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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카톡에 갇히다
작가 : 레일
작품등록일 : 2016.8.18

매일 야근에 기달리던 이유인, 지옥같은 야근 중에 카톡에서 '알 수 없음' 으로 부터 게임 초대 메세지가 온다.
호기심에 메세지를 수락한 이유인은 기억을 잃은 채 어느 방에 갇히게 된다. 하얀 안개 속에, 노트북 하나 뿐인 이유인은 이 방을 탈출할 궁리를 하는데...
빠져나갈 곳 없는 숨 막히는 서바이벌 게임, 과연 유인의 운명은?

 
시작으로 가는 길
작성일 : 16-08-23 03:29     조회 : 344     추천 : 1     분량 : 4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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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작

 (탐정이라.. 특성과 보조 조건을 꼼꼼히 읽어보았다. 안개 조절. 안개 조절은 어떻게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노트북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가 작아지고, 화면은 아무것도 없이 새하얘졌으며 젊은 여성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인공지능 특유의 어색한 어투에 딱딱하고 지루한 톤이었다.

 

 “안녕하십니까?”

 

 “뭐야, 갑자기?”

 

 “본래 특성은 게임 전에는 비활성화 상태지만 안내를 위해 일시적으로 활성화됩니다. 이에 동의하십니까?”

 

 “...예”

 

 갑작스런 상황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무심코 대답했다.

 

 “이번 안내는 안개 조절 능력입니다.”

 

 갑작스러운 빠른 진행. 내게는 별로 할 말도 없고, 있다 해도 이 여자가 듣고 싶어 하지 않아 보였다. 그녀의 언어 진군은 내 항의 따위는 모조리 무시해 버릴 기세였다.

 

 “손을 들어 올리십시오.”

 

 화면은 사람의 팔이 나타나더니 옆구리와 기억자가 되도록 뻗었다. 처음에는 멍하니 있었지만 더 이상 진행되지 않자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자 내 동작을 인식한 듯, 화면에 반응이 나타났다.

 

 “잘 하셨습니다.”

 

 영혼 없는 칭찬외에 효과음으로 귀에 상당히 거슬리는 박수 소리, 연령, 성별 무작위 군중의 환호 소리가 들렸다.

 순간 이 세계가 인공지능이 재패해버린 세계인 기분이 들었다. 딱딱하고 힘겨운 세께.

 

 “화면에 따라 주먹을 쥐십시오.”

 

 이번에도 역시 군말 없이 따라했고, 이에 따라 또다시 별 볼일 없는 칭찬과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귀에 거슬리는 건 여전했다. 차라리 그 지겨운 피아노 소리가 흥겹게 느껴질 정도였다.

 

 “오른손으로 왼손 팔목을 감으십시오”

 

 “이제 왼손을 천천히 펴보십시오”

 

 그러자 놀랍게도 왼손이 향한 방향에 있던 안개가 스멀스멀 옆으로 빠져나갔다. 덕분에 앞이 환해졌고 망막은 평범하게 앞이 비쳤다. 시야가 밝혀진 앞은 그저 그런, 똑같은 바닥타일에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 없이 넓은 방. 이러니, 4가 아무것도 없이 뱅뱅 돌고 있었지.

 

 “다시 주먹을 쥐십시오.”

 

 그러자 안개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

 

 “보셨듯이, 오른손이 왼손을 팔목을 감은 상태에서 안개 조절이 가능합니다. 주먹은 안개를 채우고, 보는 안개를 걷어냅니다.

 이상 설명을 마칩니다. 반복 하시겠습니까?”

 

 너무 짧은 안내와 생각보다 허접한 능력에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잠깐만, 이렇게 전체적으로 말고 뭔가, 밀도라던가 세밀하게 조절할 수는 없는 거야?”

 

 안내원이 순식간에 저 멀리 사라질 것 같은 느낌에 다급히 묻자 나 자신이 엄청난 바보가 된 기분이 들었다. 사전에 정해진 대답만 프로그래밍된 인공지능이 ‘세밀’ 같은 화려한 단어를 갖춘 질문에 대답할 리가 없다는 점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그래, 이제 ‘죄송합니다. 형식이 잘못되었습니다.’ 따위의 불친절하고, 짜증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도도한 거절녀의 목소리가 들려올 테지. 그건 마치 ‘응, 너의 말은 들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그러니 예,아니오로만 대답해. 알겠어?’ 같은 거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이 인공지능은 생각보다 친절했다.

