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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실연 다이어트
작가 : 도진
작품등록일 : 2017.7.27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살을 빼기 위해 거짓 이별을 하는 한 남자 이야기

 
3. 실연 다이어트
작성일 : 17-07-29 15:26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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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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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인게 싫어 3년 전부터 해 오던 버릇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젊은 경비원이 기계처럼 인사를 한다.

 

 주차장에는 검정색 스포츠카가 나홀로 주차 되어 있었다.

 

 우영은 선글라스를 끼고 차를 출발 시켰다.

 

 

 미나는 아침부터 머리가 빙빙 돌았다.

 

 못 마시는 술을 억지로 부어 됐으니 몸이 멀쩡할 리가 없었다.

 

 콩나물국에 이끌려 거실에 나오자 엄마가 엉덩이를 흔들며 음식을 하고 있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나?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마시며 엄마의 눈치를 살폈다.

 

 왠지 불길하다.

 

 조용히 식탁에 앉자 엄마가 내앞에 콩나물국을 대령한다.

 

 평소 같으면 다 큰 여자가 술이 떡이 되게 마셨다고 한 소리 할게 뻔한데 실실 웃고 있는 엄마의 표정이 왠지 불길하다.

 

 그녀는 콩나물국을 먹다 말고 엄마를 올려다 본다.

 

 "엄마! 혹시..... 복권 당첨 됐어?"

 

 "아침부터 시답지 않는 소리 하지 말고 어제 그 남자 말이야...."

 

 그 남자?

 

 엄마는 평소와 다르게 내옆에 다가와 계속 말을 이었다.

 

 "그 남자가 니가 요즘 사귀는 준호라는 놈이야?"

 

 어제 준호와 헤어졌다.

 

 그럼 누가 나를 데려다 준 거지?

 

 갑자기 콩나물국을 먹다 말고 멘붕이 왔다.

 

 미나는 재빨리 자신의 옷을 내려다 본다.

 

 어제 입은 옷 그대로다.

 

 "후~ 다행이다.

 

 일단 엄마에게 준호라고 거짓말을 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다시는 볼일이 없기 때문이다.

 

 미나는 콩나물국에 밥까지 말아가며 벌써 두그릇이나 먹고 있었다.

 

 소식을 하는 엄마는 이미 식사를 끝내고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베란다로 나가셨다.

 

 "오늘도 남자가 집앞까지 태우려 왔네 여자는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라고 말하면서 콩나물국을 먹고 있는 나를 쳐다 본다.

 

 그녀는 방으로 들어와 어제의 기억을 곰곰히 되새겨 본다.

 

 하지만 포장마차에서 소주와 매운닭발, 꼼장어, 국수, 순대, 떡뽁이, 어묵을 먹을 기억 밖에 없다.

 

 그 뒤로는 필름이 끊긴 것처럼 아무런 기억이 없었다.

 

 거기다 어제 산 옷도 안 보인다.

 

 집안 곳곳을 샅샅히 뒤져봐도 쇼핑백은 보이지 않았다.

 

 "잃어버렸나 보네.....차라리 잘됐어 어차피 입지도 못하는 옷인데.......뭘"

 

 그녀에게는 두개의 옷장이 있었다.

 

 한쪽은 지금 입는 옷들이었고 또 한쪽에는 입고 싶은 옷들을 걸어 놓았다.

 

 지금 입고 있는 옷들은 전부다 어둡고 우중충한 색깔들뿐이고 거의 라인이 들어 가지 않는 박스 스타일었다.

 

 거기에 반해 나중에 입고 싶은 옷들은 하나같이 밝고 화사하고 여성미가 강조되는 라인이 있는 옷들이었다.

 

 하지만 단 한번도 입은 적이 없었다.

 

 그냥 보는 걸로만 만족하는 디스플레이용이었다.

 

 살을 빼기 위해 원푸드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 한방 다이어트 등 좋다는 다이어트라는 다이어트는 다해 봤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 언제나 나약해 지는 나였다.

 

 미나는 못 입는 옷이 걸려있는 옷장을 닫고 다른 옷장을 열어 옷을 꺼내 입었다.

 

 엄마는 내가 회사에서 짤릴 줄 모르기 때문에 일단 출근을 해야했다.

 

 검은색 정장에 흰색 블라우스를 입었다.

 

 오늘까지 얼굴까지 늙어 보인다.

 

 눈가에 기미도 생겼다.

 

 최고의 커버를 자랑하는 R비비크림으로 기미를 가리고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다녀 오겠습니다."

