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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놈의 웬수들
작가 : 소별왕
작품등록일 : 2017.7.27

한국 전통 퓨전 판타지 소설!
신령, 악령, 도깨비, 이승은 물론 저승까지!
영과 함께 살아가는 소년소녀들의 모험 이야기.

 
전조 2
작성일 : 17-07-29 12:16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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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거대한 베레모를 쓰고 있는 서당이, 복도 창문에 매달려서 교실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신우와 눈이 마주친 서당은 손을 흔들려고 매달린 한 쪽 손을 땟다가, 그대로 아래로 사라진다. 아이들의 입에서 걱정어린 탄식이 새어나온다.

  “뭐야, 결국 학교에 온 거야?”

  신우도 얼이 빠진 표정이다. 설마 학교에서 서당을 보게 될 줄이야. 서당은 다시 기어 올라와 창문에 매달린다. 이번에는 고갯짓만으로 인사를 보낸다.

  “이정욱.”

  “아, 네!”

  갑작스런 피타고라스의 부름에 정욱은 허리를 바짝 세운다.

  “너 보아하니 저 아기랑 아는 사이 같은데, 누구냐? 니 조카야?”

  “그, 그게...”

  정욱은 신우를 슬쩍 내려다본다. 둘의 시선이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인다. 우정의 텔레파시가 통했다. 그리고

  “신우의 조카입니다!”

  “제 동생입니다!”

  서로 다른 대답을 쿨하게 내지른다. 당황하여 서로를 다시 마주 본 뒤,

  “신우의 동생입니다!”

  “제 조카입니다!”

  또 다시 엇갈린 대답을 한다. 안쓰럽다. 우정의 텔레파시는 개뿔,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다.

  “...저러고도 친구라고.”

  피타고라스가 혀를 차고는 창문으로 향한다. 서당은 마치 동물원이라도 구경하는 듯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안을 바라본다. 창문을 열고 피타고라스가 서당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끼워 들어올린다. 대롱대롱 메달린 그 귀여운 모습에 아이들은 다시 한 번 탄성을 지른다.

  “애기야. 신우 형 보러 왔니?”

  “형? 신우는 내 형이 아니네만.”

  당당하게 반말을 날리는 서당. 만일 학생이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면 당장에 학생부에 넘겼을 테지만, 이런 아기의 반말은 그저 귀여울 뿐이다.

  “우쮸쮸. 그랬쪄요? 또박또박 말도 잘 하네.”

  “뭐하는 짓인가! 나를 애 취급하지 말게!”

  피타고라스는 서당을 교탁으로 데리고 온다. 반 아이들이야 귀엽다고 난리가 났지만 정작 신우와 정욱은 얼굴에 경련이라도 돋은 느낌이다.

  “근데 그러면 우리 아기는 신우랑 무슨 관계니?”

  서당은 당당하게 팔짱을 낀다.

  “나는 신우의 가족일세!”

  “가족? 그러면 동생이란 거잖아? 아, 아직 어려서 형이랑 동생이란 말이 뭔지 잘 모르는구나?”

  “내가 그것도 모를 것 같은가? 나와 신우는 형제가 아니네.”

  “무슨 소리야. 가족인데 형제가 아니라면...”

  갑작스레 조용해지는 반의 분위기. 그리고 조금씩 수렁이 펼쳐진다.

  “...아들?”

  “뭐야 신우 애 아빠였어?”

  작게 수군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만이 반 안을 울린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진짜 신우 애야?”

  “신우... 어떻게... 와...”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여기서 바로잡지 못 한다면 자신의 학교생활은 끝이다. 시계를 본다. 종 치기 불과 5분 전. 데드라인은 5분이다. 쉬는 시간이 되면 끝장이다. 소문이 학교 전체를 돌아다닐 것이다.

  “애가 3살은 되 보이는데 그럼 일을 중학교 때 친 거야?”

  “이, 일을 치다니... 신우 실망이야.”

