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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상한 나라의 왕자
작가 : 이윤
작품등록일 : 2017.7.20

조선시대 이상국인 율도국에서 펼쳐지는 율도국 왕자 홍무열과 조선 여인 윤아라의 로맨스판타지.

 
13. 아직은
작성일 : 17-07-29 10:16     조회 : 258     추천 : 3     분량 : 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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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열과 아라는 손을 꼭 잡고 지현왕후능 앞에 서 있었다. 무열은 아라와 마음이 통하고 제일 먼저 어머니가 생각났다.

 어머니처럼 책을 좋아하는 여인.

 어머니처럼 무열만을 생각하는 여인.

 

 "제가 사랑하는 여인입니다."

 

 아라는 무열을 보았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들으니 코끝이 찡하고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조금 전, 황홀했던 입맞춤의 여운이 남아 아라는 아직도 입을 떼기가 어려운데 무열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니. 아라낭자와 함께라서 이제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이 사내 그동안 혼자 많이 두려웠나 보구나...

 아라는 무열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 무열은 아라를 보고 해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낭자도 말해보시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왕자님을 꼭 지켜드리겠습니다."

 "아니."

 "네?"

 "낭자 마음은 고맙긴 한데 우리 어머니께 말고 나한테~ 나한테 할 말 없소?"

 "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그... 있잖소......."

 

 둘은 갑자기 몸을 배배 꼬았다. 무열은 달싹이는 아라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말해. 말해.

 

 "그러는 왕자님도 저한테는 아직 말씀 안 하셨는데요?"

 "사랑하오."

 

 딸꾹!

 

 "이제 낭자도 말씀해보시오."

 "저 딸꾹! 도 딸꾹!"

 "뭐라고 했소?"

 "저 딸꾹! 도 딸꾹!"

 "괜찮소?"

 

 무열은 아라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아라는 거침없이 직진하는 무열의 고백에 너무 놀라 숨이 역류한 것만 같았다. 아라도 얼른 담아놨던 마음을 모두 털어놓고 속시원히 무열을 마주 보고 싶었는데...

 

 "왕자님!"

 "아라야......"

 

 도담을 보는 순간, 아라는 역류했던 숨이 멈추고 다시 마음을 꽁꽁 담아놔야 할 것만 같았다.

 저도 왕자님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왕자님께 차마 다 말씀 못 드린 게 있어요. 그리고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유일한 가족 오라비를 모른 척할 수 없습니다. 오라비와 왕자님 모두가 상처받지 않을 방법을 찾을 거예요. 그때까지... 그때까지... 온전히 왕자님께 갈 수는 없는 듯합니다. 송구합니다......

 

 "왕자님, 한참 찾았습니다. 간다는 말씀도 없이......"

 

 창이는 손을 잡고 있는 무열과 아라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해맑게 웃고 있는 무열과는 다르게 아라는 창이의 시선을 느끼고 곧바로 손을 뺐다. 그리고 도담 역시 그 모습을 씁쓸하게 보고 있었다.

 

 "미안합니다. 갑자기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뒷간에서요? 그것도 윤 직관과?"

 "네. 그리고 낭자와는~"

 "저는 술도 깰 겸 바람 좀 쐬러 따라왔습니다."

 

 무열은 갑자기 말을 막는 아라를 이상하게 보았다. 이김에 창이에게 아라와의 관계를 말하려던 무열은 할 말을 잃었다. 아라는 아직은 아니라는 눈빛으로 무열을 보았다.

 

 "곧 해가 질 거 같으니 이만 궁으로 들어가시지요."

 "윤직관 말이 옳습니다. 이만 들어가시지요."

 "알았소. 낭자도 같이 들어갑시다."

 

 아라는 아까 상단 짐을 조사하던 것이 마음에 걸려 다시 집으로 가기로 했다.

 

 "저는 오랜만에 상단 식구들과 인사도 할 겸 집으로 가봐야 할 거 같습니다."