 

 일단 나오기는 했지만 갈때가 없었다.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그녀는 길 잃은 똥강아지 마냥 주변을 서성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늙지 않을려고 버스를 타기 위해 절력질주를 했을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하나 둘씩 가버리자 어느덧 버스정류장에는 그녀밖에 없었다.

 

 그때 미나의 머릿속에 가고 싶은 곳이 하나 생각이 났다.

 

 때마침 버스가 오고 있었다.

 

 미나는 재빨리 버스에 몸을 실었다.

 

 

 

 우영이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작고 아담한 카페 앞이었다.

 

 그가 일하는 곳이다.

 

 카페에 들어서자 우리카페 얼굴 마담인 수호가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이녀석 또한 가슴 한쪽이 아픈 아이다.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할머니 손에 자랐는데 나쁜 아이들과 어울려 유치장까지 갔다 온 녀석이다.

 

 어쩐다 보니 인연이 되어서 같이 일하게 되었다.

 

 지금은 고등 검정고시를 준비중이다.

 

 우영은 평소처럼 지정석에 앉아 신문을 펴 들었다.

 

 찬희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아메리카노를 탁자에 놓는다.

 

 "사장님 커피 대령이요"

 

 고개를 들어보니 이마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또 누군가와 한판 붙었나 보다

 

 고등학교때 전국 복싱대회까지 나간 녀석이었지만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그만 두게 되자 문제아가 되어 버린 케이스였다.

 

 한동안 방황도 했지만 뒤늦게 바리스타라는 꿈을 찾아 지금은 나한테 커피를 배우고 있다.

 

 "너 얼굴 꼴이 그게 뭐야?"

 

 "죄송합니다."

 

 찬희는 정말로 죄송한지 고개를 푹 숙이고 서 있었다.

 

 "한번 더 다치고 오면 바로 이거다."

 

 우영은 손을 목에다 대고 짤리는 시늉을 했다.

 

 찬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로 없을 거라며 손이 발이 되게 빌었다.

 

 "그런데 새미는 아직이야?"

 

 "네"

 

 새미는 며칠째 결근이다.

 

 얼굴이 반반해서 뽑아 줬더니 자기 마음대로다.

 

 이제 봐줄만큼 봐줬다.

 

 우영은 며칠전에 준비해 둔 직원공고를 들고 밖으로 나가 유리창에 붙였다.

 

 

 

 미나가 도착한 곳은 준호의 오피스텔이었다.

 

 그녀는 몇번을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갔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거야! 사촌 동생 일수도 있잖아"

 

 그녀는 아직도 준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으로 올라갔다.

 

 띵~ 어느새 12층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돌며 바로 준호의 집이다.

 

 조용히 걸어갔다.

 

 그런데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코너를 돌자 준호가 어떤여자와 팔짱을 끼며 다정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처음 보는 그의 해맑은 모습이었다.

 

 그는 내가 선물한 스트라이프 와이셔츠를 입고 있었다.

 

 여자의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준호에게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여자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미나는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버렸다.

 

 그 여자는 다름아닌 우히 회사에서 예쁜이로 통하는 민정씨였다.

 

 언제 둘이 저렇게 친해졌지?

 

 회식자리에 준호가 나를 데리러 온 적이 있었다.

 

 아마도 그때 둘이 눈이 맞은 것 같다.

 

 생각에 잠긴 미나는 준호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걸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뒤늦게 상황을 판단한 그녀는 재빨리 엘리베이터 쪽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1층에 내려가 있었다.

 

 급한 마음에 재빨리 비상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속도는 점점 느려지다 이제는 제자리에 멈춰섰다.

 

 바보 같았다.

 

 이미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하지만 울고 싶지는 않았다.

 

 울면 자신이 더 비참해 진다는 생각에 고개를 뒤로 젖혀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그러나 눈물은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강물처럼 흐르고 또 흘렸다.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야 이제 그만 울자 사실 준호도 내가 먼저 좋아해서 고백한 거잖아'

 

 눈물을 훔치고 아래층으로 성큼성큼 걸어 내려갔다.

 

 1층에 도착하자 자신의 차에 민정이를 태우는 준호의 모습이 보였다.

 

 문까지 직접 열어주며 머리가 부딫힐까봐 손까지 대 주고 있었다.

 

 전에 볼 수 없었던 다정한 준호의 모습이었다.

 

 차를 출발하자 갑자기 허기가 졌다.

 

 그녀는 가까운 편의점으로 향했다.