  “아, 아니 얘들아.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신우.”

  하지만 가차 없이 신우의 말을 끊어버리는 피타고라스.

  “네, 네!”

  “잠깐 나 좀 볼까. 어차피 곧 종도 치고 하니 지금 교무실로 따라와라.”

  신우는 절망스런 눈으로 정욱을 바라본다.

  “걱정 마. 오해는 내가 풀어놓을 테니까.”

  신우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피타고라스를 따라 반을 나선다. 서당은 아무 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쫄래쫄래 신우를 따라 나선다.

  문이 닫히기 무섭게 아이들은 요란스레 떠들기 시작한다.

  “자... 어떡한다.”

  정욱은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교탁으로 향한다.

 

  수업 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린다. 정욱은 간신히 데드라인에 맞춰 아슬아슬하게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정욱은 교무실로 향한다. 신우가 어떤 꼴을 당하고 있는지 걱정이 돼서이다.

  하지만, 교무실에서는 정욱의 노고와는 전혀 동 떨어진 배틀이 벌어지고 있다.

  “에이, 선생님도. 어디를 봐서 걔가 서당보다 귀엽다는 거에요?”

  “야 이 눔아. 눈깔이가 뼜냐? 얘가 더 귀엽지 어디 서당이 더 귀여워? 그리고 우리 딸은 사진 빨이 잘 안 받아. 실제로 보면 너 깨물어 주고 싶어질걸?”

  “뽀샾 떡칠인 사진관 사진이 그 정도라면 실제로 본다 해도 서당한테는 안 돼요. 거기서 한 백배쯤 귀여워지지 않으면 우리 서당의 손톱도 따라올 수 없을 겁니다.”

  “햐아, 정말. 너 안과라도 가봐야 되는 거 아니냐?”

  “제가 안과를 가면 선생님은 정신과를 가야 돼요.”

  “뭐야 임마?!”

  바로 팔불출 배틀이.

  “야, 서당. 너 이 사진 한 번 봐봐. 너보다 귀엽냐?”

  “전혀. 나보다 귀여우려면 강아지를 한 트럭은 싣고 와야 할 걸세, 피타고라스.”

  “뭐, 뭔고라스?! 신우 너 이 자식 내가 그 별명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면서 얘한테도 그걸 알려 준거냐?!”

  “말 돌리지 마요, 쌤.”

  정욱은 한숨을 쉬며 눈을 덮는다.

  “걱정한 내가 등신이지...”

 

  콩깍지 배틀은 결국 무승부로 끝나고 신우는 다음 수업 준비를 위해 교무실을 나선다. 그의 곁에서 정욱이 함께 걷는다.

  “피타고라스가 별 오해는 안 했나보네?”

  “내가 누구냐. 이유림 만큼은 아니어도 꽤나 선생님들의 신의를 받고 있다고. 잘 해결됐어.”

  호오, 감탄사를 뱉으며 정욱은 양 손을 깍지 껴 머리 뒤에 댄다. 그리고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는지 서당에게 묻는다.

  “그런데 너 고시원에서 어떻게 빠져 나왔냐?”

  서당은 영웅담이라도 말 하는 것처럼 위풍당당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종이가방을 뒤집어쓰고 나왔다네.”

  “...뭐?”

  신우는 급작스런 현기증이 돌아 쓰러질 뻔 한다.

  “종이가방?”

  정욱도 어이없다는 말투로 되묻는다.

  “그렇네. 신우도령의 방에 있는 커다란 종이가방을 뒤집어쓰고 몰래 기어 나왔다네.”

  “...안 걸렸어?”

  “안 걸렸으니 여기 이렇게 와 있는 거 아닌가. 나 정도 되니까 가능한 게지, 다른 영들이었다면 꿈도 못 꿨을 걸세.”

  주인아저씨가 CCTV라도 보는 날이면 모든 게 끝장이라고 신우는 생각한다. 하지만 꾸짖을 수는 없다. 저렇게나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얘기하는 데 어떻게 찬물을 뿌릴 수 있겠는가. 나중에, 나중에 고시원으로 돌아가면 이야기하자.