 "그럼 나도 상단 식구들과 인사도 할 겸 낭자 집으로 같이 가야겠소."

 "다음에 정식으로 날을 잡고 하시는 게 옳을 듯싶습니다. 너무 왕자전을 오래 비우셨어요."

 "하지만......"

 "내일 왕자전에서 뵙겠습니다."

 

 빈틈을 주지 않으려 작별 인사까지 하는 아라를 서운한 듯 보던 무열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발길을 돌렸다. 창이가 무열을 뒤따르고 아라도 그 뒤를 따랐다. 도담은 그런 아라의 팔을 잡았다.

 

 "이야기 좀 하자."

 "집에 가서 해."

 

 아라는 도담의 팔을 뿌리치고 가던 길을 갔다. 도담은 그런 아라의 뒷모습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도담은 문턱을 넘자마자 아라에게 쏘아붙였다. 아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슨 말이야?"

 "저 자들이 널 첩자로 의심하고 있는 거 알고 있어?"

 "첩자 맞잖아."

 "뭐? 지금 제정신이야? 우리 계획이 틀어지게 될지 모르는데."

 "고작 이런 거로 틀어질 계획이었어?"

 "비아냥거리지 마."

 "무슨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거야? 소문대로라면 백성들을 학살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나한테도 말 못 할 일이야?"

 "그래. 왕자와 너......."

 

 도담은 아라에게 도대체 무열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열이 왜 아라를 그리도 애틋하게 바라봤는지.

 같은 사내로서 무열이 아라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그 눈빛만 봐도 다 알 수 있었다.

 지난 삼 년간, 아라가 어떤 마음으로 무열을 그리워하며 살았는지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아라가 율도국 첩자로 오는 것을 누구보다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아라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후회하고 있다. 그때 말렸어야 했는데...

 아라가 첩자로서 온 것이 아니라 무열을 만나기 위해 그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왜 끝까지 말리지 못했을까.

 오늘 무열과 아라의 눈빛을 보고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도담은 물어보고 싶었지만 우려한 대답을 들을까 두려워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아니다."

 

 도담은 말을 맺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아라는 그런 도담의 앞을 가로막았다. 알아내야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건지.

 

 "나도 알아야 오라비를 돕지."

 

 한결 풀어진 아라의 눈빛을 보자 도담도 마음이 가라앉는 기분이 들어 말투도 풀어졌다.

 

 "네가 도울 일은 없어. 그저 넌 구경만 하면 돼. 내가 어떻게 왕이 되어가는지."

 "그렇게 날 몰라? 어려서부터 내 몫을 하지 못하면 화가 나서 잠도 못 자는 거 알잖아."

 

 그래. 넌 그랬었지. 남에게 지는 것도 싫어했지만 그보다도 스스로 뭔가 해내지 못하면 더 화를 내며 해낼 때까지 잠도 안 자고 노력했지. 그 모습을 참 좋아했는데. 말해주지 않으면 밤새 여기서 이러고 있을 강력한 눈빛...

 

 "휴... 홍길동은 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무력충돌은 힘들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야. 그래서 홍길동도 막을 수 없는 힘으로 그가 얼마나 무력한 왕인지 보여줘야지."

 "어떤 힘?"

 "역병."

 "역병? 하지만 그건 오라버니도 나도 모두 위험할 수 있어."

 "아니, 우린 괜찮아. 우리에겐 치료약이 있어."

 "그 치료약이 설마 아까 그 상자 안에?"

 "아니, 그건 나만 알고 있는 곳에 있어."

 

 아라는 머릿속이 멍해졌다. 역병으로 백성들을 몰살 시키려는 거였어! 어서 무열에게 알려야 한다고 아라는 생각했다.

 

 "무지한 백성들은 하늘이 노해서 역병이 도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왕을 원망하게 되겠지."

 "오라비. 제발 하지 마."

 "아니, 난 무슨 짓이든 할 거다."