 

 불고기 삼각깁밥3개, 참치 샌드위치 2개, 크림빵 2개, 음료수, 도시락 , 과자, 초콜렛, 커피, 라면등등 모두 계산해서 3만원이 나왔다.

 

 음식들을 창문가로 가지고 가서 하나씩 먹기 시작했다.

 

 시린 가슴을 음식으로 채우는 중이었다.

 

 채운다고 채워지지는 않겠지만 그녀만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었다.

 

 또 살이 찌겠지만 상관 없었다.

 

 입에 크림까지 묻혀 가며 크림빵을 먹다가 울다가 먹다가 울다가를 반복했다.

 

 알바생은 미친여자 줄 알고 미나를 계속 지켜 보고 있었다.

 

 

 

 찬희는 유치창을 닫기 위해 걸레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유리창을 닦다가 사장님이 붙인 직원공고를 유심히 살펴본다.

 

 놀란 찬희는 재빨리 직원공고를 유리창에서 떼어내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커피를 마시고 있던 우영이 다급히 뛰어오는 찬희의 모습에 긴장한다.

 

 "무슨 일 생겼어?"

 

 "헥~헥 사....사장님 이 직원공고 잘못 붙인 것 아니예요?"

 

 우영은 이내 아무일 없다는 듯이 커피를 계속 마셨다.

 

 커피잔을 닦고 있던 수호가 찬희에게 다가와 종이를 빼앗아 읽어본다.

 

 "사장님.........이건.......너무......요즘은 얼굴이 얼마나 중요한데......."

 

 "잔말 말고 얼른 가서 다시 붙여!"

 

 수호와 찬희는 우영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었다.

 

 사장님이 망하려고 작정하지 않는 이상 이런 공고를 낼 일이 없다는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찬희는 다시 밖으로 나가 직원공고를 다시 붙이고 입김을 불어가며 유리창을 깨끗이 닦았다.

 

 사장님 집에 무슨 일 있나?

 

 

 어느새 다 먹은 미나는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담아 주변 정리를 했다.

 

 이 많은걸 자신이 다 먹었다는 생각에 기가 막혔다.

 

 오늘도 역시나 속이 더부룩했다.

 

 잠시 약국에 들러 소화제를 사 먹었다.

 

 트림을 하고 나니 그나마 살 것 같았다.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었다.

 

 우선 일자리부터 구하는게 먼저였다.

 

 미나는 길거리에 꽃혀 있는 벼룩시장 한권을 꺼내 가까운 공원으로 갔다.

 

 그녀는 구인광고를 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빨간펜으로 동그라마를 쳤다.

 

 하지만 요구조건에 대부분이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용모 단정'

 

 일단 가까운 주변부터 전화를 걸었다.

 

 "직원 구하셨어요?"

 

 "네"

 

 전화를 끊고 동그라미에 빨강펜으로 엑스를 쳤다.

 

 수십통 전화를 건 끝에 세 곳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면접을 보러 가기 전에 공원 화장실에 들러 용모를 단정히 했다.

 

 거울을 보며 미소도 지어 보지만 억지로 웃었더니 경련이 일어났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도 아니고.....이게 뭐하는 짓인지 원......"

 

 내가 첫번째로 면접을 볼 곳은 패스트푸드 가게였다.

 

 사장으로 보이는 대머리 배불뚝이는 이력서를 보며 나를 위 아래 훓어 보았다.

 

 "32살이라........나이가 꽤 많네요"

 

 "이런일 해 본적 있어요? 이런일 하려면 몸이 가벼워야 하는데 몸이 무거워서 힘들지 않겠어요"

 

 남자는 대놓고 나를 비웃고 있었다.

 

 지 몸이나 생각하지! 지는 대머리에 배불뚝이면서 어디서 지적질이야!

 

 미나는 올라오는 화를 간신히 참고 있었다.

 

 "시켜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죄송해요 저희는 용모단정한 사람을 구해서요"

 

 대머리는 미련없이 이력서를 탁자에 두고 가버렸다.

 

 "내가 더러워서 안한다. 퉤! 퉤!"

 

 다음곳도 그 다음곳도 내 용모를 보더니 전부다 퇴짜를 놓았다.

 

 이러다 백조 되는 것 아냐?

 

 미나는 힘없이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어느 카페 유리문에 직원공고라는 종이가 붙여져 있었다.

 

 그녀는 유리문에 적혀있는 직원 공고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뚱뚱하고 못생긴 여직원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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