 

 “나중에 업데이트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잠깐, 너.. 사람 말 알아들을 수 있는거야?”

 

 “기존의 데이터 베이스로 어느정도 가능합니다.”

 

 “기존의 데이터 베이스라고?”

 

 나는 형체도 보이지 않는 목소리에게 되물었다. 시선은 백색 화면을 흩으며 보이지도 않는 형체를 찾아내려 애썼다. 그러자 시간이 다됐는지 화면 정가운데에 굴림체 문구가 나타났다.

 

 “이상, 안내를 종료합니다.”

 

 이후 화면은 팟, 하고 브라운관 TV가 켜지듯 처음 버전 정보로 되돌아왔다. 안내원과의 대화는 어딘가 찜찜한 기분만이 남겼다. 화장실에서 볼일보고 손 안 닦은 것 같은 찜찜함. 가스 불 안 끄고 온 것 같은 찜찜함. 그게 왜인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복습할 겸 왼팔을 들어올리고 오른손으로 팔목을 감았다. 그리고 주먹을 폈다 쥐기를 반복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당연히 아직은 게임 중이 아니니까. 그렇다고 이곳 시스템이 그렇게 물렁한 것도 아니고.

 

 버전 정보, 환경 설정, 메뉴에서 차례차례 나가자 채팅창으로 돌아왔다.

 아까와 달리 선이 세로로 그어져 창이 반으로 갈려 있다. 왼쪽은 처음부터 있었던 6명 전원이 참여한 단톡방, 오른쪽은 새로 생긴 단 두 명만이 참여한 방이었다.

 

 맨 처음 본건 본래 있던 방이었다. 아마 글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습관 덕분에 생긴 반응이리라.)

 

 5시 17분

 텍스터 8 : 근데 시작이 언제임?

 이신예 : 아마 나중에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텍스터 8 : 그니까, 언제.

 이신예 : 음... 전 잘 모르겠어요.

 텍스터 4 : 왜? 자신있나보지?

 텍스터 8 : 나름 게임 많이 하니까 ㅇㅇ 하루 일과가 게임일 정도로

 텍스터 4 : 폐인 납셨군 ㅉㅉ

 텍스터 8 : 님 직업 머임

 텍스터 4 : 없어 병시나

 이신예 : 자꾸 그렇게 비딱하게 굴 거예요?

 텍스터 8 : 진심 인성파탄자 같음

 텍스터 4 : 문제 있어? 우린 이제 서로 적인데?

 박승진 : 맞는 말이지만 넌 공공의 적이 될 수 있거든. 말투를 보아하니 나이도 한참 밑은 거 같은데 입조심해라. 자꾸 그렇게 나불거리다 그러다 한방에 훅 가는 수가 있다.

 텍스터 4 : 네 놈의 아가리에 지방하나 쑤셔 넣어 주지

 이신예 : 정말이지, 구제 불능이군요.

 텍스터 4 : ㅗㅗ

 

 5시 19분

 박승진 : 다들, 살아는 계시겠죠? 괜히 또 일 날까 걱정스럽네요.

 유지혜 : 지금 이것저것 알아보고는 있는데 너무너무 헷갈려요.ㅠ

 박승진 : ^^

 

 (부장이 저 이모티콘을 보낸 의미가 뭘까 생각해보았다. 남의 고난에 날려 보내는 비웃음? 잘 해보자는 파이팅? 뭐가 됐든 정말이지 지워버리고 싶은 이모티콘이다. 아니, 시멘트로 메꾸고 싶은 이모니콘이다.

 

 부장의 의미모를 이모티콘을 뒤로 한 채 화살표 키로 밑으로 내려보지만 반응이 없었다. 아무래도 글이 끝이나 바닥을 친 듯했다. 다들 사전 지식을 채우느라 대화가 많이 오고가지 않았던 모양이다.

 

  오른쪽을 읽기 시작했다. 단 세줄 뿐이었다.)