 "오라비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지 몰라. 나랑 같이 대왕께 가서 물어보자. 그러고도 맞는다면 차라리 정정당당히 싸워. 무고한 백성들 괴롭히지 말고."

 "아직도 모르겠어? 이제 진실 따위는 나한테 중요하지 않아. 내가 원하는 건 율도국 왕좌. 그리고 너야."

 "오라버니는 미쳤어."

 

 도담은 아라가 자신을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보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거칠게 아라의 팔을 잡아 방으로 끌고 갔다. 아라는 자신이 알고 있던 도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거칠게 자신의 팔을 잡아 끄는 도담의 팔을 뿌리쳤다.

 

 "정말 미쳤어?"

 "그래! 너만 보고 있으면 미쳐버릴 거 같아."

 "왜 이래 오라비?"

 "오라비! 오라비! 그놈의 오라비 소리 좀 그만해. 나 네 오라비 아니야. 알잖아. 우리 피 한 방울 안 섞인 거. 우리가 서로 사랑해도 아무 문제없는 관계라는 거."

 "아니, 오라비는 영원히 내 오라비야. 바뀌지 않을 거야."

 

 도담은 뜨거운 무언가가 발밑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솟구치는 기분이었다. 아라를 이렇게 거칠게 대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졌다. 도담은 거칠게 아라의 허리를 잡아당겨 몸을 밀착시켰다. 그리고 거침없이 아라의 입술을 훔치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아라가 고개를 돌려버렸다. 거절당한 남자의 참담한 심정은 폭력성으로 나타났다. 다른 손으로 아라의 고개를 돌려 입술을 대려 하자 아라는 거짓 하나 없는 경멸의 눈빛으로 있는 힘껏 도담을 밀쳐내고 도담의 품에서 벗어났다. 도담은 씁쓸하게 비릿한 웃음을 흘리고는 방 밖으로 나가 자물쇠로 문을 잠갔다.

 

 "오라버니! 문 열어!"

 "거기서 한 발짝도 나올 생각 마.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도담은 일을 서둘러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길을 돌렸다.

 

 ***

 

 무열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라의 방에서 숨 막히게 이어졌던 시간들이 몸 구석구석 여운을 남겨 아직도 그 시간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여운이 너무 길었나 보다.

 

 "낭자를 그리는 마음이 컸나... 허상이 보이고..."

 "왕자님!"

 

 하지만 허상이 아니었다. 무열의 방에 몰래 들어온 아라는 아직 무열이 자지 않고 있다는 것에 안도했다. 아라는 도담이 놓친 방의 작은 창문을 통해 빠져나와 무열에게 달려왔던 것이다. 무열은 아라가 그리워 잠 못 이루던 차에 마술처럼 아라가 나타나자 한달음에 달려가 품에 안았다.

 

 "낭자도 그새 내가 그리워 이리 한달음에 달려온 것이오?"

 

 무열은 아라를 더욱 꼭 안았다. 아라는 무열에게 안기자 도담과 신경전을 벌이느라 녹초가 된 몸을 쿡쿡 찌르던 고통들이 눈 녹듯 사르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이대로 무열의 품에 안겨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고 싶었지만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무열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무엇이오. 내 다 들을 준비가 되었소."

 

 무열은 당연히 아라가 아까 못다 한 고백이라도 하러 이 밤중에 달려온 줄 알고 아라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라의 얼굴 표정은 고백하러 온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다. 어딘가 다급하고 초조해 보였다.

 

 "무슨 일이 있소?"

 

 무열은 그제야 아라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역병입니다."

 "뭐요?"

 "역병으로 백성들을 학살하고 대왕이 무능하다는 것을 백성들에게 보여주려 함이었습니다."

 

 무열은 조금 전까지 아라를 지그시 바라보던 눈빛이 온데간데없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아라를 바라보았다.

 

 "공격 계획을 알았으니 방어 계획을 세워야겠소."

 "계획이 있으십니까?"

 "걱정 마시오. 내 낭자와 백성 모두 반드시 지킬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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