.

 

 “하라야, 어쩌지? 엄마가 잘 보관해둔다고 넣어뒀는데 없어졌어.... 미안해.”

 “중간중간 잘 있나 열어나 볼 걸. 꺼내보면 괜한 거나 생각날까봐 손도 안 댔더니만.... 아빠도 미안하다. 하필 그게 왜....”

 “...아냐. 그럴 수도 있지. 소중한 건 아니니까 됐어요. 그냥 넘어가.”

 

 말은 웃으며 했지만 마음속은 불안하게 요동쳤다.

 

 이런 절호의 찬스를 날려먹게 생겼다니! 이게 뭐야! 어쩐지 잘 풀린다 했다.

 재수탱이 영감이 놓고 간걸로 기적을 이루나 했더니 개뿔! 이것도 다 영감탱이 때문이야!

 

 침대에 엎드려 발을 동동 구르다 문득 이것도 다 들은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뭐든 다 알고 있는 사람이니 그럴싸하게 느껴졌다.

 마법사니까, 이 짧은 한 마디면 뭐든 이해 못 할 것이 없었다.

 

 “약속하자고 그렇게 볶아댔는데... 중요한 거 같던데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파토난 거지.... 그거야 그렇다 쳐도 대체 그게 어딜 가? 설마 그게 엄청 중요한 거라서 진짜 그것만 훔쳐갔나?”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어떤 것도 옳아보이지는 않았다.

 하라는 그렇게 간 생각은 홀랑 잊어버린 채 딴 생각으로 또 한 번 밤을 지새웠다.

 

 

 -

 

 

 아침 아홉시. 결전의 시간이 왔다.

 

 날이 밝기 시작하면서부터 멀어져간 마법의 꿈이 아홉시를 알리는 탁상시계의 반짝임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마음이 비워지자 오히려 편안해진 하라가 복도로 나섰다.

 찌뿌듯한 몸에 졸음이 살짝 몰려왔다가 폐로 흠뻑 스며든 아침 냄새에 밀려났다.

 

 얼마나 기대했으면 이다가 먼저 나와 복도를 서성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제가 잃어버린 것도 아닌데 괜히 미안해졌다.

 

 “왔어?”

 “네.... 되게 푹 자신 것 같네요. 얼굴이 반질반질... 건강해보이시네요....”

 “정말 오랜만에 다리 쭉 뻗고 잤거든. 드디어 보겠네. 목걸이는?”

 “아... 그거요.”

 

 해사한 얼굴로 눈을 반짝인 이다가 하라의 양 손을 살폈다.

 하라는 눈을 깜빡이며 이다의 시선을 피했다.

 

 “없네? 보고 싶은 마법이 더 늘었다거나, 조건이 생겼다거나?”

 

 목걸이가 없어졌다는 건 상상도 못하겠는지 이다가 가벼운 어조로 물었다.

 

 “아,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그게... 문제가 생겼어요.”

 “...문제라면 어떤.”

 “이게, 상자거든요.”

 

 하라가 품에서 낡고 빨간 상자를 꺼내 이다에게 내밀었다.

 이다가 조심스레 받아들어 여는 동안 하라는 그간의 상황을 줄줄 읊기 시작했다.

 

 “엄마가 여기 넣어서 보관하셨다는데 그동안 열어본 적 없다는데 그게 막! 없어요! 텅 비어서 온 집안을 다 뒤졌는데 안 보여요! 이거는 사진인데!”

 

 엄마가 모습이라도 보라고 앨범에서 꺼내다준 사진을 건네자 이다의 동공이 확 커졌다.

 

 “이게 왜 이렇게 까매.”

 “에? 이거 원래 이렇게 까맸다고 그랬는데.”

 “원래 이랬다고?”

 

 하라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다의 얼굴이 바짝 굳었다.

 사진을 눈 가까이 가져가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맞는데 하고 중얼거렸다.

 

 “그게 맞기는 한 거예요?”

 “확실한데, 누가 손댄 건가? 이 목걸이 준 사람이 네.... 뭐라고 해야 하지?”

 

 이 와중에 이다가 조심스레 말을 고르자 하라가 정답을 던져줬다.

 

 “친부도 아니에요. 그냥 인간이라고 하세요.”

 “인간.... 그래. 아무튼 그 인간이 너랑 같이 둔 거라고 했지?”

 “맞아요.”

 “그 쪽에서 바꿨을까? 분명히 다른데 변한 게 없어.”

 “그게 무슨 소리에요? 다른데 같다구요? 대체 뭐가 다른데요? 엄마한테 물어볼까요? 뭐가 다른지?”

 

 이다는 대답은 않고 생각에 잠겨 사진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꼭 사진이 답을 줄 것처럼 보던 이다가 고개를 들어 하라를 쳐다봤다.

 

 하라의 전신에선 여전히 초록빛이 오로라처럼 일렁였다.