 

 ------------------2021/3/17---------------

 5시 23분

 이신예 : 1님. 제가 갠톡방을 만들었어요.

 이신예 : 아무래도 이유인님 밖에 믿을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요.

 이신예 : 혹시 볼일 끝나면 다시 연락해 주세요.

 

 (갠톡방을 어떻게 만든 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현직 프로그래머로서 컴퓨터를 다루는 실력이나 정보력에 있어서 여기 있는 사람들 보다 훨씬 위일 터. 앞서간 기술력에 놀랄 필요가 없었다.

 

 그녀가 귓속말 같은 갠톡을 실어보낸 이유는 단 한가지. 그녀가 나에게 의지했다. 신뢰의 목소리를 걸어왔다. 범인이 누구일지 모르는 판에 함부로 내어줄 수 없는 믿음이라는 선물을 덜컥, 손에 쥐어버렸다. 신뢰, 믿음. 머릿속에 온갖 단어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5시 28분

 이유인 : 우리 동맹할래요?

 

 (타자기를 두드리고 천천히 손을 뗐다. 다시 메뉴마침 메뉴로 돌아가려는데 그녀가 화면을 보고 있어서인지 답장은 빨리 바로 왔다.)

 

 이신예 : 좋아요. 대신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하죠.

 

 (왜 이렇게 빠르게 결정을 내리지?

 

 내가 알고 있는 한, 광고란, 매혹적이면서도 합법적으로 사람을 속이는 매체였다. 광고를 기획할 때면, 일단 부각시킬 수 있는 장점, 숨길 수 있는 단점 같이 사람을 속일 수 있는 것들을 목록으로 작성한다. 심지어는 단점을 장점처럼 보이게 한다.

 그렇게 여러 사람이 머리 싸매고 설계하고 검토해서 나온 것이 최종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본 사람은, 이성 회로를 거치지 않고 빠르고 쉽게 호감을 느끼고, 충동적이게 된다.

 

 지금 내 경우가 그렇다.

 왜 이렇게 빠르지?

 

 이성적으로 판단하자.

 나는 그녀에게 확실하게 면제권 도장을 찍어 줄 수 없다. 그저 남들보단 신뢰감이 조금 높을 뿐.

 그렇다면 동맹을 결성해서는 안 되는가?

 그건 아니다.

 범인이라도 할지라도, 일단은 서로간의 탐색전이 필요한 법. 동맹을 통해 오히려 경계심은 견고해지고, 언제든 치고 빠질 수 있으니까. 충분히 남는 장사다.)

 

 5시 29분

 이유인 : 그러기 전에, 신예님 직업을 알려줘요.

 이신예 : 왜요?

 이유인 : 빨리 말해봐요.

 이신예 : ...상인이요.

 

 (그리고, 또 다른 생각을 해보자. 나는 탐정이다. 그리고 목표물은 형사. 과연 형사가 누구일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목표물의 수. 단 한 명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유인 : 신예님의 목표물은요?

 이신예 : 정치인이요 유인님은요?

 이유인 : 전 탐정이고, 목표물은 형사입니다.

 이신예 : 그럼, 우린 관계가 없는 건가요?

 

 (이신예의 목표물 역시 단 한 명.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의 목표물이겠지. 그것 역시 단 한 명. 이렇게 모두가 한 명씩. 공평하게 한 명씩.

 

 결론, 이 게임 시스템은 꼬리잡기다.

 

 단번에 게임 방식을 꿰뚫었다. 때문인지, 가슴이 들뜬다. 다른 텍스터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마 이신예는 나와의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될 것 같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 수도. 그러면 나를 쫓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유인 : 맞아요.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게 바로 우리가 동맹을 해야 할 이유입니다.

 

 (순간 들뜨는 심장을 더 고조시키는 소리가 들렸다.

 

  띠링)

 

 5시 30분.

 알림: 게임 시작 카운트 다운,

 5.....

 4....

 3...

 2..

 1.

 0

 알림 : 게임 시작.

 

 (또 다시 띠링.

 

 갑자기, 땅이 흔들린다. 바닥이 구멍이 뚫리더니 무언가 솟아 올랐다. 천장 또한 마찬가지.

 쇳덩이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렀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무언가가 만들어졌다.

 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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