  그렇게 교실로 향하던 신우와 정욱을 갑자기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에워싼다.

  “뭐, 뭐야?”

  당황한 신우를 향해 대표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걸어 나온다.

  “신우야. 부탁이 있어.”

  “뭔데?”

  “그... 서당이라고 했지? 한 번만 안아 봐도 돼?”

  “...뭐?”

  그제서야 신우는 아이들의 눈빛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귀여운 강아지를 보는 듯한 그런 눈빛.

  “아, 그게... 서당아 괜찮아?”

  “뭐 닳는 것도 아니니 상관없네. 모자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말일세.”

  신우는 자기 머리를 꼭 끌어안고 있는 서당을 떼서 앞의 여학생에게 넘긴다. 여학생은 떨리는 손으로 서당을 마치 아기 안듯이 받아든다.

  “그렇게 조심스러워 할 필요 없어. 보기보다 튼튼하다구.”

  하지만 여학생은 신우의 말은 귀에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미 그녀는 서당과 함께 머나먼 우주로 여행을 떠나버린 것이다.

  “귀, 귀엽다...”

  소녀는 떨리는 손으로 신우를 꼭 끌어안고 등을 쓰다듬는다. 그 모습에 다른 여학생들도 서당에게 달려든다.

  여러 여학생들 사이에 끼어 있는 서당을 바라보며, 정욱은 입맛을 다신다.

  “이보게 정욱. 서당을 보는 눈에 번뇌가 끼어있네만.”

  “저 모습을 보면서도 번뇌가 안 끼는 니가 이상한 거야.”

  “그나저나 뿔이야 모자로 숨겼다고 해도 머리색 보고 난리칠 줄 알았는데 그러지도 않네.”

  “내가 변명을 잘 해 뒀지.”

  “뭐라고 했는데?”

  “사실 서당은 신우의 먼 조카뻘이었다가 동생으로 입양된 아이인데 신우의 사촌형이 워낙에 사이코 같은 인간이라 애한테 이런저런 약물실험을 많이 했었다고 말해뒀지.”

  “...너 내 사촌 형을 얼마나 나쁜 인간으로 만드는 거야?”

  “뭐, 상관없잖아. 어차피 속세와 인연을 끊으신 분인데.”

  “애들이 그 말을 믿어?”

  “공부 스트레스에 찌들어버린 애들이 뭔 말인들 안 믿겠냐. 너는 이미 죽어있다고 해도 믿을걸.”

  문득 신우의 눈에 경아가 들어온다. 여학생들의 무리 사이에 끼어 있는 경아는 서당을 들더니 유심히 들여다본다. 그리고는 이내 씨익 미소 짓고는 옆의 아이에게 서당을 건네고 사라진다.

  “그러고 보니 오늘 경아가 나 흉이라고 조심 하랬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별 일 없네.”

  “지금 니 눈앞에 서당이 있는데도 별 일이 아니냐?”

  “그건 길한 거잖아? 학교에서도 서당을 볼 수 있으니.”

  “행복회로 잘 돌아간다야. 써멀 구리스 듬뿍 발랐나보네.”

  때마침 쉬는 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린다. 아이들은 아쉬운 눈빛으로 서당을 신우에게 돌려준다.

  “다음 쉬는 시간에도 힐링 부탁할게.”

  여학생의 무리는 뿔뿔이 흩어져서 각자의 반으로 돌아간다. 신우도 서당을 안고 서둘러 교실로 향한다. 교무실이 있는 곳은 후관이고 신우와 정욱의 교실이 있는 곳은 본관이기에 서두르지 않으면 수업에 늦는다.

  “이보게, 신우도령.”

  “응? 왜 그래, 서당.”

  “아까 내 주변에 있던 아이들 중에 말이네만... 영의 냄새가 나는 아이가 하나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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