 그 찬란한 마나의 커튼은 보통의 인간이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

 

 “어째서 그대로지?”

 

 목걸이가 네 수중에 없다면 어째서 넌 온 몸에 마나가 차오르는 건데?

 이다가 뒷말을 삼키며 하라의 온 몸을 살폈다.

 

 하라의 주위는 작은 숲 같다.

 공기 중에 희박하게 떠도는 혼탁한 마나들이 하라의 몸 쪽으로 끌려 들어가면 곧 순도 높은 마나가 되어 하라의 주위에 머물렀다.

 

 온 몸이 마나 정화기였다.

 단순히 ‘체질’같은 단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다.

 이다는 이런 현상을 일으킬만한 것을 딱 하나 알고 있었다.

 

 혼자 중얼거리다 말이 없는 이다에게 하라가 뭐냐고 되물으려는 순간, 그는 자취를 감췄다.

 

 양 손에 상자와 사진을 든 채로.

 

 

 -

 

 

 이다는 하라의 앞에 서있었다.

 하라는 주위를 열심히 두리번거렸다.

 

 "뭐야. 어디 갔어? 설마 이대로 간 거야? 뭐가 그대론데? 알려나 주고 가야할 거 아냐...?"

 

 휑하니 사라진 이다 때문에 혼자 멍하니 서있는 하라는 정신이 없어보였다.

 사라진 게 아니라 하라가 보지 못할 뿐이었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주위와 완벽히 동화된 몸은 이다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다.

 이다가 몸을 투명하게 만든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목걸이는 이미 오래전 중요한 것을 상실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다의 온 몸에 강렬하게 감지되고 있었다.

 

 말이 안 되지만 목걸이는 하라의 수중에 있는 게 분명했다.

 

 손을 휘둘러 제 주위의 소리를 차단한 이다가 하라의 주위를 빙 둘러보며 홀린 듯 혼잣말을 시작했다.

 

 “분명 지금도 느껴져. 예전보단 많이 약해졌지만 기능은 하고 있어. 목걸이는 망가진 게 아냐.”

 

 확신에 찬 얼굴이 손에 든 사진을 내려다 본 뒤 흐릿해졌다.

 

 “투명해야하는데 까맣게 죽었다...? 이정도면 불투명하긴 해도 반짝거려야할 텐데 어떻게 여전히 정화중인 거지? 사라져놓고 이 근처에 여전히 있는 건 왤까.”

 

 이다의 눈이 가늘어졌다.

 평범한 인간의 근처를 맴도는 신물이라니.

 

 신 또는 그에 준할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만이 다룰 수 있다는 궁극의 물건이다.

 세상을 정화하고 힘을 증폭시키거나 완전히 소멸시키는, 거대한 축복이자 저주였다.

 한 인간에게 종속되길 바라는 것처럼 맴도는 모습은 신물답지 않았다.

 

 가장 강한 자의 손에만 쥐어진다는 신물이 별 힘도 없는 인간에게?

 

 이다가 눈을 감자 이마 위로 복잡한 문양이 떠올랐다.

 원이 몇 겹이나 겹쳐지고 그 사이로 유려한 곡선으로 된 문자와 직선, 수식이 오가는 문양은 파르스름하게 빛나다 사라졌다.

 사라진 순간 눈을 뜨자 동공에 푸른빛이 맺혔다.

 빛이 어린 이다의 눈에 하라의 모습이 여느 때와 다르게 보였다.

 

 형상은 그대로인데 외양이 아닌 온 몸의 혈맥이 드러났다.

 뼈대와 펄떡이는 장기, 그 위로 빼곡한 혈맥은 엑스레이를 쬔 투시도 같았다.

 혈맥 안을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것은 피 뿐만이 아니었다.

 이다의 눈엔 뚜렷하게 끊임없이 움직이는 초록빛 무언가가 보였다.

 

 그건 미세하게 퍼진 혈맥을 타고 다니다 장기로 향하기도 했다.

 규칙적인 움직임 없이 저 가고 싶은 데로 마구 달렸다.

 그렇게 온 몸을 돌고 나면 하라의 위쪽 등뼈 가운데로 들어갔다.

 

 나오는 빛은 짙은데 들어가는 빛은 한없이 여리고 옅었다.

 등뼈의 무언가는 강하진 않지만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흥미롭군. 목걸이는 없는데 정화가 되고 있다? 어떻게?”

 

 분명 하라의 무언가가 마나를 잡아 당겨 정화시키고 있었다.

 원래라면 목걸이가 하고 있어야 할 일이 몸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다가 하라의 등으로 손을 뻗다 멈칫했다.

 편히 보려면 하라가 잠들어있는 게 좋았다.

 

 “밤에 슬쩍 살펴봐야겠군.”

 

 신물을 멋대로 빼내려다간 저항 때문에 하라가 다칠 수도 있었다.

 이다는 우선 찾은데 의의를 두기로 하고 한 발 물러섰다.

 

 아직까지는 시간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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